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체험했던 CBT 빌드는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느 한 게임의 큰 성공 이후 우후죽순 등장한 몬스터 포획 게임들 사이에서도 애니모는 나름대로 뚜렷한 가능성을 보여준 타이틀이었죠.
200종이 넘는 애니모와 드넓은 오픈월드, 각 지역의 환경과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생태계, 그리고 세계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상호작용까지. 최적화나 현지화, 콘텐츠 구성 등 일부 다듬어질 부분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적어도 게임이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는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오는 9월 16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사전 체험 빌드를 통해 애니모를 다시 플레이해봤습니다. 이번에는 약 일주일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지난 CBT와 비교해 어떤 부분이 달라졌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봤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게임의 근간을 뒤흔드는 엄청난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대신 이번 빌드에서는 기존 시스템의 불편함을 덜어내고, 애니모가 처음부터 내세웠던 수집과 탐험의 연결을 보다 선명하게 만드는 변화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진.짜.겁.나.귀.엽.습.니.다화면 밖으로 꺼내 안아보고 싶은 애니모
애니모를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당연히 애니모의 생김새입니다. 게임에는 200종이 넘는 애니모가 등장합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많은 몬스터를 준비했다는 의미에 그칠 수 있지만, 실제 필드에서 하나씩 마주하다 보면 각 개체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무엇보다 애니모는 귀엽습니다.
단순히 눈을 크게 만들고 둥글둥글한 외형을 적용한 수준이 아니라, 각 애니모가 가진 형태와 움직임에서 저마다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죠. 특히 털을 가진 애니모들의 표현은 아주 인상적입니다. 부드럽게 흔들리는 털의 움직임과 질감이 상당히 자연스럽게 구현돼 있어 화면으로 보고 있음에도 실제로 만졌을 때 어떤 촉감일지 상상하게 만듭니다.
때문에 필드에서 새로운 애니모를 발견하면 전투력이나 스탯을 확인하기에 앞서 일단 가까이 다가가 구경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그마한 애니모가 총총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잡아야 할 몬스터'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곁에 두고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하죠. 어떤 개체는 정말 화면 밖으로 꺼내서 직접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애니모는 엔비디아 DLSS 4.5도 지원합니다. 동적 다중 프레임 생성과 광선 재구성 기술을 활용해 세밀한 그래픽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부드러운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넓은 필드에서 여러 애니모가 털을 날리며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래픽 표현을 뒷받침해준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런 비주얼적인 매력은 이후 소개할 '생태'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애니모가 단순한 수집 대상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기 때문이죠.


여기에 내년 초부터는 엔비디아 ACE 기술도 적용될 예정입니다. 쉽게 말하면 게임 속 캐릭터와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인데요. 애니모에서는 음성이나 텍스트로 애니모에게 직접 명령을 내리는 등의 방식으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특히 같은 요청을 하더라도 애니모마다 똑같이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성격이나 특징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 실제 적용된 모습을 확인하지 못한 만큼 구체적인 완성도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 기능이 더해진다면 애니모를 단순한 수집 대상이 아닌 하나의 개별적인 생명체처럼 느끼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획할수록 넓어지는 탐험
애니모의 무대는 에이델 대륙입니다. 플레이어는 애니모 연구 기관인 폴라리스 아카데미의 일원이 되어 이곳을 탐험하게 되죠. 세계는 크게 하늘 위 도시 '아스트라'와 애니모가 살아가는 대자연 '에이델 대륙'으로 구분됩니다. 그리고 애니모의 이야기는 인간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애니모인 '헬리온'과 '루나센'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 이야기도 물론 흥미롭고 매력적이지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하면서 느낀 에이델 대륙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탐험 그 자체입니다.
에이델은 상당히 넓은 오픈월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일주일 동안 플레이했음에도 모든 지역을 충분히 둘러봤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죠. 지역마다 지형과 분위기가 다르고, 날씨와 계절감도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환경적 차이가 애니모의 생태계와 직접 연결된다는 점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죠.
같은 안개숲 지역이라도 늪지대와 강가에서 등장하는 애니모가 다르고, 날씨가 바뀌면 또 다른 개체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초원과 해변, 숲과 습지 역시 그곳과 잘 어울리는 애니모가 배치되어 있죠. 사실 배치되어 있다기보다는 그냥 그곳에 살고 있는 생명체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히 넓은 맵을 만들어놓고 그 위에 정해진 몬스터를 무작위로 뿌려놓았다는 느낌과는 조금 다릅니다. "왜 이 애니모가 여기서 살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플레이어가 자연스럽게 납득할 수 있도록 환경과 개체의 관계를 만들어놓았다는 인상을 받았죠.
덕분에 새로운 지역에 진입할 때마다 주변을 살피게 됩니다. "여기에는 또 어떤 애니모가 살고 있을까?" 이 질문 하나가 플레이어의 탐험 동기가 되는 셈이죠.

그리고 새로운 애니모를 발견했다면 이제 직접 포획할 차례입니다. 애니모의 포획구는 '애니팟'이라고 부르는데, 이 애니팟에도 일반부터 고등급까지 여러 등급이 존재합니다. 등급이 높은 애니팟일수록 기본적인 포획 확률이 높아지고, 일부 고등급 애니팟은 원래 무작위로 결정되는 애니모의 태생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샤이닝 스타'를 확정적으로 얻을 수 있기도 하죠.
그런데 애니모의 포획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순히 애니팟의 등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애니모의 체력을 낮춘 뒤 포획을 시도하는 익숙한 방식도 존재하지만, 플레이어와 애니모가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포획 확률이 실시간으로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애니모의 뒤쪽에서 포획을 시도하면 확률이 올라가고, 애니모가 식사를 하거나 잠들어 있는 상황에서도 보다 쉽게 포획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포획 확률이 수치로 바로 표시되기 때문에 "지금 던져도 될까?"를 막연한 감으로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주변 상황을 살펴보고 조금 더 유리한 순간을 기다릴지, 지금 바로 애니팟을 사용할지를 직접 결정하게 되는 것이죠.

애니팟의 종류에 따라 한 번에 여러 애니모를 포획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특정 애니팟을 사용하면 짧은 시간 동안 공을 굴리듯 애니팟을 직접 움직일 수 있는데, 이때 이동 경로에 들어온 여러 애니모를 한꺼번에 포획할 수 있습니다. 한 마리를 정밀하게 노리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어, 애니모가 몰려 있는 장소에서는 이 포획 방식 자체가 하나의 작은 액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결국 애니모의 포획은 발견한 애니모에게 무작정 애니팟을 던지는 과정과는 조금 다릅니다. 어떤 애니팟을 사용할지, 지금 포획을 시도할지,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볼지를 실시간으로 판단해야 하죠. 새로운 애니모를 발견하는 즐거움에 더해 실제로 포획하는 과정에도 플레이어의 선택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탐험과 수집을 자연스럽게 연결해주는 요소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포획과 탐험을 연결하는 '트와인'
애니모의 탐험 경험을 완성하는 핵심 시스템이 바로 '트와인(Twine)'입니다.
트와인은 플레이어가 애니모와 동화해 직접 그 애니모가 되어 움직이는 시스템입니다. 일반적인 몬스터 수집 게임에서는 포획한 몬스터가 전투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애니모에서는 애니모의 능력이 에이델 대륙을 돌아다니는 방법 그 자체로 활용됩니다.
나무나 벽을 오를 때는 '스타라미'로 트와인하고, 드넓은 초원을 빠르게 이동하고 싶을 때는 '탄멍멍'으로 트와인합니다. 물속을 빠르게 헤엄치고 싶다면 '연댕모리'가 제격이죠. 이 구조는 플레이어가 애니모를 포획해야만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또 확장합니다. "이 애니모는 얼마나 세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 애니모와 함께하면 어디까지 갈 수 있지?"라는 질문이 추가되는 셈이죠.


다만 이렇게 애니모마다 고유한 이동 능력을 부여하면 한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바로 플레이어가 상황마다 일일이 애니모를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죠. 파티에 편성 가능한 애니모는 총 네 마리입니다. 등반·달리기·수영·비행 애니모로 파티를 구성했다면 땅을 파기 위해서는 파티 편성 창으로 들어가서 애니모를 교체하고, 다시 밖으로 나와서 땅을 파고, 또 편성 창에 들어가서 기존 애니모로 교체하고 다시 밖으로 나오는, 이런 번거로운 상황이 연출됩니다.
하지만 애니모는 이 문제를 '자동 전환 방식'으로 깔끔하게 해결했습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 상태로 절벽에서 뛰어내리면 편성 여부와 상관없이 활공 가능한 애니모와 곧바로 트와인이 이뤄지죠. 벽을 오르거나 물에 들어갈 때도 해당 지형에 맞는 능력을 가진 애니모가 자동으로 호출됩니다. 상황에 따라 등장할 애니모를 미리 지정해 둘 수도 있죠.
일부 퀘스트에서는 인간 NPC가 아니라 특정 애니모와 대화해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애니모와 트와인한 상태에서도 상호작용 버튼을 누르면 현재 상황에 적합한 애니모로 바로 전환됩니다. 수많은 애니모 중 필요한 개체 하나를 일일이 찾아볼 필요가 전혀 없죠.


이 자동 전환은 단순한 편의 기능처럼 보이지만, 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트와인 시스템을 성립시키는 핵심 장치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애니모마다 서로 다른 능력을 부여하면서도 플레이어에게 계속 메뉴를 열어 교체하도록 요구하지 않죠. 관리의 번거로움은 개발자들이 대신 짊어지고, 플레이어는 '어떤 애니모가 필요한가'를 고민하기보다는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트와인 시스템이 이전 CBT와 비교해 확실히 매끄러워졌다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애니모가 전환되는 순간 약간의 끊김이나 이질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보다 최적화가 이루어져서인지 이번 빌드에서는 연속적으로 트와인을 하는 상황에서도 훨씬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전투 역시 트와인의 또 다른 활용처입니다. 트와인을 발동하면 플레이어는 애니모를 직접 조종해 실시간으로 전투에 참여하죠. 200종이 넘는 애니모가 각각 서로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수집과 전투를 연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각 애니모는 최대 2개의 일반 스킬과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스킬이 완전히 고정된 것도 아니고 개체마다 3~4종류의 선택지가 주어집니다. 어떤 스킬을 선택할지 고민할 여지가 있죠. 엄청나게 많은 선택지가 제공되지는 않지만, 200종이 넘는 애니모에 각각 다른 스킬 구성과 궁극기 연출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개발진이 애니모 하나하나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실시간 액션이 부담스럽다면 트와인을 해제하고 플레이어 캐릭터로 전투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애니모를 강화하는 등 전투를 지원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직접 싸우거나 애니모에게 전투를 맡기는 선택이 가능합니다. 귀염뽀짝한 애니모들이 뚱땅뚱땅 스킬을 쓰며 돌아다니는 모습만 봐도 즐겁습니다.


다만 전투 자체가 엄청난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는 게임은 아닙니다. 적의 상성을 파악하고 파티를 구성한 뒤 적절한 애니모로 교체해가며 스킬을 사용하고, 적이 발사하는 투사체나 바닥 공격을 피하는 등 기본적인 실시간 액션의 문법을 따르지만, 제가 체험한 구간에서는 스킬 구성이나 전투 흐름이 다소 단조롭게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죠.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액션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애니모에서 전투는 게임의 모든 재미를 책임지는 핵심 장르라기보다는 수집한 애니모를 실제로 활용하고 성장의 결과를 확인하는 수단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내 애니모와 함께하는 이인삼각이랄까요? 그런 의미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전투 시스템을 얹지 않은 선택 자체는 게임 전체의 방향성과 어긋나지 않아 오히려 득이 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살아 있는 세계를 만드는 원소 상호작용
에이델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원소 상호작용'입니다.
필드 곳곳에는 특정 애니모의 능력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 요소가 마련되어 있죠. 불 속성 애니모를 활용해 덩굴을 태우거나 얼음을 녹일 수도 있고, 반대로 물 속성 애니모를 활용해 숲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할 수도 있습니다. 땅을 파는 능력을 가진 애니모를 활용해 땅속에 숨겨진 보물상자를 찾아내는 식의 상호작용도 존재하죠.
이런 요소가 흥미로운 이유는 원소 상호작용이 별도의 퍼즐 콘텐츠처럼 게임의 핵심 플레이와 동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내가 어떤 애니모를 가지고 있느냐가 곧 이 세계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를 결정하니, 새로운 애니모를 얻는 순간 전력이 늘어나는 동시에 탐험할 수 있는 방법도 하나 더 개방되는 셈이죠.

무한으로 즐기는 수집의 재미
물론 몬스터 포획 RPG인 만큼 애니모는 수집의 깊이도 상당합니다.
애니모에게는 '태생'이라는 개념이 존재합니다. '다소 미숙'부터 '잠재력 우수', '탁월한 재능', '샤이닝 스타'까지 여러 등급이 있으며, 이 선천적인 등급이 높을수록 스탯에서도 유리하죠. 따라서 같은 종의 애니모를 이미 가지고 있더라도 더 좋은 개체를 찾기 위해 다시 에이델을 돌아다닐 이유가 생깁니다.
여기에 MBTI로 표현되는 성격 유형 시스템까지 더해집니다. 같은 종의 애니모라도 서로 다른 MBTI 유형을 가질 수 있으며, 성격에 따라 스탯에도 차이가 발생하죠. 단순히 도감에서 해당 종의 이름 하나를 채우는 것으로 수집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ENFP 위치햇그라스', 'INTJ 둔둔달' 등 더 좋은 개체를 찾는 과정이 이어지는 셈입니다.

여기에 특수 개체를 수집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각 지역에는 '천휘 현상'이라는 자연 현상이 발생하는데, 플레이어가 특정 방법을 통해 이를 유도하면 일정 확률로 '천휘 애니모'가 등장합니다. 천휘 애니모는 일반 개체와는 다른 외형과 스킬 이펙트를 가지고 있어서 애니모 수집 목적이 1순위인 유저라면 그냥 지나치기는 아쉽죠.
각 지역에서 등장하는 천휘 애니모의 종류가 정해져 있다는 점도 괜찮았습니다. 무작정 모든 것을 확률에 맡긴 채 반복하는 구조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개체가 어느 지역에 존재하는지를 파악하고, 해당 장소를 찾아가서 약간의 시간만 투자한다면 누구나 원하는 천휘 애니모를 획득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천휘 애니모 외에도 '스파클 애니모', '옵시디언 애니모' 같은 특수한 외형을 가진 개체들부터, 특수한 애니모의 알을 찾아 부화시키는 방식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무작정 포획이라는 하나의 루트만 반복하지 않아도 다양한 애니모를 획득할 수 있죠.


애니모가 들려주는 각양각색의 이야기
각 애니모마다 마련된 미션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애니모의 특정 행동을 사진으로 촬영하거나, 전투 중 특정 상황을 만들어내는 등 애니모마다 각자의 목표가 존재하죠. 이를 달성하면 해당 애니모의 연구 포인트가 상승하고, 더 많은 스킨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좋은 스탯의 애니모를 찾은 뒤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얻은 애니모와 계속 상호작용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성격은 '여정'이라 불리는 서브 퀘스트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애니모로 트와인해 그들의 세계에 들어가면, 각각의 애니모가 가진 이야기를 별도로 체험할 수 있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라미 무리에는 어떤 일이 있는지, 풀풀달은 어쩌다가 에이델 대표 음치가 되어버린 것인지, 메인 스토리가 인간과 애니모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면, '여정'은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애니모들의 삶을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퀘스트들은 전체적인 게임 분위기와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애니모의 이야기는 자극적인 사건이나 과도한 갈등보다는 인간과 애니모가 서로를 이해하고 교감하는 과정에 상당한 비중을 두니까요. 물론 세계의 비밀과 갈등을 풀어나가는 큼지막한 서사도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정서는 자극적이기보다는 따뜻하고 포근한 쪽에 가깝습니다.
애니모를 단순한 전투 도구가 아닌 하나의 생명체로 바라보게 만드는 데 이런 서브 퀘스트가 적지 않은 역할을 하는 셈이죠.


CBT의 무거움 덜어낸 장비 시스템
이번 빌드에서 가장 체감이 컸던 변화는 장비 시스템입니다. CBT 당시에는 애니모마다 장비 하나와 6개의 룬을 장착하는 구조였죠. 다양한 옵션 조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장점이 있었지만, 원하는 세팅을 완성하기 위해 상당한 반복 파밍을 요구했습니다.
문제는 애니모가 장비를 제외하더라도 이미 수집에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태생 등급을 확인하고, MBTI 성향을 고려하고, 천휘·옵시디언·스파클 등의 특수 개체도 찾아야 하죠. 여기에 장비와 룬까지 별도로 파밍해야 한다면 수집의 재미가 늘어날수록 파밍 피로도도 가중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애니모는 이 부분을 과감하게 덜어냈습니다. 정말로 과감하게요.
이번 빌드에서는 룬 시스템을 전면 폐기하고, 각 애니모가 하나의 장비만 장착하도록 변경됐습니다. 장비 옵션 역시 여러 옵션 중 하나가 무작위로 붙는 방식이 아니라 정해진 옵션의 장비가 드롭되기 때문에 2차 스탯을 맞추기 위한 반복 파밍의 부담도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장비 획득 방식도 명확합니다. 유료 재화를 통한 뽑기가 아닌 일일 행동력(스태미나)을 소모하는 엘리트 몬스터를 처치하고 일정 확률로 획득하는 구조죠. 어떤 콘텐츠를 반복해야 원하는 장비를 얻을 수 있는지가 명확하고, 높은 등급의 장비를 얻기 위해 기약 없이 무작위 파밍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시스템 축소라기보다 게임의 무게중심을 다시 잡은 것에 가깝습니다. CBT 당시에는 애니모 수집과 장비 파밍이라는 두 개의 무거운 축이 동시에 존재했다면, 이번 빌드에서는 장비 쪽의 부담을 완전하게 덜어내면서 플레이어가 다시 애니모 자체의 수집과 육성의 재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와 함께 개발진을 통해 애니모의 육성 과정에서도 플레이어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변화가 이뤄졌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육성에 필요한 자원을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조정하는 한편, 일정 레벨 이하의 애니모는 육성 상태를 초기화하고 사용한 자원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도록 변경했다고 합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일부 육성 자원을 다른 애니모에게 넘겨줄 수 있게 됐다는 점입니다. 애니모는 같은 종이라도 태생이나 성격 등에 따라 더 좋은 개체를 다시 찾게 되는 게임인 만큼, 마음에 드는 개체를 새로 얻었을 때 처음부터 모든 자원을 다시 투자해야 한다면 육성 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육성 자원을 이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런 부담을 줄여주는 변화라고 볼 수 있죠.
여기에 애니모의 레벨과 성장 단계에 맞춰 육성 요소가 순차적으로 해금되도록 조정하면서, 초반부터 많은 시스템을 한꺼번에 신경 써야 하는 부담도 덜어냈다고 합니다. CBT에서 장비와 룬을 비롯해 여러 성장 요소를 동시에 관리해야 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빌드는 애니모를 수집하고 새로운 개체를 육성하는 과정 자체에 조금 더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듬어진 모습입니다.
애니모와 함께하는 다양한 콘텐츠
수집과 탐험 외의 콘텐츠도 다양합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하우징과 커스터마이징 콘텐츠입니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오픈되는 캠핑카 콘텐츠는 애니모의 하우징 콘텐츠입니다. 작고 귀여운 외형의 캠핑카지만 그 안은 엄청나게 넓은 플레이어의 개인 공간이 마련돼 있죠. 이곳에서는 작물을 재배하고 건물을 올릴 수도 있고, 애니모를 배치해 일을 시킬 수도 있습니다.
캠핑카는 내부 공간만 꾸미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외부의 모습 역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고, 레벨을 올리면서 캠핑카의 기능을 확장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캠핑카의 레벨이 높아질수록 내부에 배치할 수 있는 애니모의 수도 늘어나고, 각종 부품을 업그레이드하면 하우징과 관련된 기능은 물론 전투에 도움을 주는 기능까지 하나씩 해금됩니다. 단순히 예쁘게 꾸미는 공간이 아니라, 플레이를 진행할수록 함께 성장하는 거점에 가깝다는 느낌이죠.

내부에 배치한 애니모는 쉬게 할 수도 있고, 각자의 능력에 맞는 일을 맡길 수도 있습니다. 불 속성 애니모라면 요리나 제련을 담당하고, 땅 속성 애니모는 채굴을 하는 식입니다. 전기 속성 애니모는 전력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기도 하죠. 여기에 속성만으로 역할이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운반에 특화된 애니모가 있는가 하면 손재주가 좋아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적합한 애니모도 있습니다.
애니모가 생산한 자원은 상점에 판매할 수 있고, 여기서 얻은 홈코인으로 가구나 장식 아이템 등 캠핑카를 꾸미는 데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어떤 애니모를 어디에 배치하고 어떤 시설을 갖출지에 따라 캠핑카를 나만의 생산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재미도 있죠.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건 애니모가 실제로 건물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입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애니모들을 보고 있으면, 단순히 생산량을 높이기 위한 인력으로 배치했다는 느낌보다는 작은 마을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꽤 귀엽더군요.
애니모가 생산한 자원을 판매하고 이를 통해 건물이나 꾸미기 아이템을 구매하는 구조도 갖춰져 있습니다. 어떤 시설과 어떤 애니모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일종의 자동화된 생산 시설처럼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죠. 전투와 탐험에 지친 뒤 잠시 쉬어가는 공간인 동시에, 그동안 포획했던 애니모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즐기는 셈입니다.
이런 구조는 하우징을 단순한 꾸미기 콘텐츠가 아니라 장기간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로 이어갈 가능성도 보여줍니다. 애니모를 모으고, 캠핑카를 확장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공간을 꾸미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기대해볼 만합니다.

커스터마이징 역시 상당히 자유롭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애니모 모두 다양한 스킨을 적용할 수 있고, 꾸미기 아이템의 크기와 위치 등을 모두 직접 조정할 수 있습니다. 애니모의 등에 귀여운 가방을 메어보기도 하고, 가끔은 얼굴에 걸어보기도 하는 식으로 꾸미다 보면 본래 하려던 일을 잊고 커스터마이징만 붙잡게 되기도 합니다.


정식 버전에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게임
약 일주일간 애니모를 플레이하면서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CBT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일부 요소가 이번 빌드에서 실제로 개선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만큼, 게임이 조금씩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인상도 받았죠.
물론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이 스토리 연출과 관련된 세부적인 폴리싱입니다. 메인 스토리에는 한국어 풀 더빙이 적용돼 캐릭터들의 대화를 보다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었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화면에 표시되는 텍스트와 실제 음성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또한, 캐릭터에 따라 녹음 품질에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죠. 같은 동굴 안에서 대화 중이지만 실제 들리는 목소리는 전혀 다른 공간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개발진에게도 전달했는데, 사전 체험 버전에서 확인된 음성과 텍스트의 불일치, 캐릭터별 녹음 품질 차이 등은 현재 최적화가 진행 중인 부분이라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개발진은 정식 출시 시점에는 관련 요소를 개선하고, 메인 스토리 전반에 걸쳐 고품질의 한국어 풀 더빙을 제공해 보다 몰입감 있는 플레이 환경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체험에서 아쉬움으로 느껴졌던 부분이었던 만큼, 실제 정식 출시 버전에서는 어느 정도 개선됐을지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특히 이미 메인 스토리 대부분에 한국어 풀 더빙이 적용된 만큼, 음성과 텍스트의 완성도가 함께 맞춰진다면 이야기의 몰입감도 지금보다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결국 정식 출시를 앞둔 지금 애니모에게 남은 과제는 새로운 것을 계속 추가하는 것보다, 이미 마련된 재미를 얼마나 더 세밀하게 다듬어 완성도 높은 경험으로 만들어내느냐에 있다고 봅니다. 이번 체험에서 확인한 에이델 대륙은 충분히 넓었고, 그 안을 돌아다니는 애니모들은 충분히 귀엽고 매력적이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새로운 애니모를 발견하면 직접 포획하고 싶고, 그 애니모를 데리고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의 변화와 이번 체험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함께 놓고 보면 정식 버전에서의 모습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오는 9월 16일 출시를 앞둔 지금, 이러한 세부적인 부분들이 얼마나 더 매끄러워질지, 그리고 정식 출시 이후에는 얼마나 빠르게 다듬어질지 직접 확인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