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워3 Guild Wars 3
©Arena.net

2026년 8월, '게임스컴'의 엔씨 부스에서 '길드워3'의 비공개 시연이 진행되었다.

지난 5월 처음 공개된 '길드워3'는 전작 이후 14년 만에 등장하는 시리즈의 완전 신작이다. 다만, 단순히 '길드워2'의 다음 시대를 그리는 속편은 아니다. 시간은 오히려 거꾸로 흐른다. '길드워3'의 무대는 1편보다도 1,000년 이상 과거, 인간의 신들이 아직 세계를 떠나지 않았던 고대 오르(Orr)다.

이번 행사에서, 개발사인 아레나넷은 아직 초기 알파 단계에 있는 '길드워3'의 실제 플레이를 선보였다. 약 18분간 진행된 시연에서 개발진이 집중적으로 소개한 것은 새로운 이동 시스템과 전투였다. 단순히 이동 수단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멘텀(Momentum)'을 전투까지 연결하고, 지형과 적의 특성, 파티 구성에 따라 전투법 자체가 달라지는 구조를 강조했다.

이날 시연은 직접 플레이가 아닌, 개발진이 게임 화면을 보며 설명하는 '핸즈오프'로 진행되었으며, 아레나넷의 스튜디오 대표인 '콜린 요한슨'이 직접 게임을 설명했다. 핸즈오프 시연이 끝난 이후에는, 간단한 Q&A 도 함께 진행되었다.

별개로, 보안을 위해 시연 공간 내 사진 및 동영상 촬영이 금지되었으며, 스크린샷이나 B-roll도 따로 준비되지 않았던 점을 미리 안내한다.


1,000년 전의 오르, 모든 것이 시작되기 전


'길드워3'의 무대는 '길드워: 리포지드'보다 1,000년 이상 과거의 오르다. 인간의 신들이 아직 티리아를 떠나기 전이며, 초대 죽음의 신 듐(Dhuum)이 신좌에서 쫓겨나고 그렌스(Grenth)가 그 자리를 대신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대다. 아직 제1차 길드 전쟁조차 벌어지기 전이다.

아레나넷이 이 시대를 택한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기존 이용자에게는 지난 20년 동안 단편적으로만 알려졌던 역사의 현장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 오르는 '길드워' 시리즈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이용자에게 익숙했던 모습은 이미 멸망한 뒤의 오르에 가까웠다. '길드워2'에서는 고룡 자이탄(Zhaitan)에 의해 바다 밑에서 솟아오른 폐허를 직접 돌아다니기도 했다.

반면 '길드워3'가 보여주는 것은 멸망 이전의 오르다. 마법이 대지에 넘쳐흐르고 인간의 신들이 아라(Arah)에 머물던 시대다. 개발진은 기존 작품에서 극히 일부만 기록으로 남았던 이 시기를 직접 탐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길드워3 Guild Wars 3
기존보다 1천년 이상 과거로 돌아간 길드워3 ©Arena.net

동시에 신규 이용자가 시리즈의 오랜 역사를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1편과 2편에서 벌어진 사건 대부분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시대인 만큼, 기존 이용자와 처음 '길드워'를 접하는 이용자가 비교적 비슷한 위치에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오르에서 가장 오래된 길드인 '오더 오브 더 베일(Order of the Vael)'의 일원인 '베일워든(Vaelwarden)'이 된다.

당시 오르는 막대한 마력이 자연 그 자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베일(Vael)'이라 불리는 독특한 마법 생태계를 만들어낸 상태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마법 정령과 오르의 황야를 보호하는 것이 베일워든의 역할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신조 역시 "스스로를 지킬 수 없는 이들을 지킨다"는 것이다.

게임 속에서 만나는 베일 정령 역시 단순한 배경 요소가 아니다. 베일워든은 이들과 관계를 맺고 보호하며, 일부 정령은 직접 플레이를 돕는다. 시연에서는 어두운 폐허를 탐험하면서 주변을 밝혀주는 작은 베일 정령을 불러내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연 중에는 듐을 모시던 폐허가 된 신전도 등장했다. 이 시대에는 듐이 판테온에서 축출되고 그렌스가 새로운 죽음의 신으로 올라선 직후다. 그렌스의 추종자들은 오르 곳곳에 존재하던 듐의 신전을 파괴했고, 버려진 폐허는 위험한 장소로 변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게임의 시각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길드워2'에서 볼 수 있었던 전차와 총기, 거대한 공중 도시와 같은 기술은 아직 등장하기 전이다. 마법조차 티리아의 필멸자들에게 널리 퍼지기 이전인 만큼, 전반적인 세계는 전작보다 기술 수준이 낮은 하이 판타지에 가깝다.

길드워3 Guild Wars 3
전반적으로 기술 문명의 수준은 낮은 편 ©Arena.net


달리고, 날고, 벽 타고... 움직임이 달라진 MMORPG


'길드워3'에서 아레나넷이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이동이다. 정확히 말하면 목적지까지 빠르게 도달하기 위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캐릭터를 움직이는 행위 자체에서 오는 재미다.

이를 위해 '길드워3'에서는 기존 MMORPG보다 훨씬 자유로운 이동을 지원한다. 높은 지형을 오르는 것은 물론 벽을 타고 달리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글라이더를 펼치는 등 여러 종류의 이동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움직임을 하나로 연결하는 것이 새로운 시스템인 '모멘텀(Momentum)'이다.

일반적인 MMORPG에서는 각각의 이동 수단이 서로 분리돼 있다. 탈것에서 내리면 이동이 한 차례 끊기고, 글라이더를 사용한 뒤 착지하면 다시 지상 이동을 시작한다. 전투에서도 기술을 사용하는 순간 움직임이 멈추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길드워3'에서는 한 행동에서 발생한 관성을 다음 행동으로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 뒤 글라이더를 펼쳐 활공하고, 그대로 지면을 향해 급강하한 뒤 절벽으로 날아가 벽을 타고 올라가는 식이다. 각각의 이동 기술을 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속도와 관성을 유지하면서 하나의 연속된 움직임처럼 이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아레나넷이 이를 통해 추구하는 것은 '움직임 자체의 재미'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과정이 전투와 전투 사이를 연결하는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그 자체로 게임플레이가 되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모멘텀이 이동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길드워3 Guild Wars 3
이동 속도는 관성이 되어 다음 움직임에 반영된다 ©Arena.net

'길드워3'의 액션 전투는 플레이어가 만들어낸 속도를 실제 공격에 활용한다. 시연에서 등장한 전사는 높은 곳에서 떨어질수록 공중 공격의 피해량과 범위가 증가했다. 벽을 타고 높은 곳까지 올라간 뒤 그대로 적진을 향해 낙하 공격을 가하는 식으로 이동과 전투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적을 밀어내는 거리에도 모멘텀이 영향을 미친다. 평소에는 움직이기 어려운 거대한 적이라도 충분한 모멘텀을 만든 상태에서 공격하면 위치를 움직일 수 있다. 결국 플레이어가 전투 직전까지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그대로 공격의 일부가 되는 셈이다. 벽 타기와 활공 같은 이동 시스템을 별개의 콘텐츠로 두는 대신, 이동에서 만들어진 속도와 관성을 전투까지 유지하는 것이 '길드워3'가 보여준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다.


'전투'에도 모멘텀은 이어진다


모멘텀이 이동과 전투를 연결한다면, 그 다음 단계는 플레이어가 싸우고 있는 장소다. '길드워3'의 전장은 단순히 캐릭터와 적이 기술을 주고받기 위한 공간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의 벽과 절벽, 고저차 같은 지형 자체가 전투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적을 강하게 밀어 벽에 충돌시키면 추가 피해와 함께 기절시킬 수 있다. 절벽 근처에서는 아예 적을 아래로 떨어뜨릴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규칙은 플레이어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대형 적의 공격에 맞아 벽으로 날아가면 플레이어 역시 피해를 입고 기절한다.

때문에 '길드워3'에서는 어떤 적과 싸우는지만큼이나 '어디에서 싸우느냐'가 중요하다. 똑같은 적을 상대하더라도 주변에 활용할 벽이 있는지, 절벽이 있는지, 높은 곳에서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달라진다.

여기에 적의 신체 구조와 약점도 전투의 변수로 작용한다. 시연에서 등장한 메이븐라이트 길드의 '버너(Burner)'는 베일 정령의 힘을 등에 장착한 장치에 가둬 화염방사기의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정면에서 상대하기에는 상당히 강력한 적이지만, 등에 달린 장치 자체의 내구도는 낮았다.

길드워3 Guild Wars 3
절벽 정도는 그냥 타고 오를 수 있다 ©Arena.net

한 명이 정면에서 적의 주의를 끄는 사이 다른 플레이어가 후방으로 이동해 이 약점 부위를 정확하게 공격하면 장치를 폭발시켜 버너를 단번에 쓰러뜨릴 수 있었다. 단순히 적 전체를 하나의 체력 게이지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 모델의 특정 부위를 별도의 공략 지점으로 만들고 이를 파티 플레이와 연결한 것이다.

플레이어 사이의 기술 조합 역시 중요하다. 시연에서는 방패를 든 전사가 주변의 다른 플레이어를 일종의 발판처럼 밀어 올려주는 모습이 등장했다. 이를 이용하면 동료가 높이 솟아올라 공중 공격을 가하거나 적의 후방으로 넘어갈 수 있다. 각자가 가진 기술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기술을 조합해 새로운 행동으로 연결할 수 있는 셈이다.

특정 상황에서는 파티가 준비한 기술 자체가 전투의 해법이 되기도 한다. 거미 형태의 적은 지면과 플레이어에게 거미줄을 뿌려 이동 속도뿐 아니라 공격 속도까지 크게 떨어뜨렸다. 근접 전투를 펼치는 전사에게는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였다.

하지만 파티원이 주변 아군의 공격에 화염 속성을 부여하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불을 이용해 주변의 거미줄을 태워 없앨 수 있었고, 화염에 약한 거미에게 추가적인 피해까지 줄 수 있었다.

여기에 '길드워' 특유의 빌드 구성도 다시 중요해진다. 개발진은 특히 1편에서 강하게 나타났던 '빌드 카운터'의 개념을 '길드워3'에서 다시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가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더라도 실제 모험에 가져갈 수 있는 기술의 수에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어떤 지역으로 향하고 어떤 적을 상대하는지에 맞춰 기술 구성을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길드워3 Guild Wars 3
기술의 속성과 지형의 시너지도 존재한다 ©Arena.net

결국 '길드워3'의 전투는 단순히 더 빠른 반응 속도를 요구하는 액션 MMORPG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플레이어가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 주변에 어떤 지형이 있는지, 적의 약점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파티원들이 어떤 기술을 가져왔는지가 동시에 전투에 영향을 준다.

아레나넷은 이러한 자유로운 이동과 액션 전투의 결합이 MMORPG라는 장르의 게임플레이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보다 현대적인 플레이 경험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초기 알파 단계인 만큼 이번 시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방향성의 일부에 불과하다. 아레나넷은 추후 탈것을 비롯한 추가 이동 시스템과 성장, 직업, 빌드 구성 및 기술 시스템에 대해서도 별도로 공개할 예정이다.


돌아온 '탱,딜,힐'. 그 이유는?


길드워2에서는 무기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결정됐다. 길드워3에서도 같은 방식인가? 아니면 1편처럼 무기와 기술의 관계가 보다 자유로워지는가?

콜린 요한슨: 빌드 구성 시스템은 아직 계속해서 개발하고 있다. 각 요소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결합될지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시스템이 확정되면 추후 자세히 공개하겠다. 현재도 전투팀에서 여러 방식을 계속 테스트하고 있다.


시리즈 최초로 콘솔을 지원한다. 콘솔 버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콜린 요한슨: 콘솔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었다. 물론 엔지니어들이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인 과제는 있지만,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가 전체적인 기술 관점에서 엄청난 도전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려웠던 것은 컨트롤러였다. 우리는 지난 26년 동안 PC 게임을 만들어온 스튜디오다. 마우스와 키보드보다 사용할 수 있는 입력이 훨씬 제한된 장치에서 처음부터 게임을 설계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역시 오랫동안 PC 게임을 만들어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우스와 키보드를 기준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컨트롤러의 제약이 오히려 전투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길드워3'에는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기술이 많다. 예를 들어 대시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는 공격이 있고, 벽을 달리는 도중 다른 형태로 변화하는 공격도 있다.

컨트롤러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을 발동하는 방식을 보다 창의적으로 만들어야 했다. 일반적인 MMORPG라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기술창에 나열되어 있고, 플레이어가 그중 하나를 선택해서 사용한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기술 가운데는 특정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 순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도 많았다.

컨트롤러의 버튼 숫자라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방법이지만, 실제로는 전투 자체를 훨씬 재미있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PC와 콘솔 사이의 크로스플레이도 지원하는가?

콜린 요한슨: 그렇다. PC와 스팀, 콘솔에서 플레이하는 모든 이용자가 같은 세계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길드워3 Guild Wars 3
콘솔과 PC 모두 단일 서버에서 진행한다 ©Arena.net


길드워2에서는 전통적인 탱커, 딜러, 힐러의 역할 구분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런데 오늘 시연에서는 어그로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길드워3에서는 다시 역할이 명확하게 나뉘는가?

콜린 요한슨: 그렇다. '길드워3'는 전통적인 탱커, 힐러, 딜러 시스템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각자의 역할이 이전보다 명확하게 구분된다.

다만 같은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직업에 따라 방법은 다르다. 예를 들어 네크로맨서가 탱커 역할을 한다면 다수의 미니언을 소환해 대신 적의 공격을 받도록 할 수 있다. 반면 오늘 시연에서 본 전사는 검과 방패를 들고 직접 전방에 서서 공격을 막았다.

같은 탱커라도 직업에 따라 역할을 수행하는 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역할 구분 자체는 '길드워2'보다 명확하며,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길드워1'에 더 가깝다.


길드워1에는 있었지만 길드워2에서는 사라졌던 요소 가운데 3편에서 다시 가져오려는 것이 있나? 예를 들어 특정 직업이나 아키타입 같은 것들 말이다.

콜린 요한슨: 다른 직업에 대해서는 추후 이야기할 예정이다. 오늘은 전사와 네크로맨서의 아주 일부분만 보여줬다. 레인저에 대해서도 몇 가지 예를 들며 조금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앞으로 공개하겠다.

오늘 보여준 것 가운데 '길드워1'에서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부분을 하나 꼽는다면 빌드 카운터 시스템이다.

'길드워1'에서는 적들이 굉장히 구체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어디로 가는지에 따라 빌드를 고민해야 했다. 해당 지역의 적을 상대하기 위한 빌드를 만들고, NPC나 다른 플레이어와 파티를 구성했다.

'길드워3'에서는 이 부분을 다시 크게 강조하려 한다. 특히 난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이용자들이 다양한 빌드를 실험하고, 파티원들과 조합을 찾아 던전이나 어려운 콘텐츠를 공략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UI가 상당히 간결하다. 출혈이나 화상 같은 상태도 아이콘보다 실제 캐릭터와 전장의 시각적 변화로 전달하려는 것인가?

콜린 요한슨: 실제로 전체적으로 UI가 많지 않다. 이 역시 콘솔 개발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콘솔에서는 마우스를 아이콘 위에 올려놓고 설명을 읽을 수 없다. 따라서 플레이어가 UI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했다.

결과적으로 전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훨씬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됐다. 처음부터 이것을 목표로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콘솔과 거실에서 플레이하는 환경을 고려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방향이다.

상태 이상 역시 표현 자체에 훨씬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 들어 여러 캐릭터와 기술이 냉기 피해를 주면 적이 점점 추워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움직임이 느려지다가 결국 얼어붙는다.

이러한 상태 이상 시스템은 협동 플레이와도 연결된다. 서로 다른 빌드와 캐릭터가 냉기 공격을 계속 누적하면 보스나 대형 적까지 얼릴 수 있다.

일반적인 RPG에서는 보스가 빙결이나 밀쳐내기 같은 상태 이상에 면역인 경우가 많다. 우리는 여러 플레이어가 힘을 합쳐 이런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상태 이상 표현을 개선한 것이 더 나은 팀플레이로도 이어졌다.

길드워3 Guild Wars 3
실제 게임 화면을 보면 UI/UX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Arena.net


앞서 보여준 베일워든 캠프는 길드워1의 거점과 비슷한 개념인가? 거점에서는 다른 이용자를 만나고, 밖으로 나가면 별도의 공간이 되는 방식인가?

콜린 요한슨: 안전한 장소에서 성장하고, 빌드를 변경하고, 파티를 구성하거나 다른 이용자와 교류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길드워1'과 달리 이 캠프들은 오픈월드에 존재한다. 별도의 로딩이나 인스턴스 전환 없이 그대로 들어갔다가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다.

'길드워3'의 세계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오픈월드다. 이전 '길드워' 게임보다 로딩 화면도 훨씬 적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플레이어가 세계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끊김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도시나 마을에 가면 당연히 더 많은 이용자를 만나게 된다. '길드워1'과 '길드워2'에서도 대도시에 많은 이용자가 모였던 것과 비슷하다. 베일워든 캠프는 '길드워1'의 거점에서 영감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모두가 함께 존재하는 오픈월드 안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길드워2의 월드 대 월드(WvW) 같은 대규모 PvP도 이 오픈월드에 적용되는가?

콜린 요한슨: 월드 대 월드는 '길드워2'만의 특징으로 남는다.

시리즈를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생각해보면 '길드워1'은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가장 작은 규모의 MMO에 가깝다. 대부분의 공간이 인스턴스로 구성되어 있고 원한다면 혼자서도 플레이할 수 있다. '길드워2'는 그 반대편에 있다. 수백 명의 플레이어가 오픈월드에서 거대한 성을 공격하고 대형 보스를 상대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이 두 게임을 가지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앞으로도 수년 동안 계속 업데이트하고 지원할 것이다. 현재도 각 게임을 담당하는 팀이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길드워3'는 그 사이에 있다. 내부에서는 이를 '의미 있는 멀티플레이 MMO(Meaningfully Multiplayer MMO)'라고 부르고 있다.

'길드워2'의 압도적인 규모와 볼거리는 훌륭하다. 그것이 바로 '길드워2'를 특징짓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같은 게임을 다시 만들 필요는 없다. 반면, '길드워3'에서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플레이어들의 행동이 서로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서로 협력했을 때 의미 있는 플레이 경험이 만들어지는 구조다. 오늘 보여준 전투 시스템 역시 그런 방향을 보여준다.

따라서 월드 대 월드처럼 극단적으로 규모가 큰 콘텐츠는 '길드워2'만의 특징으로 남겨두고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최근 여러 MMORPG가 길드워2에서 영향을 받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반대로 길드워3를 개발하면서 다른 MMORPG에서 직접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나?

콜린 요한슨: 특정 게임 하나를 보고 "이걸 그대로 해보자"고 생각한 경우는 거의 없다. 오히려 우리의 개발 방식은 반대에 가깝다.

새로운 '길드워'를 만들 때마다 당시 MMORPG 장르 전체를 분석한다. 플레이어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무엇에 불만을 느끼는지, 장르에 어떤 한계가 있는지를 목록으로 만든 뒤 몇 년 동안 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 '길드워1'을 만들 때 구독료 없는 MMO를 선택했던 것도 당시 장르의 한계를 고민한 결과였다.

'길드워2'에서는 다른 플레이어가 함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게임 경험을 나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왜 오픈월드에서 다른 이용자를 만났을 때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지 않는지를 고민했고, 그 결과 여러 사람이 자연스럽게 함께할 수 있는 오픈월드 콘텐츠를 만들었다.

'길드워3'에서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개발을 시작하던 약 4년 전 MMORPG 업계 전체를 크게 분석했고, 이용자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장르의 한계를 찾았다.

예를 들어 그중 하나가 "왜 MMORPG의 전투는 이렇게 경직되어 있는가"였다. 왜 전투가 더 유연할 수 없는지, 이동은 왜 더 자연스러울 수 없는지를 고민했고 수년에 걸쳐 여러 시스템을 실험한 끝에 지금의 시스템을 만들었다.

따라서 다른 특정 게임에서 직접 가져온 기능이라기보다는 '길드워1'과 '길드워2'를 포함한 장르 전체를 바라보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빈틈을 찾는 방식에 가깝다.

길드워3 Guild Wars 3
총 4개 종족이 등장하는 길드워 3 ©Arena.net


그렇다면 왜 지금 길드워3를 만들기로 결정했나? 길드워2를 개발하면서 기존 게임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던 아이디어가 쌓인 것인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신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콜린 요한슨: 둘 다다.

우리는 '길드워2: 가시의 심장'을 만들던 시절부터 이런 전투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다. 당시부터 새로운 전투 시스템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여러 프로토타입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하고 싶었던 것 가운데 상당수는 '길드워2' 엔진과 당시 게임 구조에서는 구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 아이디어들은 일단 한쪽에 남겨뒀다. 언젠가 새로운 게임을 만들게 되면 다시 시도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 식으로 오랜 시간 동안 신작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이 쌓여왔다.

그리고 "왜 지금인가"라는 관점에서는 시장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서구권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새로운 MMORPG가 많지 않았다. 동양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흥미로운 시도를 한 새로운 MMORPG가 많이 등장했지만, 서구에서는 새로운 MMORPG 자체가 많지 않았고, 등장한 작품들도 과거에 했던 것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았다. 크고 새로운 혁신적인 시도도 많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MMORPG가 등장하면 엄청난 수의 이용자가 몰려드는 모습을 계속 봤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새로운 것을 보고 싶다는 것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고, 다른 형태의 MMORPG를 플레이하고 싶다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충분히 커졌고, 우리 역시 이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게임도 그런 게임이다. 장르를 흔들어보고, 과감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시도하는 것이다. 그중 서너 개가 정말 잘 작동하고 몇 개가 실패한다고 해도 괜찮다.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원래 그런 과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만든 새로운 형태의 MMORPG가 다른 개발자들에게도 영감을 줬으면 한다. 언젠가 다른 게임들이 우리의 아이디어 가운데 일부를 가져가 자신들의 게임에 활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것 역시 좋은 일이다. 지금 업계에는 그런 게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MMORPG 이용자들 역시 그것을 요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새로운 대형 AAA MMORPG를 기다리고 있다고.


길드워3의 시대는 길드워2보다 1,000년 이상 과거다. 그렇다면 세계의 기술과 마법 수준도 크게 달라지는가?

콜린 요한슨: 훨씬 하이 판타지에 가깝다. '길드워2'에서는 차르가 전차와 총을 만들고, 아수라는 거대한 공중 도시를 만든다. 하지만 '길드워3'의 시대에는 그런 것들이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심지어 아바돈이 세계의 여러 종족에게 마법을 전해주기 전이다. 따라서 마법 역시 지금보다 훨씬 제한된 자원이다.

마법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베일 정령에게서 힘을 빼앗거나, 작은 마법 물품인 시그넷(Signet)에 담긴 힘을 이용하는 식이다. 제작할 수 있는 시그넷의 숫자에도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마법을 둘러싼 암시장까지 존재하며, 이것이 일부 이야기의 중요한 소재가 된다. 결국 전반적인 분위기는 훨씬 낮은 기술 수준의 순수한 하이 판타지에 가깝다.

'길드워1'의 세계를 다시 1,000년 이상 과거로 돌려놓는다고 생각하면 어느 정도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기술 자체가 많이 등장하지 않으며, 등장하더라도 여러 물건을 독특한 방식으로 조합해 만든 것이거나 베일 정령 등에게서 빼앗은 마법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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