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희영 본부장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사업자나 개인 입장에서 '성공'이라는 단어보다 매력적인 단어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넥슨 이희영 본부장의 강연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넥슨 이희영 본부장은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13) 첫 째날 키노트 강연에서 '성공하는 라이브 조직의 공통점'이라는 매력적인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이희영 본부장은 우선 라이브(Live)의 정의부터 설명했다. 게임업계에서 라이브란 현재 서비스중인 게임을 더 잘되게 하는 것, 이는 곳 지표(매출,동접)을 상승시키는 것을 말한다. 본 강연은 목적은 여기에서 출발한다.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문을 열고 성장시킨 게임들, 그리고 아직 서비스를 유지중이며 상위권을 지키는 게임들의 공통점에 대한 내용이다.

▲이희영 본부장이 말하는 라이브(Live)의 정의


▣ 성공하는 라이브 조직의 : 6가지 공통점

성공한 라이브 조직이 아니라 성공을 유지하고 있는 라이브 조직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희영 본부장은 이 조직의 6가지 습관을 설명했다.



■ 변화하는 '트랜드'의 반영

첫 번째는 트랜드의 반영이다. 트랜드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바뀌는 것이다. 이희영 본부장은 허영만 화백의 작품인 '비트'의 특정 대사를 예로 들었다.

당시 형이상학적 표현이나 문어체 대사가 자주 등장했는데 지금 보면 어색하고 다소 쑥쓰러운 표현들로 보이지만 당시엔 비교적 현실과 맞닿은 구어체 표현이라는 것,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과거 게임들은 세이브포인트라는 시스템과 캐릭터 사망시 아이템 드랍과 레벨 다운 등 강력한 패널티를 선보였다. 유저들 또한 이를 매우 당연시하고 게임을 플레이 했다.

하지만 요즘 게임들은 대부분 치명적인 패널티는 사라지고 내구도 감소 등 비교적 적은 스트레스를 주려고 노력한다. 과거 단골 시스템이었던 세이브 포인트는 자동저장이라는 개념이나 인스턴스 던전이 등장하면서 아예 시스템 자체가 변해버렸다.

현재 성공한 라이브 게임들의 공통점에도 이런 트랜드의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게 이희영 본부장의 설명이다.

■ 특정상황에 대한 '예측'

두 번째는 '특정상황에 대한 예측'을 꼽았다. 과거 마비노기가 핫타임 이벤트를 했을때 동접지표가 크게 상승했다. 당시 동접추이와 비교해보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벤트를 통한 '마비노기' 동접상승 그래프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이런 이벤트를 진행했을때의 대응법이다. 만약 라이브 조직에서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지 않았다면 갑작스럽게 올라가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또다른 문제를 낳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 한템포 '빠른' 사전계획

세 번째는 한템포 빠른 사전계획이다. 매년 학사일정, 명절, 기념일, 월드컵, 올림픽 등 국가적인 행사가 있고 이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다. 라이브 조직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개발 일정중에 해당 이벤트를 끼워넣기 보다는 사전계획을 충분히 잡고 일정을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에서는 개발일정과 이벤트 일정이 꼬여서 계획된 일정이 딜레이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혹자는 외주를 통해 해결하면 되지 않겠냐고 말하지만 외주가 개발일정은 단축시켜줄지 몰라도 결국 기획이나 스케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결과적으로 일정은 더 늘어나거나 비슷하게 된다. 이희영 본부장은 그래서 외주를 쓰는 것보다는 한템포 빠르게 사전계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통계분석'을 통한 현황파악


네 번째는 통계분석을 통한 현황파악이다. 이희영 본부장은 라이브된 게임에서 객관적으로 상황을 볼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게시판 동향을 파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법이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긴 하지만 편파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따라서 객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유저접속/매출 통계지표를 파악해야 하는데 이 역시 통계를 잘 읽고 걸러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희영 본부장은 "많은 디렉터들이 통계를 자신의 감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잘못된 방법으로 보다 객관적으로 자료를 분석하고 파악할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흥행을 위한 '이슈메이킹'

다섯번째는 흥행을 위한 이슈메이킹이다. 신작 게임의 경우 경품이벤트 광고나 SNS 바이럴 등 콘텐츠 홍보에 집중한다. 라이브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던 콘텐츠를 기획단계에서 고려해야 한다. 이 콘텐츠를 가지고 이슈메이킹을 하고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

▲라이브서비스에서는 신규 콘텐츠가 중요하다


■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

마지막으로 여섯번째는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서비스를 하다보면 여러가지 긴급이슈가 발생한다. 아이템복사, DB롤백, 서버다운 등 상상하기 싫은 상황들이 연출된다. 이때 의사결정권자의 독립된 권한과 책임있어야 한다. 가령 버그가 발견되면 어떻게 대처할지 의사결정권자가 관련 권한을 가지고 있어야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정도 필요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리더의 독릭접인 결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 이희영 본부장의 설명이다.

▲민주적인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라이브에서는 리더의 독립적인 결정을 통한 빠른 대응이 더 필요하다

이희영 본부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꼭 이렇게 구성한다고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콘텐츠가 바탕이 된 상태에서 이러한 라이브 조직의 특성을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이라며 아울러 "모바일게임 개발조직이나 소규모 신규 개발 조직에서도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