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샀는데 소유는 아니다? 소니가 법정서 꺼낸 논리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누르는 ‘구매’ 버튼은 게임을 소유한다는 뜻일까.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SIE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집단소송에서 디지털 게임 거래는 소유권 이전이 아닌 이용 라이선스 부여이며, 결제 단계에서도 이를 충분히 알렸다고 반박했다.

SIE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에 중재를 강제하고 소송 절차를 정지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소장을 각하해 달라는 요청도 함께 담았다. 지난 6월 제기된 소송에 대한 소니 측의 첫 실질적인 대응이다.

소송을 제기한 캘리포니아 주민 4명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가 디지털 게임에 ‘Buy Now’와 ‘Confirm Purchase’ 같은 표현을 사용해 소비자가 게임을 소유하게 되는 것처럼 오인시켰다고 주장했다. 실제 약관상 이용자에게 주어지는 것은 제한적이고 비독점적이며 철회 가능한 라이선스에 불과하지만, 결제 화면에서 이러한 차이를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원고 측은 결제 화면의 라이선스 안내가 다른 요소보다 작은 글씨로 표시되고 시각적으로 강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용자가 별도의 체크 박스 등을 통해 라이선스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도 없었다며 손해배상과 표시 방식 변경, 집단소송 인증 등을 요구했다.

쟁점은 2025년부터 시행된 캘리포니아 사업·전문직법이다. 이 법은 디지털 상품에 ‘구매’나 이와 비슷한 표현을 사용하는 행위 자체를 전면 금지하지 않는다. 다만 판매자는 거래가 라이선스라는 사실과 적용 조건을 구매자가 별도로 확인하게 하거나, 거래가 끝나기 전에 이를 명확하고 눈에 띄는 방식으로 알리고 상세 조건으로 연결되는 링크를 제공해야 한다.

소니 측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결제 화면에 플레이스테이션 이용약관과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용약관에는 상품을 주문하거나 구매할 때 개인용 라이선스를 취득하며 상품 자체를 소유하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 있고, 소프트웨어 약관도 게임이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라이선스된다고 명시한다는 설명이다. 소니는 이런 문구를 종합하면 합리적인 소비자가 자신이 디지털 게임의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오인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소니 법률대리인은 디지털 게임의 소유를 전제로 한 원고 측 주장이 현실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논리도 폈다. 원고 가운데 한 명이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을 먼저 구매해 '소유'한 것이라면, 다른 원고가 이후 같은 게임을 구매할 수 없었어야 한다는 예시다.

31일 기준 법원은 소니의 신청이나 양측 주장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원고 측 답변 기한은 9월 4일, 소니의 재답변 기한은 9월 11일이며 신청 심리는 10월 1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