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설정과 SCP 재단을 보는 듯한 세계관을 엮어내며 장르 팬에게 몇 안 되는 AAA급 경험을 전달했던 게임. 나아가 이제는 레메디 커넥티드 유니버스라는 통합 어반 판타지 세계관을 통해 앨런 웨이크와 함께 레메디 게임 세계관의 핵심이 된 이야기. 바로 컨트롤(Control)이다. 그리고 그 후속작 컨트롤 레조넌트(CONTROL Resonant)가 오는 10월 15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게임스컴에서는 실제 컨트롤 레조넌트가 어떤 모습으로 플레이어를 맞이할지,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핸즈오프 시연 자리가 마련됐다. 커뮤니티 매니저 율리우스 폰뎀(Julius Fondem)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지금 플레이하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고, 미카 후투넨(Miika Huttunen) 매니저가 보다 상세한 내용을 함께 짚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무래도 직접 플레이하는 것보다는 플레이 감각을 익히기는 어렵지만, 직접 시연 구간의 보스까지 잡아내며, 이번 게임이 보여주고자 하는 특징을 확인하기는 훨씬 쉬웠다. 특히 공중을 날아다니며 이루어지는 화려한 액션은 여느 레메디 게임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속도감을 보여줬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몰드가 삼킨 '더 파크', 중력을 가르며 나는 딜런


이번 데모의 무대는 '더 파크(The Park)'라는 신규 구역이다. 이전 트레일러에서 짧게 스쳐 지나갔던 곳으로, 전작 '컨트롤'을 즐긴 유저라면 비주얼만으로도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곳이기도 하다.

세계는 올디스트 하우스의 파이프라인이 손상되면서 히스뿐 아니라 '몰드'라는 차원 침입형 존재까지 함께 유출됐고, 이 몰드가 더 파크 구역을 완전히 잠식해버렸다. 몰드는 시각적으로도, 후각적으로도 대상을 유혹하도록 설계된 존재다. 개발진은 '몰드는 맛있어 보이고 향기롭게 느껴지는데, 이는 대상이 스스로 먹도록 유도해 몰드로 변이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연 중에는 몰드에 감염돼 한동안 행복감에 도취돼 있다가 서서히 몰드로 변해가는 NPC들의 모습이 등장해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를 한층 키웠다.

주인공 딜런은 능력자이기에 이 감염 효과에 저항할 수 있고, 그게 시연 파트의 목표인 몰드 샘플 채집, 정확히는 섭취라는 목표를 수행하게 됐다는 게 배경이다. 이미 3개의 샘플은 확보한 상태로, 나머지 1개만 얻어내기 위해 구역 내 미니마트를 찾아 나서는 여정으로 구성된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본격적인 이동은 공중에서 이루어진다. 딜런은 점프, 점프 중 점프, 여기에 활강과 비슷하게 공중에 떠있기도 하고 그 상태에서 대시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나열한 공중 액션 종류에서 알 수 있듯, 건물 사이를 휙휙 날아다니는 모습은 기존 레메디 게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속도감을 자아낸다. 더 인상적인 부분은 애니메이션인데, 보통 하늘에 떠 있을 때 슈퍼 히어로가 취할 법한 포즈를 선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딜런은 마치 자신의 능력에 억지로 떠밀린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중력 조작 능력 시프트(Shift)다. 능력을 활용하면 구조물의 중력 방향을 바꾼다. 중력을 90도 올리면 Z축으로 올라갈 길을 전진해서 뛰어갈 수 있는 식. 사실상 별도의 기믹으로 막히지 않는 상황에서는 육상으로 경로가 막힐 일이 없다는 의미다.

이 밖에도 반복 이동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숏컷 요소가 구역 곳곳에 배치돼 있다는 설명도 있었다. FBC 현장 연구시설처럼 몰드를 연구하기 위해 세워진 듯한 사이드 시설물도 카메라에 잡혔지만, 시간 관계상 내부 진입은 생략됐다. '이 안에 있는 사람들과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들은 실제 게임에서 직접 발견해보시길 바란다는 것이 개발진의 코멘트였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방패는 없다, 공격이 곧 생존이다


전투 시스템은 이번 시연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할애된 부분이다. 딜런의 주무기는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는 근접무기 에이버런트다. 1차 폼은 속도가 빠르고 크리티컬 히트에 특화된 듀얼 블레이드로, 콤보 피니셔로는 제자리에서 지속적으로 대미지를 입히는 회전 블레이드 공격을 사용할 수 있다. 2차 폼은 대형 드릴이다. 드릴로 적을 타격하면 보라색 게이지가 쌓이는데, 이 게이지가 가득 차면 대상에게 더 많은 대미지가 들어가는 동시에 비틀거림, 이른바 폴터 상태가 유발된다. 화면에 노란색으로 표시되는 폴터 게이지가 가득 차면 해당 적을 즉시 처형할 수 있다.

여기에 특별한 능력이 더해지며 전투의 폭이 넓어진다. 시연에서 소개된 능력은 화염 대미지와 화상 상태이상을 동시에 부여하는 이그나이트, 원거리에서 바위 등을 발사해 폴터를 유도하는 배러지 두 가지였다. 몰드는 화염에 취약하다는 설정이 있다. 이그나이트로 화상 상태이상을 건 뒤 드릴로 폴터 게이지를 쌓아 더 빠르게 폴터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여기에 특별 능력을 사용하려면 파워 게이지가 필요한데, 이는 적을 공격해야만 회복되는 자원이다. 즉, 전투는 자연스럽게 하나의 순환 구조를 이룬다. 공격으로 파워를 회복하고, 회복된 파워로 능력을 사용해 폴터를 유도하고, 폴터에 걸린 적을 처형하면 일정 시간 동안 대미지가 증가하는 버프 도미넌스를 얻어 다시 더 강한 공격을 이어가는 식이다.

개발진은 이를 두고 '공격하고, 능력을 쓰고, 비틀거리게 만들고, 처형해서 도미넌스를 얻고, 다시 더 큰 대미지를 주는 좋은 루프'라고 표현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방어 수단의 부재다. 게임에는 가드나 패링이 없다. 플레이어가 게임 내내 매우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게임을 풀어내고록 하는 것이 의도였다. 전투 중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적을 처형하는 것뿐이며, 전투 밖의 필드에서만 별도의 체력 회복 아이템을 찾을 수 있다. 개발진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로 설계 철학을 요약했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다만 완전히 무방비인 것은 아니다. 게임 초반부에 습득할 수 있는 퍼펙트 닷지 판정이 존재하는데, 적의 공격을 절묘한 타이밍에 회피하면 슬로우모션 연출과 함께 일정 시간 동안 대미지가 증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시연 중에도 이 슬로우모션 연출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현장에서 한 기자가 화면이 느려지는 연출을 지목하자, 그것이 퍼펙트 닷지에 성공했을 때 나오는 효과라고 답했다.

몰드 계열 적들의 특징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기존에 히스 적을이 등장했던 것과 달리 이번 시연에서는 몰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몰드는 대체로 덩치가 더 크고, 공격 패턴이 다양하며 도트 대미지나 폭발 공격을 많이 사용하지만,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중력이 뒤틀린 전장, 촉수 괴물 '콜렉티브'와의 사투


본격적인 보스 전투에 돌입하기 전에 일정 시간의 정비 과정이 있기도 했다. 탐험 중 발견하는 아티팩트는 특정 전투 상황에 맞춰 빌드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장비 요소다. 시연에서는 근접 대미지를 15% 늘려주는 포크 아티팩트를, 중력 이상 상태에서 대미지와 폴터 수치를 각각 25%씩 높여주는 핑거보드로 교체하는 장면이 나왔다. 작은 상징물이 큰 변화를 그리는 세계관인 만큼, 포크, 핑거보드 같은 아이템을 쓰는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곧이어 진행될 보스전이 거대한 중력 이상 지역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만큼, 상황에 정확히 특화된 세팅이었다. 개발진은 이 장면에서 게임 속 중력 조작 기믹도 함께 소개했다. 아이템을 손에서 놓으면 일반적인 낙하와 달리 특정 방향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중력이 실제로 저쪽 방향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료 캐릭터의 머리카락이나 옷자락이 한쪽으로 쏠리는 디테일 역시 이 중력 이상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하는 요소로 언급됐다. 그래픽적인 연출로 게임의 기믹을 효과적으로 설명한 셈이다.

아티팩트를 즉시 변경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티팩트에 이미 해금해둔 에이버런트의 폼들은 메뉴에서 언제든지 바꿀 수 있으나, 업그레이드와 새로운 폼 해금은 별도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준비를 마친 뒤 미니마트를 가로막던 몰드 벽을 걷어내기 위해 주변에 있는 모든 적을 처치했다. 이후 데모의 첫 레조넌트 보스인 '콜렉티브(Collective)'와의 전투가 시작됐다.

이 보스는 두 개의 촉수를 앞세워 원거리에서 몰드 덩어리를 투사하는 공격 패턴을 지녔다. 개발진은 '이 공격은 최대한 피하는 게 좋고, 정면으로 맞붙는 것은 큰 재미도, 큰 효율도 없다'고 조언하며 실제로 옆으로 우회해 접근하는 루트를 택했다. 이후 배러지 능력으로 촉수 한쪽에 폴터를 유도한 뒤 처형해 도미넌스 버프를 얻고, 이를 발판 삼아 반대편 촉수까지 정리하는 흐름으로 전투가 진행됐다.

첫 단계를 통과하자 보스는 몸에 파괴 가능한 약점 부위를 드러냈다. 개발진은 '더 콜렉티브가 약점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시도도 할 것'이라며 이를 파괴하기 전에 주변에 소환되는 잡몹부터 처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잡몹들은 몸집이 작지 않은 데다 정면에 장갑이 둘러져 있어, 정면 공격으로는 유효 대미지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 것이 특징이었다.

장갑이 둘러진 어두운 부위는 정면 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다. 장갑을 부수는 데 시간을 들이거나, 아예 후방으로 돌아가서 공격하는 방법이 있기에, 개발진은 실제로 후방 기습 공격을 풀어나갔다.

잡몹 처리가 끝나자 보스의 약점이 완전히 드러났고, 이를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전투는 최종 페이즈로 전환되며 전방에 촉수 두 개가 동시에 나타나 딜런을 몰아붙였다. 여기서는 엄폐물을 활용해 한쪽 촉수의 약점부터 집중 공략하는 전략이 사용됐다. 도중에 대형 적 하나가 근처에 착지해 순간적으로 위기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으나, 딜런은 즉시 그 자리를 벗어나며 위기를 넘겼다. 체력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무리하게 공격을 강행하기보다 회피를 우선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보스를 처치하자 딜런은 갭이라 불리는 리미널 스페이스로 이동했다. 갭은 딜런의 정신 안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레조넌트를 처치할 때마다 새로 얻게 되는 파라내추럴 능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이번 시연에서는 몰드 투사체를 딜런이 팔에서 직접 연사하는 '스코어 버스트'와 스코어를 쏘는 몰드 아군을 소환하는 '그로스', 두 가지 중 하나를 고르는 장면이 소개됐다. 개발진은 "이 선택은 하나만 선택할 수 있어 두 능력을 동시에 가질 수는 없지만, 플레이 도중 3개의 스펙 포인트를 사용해 언제든 다른 선택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뉴 게임 플러스에서는 처음 선택했던 능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시작하며, 남은 능력도 추가로 해금할 수 있다.

능력을 배치할 수 있는 슬롯은 총 6개다. 기본적으로 3개 능력을 활용하고, 특정 버튼으로 슬롯을 전환해 나머지 3개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식이다. 갭에서는 새 아티팩트를 획득하거나, 파라내추럴 능력을 변경하거나, 에이버런트의 폼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탤런트를 얻는 등 다양한 진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이며 시연이 마무리됐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레조넌트를 처치한 데 따른 반작용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개발진은 "레조넌트를 처치하면 '레조넌트 서지(Resonant Surge)'라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패터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무언가가 반격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구역 내 남은 적들이 한층 강해지지만, 동시에 각종 월드 콘텐츠가 새롭게 갱신되는 효과도 함께 발생한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레조넌트를 반드시 처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 개발진은 "게임 내 모든 레조넌트를 처치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순서로 도전할지도 전적으로 플레이어의 자유"라고 강조했다.


감춰진 이야기, 열려 있는 전투 — 남은 건 발매뿐


이번 핸즈오프 시연은 전투 시스템의 골격과 세계관의 결을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을 뿐, 정작 가장 궁금한 스토리 정보는 철저히 감춰진 자리였다.

다만 방어 수단을 아예 배제하고 오직 처형을 통한 회복만 허용하는 전투 설계, 화염과 감염을 조합하는 상태이상 시너지 구조는 전작과는 확실히 다른 리듬감을 예고했다. 레조넌트를 처치하는 순서나 개수를 플레이어의 선택에 맡기는 비선형적 진행 방식 역시, 오픈월드에 가까운 구조로 확장된 이번 작품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전작 '컨트롤'이 올디스트 하우스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밀도 높은 서사를 완성했다면, '컨트롤 레조넌트'는 맨해튼 전역으로 무대를 넓히면서도 페이든 남매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이어가려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연은 약 3주 전 PC 버전 빌드로 이루어졌다. 시연 시작 전 개발진은 아직 최종 오디오 믹스가 적용되지 않는 등 일부 미완성 요소가 남아있다고 밝힌 만큼, 실제 버전은 훨씬 더 멋진 내용으로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

컨트롤: 레조넌트 CONTROL Resonant
©IN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