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은 단순한 이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물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다. 게임사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유저들의 울분도 많이 접했다. 하지만 정작 오토를 대규모로 돌리는 작업장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는, 단편적인 사건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 그리 많지 않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지 않았나. 오토를 없애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는 작업장을 만나야 할 것 같았다. 적어도 왜 오토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라도 알고 싶었다.
작업장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기자'라고 밝히는 순간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나는 작업장이 아니'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길 몇 차례. 대책없이 시간이 흐르던 어느 날, 최근까지 작업장을 운영하다 얼마 전 처분했다는 사람과 연락이 닿았다. 지금은 작업장에서 손을 떼서일까. 취재 요청을 흔쾌히 수락한 그는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다.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처음 오토가 왜 사라지지 않는가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취재방향은, 그래서 작업장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보자는 것으로 선회했다. 물론 오토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 작업장은 얼마나 했나.
▲ 4년 정도 한 것 같다.
= 처음에 어떻게 작업장을 시작하게 되었나.
▲ 온라인 게임은 구룡쟁패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그때는 그 게임밖에 몰랐다. 그런데 게임 동생이 R2가 새로 나왔다고 하자 하더라. 처음에 R2는 분위기가 좋았다. 그냥 해도 하루에 2~3만 원이 벌리더라. 두어 달 하다가 동생이 작업장을 하자고 제안하더라. 초기 자본금을 내가 다 대고 같이 시작하게 되었다.
= 최근에 작업장을 처분했다고 들었다.
▲ 애가 생기고 하다 보니까. 이 생활이 힘든 게 생활패턴이 거꾸로 된다. 아무래도 밤에 게임을 많이 하지 않나. 그러니 밤에 깨어 있다가 아침에 집에 들어가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집에도 며칠에 한 번씩 들어갔다. 와이프가 제발 정상적인 생활을 하자고 하더라.
= 지금은 뭘 하고 있나.
▲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있다.
= 작업장들이 주로 하는 게임은 어떤 것인가.
▲ 리니지도 많이 하고, R2도 하고. 프리우스 나오면 프리우스 해보고, 창천, C9, 콜오브카오스, 아이온 이렇게 여러 가지 게임을 해봤다. 어떤 게임을 하느냐보다는 시간 대비 수익이 더 나는 쪽이 있으면 그 게임을 하는 거다.
= 게임마다 차이점들이 있나.
▲ 아이온은 초반에 무조건 돈이 되는 게임이었다. 가장 많이 벌었던 기억이다. 대신 엔씨 게임이니까 위험하기도 하다. 리니지 같은 경우는 시세가 안정적이니까 꾸준하게 고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다른 게임은 시기에 따라서 유동적이긴 한데 가끔 큰 벌이가 될 때가 있어서 좋고 그렇다.
= 어떤 게임을 해야겠다 하는 것은 어떻게 결정하나.
▲ 게임이야 무궁무진하니까. 대작이 나온다 하면 광고도 많이 하고 기사도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러면 클로즈베타를 어떻게든 해본다. 해봐서 이게 돈이 되는지 안 되는지 간을 본다. 된다 싶으면 이전에 하던 것을 접고 준비를 미리 해서 시작하는 거다. 보통 초반에 벌이가 좋다.
= 신작 게임을 하려면, 오토가 있어야 하지 않나.
▲ 보통 오픈베타 시작하고 한 달이면 오토가 나온다. 클로즈베타 때부터 작업을 하기 때문에.
= 오토는 어떤 것을 쓰나. 혹시 작업장들이 쓰는 것이 따로 있는지.
▲ 있다. XX이나 XX 같은 것은 일반 유저들도 구하려면 얼마든지 구한다. 하지만 그만큼 노출이 많이 되는 셈이다. 게임사나 보안업체에서도 쉽게 구해서 대비책을 세울 수 있다. 나 같은 경우에는 XXX을 썼는데 기능상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작업장들만 사서 쓰기 때문에 노출이 비교적 잘 안 되고 그래서 덜 막힌다는 장점이 있다.
= XXX은 누가 만드는 것인가.
▲ 필리핀에서 만든 건데, 제작자는 한국 사람이다. 필리핀에 가서 만든다. 한 달에 사용료가 한 카피당 2만 원 정도 하니까, 60대를 돌리면 매달 오토 프로그램 사용료로 120만 원이 나가는 셈이다.
= 혹시 연락도 하나.
▲ 가끔 통화도 한다. 필리핀에 한 번 놀러 오라고, 술 먹자고 하는데 '사무실 비우고 어딜 가냐' 그런다.
= 작업장에서 오토 프로그램을 받아 쓰는 것 외에 거꾸로 어떤 기능을 요청하기도 하나.
▲ 중국 오토면 힘들다. 일단 말이 안 통하고, 개발자한테서 바로 사는 게 아니라 중간 유통책을 거치기 때문에 연락할 수도 없다. 처음에 얼마에 떼서 팔고, 그걸 또 얼마에 팔고, 그걸 작업장이나 일반 유저들에게 판다. 여러 유통 단계를 거친다.
XXX의 경우에는 개발자가 한국 사람이라 전화로 '이 기능을 좀 넣어달라'하는 피드백이 가능했다. 아이템을 집는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해달라거나, 패치 후에 조금 랙이 있는 것 같다 하면 그런 이야기도 해서 업데이트되고 했다.
= 오토 프로그램은 매주 정기 점검을 하면서 막히지 않나.
▲ 막힌다. 그런데 하루나 이틀이면 패치가 된다. 아무 문제 없이 쓸 수 있다.
= 오토 프로그램의 기능은 어느 정도인가.
▲ 엄청 좋다. 안 되는 게 없다.
= 알람 기능도 있다고 알고 있다.
▲ 유저가 치면 '3번 공격, 3번 공격' 이렇게 소리가 난다. 컴퓨터마다 번호를 해놓으니까.
= 한국말로 나오나.
▲ 개발자가 한국 사람이라 그런가. 여자 목소리다. 운영자는 보이지 않는데, 운영자가 나타나면 인식해서 아예 마을로 귀환한 다음에 컴퓨터를 종료시켜버린다. 블록 안 당하려고.
= USB로 꽂아서 쓰는 오토도 있지 않나.
▲ 한참 썼는데 지금은 안 쓴다. USB 오토의 방식이 화면 픽셀을 1초에 수만 번씩 찍어가면서 몹을 발견하면 공격하고 그런 건데, 은근히 부하가 많이 걸린다. 컴퓨터에도 그렇고 그래픽에도 그렇고 무리를 준다. 일반 유저들은 이게 잘 걸리지 않으니까 쓰지만, 컴퓨터 하드웨어에 무리가 가는 것 같아서 안 쓴다. 프로그램 오토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구동되기 때문에 좋다.
오토의 불법 여부에 대해서 잠시 짚고 넘어가자. 지난 3월 31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었는데, 그때 오토 제작과 배포를 법으로 금지하는 조항이 새로 생겨났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제공 또는 승인하지 아니한 컴퓨터프로그램이나 기기 또는 장치를 배포하거나, 배포할 목적으로 제작하는 행위를 하는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 개정안은 7월부터 시행되었다. '게임 중독을 막아주는 기기'라거나 '특허받은 기술' 같은 어이없는 홍보문구로 이제껏 떳떳하게 영업을 해왔던 오토마우스 사이트들은 개정법에 따라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인지 국내 오토마우스를 판매하던 홈페이지들이 오토마우스 판매를 중지하는 등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법이 개정되면서 오토 제작, 배포가 명백한 불법이 되긴 했지만, 이미 오토 개발자들은 법망을 피해 해외로 나간 듯싶다. 하나의 게임에 오토 캐릭터가 몇 개나 돌아갈까. 한 달 사용료가 2만 원인 어떤 오토프로그램이 1000개의 캐릭터에 사용된다면, 그 제작자는 매달 2천만 원의 이익을 거두는 셈이다. 수사기관에 적발되어 1천만 원의 벌금형을 받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개정된 조항에 '오토의 사용'은 불법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는 오토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유저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입법부의 고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오토프로그램은 불법적으로 제작된 것이며, 설사 개인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더라도 게임사와의 약관을 어기는 것임은 분명하다.
이 개정안은 7월부터 시행되었다. '게임 중독을 막아주는 기기'라거나 '특허받은 기술' 같은 어이없는 홍보문구로 이제껏 떳떳하게 영업을 해왔던 오토마우스 사이트들은 개정법에 따라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때문인지 국내 오토마우스를 판매하던 홈페이지들이 오토마우스 판매를 중지하는 등의 변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법이 개정되면서 오토 제작, 배포가 명백한 불법이 되긴 했지만, 이미 오토 개발자들은 법망을 피해 해외로 나간 듯싶다. 하나의 게임에 오토 캐릭터가 몇 개나 돌아갈까. 한 달 사용료가 2만 원인 어떤 오토프로그램이 1000개의 캐릭터에 사용된다면, 그 제작자는 매달 2천만 원의 이익을 거두는 셈이다. 수사기관에 적발되어 1천만 원의 벌금형을 받는 것이 별로 두렵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개정된 조항에 '오토의 사용'은 불법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는 오토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일반 유저들을 범법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입법부의 고민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판되고 있는 오토프로그램은 불법적으로 제작된 것이며, 설사 개인적으로 이를 이용하는 것이더라도 게임사와의 약관을 어기는 것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작업장이 얼마나 이익을 거두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 수익구조가 궁금하다.
▲ 예를 들어보자. 한 개의 오토 캐릭터를 온종일 돌려서 5천 원을 번다고 하자. 그러면 잘한 거다. 60대를 돌리면 하루 30만 원이 나오는 거다. 한 달이면 900만 원. 고정비로 400만 원 빠지면 500만 원 남는다. 큰돈은 아니지만 나쁘지는 않다. 이건 최소 그렇다는 거다. 잘 안 돼도 하루 5천 원만 벌라 한다. 여기에 밑에 있는 애들이 있으면 인건비도 더 나가는 거지만. 나중에는 2명이 보다가 혼자서도 보고 그랬다.
= 중개사이트를 이용해야 한다. 번거롭지는 않은지.
▲ 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다. 아이템 한 캐릭터에 몰아넣어 주고 거래 신청 들어오면 전화해서 접속해서 거래하고 인수 확인해주고 그러면 끝인데 뭘.
= 한 달에 얼마나 수익이 나나.
▲ 한 달에 얼마 이렇게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중개사이트 거래를 하니까 하루에 거래량 찍어보고, 이번에 적자구나 그런 거지.
= 많이 벌 때는 얼마나 벌어봤나.
▲ 하루에 백만 원도 벌어봤다. 그달에는 들어간 비용을 다 빼고 순수익만 2천만 원 정도 났다. 물론 고정적이지는 않으니까 늘 이렇게 버는 것은 아니다. 게임으로 돈을 벌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내가 게을러서 못 버는 거지.
= 세금 문제는 없나.
▲ 소프트웨어 개발 이런 식으로 해서 사업자등록을 하나 내뒀다.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으면 거래를 1년에 4800만원 이내로 하면 간이 사업자로 돼서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 4800만 원 이상 거래가 될 것 같은데.
▲ 이제 나머지는 어차피 오토 돌리는 명의가 있으니까 그걸로 개인 거래를 한다. 개인 거래는 1200만 원 이하로 하면 과세대상이 아니어서, 그러니까 4800만 원짜리 하나, 1200만 원, 1200만 원, 1200만 원, 1200만 원, 1200만 원 이렇게 여러 개 있는 거다. 그것도 그렇고 어느 정도 이상은 직거래로 소화하기도 한다.
= 직거래는 누구와 하는 건가.
▲ 이것도 오래 하다 보니까 성혈, 군주 캐릭터들을 많이 알게 된다. 친하게 지내야 오토 캐릭터가 안 맞으니까. 둥글둥글 넘어가는 거다. 나중에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게 우리는 아이템이 무궁무진하다. 생각해봐라. 캐릭터 하나가 온종일 사냥해서 칼을 하나 먹는다 치자. 그러면 우리는 하루에 칼 60개를 먹는다. 아이템을 빨리 맞추고 싶나? 상대될 수가 없다.
어차피 현금거래 하는 유저들은 있다. 서로 믿을만하게 되면 좀 싸게 넘겨줄 수도 있고, 그 사람들도 중개 사이트 통하게 되면 수수료를 만원이든 2만 원이든 내야 하니까 아까운 거고. 웬만한 군주 캐릭터는 전화번호 다 저장되어 있다. 전화 와서 좀 싸게 해달라고 하면 아이템 넘기고 바로 통장으로 입금하고 그런다.
사실 이런 부분은 예상된 것이기도 했다.
아이템 현금 거래에 세금 문제가 들어온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세청은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포함한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걷어내겠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 하지만 2007년은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환전, 또는 환전 알선을 업으로 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때.
작업장의 행동이 과세대상이 되었다는 것에 '현금거래를 사실상 인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과세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나 규모 등을 본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는 내역을 입수해, 작업장을 파악하고 이를 경찰과 연계해 단속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 디지털자산유통진흥협회가 당시 개최한 설명회. 당시 취재를 했던 기자는 많은 작업장주들이
행사장을 찾아 국세청 공무원에게 호통을 치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작업장들은 사업자등록을 내고 세금을 내지 않는 선에서 거래액수를 조절하고,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아이템 거래를 분산처리하고 있다. 아예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주는 중간 브로커도 있어서, 이를 통해 한꺼번에 처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내용을 경찰은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 중개사이트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
아이템 현금 거래에 세금 문제가 들어온 것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세청은 게임 아이템 중개 사이트를 포함한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대해 세금을 걷어내겠다는 발표를 하게 된다. 하지만 2007년은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 머니를 환전, 또는 환전 알선을 업으로 하는 것'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때.
작업장의 행동이 과세대상이 되었다는 것에 '현금거래를 사실상 인정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 측의 입장은 단호했다. 과세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나 규모 등을 본격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개 사이트를 통해 거래되는 내역을 입수해, 작업장을 파악하고 이를 경찰과 연계해 단속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행사장을 찾아 국세청 공무원에게 호통을 치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작업장들은 사업자등록을 내고 세금을 내지 않는 선에서 거래액수를 조절하고, 타인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아이템 거래를 분산처리하고 있다. 아예 이런 일을 전문적으로 처리해주는 중간 브로커도 있어서, 이를 통해 한꺼번에 처분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내용을 경찰은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 중개사이트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
잠시 화제를 작업장의 실제 운영에 대한 내용으로 돌렸다.
= 유지비도 많이 드나.
▲ 먹는 것, 담뱃값, 군것질, 술 이런 걸 다 제공하고 거기에 인건비가 많이 든다. 전기세, 회선비도 들고. 여름에는 전기세도 더 든다. 에어컨도 공장에다 쓰는 걸 갖다놔서. 오토 사용료, 계정비도 들어가고. 요즘 게임은 계정비만 드는 게 아니라 또 캐시템을 써야 한다. 변신이라거나 타고 다니는 거나 버프라거나. 이런 걸 오토 캐릭터에 다 써줘야 고렙 사냥터에서 사냥을 잘하기 때문에 캐시도 꼬박꼬박 써줘야 한다.
= 혼자 모두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 하고 싶다는 사람은 많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하면서 돈도 벌 수 있다고 그러니 좋지. 여기 오면 밥도 주고 먹을 것 무제한에 술도 주고 재워주고 게임도 실컷 하고. 그런 걸 보고 사람들이 온다. 게시판에 광고글을 올리면 금방 삭제되는데, 그 사이에 보고 연락들을 한다.
= 대략 나이대가 어떻게 되나.
▲ 대부분 20대 초반이 많고, 제일 나이가 많았던 건 35살도 있었다.
= 급여는 얼마나 지급하나.
▲ 다 다를 텐데. 80만 원에서 120만 원 고정급으로 주는 곳도 있고. 나 같은 경우는 기본금 50만 원에 할당량을 채우면 100만 원. 그 이상은 몇 대 몇으로 나누는 식으로 했다. 많이 줄 때는 한 달에 250만 원까지 줬던 것 같다.
= 열심히 하면 그렇단 말인가.
▲ 그건 아니고, 가끔 흐름을 탈 때가 있다. 게임 내 이벤트가 있다거나 하는 달이 그렇다는 거다.
= 어떤 사람을 선호하나.
▲ 어차피 게임 잘한다 하는 애들도 오면 2달은 배워야 한다. 프로그램 세팅 배워야지, 오토 배워야지. 그리고 평소에 잘한다는 것도 일반 유저들은 늘 자기가 가는 사냥터만 가는 거다. 그런데 이걸 하려면 모든 맵을 다 알고 드랍템 확률을 꿰차고 있어야 한다.
10레벨 캐릭터는 10레벨 사냥터에 갖다놔야 하고 30레벨 캐릭터는 30레벨 캐릭터에 갖다놔야 하고, 사냥터도 시간마다 바꿔줘야 하고. 말이 오토라 쉽지 꼼꼼하게 세팅해주지 않으면 돈을 못 벌어온다. 아이온 같은 경우는 스킬이 많으니까 순서도 다 지정해줘야 하고. 게임을 굉장히 잘 알아야 돈을 벌 수 있다.
나중에는 어떤 지역 어디에 몹이 몇 마리 어느 위치에 나오는지까지 다 알게 된다. 게임의 시스템도 완벽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 컴퓨터 사양은 어느 정도로 맞추나.
▲ 직접 운영하고 해야 하는 메인 컴퓨터는 사양 좋은 걸로 하고 나머지는 중옵션 정도에서 돌아가는 중고 컴퓨터를 산다. 모니터는 여러 컴퓨터에 연결해서 스위치로 껐다 켰다 하는 기기가 있어서, 컴퓨터 여러 대 당 모니터 하나를 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처음에 괜히 새 컴퓨터를 쓰고 싶어서 메인컴은 100만 원 짜리로 맞추고 나머지는 50만 원 정도에 샀는데 멍청했다. 그냥 중고로 사도 충분한데. 게임에 따라 사양도 달라지겠지만, 아이온을 예로 들면 지금 중고로 25만 원 정도면 충분히 돌릴 수 있다. 이걸 100대 사면 2500만 원이 되겠지. 그래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
= 인터넷 회선은 어떻게 하나.
▲ 공유기를 쓰면 안 된다. 공유기를 쓴다는 이유로 막히기도 하기 때문에. 허브 식으로 IP를 뽑아주는 장치가 있다. 라인을 하나 따서 이 기기에 꽂으면 거기서 IP가 할당되어서 나온다. 이것도 업체가 있는데 한 달에 20만 원 정도 비용이 든다.
=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인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건 어떻게 구하나.
▲ 중개사이트에 판다. 공인인증서로 본인 인증까지 다 해준다. 그런 걸로 할 수도 있고. 내 경우에는 와이프에 사촌에 친척 다 끌어모아서 했다. 주민번호 하나당 계정 3개씩 만들 수 있으니까. 이거 인증한다고 핸드폰도 12대나 샀다.
= 게임사에서 오토 단속을 하면 블록되지 않나.
▲ 내가 60대를 돌린다고 하면 10대는 따로 빼놓는다. 그래서 다른 유저들이 없고 눈에 띄지 않는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키우는 거다. 그러다가 오토 캐릭이 하나 블록되면? 그럼 준비해놨던 것 하나를 빼서 그 자리에 집어넣어 준다. 그 자리를 놀릴 수는 없으니까. 그리고 다시 따로 한 개 준비한다.
= 그렇게 하면 유저들이 보기에는 오토가 그대로 있는 것 같을 수밖에 없겠다.
▲ 그렇게 생각되겠지. 그런데 사실 블록이 많이 된다.
= 제일 강경한 곳은 어딘가.
▲ 꾸준하게 많이 하는 곳은 엔씨다. 정말 엄청난 규모로 블록시켜버린다. 예를 들어 아이온은 오토가 한 달 동안 살아남으면 대박이라고 한다. 그전에 다 블록 되기 때문이다. 다른 게임사는 한참 할 때는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덜하다가 그런 흐름이 있다.
= 블록은 얼마나 당해봤나.
▲ 많이는 하루에 10개, 20개도 블록 당해봤다. 잘 안 당할 때는 하루 한 개 정도?
= 블록을 당하는 게 작업장 운영에 타격을 주나.
▲ 짜증이 난다. 특히 아이템 많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가 블록 당하면. 900만 원짜리 캐릭터도 블록 당해봤다. 그런데 대규모 블록을 한다고 모든 오토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온에 만 개 정도 오토가 사라졌다 치자. 그러면 그 오토들이 생산하고 있던 잡템들은 어떻게 되겠나. 생산량이 갑자기 줄어드니까 시세가 올라가겠지? 그러면 그때 치고 들어간다. 시세가 높을 때 팔아서 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대박 나는 거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시세가 안정화되는 거고.
= 블록 당한 계정은 어떻게 하나. 이제 그 계정은 쓸 수 없는 것 아닌가.
▲ 그렇다. 그런데 탈퇴를 하면 된다. 그러면 한 달 내지는 석 달 정도 있다가 탈퇴상태가 풀린다. 그때 재가입을 하면 된다. 가입하면 또 계정 3개 만들 수 있다. 그렇게 여러 계정을 돌아가면서 순환시켜 관리한다. 그러니까 작업장도 머리가 나쁘면 못한다.
게임사가 약관위반을 이유로 오토 캐릭터를 돌린 계정에 취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조치는 '블록'이다. 게임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조치가 '탈퇴'라는 것에 너무도 쉽게 무력화된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
"이용자는 회사에 언제든지 이용자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와 같은 요청을 받았을 경우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이용고객이 이용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때에는 언제든지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이용고객 본인이 회사에 해지 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회사는 이를 처리하되 사법기관의 업무 협조를 위하여 3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둡니다."
게임사는 대체로 이처럼 '언제든지 탈퇴 요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이용약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설사 오토 캐릭터를 돌리다 적발이 되어도 탈퇴를 해서 이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수만 개의, 수십만 개의 오토 계정들이 블록되어도 그 자리를 새로운 오토들이 채울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토 계정에 대해서는 따로 정보를 저장해두었다가, 탈퇴 후 재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이용기간이 끝난 개인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파기하지 않았을 때는 벌금을 내야 한다. 법으로 금지된 것이다.
어느 정도 보관을 해도 되는 기간이 있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법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를테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거래기록과 개인정보를 3년에서 5년까지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약관을 어긴 후 탈퇴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존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오토를 열심히 단속해도 탈퇴하고 3개월만 지나면 재가입을 할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오토를 몇만 개씩 블록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회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 문제대로, 또 오토 단속은 단속대로 해야 할 일.
"이용자는 회사에 언제든지 이용자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회사는 이와 같은 요청을 받았을 경우 신속하게 처리합니다."
"이용고객이 이용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때에는 언제든지 탈퇴를 요청할 수 있으며 회사에서 규정한 절차에 따라 이용고객 본인이 회사에 해지 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이 경우 회사는 이를 처리하되 사법기관의 업무 협조를 위하여 3개월간의 유예 기간을 둡니다."
게임사는 대체로 이처럼 '언제든지 탈퇴 요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이용약관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설사 오토 캐릭터를 돌리다 적발이 되어도 탈퇴를 해서 이를 무효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수만 개의, 수십만 개의 오토 계정들이 블록되어도 그 자리를 새로운 오토들이 채울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오토 계정에 대해서는 따로 정보를 저장해두었다가, 탈퇴 후 재가입을 하지 못하도록 할 수는 없을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는 이용기간이 끝난 개인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파기하지 않았을 때는 벌금을 내야 한다. 법으로 금지된 것이다.
어느 정도 보관을 해도 되는 기간이 있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법률이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를테면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은, 거래기록과 개인정보를 3년에서 5년까지 보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약관을 어긴 후 탈퇴한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존해도 된다는 법은 없다.
오토를 열심히 단속해도 탈퇴하고 3개월만 지나면 재가입을 할 수 있다는 현실 앞에서, 오토를 몇만 개씩 블록 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회의가 드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이 문제대로, 또 오토 단속은 단속대로 해야 할 일.
오토를 단속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는 걸까.
= 게임 내 오토를 막는 시스템들도 있지 않나. 퀴즈를 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 글쎄. 그런 것들이 크게 방해가 된다고 느껴보지는 않았다.
= 오토를 막을 수는 없을까. 이를테면 해외 아이피를 막으면 된다는 의견도 있다.
▲ 중국이나 그쪽에도 한국 업체 다 진출해 있다. 국내 아이피 쓰는데. 못 막지 않나. 그런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다.
= 본인인증을 강화한다고 될 일도 아니겠다.
▲ 공인인증서까지 해서 같이 판다. 본인인증을 다 해주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나.
= 오토가 불가능한 게임을 만드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이를테면 테라는 논타게팅이라 오토가 돌아가기 어렵겠다는 예상도 있었는데.
▲ 오토 안 되는 게임이 어딨나. 서든어택도 오토 돌리는데. 오토가 있느냐 없느냐는 오토가 안 되서 없는 게 아니고, 작업장해서 돈이 안 되니까 없는거다. 같은 시간 오토를 돌렸는데 더 수익이 나는 다른 게임이 있으면, 그 게임으로 넘어가지 않겠나. 테라도 오토는 잘 돌아간다.
= 게임사가 오토를 잡지는 못할까?
▲ 왜 못하나. 엔씨는 만 개씩 잡아버리지 않나. 하려면 다 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한 번에 다 쳐내지는 못할 거다. 정액게임인데 70%가 오토라고 하자. 그러면 갑자기 모든 오토를 쳐내면 수익의 70%가 날아가는 거다. 그걸 어떻게 하겠나. 오토가 많은 게임은 오토를 싹 잡으면 게임이 망하는 거다. 캐시템도 작업장들이 먼저 다 산다. 일단 캐릭터가 강해야 좋은 사냥터에 가서 사냥을 오래 하니까. 내가 핸드폰 여러 대를 쓰는데 캐시결제로 100만 원 씩 나온다. 계정 한도를 다 쓴다.
사실 이 부분은 전형적인 작업장들의 논리다. 오토가 게임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물론 오토 캐릭터도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사에게는 수익으로 잡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토 캐릭터로 인해 떠나가고야 마는 정상적인 유저들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의 손실. 오토 캐릭터를 잡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인력과 이들에 드는 시간과 비용. 끊임없는 보안 프로그램의 업데이트와 뚫릴 것을 알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암호화 작업에 드는 비용. 오토에 대한 고객들의 항의와 같은 고객지원에 드는 비용 등. 정작 게임사가 작업장으로 인해 들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쓰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논리에 빠져있다.
잡을 수 있으면서 안 잡고 있다는 작업장들의 논리는, 실제로 하나의 오토를 단속하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 또한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누구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는 오토 캐릭터라도, 게임사의 입장에서 이 캐릭터가 실제 오토 캐릭터인지 아닌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남겨야만 한다. 그냥 운영자가 '블록'처리를 해버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가 될 정도의 로그데이터를 수집해 따로 저장해두거나, 또는 운영자가 말을 건다거나 반응을 유도하거나 해서 증빙자료를 모아두어야 한다.
실제로 2009년에는 엔씨소프트의 오토 계정 영구압류 조치에 대해, '오토를 쓰지 않았다'며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례도 있다. 당시 집단분쟁을 신청한 1707개의 계정 중 44%에 해당하는 753개의 계정이 영구압류 해제 조치를 받았다. 4만 5천 개가 넘는 계정을 압류하며 오토에 대한 칼을 빼들었던 엔씨소프트로서는 허탈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작 오토를 블록시켜도 소비자원까지 가서 '명확한 근거가 아니'라는 결정이 나면 압류조치를 풀어야만 하는 것이 게임사들의 사정인 것이다.
물론 오토 캐릭터도 게임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게임사에게는 수익으로 잡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토 캐릭터로 인해 떠나가고야 마는 정상적인 유저들로 인해 발생하는 기회비용의 손실. 오토 캐릭터를 잡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인력과 이들에 드는 시간과 비용. 끊임없는 보안 프로그램의 업데이트와 뚫릴 것을 알면서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암호화 작업에 드는 비용. 오토에 대한 고객들의 항의와 같은 고객지원에 드는 비용 등. 정작 게임사가 작업장으로 인해 들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쓰고 있다는 점은 이들의 논리에 빠져있다.
잡을 수 있으면서 안 잡고 있다는 작업장들의 논리는, 실제로 하나의 오토를 단속하는 과정이 굉장히 복잡하다는 것 또한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
누구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는 오토 캐릭터라도, 게임사의 입장에서 이 캐릭터가 실제 오토 캐릭터인지 아닌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남겨야만 한다. 그냥 운영자가 '블록'처리를 해버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근거가 될 정도의 로그데이터를 수집해 따로 저장해두거나, 또는 운영자가 말을 건다거나 반응을 유도하거나 해서 증빙자료를 모아두어야 한다.
실제로 2009년에는 엔씨소프트의 오토 계정 영구압류 조치에 대해, '오토를 쓰지 않았다'며 소비자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례도 있다. 당시 집단분쟁을 신청한 1707개의 계정 중 44%에 해당하는 753개의 계정이 영구압류 해제 조치를 받았다. 4만 5천 개가 넘는 계정을 압류하며 오토에 대한 칼을 빼들었던 엔씨소프트로서는 허탈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작 오토를 블록시켜도 소비자원까지 가서 '명확한 근거가 아니'라는 결정이 나면 압류조치를 풀어야만 하는 것이 게임사들의 사정인 것이다.
= 얼마 전에 오토 프로그램 유통이나 제작이 모두 불법이 되었다.
▲ 뭐 그게 아직 법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걸로 아는데. 아닌가?
그는 최근 개정된 게임법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듯했다.
= 최근에는 경찰이 작업장을 단속했다는 보도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 그런가? 내 주변에서 구속되서 잡혀갔다는 업주는 아무도 없다. 벌금 얼마 내고 그랬나. 우리 작업장에 한 번은 경찰관이 찾아온 적이 있다. 뭐하는 곳인가 싶었나 보지. 그런데 와서 보고 그냥 갔다. 프로그램 개발하고 있습니다 하니 '아 그런가' 하면서 가더라. 게임 모르고 이쪽일 모르면 뭔지 알겠나. 별로 신경 써 본 적은 없다.
= 작업장을 어떻게 하면 단속할 수 있겠나. 예를 들어 중개사이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개인이 처리할 수 있는 물량 이상을 거래하는 게 보일 테니까.
▲ 당연히 알지. 그걸 모르겠나. 그런데 그쪽에서는 우리가 우수고객이다. 따로 전화 와서 '잘 되시죠?' 이런다. 수수료도 낮춰주고 고객관리를 하는 거지.
= 만약에 수사당국이 의지를 가지고 그런 리스트를 제출받아서 찾아내면 작업장들을 찾아낼 수 있지 않겠나.
▲ 가능할 것 같다. 그런데 규모가 큰 작업장은 자기가 직접 거래를 하지 않는다. 중간책이 또 있어서, 아이템을 싹 몰아주면 중개사이트에 처리하는 건 중간책이 한다. 수수료 얼마 떼서 나누고 하는 식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어떨지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진짜 무서운 게 뭔지 아나. 운영자도 아니고 경찰도 아니고 게임사도 아니고 유저도 아니다.
= 뭔가?
▲ 전기 끊기는 거. 인터넷 끊기는 거다. 재작년에 한 번 번개가 친 적이 있는데 전기가 나가버렸다. 컴퓨터 파워가 터져버린 거다. 그 후로는 60대를 돌리면 컴퓨터는 80대를 갖고 있고, 파워도 30~40개 예비로, 그래픽 카드 같은 것도 10개 예비로 따로 사놓고 한다. 지금은 뻥 소리가 나면 '터졌다. 갈아라' 이런다.
현금거래 인정, 불인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그것이 법에 반영된 것은 2007년이다. 당시 결론은 이랬다. 개인 간의 현금거래까지 불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이다. 그러니 '업'으로 하는 것만 처벌하자.
그렇게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작업장'을 단속할 근거가 되었다.
문화부는 당시 "불법프로그램이나 다수의 인력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생산하는 게임머니․아이템(소위 ‘작업장’ 생산물)을 환전(알선) 또는 재매입하고, 또한 이러한 행위가 지속․반복되어 영업행위가 되는 경우" 단속의 대상이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작업장 단속의 시작을 알렸다.
그 뒤로 작업장들이 서서히 단속되기 시작했던 것도 사실이다.
2009년 8월에는 200대 규모의 부산 작업장과 중국 산둥성의 500대 규모의 작업장이 단속되었으며, 2010년에는 오토마우스 판매로 51억 원의 수익을 낸 제작업자와, 이를 이용해 1천 대 규모의 작업장을 운영한 일당이 검거되었다.
260억을 투자받아 4000대의 컴퓨터에 오토 프로그램을 설치한 대형 작업장 검거에 이어, 2011년에는 400대 규모의 작업장이 단속되는 등 전국적으로 작업장 검거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개발자들이 만든 오토 프로그램으로 작업장을 운영한 일당이 잡히기도.
▲ 작업장 단속을 통해 사이버수사대가 공개한 압수품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여전히 많은 모양이다. 특히 경찰관이 직접 작업장을 방문하고도 그대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는 어이가 없을 정도.
작업장에 대한 게임법의 처벌규정에는 이들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어쩌면 수년간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얻는 자들로서는 이 처벌이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업장 운영으로 단속되면, 게임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포ID를 이용한 것에 대한 정보통신망 침해혐의, 게임사의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 혐의도 덧붙여진다는 점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그렇게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는 '작업장'을 단속할 근거가 되었다.
문화부는 당시 "불법프로그램이나 다수의 인력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생산하는 게임머니․아이템(소위 ‘작업장’ 생산물)을 환전(알선) 또는 재매입하고, 또한 이러한 행위가 지속․반복되어 영업행위가 되는 경우" 단속의 대상이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작업장 단속의 시작을 알렸다.
그 뒤로 작업장들이 서서히 단속되기 시작했던 것도 사실이다.
2009년 8월에는 200대 규모의 부산 작업장과 중국 산둥성의 500대 규모의 작업장이 단속되었으며, 2010년에는 오토마우스 판매로 51억 원의 수익을 낸 제작업자와, 이를 이용해 1천 대 규모의 작업장을 운영한 일당이 검거되었다.
260억을 투자받아 4000대의 컴퓨터에 오토 프로그램을 설치한 대형 작업장 검거에 이어, 2011년에는 400대 규모의 작업장이 단속되는 등 전국적으로 작업장 검거 소식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 개발자들이 만든 오토 프로그램으로 작업장을 운영한 일당이 잡히기도.
하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여전히 많은 모양이다. 특히 경찰관이 직접 작업장을 방문하고도 그대로 돌아갔다는 이야기는 어이가 없을 정도.
작업장에 대한 게임법의 처벌규정에는 이들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어쩌면 수년간 수십억원의 부당이익을 얻는 자들로서는 이 처벌이 가볍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작업장 운영으로 단속되면, 게임법 위반뿐만 아니라 대포ID를 이용한 것에 대한 정보통신망 침해혐의, 게임사의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 혐의도 덧붙여진다는 점을 그들은 알고나 있을까.
마지막으로 그 외 작업장에 관해 궁금했던 내용을 더 물어보았다.
= 우리나라에 작업장은 얼마나 있을까.
▲ 이 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만 명은 되지 않을까?
= 중국 쪽에서 작업장을 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
▲ 몇 년 전만 해도 중국에 많이 넘어갔었다. 인건비가 싸니까. 그때 한 달에 우리 돈으로 8만 원을 주면 한 명을 쓸 수 있었다. 그러니까 굳이 오토를 쓰지 않고 수동으로 할 수 있다는 매리트가 있었다. 그렇게 캐릭터를 키워서 팔아도 되고 수동이니 잡힐 염려도 없고. 그런데 그때보다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그럴 바에 그냥 우리나라에서 오토 작업장하는 게 속 편하고 해서 많이 돌아왔다.
그런데 사장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거기 있던 컴퓨터랑 애들이랑은 그대로 남아 있지 않나. 그걸 이제 그대로 중국애들이 돌리는 거다. 지금 한국 작업장은 전체 30% 정도밖에 안 된다. 우리가 느끼기에 그렇다.
= 작업장 같은 건 조직폭력배 이런 사람들이 할 것만 같은데.
▲ 게임에서 오토 캐릭 치면 기도가 와서 험한 말 하고 그러는데 백 퍼센트 거짓말이다.
= 작업장끼리의 분쟁도 있나.
▲ 어떤 좋은 자리가 있어서 그 자리를 먹고 싶잖나. 그럼 우리 작업장에서 상대 작업장 오토를 계속 신고한다. 계속 신고하다 보면 언젠가는 블록 된다. 그럼 그 자리에 우리 오토를 넣는 거지. 그러면서 서로 싸우기도 많이 한다. 채팅창으로 쌍욕하고, 전번 까라 현피한다. 그런다.
그럼 전화하면 점잖은 목소리가 나온다. 어디십니까. 포항입니다. 하면, 서로 힘든데 이러지 맙시다. 이러면서 점점 전국 작업장들과 알게 된다.
그런데 중국 오토는 그게 안 된다. 일단 말이 안 통하고. 우리 오토가 하나 있는 자리가 있으면 중국 작업장은 오토 3개를 갖다 놓는다. 그러면 그 자리는 돈이 안 된다. 거기에 기도 캐릭 가서 지키고 이러는 것도 한 두 번이다. 결국, 머릿수에서 밀리면 다른 자리로 가야 된다. 게임 내에서 오토 비율을 보면 베트남이 30, 중국이 50, 한국이 20 정도 되는 것 같다.
= 캐릭터 육성은 생각해보지 않았나.
▲ 수동으로 해야 되는데 그건 인건비가 안 되니 90%는 중국에서 하는 거다.
= 혹시 아이템 중개 사이트가 직접 작업장을 운영하는 예도 있나.
▲ 글쎄.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뭐하러 그렇게 할까.
= 특정 작업장이 신작 게임 개발사에 전화해서, 우리 작업장 캐릭터 빼고 다 잡아달라. 수익을 나누겠다. 이런 제안을 하더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 그건 좀 아닌 것 같다. 게임 하나에 돌아가는 오토가 몇 개인데 그걸 한 작업장이 다 소화하겠나. 많아 봐야 100대로 돌릴 텐데. 얼핏 내가 800대 규모로 하는 곳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글쎄. 중국에는 600대로 돌리는 곳도 있다더라만.
= 작업장 하겠다는 사람들이 요즘도 많나.
▲ 많다. 어린 친구들이 많이 하려고 하는데, 지금은 오토가 대중화되지 않았나. 일반 유저들도 많이 쓰기 때문에 100대 이상 규모가 아니면 힘들 거다. 90% 이상은 망한다고 본다. 4년 전에 같이 시작했던 다른 작업장 중에 지금도 남아 있는 게 많지가 않다.
= 작업장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 스트레스가 정말 심한 일이다. 4년 동안 이 일을 하면서 원형탈모증이 생겨서 머리숱이 다 빠졌다. 시작하기 전에 내가 시력이 1.5, 1.5 였다. 지금은 0.4, 0.4 나온다. 말이 쉽지 동시에 60개 캐릭터를 조종한다고 생각해봐라. 그냥 오토 켜놓고 자고 일어나면 돈 들어와 있고 이런 게 아니다.
캐릭터를 어떻게 세팅해서 어느 위치에 갖다놓아야 가장 이익이 많이 나는지 일일이 생각해야 된다. 또 유저들이 때리면 기도 캐릭 가서 지켜야지. 그렇다고 그 자리 하나 지키자고 기도 계속 보낼 수도 없고. 그럼 그 오토는 다른 자리로 또 보내야 한다.
한국 작업장이다 싶으면 채팅으로 욕도 엄청 한다. 중국 오토면 차라리 말도 못 알아들으니 그냥 지나가는데, 그런 것도 대꾸해줘야 하고. 레벨마다 어디서 사냥해야 제일 레벨업이 잘되고 템이 잘 나오는지 생각해서 60개를 일일이 놔둬야 하고.
그런데 자꾸 유저가 친다, 영자가 나타났다 하면서 계속 메시지 뜨지. 그게 나중에는 노이로제에 걸린다.
처음 3, 4개월은 열심히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에이 내버려둬라'하고 나태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이 일을 하는 사람들은 좀 게으른 사람 아닌가. 사회생활, 조직생활 잘 안 어울리고, 게임하면서 돈 벌고 싶어서 시작하는 건데. 나중에는 대충 관리하고 오토 대충 돌려도 웬만큼은 나오니까 내버려둬 버리는데 그러면 망하는 거다.
그래서 누가 이걸 한다고 하면 나는 90%는 망하니까 하지 말라고 한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기사를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일반 게이머의 정서로 작업장은 '악'에 해당한다. 법적으로도 불법이다. 그러나 작업장들이 자신을 '악'이라고 생각하며 일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그가 작업장을 그만둔 이유는, 작업장을 운영하면서 느낀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 때문이 아니었다. 작업장을 운영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밤과 낮이 바뀐 생활을 오래 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쉬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법적으로 작업장이 '불법'인 것도 잘 모르고 있는 듯했다. 주변에 걸리는 사람도 잘 없고, 걸려도 벌금 조금 내고 말지 하는 생각이었다. 애초에 게임사와의 약속인 '약관'에서 금지하고 있는 오토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돌리는 것 자체가 어떤 '도덕성의 불감'이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일까.
그래서 어쩌면 이 전직 작업장주와의 인터뷰가 그런 '악'의 이야기를 가치판단 없이 전달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는 우려가 들었다. 또 작업장의 실제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수익은 얼마나 내고 있는지와 같은 여과없는 내용이 혹여, 또 다른 작업장에 유용한(?) 정보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작업장에 대해 접하게 되는 미디어의 보도는 대부분, 그것도 최근 들어서야 '대규모 작업장 검거'와 같은 식의 경찰발표에 치우쳐져 있다. 게임 내에서는 늘 만나는, 그래서 이제는 익숙해지기까지 한 오토 캐릭터의 뒤편에 서 있는 작업장의 존재는 과연 무엇이며, 그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우리는 아직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비록 한 명의 전직 작업장주 인터뷰이긴 하지만, 이 인터뷰가 희미한 안개처럼 손에 닿지 않았던 작업장을 보다 구체적인 현실로 느낄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그런 우려와 걱정을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판단은 현명한 독자들에게 맡기면 될 것으로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