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변화를 선언한 메이플스토리:레드]

벌써 10년이다. 강산이 변한다는 시간이 메이플스토리에도 흘렀다. 내놓으라 하는 신작들도 6개월을 채 버티지 못하고 나가떨어지는 요즘 시장 분위기를 보면 그래서 더 대단해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넥슨은 지난 10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메이플스토리 최초로 대규모 유저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그리고 이날 자리에서 다음 업데이트 키워드인 'RED'를 공개했다. 지난 10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유지한 '메이플스토리'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다음 10년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이플스토리 아니 넥슨의 전매특허인 '안지를 수 없는' 캐시아이템부터 전면적으로 뜯어고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 직업'도 완전히 개념 자체를 바꿨다. 30일 걸리는 해킹 복구 서비스는 3일로 단축된다. 매번 업데이트를 통해 기록적인 인기를 얻었던 '메이플스토리', 과연 이번 업데이트도 웃을 수 있을까? 메이플스토리 오한별 본부장, 고세준 실장과 인터뷰는 지난 29일 진행되었다.


▣ 10주년을 맞이한 '메이플스토리'


10주년이다. 그동안 서비스하면서 기억에 남는 유저가 있다면?

오한별: 너무 많아서 이름을 일일이 모두 언급하기 어려울 것 같다. 유저로 활동하다 UCC로 '메이플스토리'를 편집한 분이 있다. 이게 호응이 좋아서 출판도 같이 하며 함께했던 추억이 생각난다. 유독 기억에 남는 분들은 부모와 자제분이 함께 게임을 즐기는 경우와 게임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분들이 아닐까 싶다.

이런 분들을 보면서 온라인게임이 장소의 제약은 있으나, 하나의 플랫폼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게임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실제 생활과 연계돼서 다양한 부분이 반영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고세준: 이번 10주년 행사에서 사연 이벤트에 당첨된 분들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사연이 너무 많았다. 시간 관계상 그러지 못해서 아쉬운 감이 있다. 유저들이 보낸 사연을 일일이 읽어보니, 10년을 같이 하면서 쌓여온 유저 각각의 개별 스토리가 너무나 많다는 걸 알았다. 감동과 훈훈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너무 감사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랜 시간 팬 사이트를 통해 활동해준 유저들을 볼 수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줄을 서고 입장을 기다리면서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보니, 예전에는 어린 꼬마였는데 이제 어엿한 청년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오묘했다. 모두에게 너무나 고맙다.

[▲메이플스토리을 통해 결혼에 성공한 부부]


지난주 메이플스토리 10주년 행사를 무사히 치렀는데 소감이 어떤가?

오한별: 처음엔 인원 동원 부분에서 혹시나 적게 오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정말 많이 호응해주셔서 개인적으로 놀랍고 고마웠다. 특히 수 년 전 간담회 때 뵙던 유저 분들이나 네임드 유저들 중 중학생 시절에 봤던 분들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되어 다시 보게 되니 반갑더라. 나도 나이를 먹고 있는데 이렇게 함께 갈 수 있구나(웃음). 앞으로 계속 함께 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메이플스토리가 저연령층의 게임으로 알고 있는데 연령대 그래프를 뽑아보면 중학생부터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이 분포되어 있다. 아무래도 게임이 10년 차가 되다 보니 이런 현상도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업데이트에서 특정 연령층에 포커스를 맞출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취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느꼈다.

10주년을 특별히 준비한 이유가 있을까?

오한별: 지금껏 100명 혹은 50명 단위로 간담회를 가져본 경험은 있지만, 유저들과 소통하기 위한 자리는 없었던 것 같다. 이번 10주년 행사는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다양한 유저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개발진의 열정이 한 대 어우러져 준비하게 됐다.

업데이트 정보를 전달하는 편성이 아니라, 유저와 같이 즐기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에 취지를 뒀다. 게임의 단면적인 부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기는 게임이 이런 거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다양한 부분에서 준비했다.

개발자들도 유저를 가까이에서 접하며 반응을 느껴야 마음을 이해하고, '메이플스토리'를 통해 함께하는 동반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행사에서 개발자들도 유저 사이사이에 숨어서 함께 즐기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10주년 행사가 유저들이 즐기는 게임 페스티벌 컨셉이나 정보 전달 부분에서는 잘 진행된 것 같지만 개발자와 유저가 소통하는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의견도 있다

오한별: 그 부분은 개인적으로도 아쉬움이 남는다. 사실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이다 보니 부담이 많았다. 네오플에서 진행하는 ‘던파 페스티벌’도 있긴 하지만 넥슨코리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이런 규모를 진행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 뭔가 욕심을 내기보다는 안전사고 없이 무사하게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아마도 다음에 행사를 진행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벤트는 많았지만 유저와 직접적인 소통은 부족했던 10주년 행사]


메이플스토리 10주년 행사를 통해 오랜만에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유저들 반응이 ‘환호’는 아니었다. 당황스럽진 않았나?

오한별: 예상은 했기 때문에 크게 당황스럽진 않았다. 나름 유저들의 성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웃음). 행사가 끝나고 게시판을 보니 불쌍하다는 의견도 올라왔더라. 왜 그런 반응이 나왔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앞으로 개선되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나의 역할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이런 행사를 계속해서 접할 수 있을까?

장담은 못하지만, 이번 행사의 반응이 워낙 좋았으니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앞으로 계속해서 '메이플스토리'를 아껴주고 성원을 보내주면 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웃음)


지난 10년 동안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비슷한 장르와 비슷한 컨셉의 많은 경쟁작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메이플스토리만 살아남았다. 어떤 이유라고 보는가?

고세준: 메이플스토리 개발팀의 모토가 ‘변화를 거부하면 도태된다’이다. 신입개발자들이 이 팀에 들어오면 배울 것이 굉장히 많다고 말해준다. 10년 동안 서비스하면서 알게 모르게 조금씩 변했고 과거 10년 전 스크린샷과 비교해보면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업데이트도 ‘빅뱅’을 기점으로 최신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캐릭터 밸런스도 고쳐나가고 트랜드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했다. 또,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런 변화된 부분들을 메이플스토리 유저분들이 잘 호응해 주셔서 지금의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오한별: 무엇보다 유저분들의 성원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 유저분들에게 메이플스토리는 코어하게 즐기는 사람들의 팬덤이 아니라 캐주얼한 문화로 여겨지고 있다. 단순히 즐기는 게임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과 만나는 터전이 되었기 때문에 메이플스토리가 지금까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메이플스토리'가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반응은 어떤가?

오한별: 해외를 재작년부터 맡게 돼서 많이 돌아봤다. 국내 인터뷰는 너무 오랜만이지만, 해외에서는 작년부터 계속해서 매체, 유저들과 만남을 가졌다. 싱가포르와 대만에서는 여전히 국민 게임으로 사랑받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인기가 어느 정도 있는 편이며, 유럽에서는 큰 성과를 이뤘다기보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지금껏 아시아권을 넘어 글로벌하게 통하는 IP는 찾기 어려웠다. 그런 측면에서 '메이플스토리'의 해외 실적은 뿌듯한 성과라고 생각한다. 넥슨의 게임이라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온라인게임의 좋은 선례로 이야기될 수 있지 않을까.



▣ 대대적인 변화, RED

밸런스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오한별: 밸런스는 사실 모두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다만, 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소수가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을 어떻게 케어할 것인지가 주된 임무라 본다. 지난번에 테스트 서버를 통해 바뀐 밸런스를 유저 스스로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들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었다. 결국은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테스트 서버를 롤백하고 재개발했다.

물론, 유저들의 피드백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건 아니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 충분히 논리적이고 게임을 즐기는 입장에서 납득이 되는 것은 반영하고 있다.

밸런스와 관련해 유저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밸런스는 단발형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패치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새로운 콘텐츠가 추가되면 다른 직업의 밸런스가 기울린다. 이 부분은 개발진 내부에서도 충분히 느끼고 있다. 계속해서 고쳐나가며 작업을 진행하니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세준: 레드 업데이트를 공개하면서 밸런스와 관련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상시적인 업무 체제'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신규 직업과 모험가 등의 밸런스를 맞추면서 전반적으로 특성을 살리고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조절해 나간다.

유저의 입장에서 간과한 부분에 대해 불만족스럽다 하더라도, 앞으로 상시 업무로 안고 가며 주력할 생각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모험가의 경우 전반적인 개선을 통해 한 번에 끝내는 게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밸런스를 고쳐나갈 계획이다. 이는 모든 직업의 공통사항이다.

경매장과 관련해 궁금한 사항이 몇 개 있다. 첫 번째가 캐시 아이템을 적용할 것인지? 두 번째는 경매장의 판매, 거래 수수료는 어떻게 책정되는지 알고 싶다. 마지막으로 월드통합 방식인지에 대해서 답변해 주길 바란다

고세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확정해 답하기는 어렵다. 경매장과 관련해 부분 유료화로 갈 경우, 판매에 이점을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기존의 시장 시스템에서 거래가 많이 힘들었다. 경매장을 기본적으로 이용하는 부분은 과금 없이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수수료는 아직 확정된 게 없고 여전히 고민 중이다. 다만, 경매장의 기능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하자면, 다른 게임과 비교했을 때, 진보된 시스템을 고려하고 있다. 판매자와 구매자가 다이렉트로 거래를 하거나, 물건의 가격을 깎는 등의 색다른 재미를 주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월드 통합 방식은 각 서버의 시세가 너무 달라서 불가능할 것 같다. 이것을 건드리면 유저들이 크게 혼란해할 수 있어, 각 서버를 기준으로 개별로 적용할 계획이다. 아이템을 제조하는데 필요한 재료 등은 시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접속자가 적은 서버도 있어서 고민하고 있다.

월드 통합 지역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유저들이 많다

오한별: 내부적으로 많이 준비하고 있다. 지금은 보스전만 하더라도 렉이 발생하는데, 1: 100에서는 문제가 없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서버의 과부하를 피하고자 전용 서버를 별도로 준비했다. 기존의 콘텐츠와 다르게 개발하고 있으며, 대규모의 유저가 한곳에 모이는 부분은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다.

PvP 대전이 추가되는 것으로 안다. 뭔가 특별한 부분이 있을까?

고세준: 유저가 서로 재미있게 경쟁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해 준비했다. 어떻게 하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보스전이 떠오르더라. 보스를 상대하는 치열한 전투는 '메이플스토리'에서 중요한 콘텐츠 중 하나다.

이를 더욱 다이나믹하게 하기 위해서 스마트한 보스를 만들려고 갖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사람이 직접 조작하는 보스보다 재미있을까. 이 부분에 착안해 개발했다. 유저가 직접 보스를 선택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전투를 펼치는 게 주된 컨셉이다. 여기에 다양한 시스템을 더해 만들고 있다.

RED영상의 마지막에 로마형 숫자로 5가 나온다. 이는 5차 전직을 암시하는 건가?

고세준: 5차 전직이 맞다. 게임의 패러다임이 10년이 됐으니, 외형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무엇인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업데이트 시기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 그 이유는 5차 전직의 분량이 너무 방대하고, 스킬 임펙트 등 2D에서 극한의 단계를 표현해야 해서 게임을 하나 만들 정도의 소스가 필요해서다.

이와 관련해 루머나 오해가 많은데, 개발팀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고 제대로 만들어야 해서 미루어지는 것이다. 어느 직업을 먼저 출시하면서 차례로 선보이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한 번에 공개할 테니 기다려주길 바란다.

200레벨 이후에 필요한 경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다. 이유가 있을까?

고세준: 콘텐츠 밸런스를 고려해 설정한 수치다. 앞으로 새로 추가될 신대륙 등이 고레벨에 맞춰져 있는 게 많다. 지금의 몬스터로 레벨업이 더딜 수 있으나, 다음 업데이트가 공개되면 수월해질 것이다.

오한별: 육성의 재미도 있지만, 게임 내 콘텐츠가 서로 연동될 수 있는 새로운 것을 고려하고 있다. 준비가 끝나는 대로 공개할 예정이니, 레벨에 관련해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게 아니라, 유저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 시간을 두고 개발하고 있다. 확실히 준비해서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

자유 전직 시스템은 어떤 것일까?

고세준: 모험가 개편 부분에 들어가는 요소다. 이게 약간의 오해를 살 소지가 있는데, 모든 직업이 자유롭게 전직하는 게 아니다. 모험가 한에서 5개의 직업군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을 골라, 게임머니 혹은 퀘스트를 통해 조건을 충족하면 전직이 가능하다.

신대륙에서 만날 수 있는 사냥터의 레벨 대는 어떻게 될까? 그리고 특별한 보상이 있는지

고세준: 현재 고레벨이 활동할 수 있는 지역이 부족한 실정이다. 3월부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전히 만족스러운 상황은 아니다. 신대륙을 통해 사냥터를 추가할 것이고 중ㆍ저 레벨의 유저들도 함께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설명한 1대 100의 PvP 콘텐츠도 신대륙과 함께 공개되는데, 자신의 스펙을 자랑하면서 보스를 잡는 예전의 스타일과 다르다. 다양한 유저가 한대 어우러져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침공지역은 고레벨의 역할이 큰 것은 당연하나, 중ㆍ저 레벨의 유저가 협력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게 설계했다.

보상은 단순히 더 강한 아이템을 획득하는 단발성을 넘어, 새로운 보상 시스템을 도입해 유저의 입장에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보안 강화를 언급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오한별: 유저가 클라이언트를 접하는 짧은 순간 하이 해킹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다른 인증수단을 추가했다.

유저가 해킹을 당하면, 넥슨 측에서 복구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이 들어온다. 물론 모두가 수긍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으나, 난해한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보안과 관련된 정책을 더욱 강화했다.

걱정되는 것은 보안 시스템이 강화될수록 접속을 하는데 불편함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정말 철통같이 만들 수 있는데, 이를 접하는 유저가 어려워하거나 접속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인데, 해결책을 모색하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보안 시스템의 불편한 부분에 대해서 의견을 주면, 이를 토대로 편의성을 강화해 나가겠다.

해킹 복구 시스템 도입을 예고했는데 캐릭터를 복사해서 복구하는 시스템이다보니 게임머니나 아이템이 복사되는 오류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는 우려가 있다

고세준: 나도 그런 이야기를 게시판을 통해 많이 들었다(웃음). 이 자리를 통해 말하자면 ‘복사’가 아니다. 만약 복사를 한다면 24시간 내에도 처리할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을 준비하기 까지 6개월이 걸렸다. 지금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많은 부분에서 매칭을 하고 검증과정을 거친다. 우려를 제기했던 부분에서 현재 기술적인 검증단계에 있고 시범 기간 내에 많은 문제점을 보완해서 7월 중 정식적으로 오픈 할 계획이다.

오한별: 나는 그런 우려가 한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유저들이 자신들의 이익이 아닌 오히려 개발자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걱정해준다는 것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해킹 복구 시스템은 정말 오랫동안 준비했고 이 부분은 개발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인력을 세팅하는 과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기간이 필요했다.

놀라운 장비 강화 주문서(이하 놀장강)의 재출시 여부도 뜨거운 관심거리다

오한별: 놀장강에 대한 유저들의 우려는 잘 알고 있다. 원래 그런 의도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밸런스에 문제가 있었고 내부적으로 많이 반성하고 있다. 놀장강이 풀린 만큼 그 갭에 대해 유저들이 느끼는 박탁감과 후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재출시 여부가 핵심이 아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잘못한 일이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로 느끼는 바가 많다. 앞으로는 이런 식으로 유저들에게 충격을 주는 업데이트는 자제할 것이다.



▣ 신직업과 새로운 요금 정책

‘신의 아이’라는 컨셉이 나왔다. 모두들 신규 직업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오한별: 말씀하신 대로 신규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많다. 오버파워로 나와서 기존 캐릭터들이 상대적 하향을 겪는 부분과 밸런스를 맞추다가 신규 직업이 하양을 겪는 부분. 그래서 사실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신의 아이’를 공개할지 말지에 대한 내부 의견이 많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의 아이는 ‘직업’ 개념은 포함된 것은 맞다. 하지만 단일 직업은 아니다. 이게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10주년 행사에서 영상으로 보여드릴까 했지만 아무래도 신규 직업으로 생각하실까봐 공개를 못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메이플스토리 콘텐츠의 일종으로 스토리라인이 좀더 강조되고 고전게임 느낌의 MO스타일로 개발되었다.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른 자리를 통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캐시가 없어도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했다는데 메이플스토리하면 역시 캐시에 대한 이미지를 땔 수가 없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오한별: 메이플스토리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과금을 많이하는 게임, 부분유료화 탈을 쓴 유료화 게임이라는 인식, 왜 돈슨이라고도 부르지 않나(웃음). 우리도 잘 알고 있고 유저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10주년을 맞이해서 지나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봤다. 초심으로 돌아가 냉정하게 메이플스토리의 위치와 이미지에 고민을 했다. 과금 턱이 높다는 의견,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게임이라는 인식, 초딩게임이라는 이미지.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바꿔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에 대한 작은 해답으로 ‘레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과금하지 않고 캐시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풀겠다는 말인데 그렇게 하면 이미 과금을 많이한 유저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

고세준: 가장 많이 고민한 것이 바로 그 부분이다. 고과금 유저가 박탈감을 느끼지 않게 이를 조율하는 방법, 아무래도 자산가치가 떨어지는 것에 유저들이 가장 민감해 하기 때문에 이를 무너트리지 않고 보다 많은 유저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특히 무료화 게임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강화는 과금 비중이 너무 높아 시간과 노력을 통해서도 따라갈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런 부분들을 고치고 싶다.

좀더 구체화되면 많은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과금을 많이 한 유저들에게는 마일리지 형태의 보상을 생각하고 있다.

과금은 회사 입장에서는 매우 민감한 부분 중 하나다. 넥슨에서 요즘 ‘착한 요금제’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궁금하다.

오한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메이플스토리는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과 같다. 우리는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해주는 것이고 우리와 함께 동행하는 분들은 오랫동안 함께 갈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수익 부분은 민감한 문제이긴 하지만 유저들 보다 우선은 아니다. 이를 추진했을 때 내부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게 가자고 했고 현재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체화 되고 있다. 이 부분은 장기적인 계획이기 때문에 유저분들이 지켜봐 주시고 잘못된 부분에 있어서는 따끔한 질책도 아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메이플스토리는 최고 동시접속자 62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레드’ 업데이트에서 이를 넘을 거라 보나?

오한별: 솔직히 말하자면 동접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 빅뱅업데이트로 42만을 찍었는데 그전 기록이 26만이었다. 그냥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높은 동접이 나올지는 생각도 못했다. 이후에 카오스, 레전드 업데이트가 진행되면서 최고동시접속자가 늘어나고 관련 질문도 많이 받았다.

너무 최고동시접속자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것 같아 발표하지 말까 생각했는데 62만을 찍고보니 도저히 자료를 안낼 수 없는 기록이 나와버렸다(웃음). 지금 진행하고 있는 ‘레드’는 동시접속자나 매출이 포인트가 아니다. 10주년의 키워드는 다음 5년, 10년을 바라보는 게임이다. 슈퍼마리오나 소닉과 같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은 브랜드가 되는 것, 메이플스토리가 지금 그런 기로에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메이플스토리'를 이용하는 유저들께 한 마디 부탁한다

고세준: 레드 업데이트가 발표되고 테스트 서버를 통해 검증 단계를 거치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고 있다. 레드는 과금 밸런스 등 단발성이 아니라 유저의 동반자로서 소중한 친구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비전을 보여 드린 시작점이다.

테스트 서버에서 기대치 이하의 업데이트로 많은 분이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업데이트가 정식으로 공개되기 전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있기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공개한 것이다. 또 이번 업데이트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모두 한 번에 접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유저분들께 보여주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피드백을 받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니까, 테스트 서버에 공개된 정보를 토대로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실무진이 모두 온 힘을 다해 완성도 깊은 업데이트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응원의 한 마디라도 남겨주시면 모두가 힘을 낼 수 있으니, 따뜻한 관심 부탁드린다.

오한별: '메이플스토리'가 10주년을 맞이했다. 벌써 10년이라니 정말 감개무량하다. '메이플스토리'에 7~8년 정도 몸을 담았다. 누구보다 애틋한 마음이 있고 유저를 생각하며 만들어가고 있으니 잘 부탁드린다.

오랫동안 국내에서 얼굴을 비칠 기회가 없었다. 이번 인터뷰가 정말 오랜만에 드리는 인사인 것 같은데,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여름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해서 재미있는 '메이플스토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