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첫 발자국인 '하늘의 궤적 the 1st'가 20년의 노하우를 집대성해 팬들에게는 추억을, 신규 유저들에겐 클래식 JRPG의 감성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자연히 '하늘의 궤적 the 2nd'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죠. 기존 유저라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어떻게 현대의 그래픽과 스케일로 풀어냈을지 궁금할 것이고, the 1st로 처음 접했던 유저라면 과연 에스텔과 요슈아가 다시 만날지 확인하고 싶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the 2nd는 the 1st에서 보여준 모범답안을 바탕으로, 기존 팬과 신규 유저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한상을 차려왔습니다.
※ 본 리뷰에는 '하늘의 궤적 the 1st'와 '하늘의 궤적 the 2nd'의 일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욱 진일보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템포 UP

아마 JRPG하면 대부분 턴제 커맨드 전투를 떠올릴 겁니다. 영웅전설 이전 드래곤퀘스트나 파이널판타지 같은 대선배 게임들부터 유저들 사이에서 공식처럼 굳어졌으니까요. 그리고 그 방식은 단순히 역사가 깊다거나 전통 양식이라는 이유로 살아남은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턴제 커맨드 전투는 시스템의 한계치를 잘 활용해서, 그리고 체스나 장기처럼 적의 수를 읽고 그에 맞춰 차근차근 대응하면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고 적은 쓰러뜨리는 전략전술을 성공시키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는 방식이니까요. 다만 너 한 방 나 한 방 주고 받는 시퀀스상 공방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액션 게임에 비해 템포가 느릴 수밖에 없었고, 이 부분에서 일부 유저들이 진입장벽을 느끼고는 합니다.
최근 JRPG 개발자들의 화두가 바로 이 진입장벽을 낮추는 방안인데, 이미 이 부분에 대해서 니혼팔콤은 '여의 궤적' 시리즈부터 답을 내놨죠. 게임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하이 스피드 모드, 인카운터 후 커맨드 배틀로 바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필드에서 실시간으로 적과 전투를 펼치다가 원하는 타이밍에 커맨드 배틀로 넘어갈 수 있는 '필드 배틀'이 그 답안이었죠. 여의 궤적 시리즈부터 시작된 이 시스템은 이후 계의 궤적에 이어 하늘의 궤적 the 1st, 그리고 이번 the 2nd까지 차근차근 발전하면서 완성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실시간 전투가 추가됐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궤적' 시리즈의 근간은 턴제 커맨드 배틀입니다. 그런 만큼 필드 전투가 여타 액션 RPG의 느낌을 100% 담아내지는 못했죠. 기본적인 공격과 회피의 얼개로 자잘한 전투를 빠르게 건너뛰거나, 커맨드 배틀 시작 전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초전 성격에 가깝습니다. 빠르게 턴제 전투의 클라이맥스 파트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중간다리라고 쳐도, 기본 공격과 회피만 섞어서 이어지는 구도가 쭉 이어지다 보면 이 역시도 지루할 여지가 있었죠. 전작보다 더 볼륨이 방대해진 하늘의 궤적 the 2nd인 만큼, 이 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부분이었습니다.

이런 과제를 '브레이브 러시'라는 신규 시스템으로 보완한 것이 하늘의 궤적 the 2nd의 묘수였습니다. 필드 배틀에서 브레이브 게이지 2개를 소모해 동료와 함께 광범위 특수 공격을 펼치는 기술로, 커맨드 배틀 없이도 빠르게 일반 몹들을 제압할 수 있었죠. 이전 하늘의 궤적 the 1st에서는 극초반을 제외하면 대부분 턴제-커맨드 배틀 전환이 필수였습니다. 적이 기절하자마자 바로 커맨드 배틀로 전환해 게이지 상황에 따라 바로 브레이브 어택이나 체인, 버스트를 발동한 뒤 선공권을 받아서 아츠나 크래프트로 기선을 제압하는 식이었죠. 이 단계만 해도 턴제 커맨드 배틀만 있던 시절보다 상당히 템포가 빨라졌지만, 이번 브레이브 러시 추가로 더 비약적으로 초반 템포가 앞당겨졌습니다.
사실 하늘의 궤적 the 2nd는, 이미 제목에서 보듯 the 1st를 이미 하고 온 사람들이 대부분 접하게 됩니다. 이미 힘겨운 싸움을 한 차례 겪고 다시 여정을 떠나는 입장인 만큼, 기초적인 튜토리얼이 이어지는 구간을 빠르게 넘기고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은 것이 사람 심리죠. 혹은 이미 예전에 봤던 구간을 빠르게 넘기고 싶은 유저도 있을 것이고요. 그런 니즈를 잘 캐치해서 초반에는 커맨드 배틀로 들어가서 브레이브 게이지를 쓰는 구도가 아닌, 아예 필드에서부터 브레이브 게이지를 후다닥 써서 진도를 빠르게 끌어당기는 선택은 꽤나 과감했습니다.

약간의 배려가 담긴 디자인으로 쭉 이어가는 템포

물론 그렇다고 해서 하늘의 궤적 the 2nd가 본가인 턴제 커맨드 배틀에 소홀한 것도 아닙니다. 반복 파밍이나 도감작 용도에 그치는 일반 몹만 템포를 끌어올렸을 뿐, 토벌 마수나 보스전은 얄짤없이 커맨드 배틀로만 전개되거든요. 그 커맨드 배틀도 자기 턴이 아니어도 조건부로 발동하는 서브 어빌리티나 게이지만 차면 턴과 상관 없이 바로 끌어다 쓸 수 있는 필살기 S-크래프트까지, 궤적 시리즈가 그간 다듬은 요소들을 하늘의 궤적에 맞춰두면서 한층 더 전술적인 묘미를 더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전편보다 고난도 전투가 더 많아진 하늘의 궤적 the 2nd인 만큼, 이렇게 유저 진영에만 뭔가 추가되면 싱겁지 않을까 우려가 되긴 할 겁니다. 특히나 궤적 시리즈의 주요 세력 중 하나인 우로보로스도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만큼, 그 쫄깃한 전투를 어떻게 발전된 포맷에 맞춰서 구현했을지 궁금할 수밖에 없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하나 말씀드리자면, 우로보로스의 집행자들은 기존 레이지 부스트보다도 더 강력한 '레기온 부스트'를 사용합니다. 이전 레이지 부스트는 스탯을 높이면서 턴을 앞당긴 뒤 일격을 날리는 정도였지만, 레기온 부스트는 이래도 될까 싶을 정도로 턴을 상당히 많이 잡아먹죠. 몇몇 집행자는 그 정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각종 현란한 아츠와 크래프트까지 연계하면서 말 그대로 아군의 혼을 쏙 빼놓을 정도로 맹공을 펼칩니다. SC 시절을 체험했던 유저라면 사전에 세팅을 해서 조금은 나을 텐데, 그게 아니라면 후반부에 좀 당황스러울 겁니다. 렌과 싸울 때는 갑자기 즉사 공격이 들어와서 일단 한 명 죽고 시작하는 일도 좀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렌 외에도 극후반에 분신과 현란한 아츠로 농락하면서 턴을 무자비하게 당겨오는 검제 때문에 꽤 골머리가 아팠습니다.
소위 '모르면 맞아야지' 이런 방식은 옛날엔 사실 흔했지만, 지금은 진입장벽이긴 합니다. 세팅의 중요성과 재미를 알려주기 위한 충격 요법이라고는 하지만, 뭣도 모르다가 갑자기 파티원 죽는 스트레스는 꽤나 크니까요. 그렇지만 캐릭터 아이덴티티까지 걸린 문제인 만큼, 이 부분을 어설프게 완화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 문제를 하늘의 궤적 the 2nd에서는 필드 곳곳에 보물상자, 특히 제람 파우더 같은 부활 아이템이 들어 있는 상자의 수를 늘린 것으로 상당 부분 해소했습니다. 초중반에 부활 아이템이 상당히 비싸서 미처 구비를 안 해두는 일이 많은데, 그런 유저들의 호주머니에 미리 챙겨넣어줘서 유사시에 대비할 수 있게 한 것이죠. 그리고 꽤 중요한 아이템이 있는 보물상자들도 꽁꽁 숨겨두거나 하지 않고 최대한 바로 보이게 배치,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오르는 중반까지는 흐름이 막히지 않고 쭉쭉 치고 나아가게끔 했습니다.


혹은 이전에 저장했던 포인트로 돌아간 뒤에, 요리로 도핑해서 대응하는 것도 방법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요리 외에도 일정 확률로 강화 효과를 가진 특수 요리도 나오는데, 그 효과가 상당히 강력해서 한 틱 차이로 계속 리트하게 되던 구간들도 사전 도핑으로 바로 클리어가 가능했거든요. 이런 소소해 보이는 요소들을 그냥 구색 맞추기로 더하지 않고 치밀하게 레벨 디자인의 주요 포인트 중 하나로 설계하면서 하늘의 궤적 the 2nd는 전편 못지 않게 쾌적한 템포를 초반부터 후반까지 쭉 이어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궤적 시리즈의 강점인 이야기도 살아났죠.



옛 감성을 해치지 않고 정갈히 다듬은 외양과 스토리 연출

일단 한 가지 짚고 가자면, 하늘의 궤적 the 2nd는 the 1st의 이야기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후속편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 다음 이야기를 바로 이어가는 작품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어지간하면 the 1st를 플레이하고 난 뒤에 the 2nd를 즐기기를 권합니다. 물론 모 만화에서 나왔듯이 소설책을 상권을 건너뛰고 하권만 덩그러니 보는 경우는 극히 드물 테니 기우이긴 할 겁니다. 그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the 1st의 스토리 요약을 게임 시작 전에 풀어주는 친절함까지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100% 즐겼다고 하기는 어렵거든요. the 1st에서 요슈아와 함께 돌아다녔던 그곳을 요슈아를 찾아, 그리고 또 다른 음모를 밝히기 위해 다시 돌아다니면서 추억이 소록소록 돋아나는 것도 the 2nd의 묘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the 2nd가 반쪽짜리가 되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the 1st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발단, 전개에 해당하는 느낌이었거든요. the 1st에서도 소년소녀들의 풋풋한 모험부터 시작해 거대한 음모를 해결하는 JRPG의 클래식한 구성은 보여줬지만, 풀린 떡밥에 비해 스케일은 작았습니다. 그 스케일이 큰 이야기로 접근하기 위해서 인물을 하나둘씩 배치하고 그들에 대한 소개를 이어나간 뒤, the 2nd에서 비로소 차근차근 맥을 짚어가면서 본편을 향한 문을 열어젖힌 셈입니다.


그 거대담론을 이야기할 때, 아무래도 20년 전의 게임인 만큼 감성이 올드하지 않을까 우려가 되긴 할 겁니다. 더군다나 이번 the 2nd는 에스텔이 요슈아를 찾아가면서 요슈아의 과거, 더 나아가 왕국과 제국 사이의 전쟁과 고대 문명까지 얽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라면 그때나 지금이나 결이 완전히 바뀌진 않았지만, 국가관이나 세계에 대한 철학 혹은 담론은 시대를 꽤 탑니다. 이를 표현하는 연출은 더더욱 그렇고요.
이미 이전 the 1st에서 보여준 것처럼, the 2nd는 원작 감성을 최대한 고스란히 담는 부분에 주력했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제약이 있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풀 3D로 구현했으니 기대가 되면서도 또 우려가 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중국을 필두로 여러 서브컬쳐 게임사들이 애니메이션풍 캐릭터를 빚어내는 솜씨와 그래픽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궤적' 시리즈는 그만큼의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요. 물론 the 1st에서 디테일을 한껏 끌어올리면서 특유의 감성을 풀 3D로 확고히 담는 것엔 성공했지만, 비행선 추격 씬 등 본격적으로 연출의 스케일이 커지는 the 2nd에서도 그만한 안정감을 줄 수 있을지 우려스러웠습니다. 실제로 이펙트나 이런 부분들은 아직도 튀는 부분들이 많이 보였으니까요.

이런 약점을 니혼팔콤은 선택과 집중으로 커버했습니다. 우선은 컷신 연출에선 실제로 전투에서도 사용하는 스킬의 이펙트가 아니면 되도록 지양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대신 중요한 부분에 힘을 실어서 눈길이 쏠리게끔 했죠. 그래서 배경이나 이런 부분들은 다소 엉성한 부분들이 보이긴 하는데, 리뷰를 위해서 몇 번이고 돌려보는 게 아니었다면 아마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처음에 게임을 플레이할 때는 아직도 조금 아쉽다는 느낌은 있었는데, 쭉 플레이하다 보면 전혀 신경 쓰지 않고 JRPG의 클래식한 감성을 현대적인 그래픽으로 풀어낸 그 연출에 감탄하고 보게 되니까요. 1년 텀으로 바로 나온 만큼 그래픽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지만, 어설프게 보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감추면서 박력을 살리는 노하우가 발전해서 더 방대하고 스펙타클한 씬도 효과적으로 커버할 수 있는 셈이죠.
그런 감상이 쭉 이어지다가 오리올이 발동된 그 시점부터는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퀄리티가 엄청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곳곳의 디테일도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 그야말로 최종 결전에 걸맞은 무대를 마련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 더 스케일이 커진 하늘의 궤적 the 2nd의 이야기를 더욱 몰입감 있게 풀어내면서, 피날레까지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구도가 완성됐습니다. 중간중간 카시우스가 간접적으로 돕는 구간들이 다소 얕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원작부터 그랬기도 하고 자질구레한 사전설명 때문에 지지부진할 수 있는 이야기를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참작할 만합니다.

모범적인 리메이크 그 이상, '하늘의 궤적 the 2nd'

이미 지난 하늘의 궤적 the 1st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the 2nd 역시도 모범적인 리메이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작의 감각을 잘 담아내면서 현대에 맞춰 다듬는 난제를 이만큼 잘 풀기란 쉽지 않을 테니까요. 더 나아가 the 2nd는 the 1st에서의 시행착오나 아쉬웠던 점까지도 한 번 더 다듬어 더욱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궤적 시리즈의 이야기와 시스템 속으로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쿼츠와 오브먼트를 활용한 아츠 시스템에 대해 더욱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것도 눈에 띕니다. 쿼츠의 속성치 조합과 라인별 배치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아츠의 종류가 달라진다는 점을 초반부터 상자에서 여러 쿼츠를 입수해서 파악할 수 있었죠. 쿼츠와 오브먼트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를 위해 추가했던 자동 기능도 좀 더 세밀한 옵션을 지원, 초보 시절 세팅의 고민도 한층 덜어냈죠. 이 외에도 카지노나 낚시의 재미에 각종 히든 요소를 찾아다니는 것도 고스란히 구현, 그 시절 팬들의 추억을 소록소록 살렸습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것처럼 템포 자체를 원체 빠르게 끌어올리다 보니, 이번에 처음 궤적 시리즈를 접하는 유저라도 루즈하지 않고 휙휙 돌아다니며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었고요.
그렇게 플레이 템포를 끌어올렸지만, 궤적 시리즈는 원체 스토리가 중요한 작품인 만큼 이를 다 음미하는데 시간이 꽤 듭니다. 1회차를 중간중간 메인퀘스트 길목에 있는 서브퀘스트 정도만 겸사겸사 깨는 정도로만 했는데 약 26시간 정도 걸렸거든요. 그렇지만 플레이타임을 늘리기 위한 억지 구간 없이, 순수하게 이야기와 게임플레이를 즐긴 터라 그 디자인 노하우에는 상당히 감탄했습니다. 물론 렌이나 검제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무턱대고 덤벼들었다가 리트라이를 몇 번이고 하긴 했는데, 그 외 구간에서는 대체로 초심자도 쭉쭉 치고 달리면서 궤적의 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었으니까요. 중간중간 히든 요소를 놓쳐서 아쉽긴 한데, 이미 the 1st부터 다회차를 위한 뉴게임+까지 확실하게 마련해놔서 걱정을 덜었죠.




물론 그렇게 세심한 배려와 디테일에 쏟은 정성 속에서도 엉성하거나 불편한 부분들이 곳곳에 보이긴 합니다. 미니맵이나 퀘스트 추적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만 보여줘서 눈에 익기까지는 상당히 불편하죠. 적의 정보를 훑어보는 시퀀스도 몇 번이고 창을 왔다갔다 하는 옛 방식을 고수해서 JRPG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좀 번거로울 여지도 있고요. 물론 그런 것들 대부분이 JRPG의 추억 같은 부분들이라 감성적인 차원으로 넘길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람에 따라 좀 다를 수는 있을 겁니다.
이렇듯 하늘의 궤적 the 2nd는 the 1st에 이어 20년 전의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그리고 새롭게 빚어낸다는 과업을 훌륭히 이행했습니다. 아니, 그 이상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이전부터 이어진 시스템을 발전시킨 건 물론이고, 그래픽이나 연출의 퀄리티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리진 않았더라도 더 노련하게 부족한 점은 숨기고 디테일은 끌어올려서 클라이맥스까지 치고 달렸죠. 때로는 아는 맛이 들어와서 뻔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것을 어설프게 다듬지 않고 고전 감성 그대로 표현해 추억으로 승화시키는 내공도 돋보였습니다.
그만큼 몰입하려면 the 1st를 맛보기로라도 해야 한다는 사전 조건이 있긴 한데, the 1st를 했다면 혹은 그 이전에 FC를 기억한다면, the 2nd는 타임머신급 위력을 보여주리라 자신합니다. 그만큼 단순 리메이크 이상으로 추억의 감성과 현대의 템포를 완벽히 조율한 걸작이기 때문이죠. 외전격인 하늘의 궤적 the 3rd도 리메이크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the 2nd를 하고 나면 나와주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팀에 있기는 하지만, 한국의 경우 이전 유통사의 폐업으로 한국어 패치는 지원하지는 않거든요. 어쨌거나 그렇게 기다리게 되는 고전의 힘을 120% 끌어올린 궤적 시리즈 리메이크는 이번 기회에 한 번 접해보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