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전형적인 판타지 동화의 결말은 사악한 전설의 용이나 마왕을 물리친 용사가 어여쁜 공주님을 구해내고 '그 이후로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로 마지막 장을 덮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납치극이 25년쯤 반복되면 인내심 투철한 용사님도 지치지는 않을까?

매번 새로운 게임이 나올때마다 여기저기 납치되기 바쁜 젤다 공주님때문에 전세계 방방곡곡을 뛰어다녀야 하는 고달픈 용사, 링크의 모험이 다시 시작되었다. Wii 리모컨플러스의 기능을 십분 활용한 조작과 하늘이라는 테마로 주목받고 있는 신작의 이름은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제목은 젤다의 전설이지만 주인공 용사의 이름은 링크. 당당한 칼질보다 부메랑, 항아리, 새총, 활 등 왠지 용사가 쓰기에는 궁색해보이는 보조 무기들을 활용해 퍼즐 푸는게 일상. 게다가 다른 게임의 용사들이 든든한 파티원들과 함께 마왕을 물리치는 것과 달리, 링크는 리더쉽에 문제가 있는지 동료들조차 말못하는 짐승들뿐이다.

그런데 이상적인 용사로 보기에는 함량미달인 녹색옷의 단벌 신사 링크가 게임속에서 떠나게 되는 모험 '젤다의 전설'은 올해로 벌써 25주년, 시리즈 대대로 플랫폼에 상관없이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지금까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기록한 공식 판매량만 무려 6,460만 장. 신작이 출시될 때마다 300만장은 기본, 500만 장은 옵션이라는 기록을 세운 대작 시리즈인 만큼 젤다의 전설은 신작이 나온다는 소문만으로도 게이머를 들썩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특히 일본이나 아시아권에서만 인기있는 몇몇 타이틀과 달리 젤다의 전설은 다양한 퍼즐과 액션을 활용한 게임성때문에 전세계적으로도 흥행을 보장받고 있는 게임인데다, 게임을 체험해본 해외의 유명 웹진들이 벌써부터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부여하며 최고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개념 충만한 가격의 한글판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Wii를 보유한 한국 게이머들의 시선까지 집중되고 있는 상황, '젤다의 전설 - 스카이워드 소드' 한글판의 11월 24일 발매를 앞두고 닌텐도코리아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하는 사전 체험회를 개최하였다.

특히 체험회에는 닌텐도 본사에서 '스카이워드 소드'의 제작을 담당했던 유명 개발자 '아오누마 에이지' PD가 참여하여 직접 게임의 콘텐츠 및 조작 등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 미디어 체험회에 직접 참여해 게임을 소개한 닌텐도의 아오누마 에이지 PD ]




[ 한정판의 구성은 황금색 Wii 리모컨플러스에 오케스트라 CD까지! ]



아오누마 에이지는 닌텐도 64로 발매되었던 '시간의 오카리나'와 '무쥬라의 마스크', Wii로 발매되었던 '황혼의 공주' 등을 감독했으며, 닌텐도DS '몽환의 모래시계'나 '시간의 오카리나 3D', 신작인 '스카이워드 소드' 등의 게임에서 PD로 활약했던 유명 개발자.


아오누마 에이지 PD는 '일본을 제외하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미디어 행사로 만나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로 25주년, 통산 16개의 타이틀이 발매된 젤다의 전설 시리즈 신작이 한국에서 정식 발매된 것을 축하하며, 스카이워드 소드를 통해 다른 닌텐도의 게임들도 동시 발매될 수 있는 힘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설명에 앞서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롤플레잉처럼 경험과 성장을 수치로 표현하지 않고, 다양한 도구를 이용하고 새로운 모험을 추구하기 때문에 액션 어드벤처로 부른다.'면서, '게이머 스스로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수수께끼를 풀어가면서 성장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젤다의 전설.'이라 표현했다.


11월 24일 발매되는 '스카이워드 소드'는 아직 하이랄 왕국이 존재하기 이전의 시기로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시작되는 첫번째 시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젤다 역시 공주가 아니라 링크의 소꿉친구로 등장한다. 무대가 되는 지역 역시 하늘에 떠 있는 '스카이로프트'라는 공중 지역이며 링크는 하늘을 나는 로프트버드를 타고 대지로 사라진 젤다를 찾아 모험을 떠나게 된다.




[ 이번에는 공주가 아니라 링크의 소꿉친구로 등장하는 젤다 ]



특히 스카이워드 소드에서는 세밀한 동작까지 표현해주는 Wii 리모컨 플러스 전용으로 발매되어, 게이머가 모션 콘트롤러를 휘둘러 공격과 방어 등 검과 방패의 다양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으며, 달리면서 물약을 먹거나 적의 약점을 노려 공격하는 등 전작보다 좀 더 체감형 게임에 가까운 전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자유로운 비행이 가능한 비틀이나 마법의 항아리, 각종 재료 아이템을 활용한 아이템 강화, 초보자를 돕는 검의 정령과 퍼즐의 힌트를 보여주는 신비의 돌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어 게이머들을 모험의 세계로 이끌게 된다.

한편, 아래는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체험회 현장에서 오고간 질문과 답변의 내용이다.





Q. 한글화 작업으로 발매가 다소 늦어지게 되었다고 했는데, 이유가 궁금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이번 동시 발매를 기대하는 게이머들이 많다.

- 북미 지역이나 유럽의 경우 로컬라이징의 역사가 길기 때문에 그동안 쌓인 경험이 많다. 그에 비해 한국은 로컬라이징에 대한 경험이 적어 전세계 동시 발매를 맞추려다보니 약간 늦어지게 되었다.

사실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로컬라이즈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은 닌텐도 내부에서 예전부터 이야기해왔던 것이고, 스태프분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이번 게임부터 동시 발매가 가능하게 되었다. 다른 국가에서 미리 발매되어 게임의 내용을 미리 알아버리면 기대나 재미가 감소하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닌텐도에서도 전세계 동시 발매를 위해 계속 노력해왔다.


Q. 세계관이나 시점이 기존 젤다의 전설보다 이전이다. 기존의 시리즈와 연계되는 것인지, 아니면 이름만 공유하고 완전히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한 것인지 궁금하다.

- 기존의 게임들과 연결된다. 스카이워드 소드는 젤다의 전설 시리즈에서 유명한 무기인 마스터 소드의 탄생 비화가 담겨져 있다. 스카이워드 소드를 통해 마스터 소드가 탄생하고, 시기상으로는 다음 게임인 '시간의 오카리나'에서 마스터 소드가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Q. 매 작품마다 계속 젤다가 납치되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되는데, 차라리 마리오 시리즈처럼 젤다 공주가 직접 플레이 캐릭터나 협력 플레이같은 방식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없나?

- 맞는 말이다.(웃음) 그런데 스카이워드 소드에서는 젤다 역시 링크가 모르는 곳에서 열심히 어떤 일을 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납치가 아니다.

그리고 젤다 공주를 플레이하게 만드는 것은 미래의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어서, 함께 모니터를 보면서 여러 명이 퍼즐을 풀어야 할때 등장하면 재미있지 않을까 고민해본 적도 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전혀 없지만 나중에 언제라도 도전해보고 싶은 콘텐츠이긴 하다.




[ 새로 등장한 비틀. 공중에 날려서 줄을 끊거나 작은 물건을 집어올 수 있다. ]



Q. 잠깐 소소한 질문 한개. 시리즈는 계속 연결된다고 했는데 만약 공주 젤다의 과거가 링크의 여자친구라면, 결국 스카이워드 소드 이후에 젤다의 아버지가 왕국을 세우거나 왕이 되거나 하는 것인가?

-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웃음) 정확하게 말씀드릴순 없지만 스카이워드 소드 내부에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차후 시리즈와 연결되는 여러 단서들이 밝혀지는 경우가 있다는 것만 말씀드리겠다.


Q. 발매되면 최소 300만장 이상이 팔리는 명작 게임이다. 개발하면서 부담감은 없었나?

- 개인적인 부담은 없었지만, 보다 많은 게이머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스카이워드 소드'도 게이머분들이 많이 플레이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Q. Wii의 모션플러스 기능을 채택했는데, 이 기능을 활용하게 된 장점이나 특징이 있나?

- 게임 내에 링크의 숙적으로 기라힘이라는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데, 검을 잡아버리기 때문에 단순한 공격으로는 쓰러트릴 수 없다. 모션 콘트롤러로 검의 공격 방향을 속이는, 일명 페인트 동작을 잘 활용해서 공략해야 한다. 그리고 모션 플러스라는 조작법은 Wii 만의 조작법이기 때문에, 오른손의 콘트롤러로 검을 휘두르고 왼손의 눈처크로 방패를 사용하는 등 처음부터 이 기능을 활용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다.




[ 기라힘과의 전투, 손이 붉게 빛나는 쪽으로 공격하면 무기를 빼앗긴다. ]




Q. 신작이 나올수록 계속 과거로 시대가 이동한다. 언제쯤 미래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나?

- 만들다보니 과거의 시나리오를 다루게 된 부분이 많다. 미래의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미래의 세계관을 고민해보겠지만 아직까지는 계획에 없다. 젤다의 전설은 재미있는 콘텐츠들에 대해 먼저 생각하고 시나리오는 거기에 맞춰 만들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그런 과정을 거쳐 과거의 이야기로 결정되었다.


Q. 젤다의 전설을 플레이하다보면 대부분의 물건(오브젝트)에 이유가 있다. 이런 수수께끼나 퍼즐을 먼저 기획하는 것인가? 아니면 일단 배경을 먼저 만들고 수수께끼를 추가하는 것인가?

- 이야기의 흐름에 대해서 어느정도 생각을 하고, 그 후 어떤 식으로 플레이를 만들어야 게이머들이 재미를 느낄지를 고려한 후에 수수께끼를 집어넣는다. 그리고 게이머의 성장에 따라 진행할 수 있을지도 고민한다.




[ 새로 등장한 보조 무기 채찍. 착착 감기는 타격감이 일품이라고... ]



Q. 과거 젤다의 전설 초대 작품을 끝까지 깨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과거의 타이틀은 너무 어려워 좀 더 쉽게 만들 것이라고 했는데, 이후 나온 젤다의 전설이 더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 처음 젤다의 전설을 플레이했을때 시작하자마자 게임 오버가 되어서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고, 만약 내가 만든다면 스스로 끝까지 플레이할 수 있도록 만들어보자고 다짐했었다. 그리고 만들다보니 게이머들이 좀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을 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복잡한 게임을 만들게된 시기도 있었다.

이번 스카이워드 소드는 대부분의 게이머분들이 마지막까지 공략할 수 있도록, 누구나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게임을 만들었고 중간 중간 퍼즐의 힌트나 정령의 조언 등을 통해 끝까지 풀어나갈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Q. 게임을 만든 개발자의 입장에서 이번 신작에서 가장 눈여겨봐야할 부분이나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 매번 새로운 게임을 만들때마다 어떻게 하며 게이머들들을 놀라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버튼이 아니라 모션을 통해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게 만들었고, 결국 게이머 스스로 검을 어떻게 휘둘러야 적을 쓰러트릴 수 있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이런 재미와 함께 적을 쓰러트리면서 조작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이 스스로 성장해나가는 것 역시 장점이 아닐까.


Q. 모션 조작으로 바뀌면서 적과의 전투 난이도는 상승한 것 같다.

적을 어떻게 쓰러트릴지 스스로 고민해야 된다는 점에서 과거 대충 버튼을 눌러 적을 쓰러트리던 것과 달리 좀 더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만큼 적을 쓰러트렸을 때의 기쁨이 크다.


Q. 젤다의 전설은 시리즈가 많은 만큼 그래픽 역시 매 작품마다 변화해 왔다. 만약 차기작이 등장한다면 카툰 방식과 실사 방식 중 어떤 방식을 채택할 것인가?

- 일단 차기작에 대해 결정된 바는 아직 없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만 말씀드리면 젤다의 전설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하는 게임이고, 너무 현실적인 느낌을 추구한다면 오히려 표현에서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좀 더 카툰에 가까운 형태를 선호한다.




[ 이번에는 공중전! 로프트버드를 타고 비행을 할 수 있다. ]



Q. 신작 스카이워드 소드의 2회차는 난이도가 급상승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의도한 것인가?

- 만약 2회차의 게임에서도 1회와 똑같은 방식으로 공략을 할 수 있다면 재미가 없을 것 같다. 1회차와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는데 쓰러진다면 도전 의식도 생길 것이고, 결국 게이머들이 다양한 고민으로 접근 방식을 바꾸게 되길 원해서 의도한 부분이 있다.


Q. 메인 시나리오 외에 서브 퀘스트의 분량은 어느 정도나 되나?

- 서브 퀘스트가 어느 정도 되는지 분량을 정확하게 말씀드리긴 힘들지만, 메인 시나리오에서 반복되는 전투나 진행으로 피곤해질 경우 스카이로프트 마을에 돌아와 사람들과 이벤트나 미니게임 등을 즐기면 된다는 느낌으로 접근해주셨으면 좋겠다.


Q. 채집물이나 몬스터의 전리품을 이용해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을 도입하게 된 이유는?

- 동영상에서 보셨듯이 곤충이나 화산의 광석, 사막 지역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가 얻을 수 있는 꽃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료들을 얻을 수 있다. 개중에는 굉장히 얻기 힘든 재료들도 있으니 모두 모으려면 '스카이워드 소드'의 전세계를 돌아다녀야 할 수도 있다. 게임을 즐기실 때 주변을 꼭 잘 살펴보시길 바란다.

물약 뿐만 아니라 무기나 방패도 강화할 수 있다. 새총이 처음에는 총알이 한발만 나가지만 강화하면 여러 발이 될 수도 있고, 방패는 강화할 경우 내구도가 증가한다. 만약 계속 강화해 나간다면 결국 부서지지 않는 강력한 방패까지 얻게 될 것이다.




[ 다양한 재료를 모아 아이템을 강화! ]



Q. 같은 옷만 입고 다니는 단벌 용사 링크는 언제쯤 갑옷을 얻게 되나?

- 기존 작품인 황혼의 공주에서 매직 아머라고 갑옷과 비슷한 느낌의 것이 있긴 했는데... 만약 링크에게 다른 게임에서 등장하는 그런 무거운 갑옷들을 입힌다면, 지금처럼 활발하고 다양한 액션으로 움직일 수 없게 될 것이다. (웃음)


Q. 하늘에서 만나게 되는 새, 로프트버드는 이동시에만 사용하는 것인가?

- 기본적으로 이동에 사용되지만 지상에서 어떤 일을 할 경우 섬에 변화가 일어나면서 나중에 로프트버드를 타고 섬을 찾아가게 된다. 링크의 목적지는 결국 아래쪽의 대지 지역이지만, 이외에 하늘에서도 다양한 이벤트가 발생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하늘에서 보스전도 있다.


Q. 최근 콘솔 게임 쪽에서도 온라인의 요소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닌텐도는 그런 시도가 아직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 차후의 젤다 시리즈에서 멀티플레이나 온라인 등의 요소를 도입할 생각은 없는지?

- 앞의 질문에서 멀티플레이라고 한것은 같은 공간에 모여 함께 모니터를 보고 즐기는 것을 말씀드린 것이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콘텐츠에서 온라인을 활용할때 재미있다고 느껴질 만큼의 요소를 아직 찾지 못했다. 얼굴이 보이지않는 사람들과 어떻게 플레이하게 만들어야 재미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고,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온라인 게임이 재미없다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의 기능이나 요소를 어떤 형태로 게임에 활용해야 재미있어질지 아직 찾지 못했다는 의미)





[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트레일러 ]





[ 아오누마 에이지 PD의 친필 사인! 링크와 트라이포스 그림은 서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