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먼저 눈을 붙잡는 건 역시 애니모입니다. 200종이 넘는 개체는 단순히 둥글고 눈이 큰 수준을 넘어 형태와 움직임마다 개성이 드러나고, 털 달린 애니모는 흔들리는 털의 질감이 특히 자연스럽습니다. 필드에서 새 애니모를 만나면 스탯보다 구경이 먼저일 정도입니다. 엔비디아 DLSS 4.5를 지원해 여러 애니모가 털을 날리며 움직이는 넓은 필드에서도 화면이 부드럽게 유지됩니다.
이 매력은 생태로 이어집니다. 에이델 대륙은 지역마다 지형과 날씨가 다르고, 같은 안개숲이라도 늪지대와 강가에 사는 애니모가 다릅니다. 날씨가 바뀌면 또 다른 개체가 나타나니, 새 지역에 들어설 때마다 "여기엔 뭐가 살까"를 궁금해하게 됩니다.
포획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등 뒤로 다가가거나 식사 중, 잠든 틈을 노리면 확률이 올라가고, 그 확률이 수치로 표시됩니다. 지금 던질지 조금 더 기다릴지를 직접 판단하게 되는 셈입니다. 애니팟을 굴려 여러 마리를 한꺼번에 잡는 방식은 작은 액션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핵심 시스템은 '트와인'입니다. 포획한 애니모와 동화해 스타라미로 벽을 오르고, 탄멍멍으로 초원을 달리고, 연댕모리로 물속을 헤엄칩니다. 애니모의 능력이 곧 이동 수단이 되니 포획할 이유가 전투력 너머로 넓어집니다. 파티에 없는 애니모라도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호출돼 메뉴를 오갈 필요가 없고, CBT 때 느껴지던 전환 끊김도 한결 줄었습니다. 불 속성으로 덩굴을 태우고 물 속성으로 불을 끄는 원소 상호작용까지 더해져, 새 애니모를 얻을 때마다 탐험할 방법도 늘어납니다.
수집의 깊이도 상당합니다. 태생 등급과 MBTI 성격에 따라 스탯이 달라져 같은 종이라도 더 좋은 개체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지역마다 종류가 정해진 천휘 애니모, 스파클과 옵시디언 같은 특수 개체도 있습니다. 애니모별 도전과제와 '여정' 퀘스트는 한 번 잡은 애니모와 계속 교감할 이유를 만들어 줍니다.

CBT와 비교해 가장 체감이 컸던 변화는 장비입니다. 애니모마다 장비 하나에 룬 여섯 개를 달던 구조에서 룬을 전면 폐기하고, 옵션이 고정된 장비 하나만 남겼습니다. 장비는 유료 뽑기가 아니라 스태미나를 써서 엘리트 몬스터를 잡아 얻습니다. 육성 자원을 다른 애니모에게 넘길 수도 있어, 더 좋은 개체로 갈아타는 부담도 줄었습니다. 수집과 장비 파밍이라는 두 개의 무거운 축 중 하나를 덜어내 무게중심을 애니모 자체로 되돌린 결정입니다.
캠핑카 하우징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속성과 특기에 맞춰 애니모에게 요리, 채굴, 전력 공급을 맡기고, 생산한 자원을 팔아 캠핑카를 꾸밉니다. 각자 맡은 일을 하며 돌아다니는 모습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도 즐겁습니다.

아쉬움도 있습니다. 애니모마다 스킬 선택지와 전용 궁극기 컷신을 갖췄지만, 전투는 상성과 회피라는 기본 문법에 머물러 단조로운 순간이 있습니다. 액션에 서툰 이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요. 한국어 풀 더빙은 일부 구간에서 자막과 음성이 어긋나고, 캐릭터별 녹음 품질 차이도 느껴졌습니다. 출시 전부터 개발진이 개선을 약속했던 부분인 만큼 빠른 후속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결국 앞으로의 과제는 새로운 것을 더하기보다 이미 갖춘 재미를 얼마나 세밀하게 다듬느냐입니다. 새 애니모를 발견하면 잡고 싶고, 그 애니모와 다시 다른 곳으로 떠나고 싶게 만드는 흐름만큼은 이미 충분히 단단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