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테크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통해 메타가 루나(Luna)라는 코드명의 새로운 스마트 안경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타는 빠르면 오는 10월 루나 출하를 목표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스마트 안경이 몰래 촬영 논란으로 '변태 안경(Pervert Glasses)'이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얻은 상황에서, 메타가 내놓는 일종의 자구책인 셈이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카메라는 빠졌지만 6개의 내장 마이크와 사용자 귀 쪽을 향하는 스피커가 탑재되며, 이를 통해 메타의 AI 챗봇 및 새로 선보인 소비자용 AI 에이전트 '뮤즈(Muse)'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두 가지 형태로 개인 취향에 맞는 스타일을 제공한다는 내용 역시 공개됐다.
메타의 스마트 안경 사업은 판매량에서 순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스마트 안경은 225만 대가 출하됐으며, 이 중 메타 레이밴 계열 제품이 전체 출하량의 69%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 카메라가 내장된 기존 모델들이 타인을 몰래 촬영하고, 동의 없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려 외모를 조롱하거나 성희롱성 댓글을 다는 등 악용 사례 역시 불거졌다. 이에 스마트 안경을 악용하는 사람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변태 안경'이라는 멸칭이 따라 붙었다.
메타 역시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메타는 여러 지적을 의식해 안경 전면부에 촬영 중임을 알리는 흰색 LED 표시등을 탑재, 스마트 안경이 현재 촬영 중임을 타인이 알 수 있도록 했다. LED를 테이프 등으로 가리거나 물리적으로 손상시켜 무력화하는 방법이 알려지면서 신규 모델부터는 LED가 가려진 것이 감지되면 카메라 자체가 작동하지 않도록 막았다. 이후로도 LED를 물리적으로 훼손하는 경우, 또 녹화 시작 뒤 LED를 가려 몰래 촬영을 이어가는 편법까지 막았다.
그럼에도 한 번 붙은 오명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메타 입장에서 카메라를 뺀 루나는 이러한 문제에서 벗어날 우회로인 셈이다. 카메라 관련 사생활 이슈에서 자유로운 대신, 음성 AI 비서 기능에 집중한 제품으로 시장 문을 두드리려는 전략이다. 다만, 카메라를 통해 이용자 눈에 보이는 장면을 AI로 해결하는 핵심 기능은 루나에서 불가능해진다. 메타도 기존 카메라 탑재 라인업을 배제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메타의 루나가 신뢰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카메라라는 핵심 기능 하나를 뺀 반쪽짜리 대안에 그칠지는 실제 공개와 시장 반응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한편, 메타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인 '커넥트2026'이 오는 23일 시작하는 만큼, 루나가 실제 10월 출시를 목표로 한다면, 이 행사를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