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글 Gboard 개발팀이 키가 손 앞으로 흘러오는 컨베이어 벨트식 키보드를 내놨다. 'Gboard 쿠루쿠루 버전(くるくるバージョン)'은 한 손이나 손가락 하나로 모든 문자를 입력하도록 설계됐고, 설계도는 오픈소스로 풀렸다.


구글은 1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Gboard 쿠루쿠루 버전을 공개했다. Gboard 개발팀이 매년 10월 1일에 선보이는 DIY 키보드 시리즈의 신작이다.

개발팀은 기존 키보드가 양손 사용을 전제로 만들어져, 한 손이나 손가락 하나로 치려면 팔과 손바닥을 크게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여기서 '키보드가 움직이면 된다'는 답을 내놨다. 벨트 위에 놓인 키가 사용자 손 앞으로 흘러오고, 원하는 글자가 지나갈 때 맞춰 누르는 방식이다.

벨트 한 줄에는 키 29개가 놓이고, 대문자와 소문자를 직접 입력할 수 있다. 공개된 사양은 이런 벨트 4줄에 키 116개를 배치한 구성이다. 한 손으로 전체 문자를 입력할 수 있어 차를 마시면서 쓰거나 마우스와 함께 쓰는 것도 가능하다. 개발팀은 한 대를 더 놓고 양손으로 쓰면 생산성이 더 오를지도 모른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아울러 골판지 키캡을 사용한 고양이 스크래쳐, 전통 석재 가공 방식의 키캡도 예고했다. 보이스 가이드 모드를 활용하면 소리만 듣고도 손쉽게(손만 쉽게) 버튼을 입력할 수 있다.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

판매 계획은 없다. 대신 설계도를 GitHub에 공개해, 부품을 직접 구하면 같은 장치를 만들 수 있게 했다. 개발팀은 유행에 맞춘 컬러 변형, 하이스피드 모드, 지원 문자를 늘린 롱 버전과 휴대에 맞춘 숏 버전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Gboard 시리즈는 2010년 'Google 일본어 입력 드럼 버전'을 시작으로 올해로 15번째 기기를 내놓았다. 2022년에는 키를 가로 한 줄로 늘어놓은 막대 버전, 2023년에는 머리에 얹어 쓰는 입력장치가 나왔다. 지난해에는 다이얼 버전이 공개됐다.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돌려 다이얼 전화와 같은 입력 방식으로, 알파벳 다이얼을 3중으로 겹쳐 크기를 줄였다. 올해 쿠루쿠루 버전은 회전이라는 주제를 이어가면서 손이 아닌 키가 움직이는 쪽으로 방향을 뒤집었다.

공개된 내용에도 알 수 있듯, Gboard의 키보드는 유쾌한 유머를 위해 만들어진 기기다. 공식 FAQ에도 '오늘이 10월 1일이 맞죠?'라는 질문을 넣으며, 만우절이 아닌데도 이러한 기기가 공개됐음을 설명하고 있다. 단, 10월 1일인 공개일은 101개의 키를 갖춘 '101키보드'에서 따왔고, 기기 역시 판매는 하지 않지만 실제 구동이 가능한 시제품과 설계도를 공개할 정도로 개발팀의 노력이 담겨있다.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

키보드계의 회전초밥 등장이오, 구글의 미친(P 아이디어
©IN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