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재판장 정동혁)는 9일 이 모 씨가 권 CVO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이혼 청구를 인용하고, 권 CVO가 보유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이 씨에게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여기에 현금 650억 원과 판결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더해 지급하도록 했다. 이 씨가 소를 낸 2022년 11월로부터 약 4년 만이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에 이르렀다고 봤다. 장기간 이어진 갈등의 경위와 심화 과정, 관계 회복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다.
다만 파탄의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있고 그 정도가 대등하다고 판단했다. 민법상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며 이혼 청구는 받아들였다.
그러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권 CVO에게 일방적 유책 사유가 있다는 이 씨 측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최대 쟁점이었던 스마일게이트 주식의 분할 대상 포함 여부는 이 씨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재판부는 회사의 설립과 성장 과정, 이 씨가 전신인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일부를 보유하고 이사로 재직한 이력, 가사와 양육을 전담해온 점을 근거로 들며 이 주식이 부부가 직간접적으로 함께 형성한 재산이라고 판단했다.
주식 가치는 감정평가 기준일에 앞서 스마일게이트가 자회사들을 합병한 상태를 전제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향후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함께 고려됐다.
분할 비율은 이 씨 35%, 권 CVO 65%로 정해졌다. 회사 설립과 경영 과정에서 내려진 판단이 성장을 좌우한 만큼 권 CVO의 기여도가 더 높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이다. 다만 주식이 분할 대상에 포함되는 점, 이 씨의 지원이 있었던 점, 최근 다른 사건에서 자회사였던 스마일게이트알피지(RPG)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점, 혼인 기간과 파탄 경위, 양측의 나이와 경제력을 두루 참작했다고 밝혔다.
현금이 아닌 현물 분할을 택한 이유로는 권 CVO의 자산 구성이 지목됐다. 판결에 따르면 그의 순재산은 약 7조 3,0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스마일게이트 주식이 약 7조1,049억 원으로 96%를 차지한다. 재판부는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서는 현금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비상장 주식이라 처분 자체도 쉽지 않으며, 처분에 따르는 비용과 세금까지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 CVO가 지분 100%를 쥐고 있어 일부를 넘겨도 지배권을 잃지 않는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자녀 양육은 당사자 사이에 큰 이견이 없어 양측 의사를 반영해 결정됐다. 양육자는 이 씨로 지정됐고, 권 CVO는 이달부터 매월 말일 양육비 2,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앞서, 이 씨는 2022년 11월 소를 내며 20여 년의 혼인 생활과 자녀 양육, 창업 초기 경영 참여로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며 권 CVO 보유 지분의 절반을 요구했다. 권 CVO 측은 이 씨가 공동 창업자도 아니고 출자한 사실도 없다고 맞섰다. 스마일게이트가 비상장사여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는 탓에 법원은 감정인을 통한 재산 감정을 거쳤고, 그 결과 권 CVO의 자산은 평가 방법에 따라 약 4조9,000억 원에서 최대 8조160억 원으로 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소송이 끝날 때까지 지분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며 낸 주식처분금지 가처분도 인용받았다.
권 CVO는 1974년생으로 1999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2002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스마일게이트를 창업했다. 두 사람은 서강대 재학 시절 만나 2001년 결혼했다. 창업 당시 지분은 권 CVO 70%, 이 씨 30%였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씨는 초기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 씨 지분은 신주 발행을 거치며 3%까지 희석됐고 2010년 무렵 중국 텐센트에 전량 매각됐다. 권 CVO는 2012년 이를 되사들여 100% 단독 보유 구조를 완성했다. 같은 해 공익재단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에 취임했고, 2020년 CVO에 올랐다.
판결이 확정되면 20여 년 이어온 1인 100% 지배 구조는 깨진다. 권 CVO의 지분율은 70%로 낮아지고 스마일게이트는 창업자 외의 주주를 맞게 된다. 스마일게이트는 국내 대형 게임사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장 기조를 지켜온 곳이다. 올해 1월 1일에는 지주사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크로스파이어'의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로스트아크'의 스마일게이트RPG를 흡수합병해 통합법인 '스마일게이트'로 전환했다. 자회사를 떼어내 프로젝트별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업계 흐름과는 반대되는 선택이었다. 통합법인 대표는 성준호 CEO가 맡고 있다.
현물 분할이 결정되면서, 재원 조달 수단으로 거론돼온 기업공개(IPO) 압력은 일단 비켜갔다. 회사는 통합법인 전환 당시 "법인 통합과 상장 여부는 무관하다"고 밝혔고 최근까지도 IPO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다만 지분 35%를 쥐게 될 이 씨가 이를 어떻게 처분하느냐에 따라 외부 자본이 들어올 길은 새로 열린다.
[ 내용 수정 : 2026.09.09. 16:40 ] 양육비를 매월 6천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정정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