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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동기는?
개발사 빌라 고릴라는 2013년 7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문을 연 소규모 스튜디오다. 공동 창업자 옌스 안데르손(Jens Andersson)과 마티아스 스니그(Mattias Snygg)는 모두 1인칭 액션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스타브리즈 스튜디오 출신이다. 두 사람의 목표는 소박했다. 1년 안에 게임 하나를 완성하는 것. 문제는 팀에 애니메이터가 없다는 점이었다. 걷고 뛰고 싸우는 모습을 그릴 사람이 없으니, 애니메이션이 거의 필요 없는 주인공을 만들면 됐다. 그래서 나온 답이 공이었다. 처음엔 계획대로 굴러가지는 않았다. 초기 시제품 'Pinball Stories'를 시험해 본 두 사람은 핀볼 쪽에 힘이 지나치게 실렸다고 판단하고 방향을 다시 잡았다. 결론은 어드벤처 요소를 얹은 핀볼 게임이 아니라, 핀볼로 움직이는 어드벤처 게임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플레이 방식은?

주인공 요쿠는 쇠똥구리다. 생김새는 개미에 가깝지만 개발사가 붙인 설정이 그렇다. 똥 대신 공을 굴린다는 점만 다르다. 자기 몸보다 큰 공을 굴리며 모쿠마나 섬의 새 우체부로 부임한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것은 요쿠지만, 화면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그 공이다. 좌우에 배치된 플리퍼를 튕겨 공을 날리면 요쿠는 공에 끌려 섬 위쪽으로 올라간다.
섬 전체가 하나의 핀볼대다. 핀볼 구역이 스테이지로 잘려 있지 않다는 것, 여기에 이 게임의 진짜 아이디어가 있다. 섬 하나가 통째로 이어진 핀볼대이고, 절벽과 동굴과 늪지가 각각 다른 성질의 테이블 역할을 한다. 메트로배니아가 열쇠와 능력으로 문을 여는 자리를, 이 게임은 조준과 튕김으로 대신한다. 어디로 갈지는 플레이어가 정하고, 어떻게 갈지는 공이 정한다. 그래서 실패의 감촉도 특이하다. 타이밍을 놓치면 공은 왔던 길을 되굴러 떨어지는데, 답답하기보다 그 사이에 못 보던 갈림길이 눈에 들어온다. 애초에 이 게임에는 전투도, 사망도, 게임 오버 화면도 없다.
첫 게임으로 받은 상
이 게임은 2019년 영국 아카데미 게임 어워드(BAFTA Games Awards)에서 데뷔 게임상(Best Debut Game)을 받았다. 첫 작품에 주는 상을 첫 작품으로 받은 셈이다. 영국 매체 유로게이머는 'Recommended' 등급을 매겼고, 발매 전인 2017년에는 인디 게임 쇼케이스 The MIX의 로스앤젤레스 행사에서 'Best of The MIX'에 선정됐다. 평점도 뒤를 받친다. 메타크리틱 점수는 PC 기준 84점, 스팀 이용자 평가는 1,836개 리뷰 중 96%가 긍정적인 '압도적으로 긍정적'이다. 대작들과 나란히 놓일 숫자는 아니지만, 소규모 스튜디오의 데뷔작이고 지금 가격이 2,050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런 성향의 게이머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명확한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나아가는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 게임은 답답할 수 있다. 공은 자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튀고, 지도는 친절하지 않으며, 다음에 뭘 해야 하는지 대놓고 알려 주지 않는다. 전투를 통해 성장하는 감각을 원하는 사람에게도 맞지 않는다. 여기서 성장하는 것은 요쿠가 아니라 섬을 읽는 플레이어의 눈이다.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이라던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처럼, 헤맴 속에서 여행을 찾아내는 시선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 주 2,050원으로 사유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물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