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막의 그래픽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지만, 게이머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특별한 매력이 있다. 게이머를 바라보듯 화면을 응시하는 캐릭터의 시선, 실제 석양이 지는 장면을 감상하듯 하늘을 물들이는 아름다운 배경.

1차 CBT를 경험해봤던 유저들의 체험기 중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검은 사막의 세계에 매료되어 사냥을 잊고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뗀 다음 모니터 속의 세상을 감상하곤 했다는 평도 있었다.

검은 사막의 그래픽에서 가장 멋진 부분을 꼽으라면, 마치 어디에선가 진짜 존재하고 있을 법한 세계를 구현했다는 점이 아닐까? 분명히 컴퓨터 속에 존재하는 가상 세계지만, 검은 사막은 현실적인 그래픽과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전혀 어색하지 않도록 조화롭게 구현해 놓았다.

그냥 뛰어난 그래픽은, 기술이 발전한 최근에는 구현하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마치 현실같은 느낌을 주는 아름다운 그래픽을 게임 속에 구현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검은 사막의 매력을 구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지휘자는 펄 어비스의 서용수 아트 디렉터. 그는 2010년 펄 어비스의 창립부터 검은 사막과 함께했다.



Q. 아트 디렉터로서 어떤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가?

화면으로 보여지는 부분에 대해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모아서 전체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한다.

하지만 의견만 내는 것은 아니다. 프로토 타입에서는 전체적인 콘셉트를 직접 보여주는 게 확실히 전달되기 때문에 스케치부터 모델링까지 직접 만들기도 했다. 현재 공개된 4가지 직업의 모습은 개발 초기에 직접 만들어낸 산물이기도 하다.


Q. 아트팀은 몇 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는가? 작업하는데 힘든 부분이 있다면?

현재 인원은 약 30명 정도. 외부에서 대작 게임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개발 인원이 많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체계회된 작업 프로세스로 부족한 인원을 커버하려고 하는데, 소위 말하는 노가다 작업 부분을 프로그래머들이 잘 잡아내서 도와주는 부분도 있다. 현재는 적은 인원으로도 빠르게 원하는 성과를 만들어내는 개발 단계를 구축하고 있다.

힘든 점이 있다면, 원래 아티스트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들을 표현하려고 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런 개성강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한 곳에 모아 타협점을 찾는 일이다. 물론 이런 과정은 협동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마찬가지일 것이다.


Q. 캐릭터 표현에 있어서 콘셉트가 있다면?

사실적인 느낌을 내려고 노력했다. 진짜 있을 법한 사람의 느낌이 들도록 NPC 같은 경우도 인위적으로 서 있는 것이 아닌 실제 마을 주민이 행동하듯 반응하게 하여 친근감을 주었다.

초기에는 정말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었는데, 만들다보니까 너무 사실적이어서 매력이 업어지고 못생겨지는 경우도 있었다. 아름다움을 위해 사실적인 몇몇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예를 들면, 자이언트는 우락부락하지만 정말 사진처럼 묘사되어 있지는 않다. 개성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의 중간 지점을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 결국 캐릭터를 텍스처링할 때 사진과 드로잉을 반반으로 섞어 표현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다. 사진으로 사실적인 부분의 틀을 잡고 마무리는 공을 들여 직접 아름답게 꾸미는 방식이다.

▲사실과 게임의 중간 사이의 균형을 잘 맞춰 탄생한 캐릭터들



Q. 사실적인 표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검은 사막을 직접 즐기면서 유저들이 가장 놀랍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아닐까. 애시당초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판타지처럼 너무 과장된 부분들은 최대한 배제하려 했다.


Q. 추가 캐릭터 디자인 콘셉트는 완료가 되어있는가?

지금까지 구상되어 있는 추가 캐릭터는 테이머 꼬마 여자, 동양 남자 무사, 간달프 할아버지 같은 마법사, 잘생긴 남자 엘프, 발키리라는 여자 전사도 있다. 이것에 그치지 않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은 늘어날 예정이다.


Q. 커스터마이징은 어느 정도로 구현될 예정인가?

1차 테스트에서의 커스터마이징은 정말 단순하게 임시로 공개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특이한 부분까지 모두 구현할 수 있도록 유저들이 원하는 것 이상으로 만들려 한다.

▲테이머, 발키리 등의 신규 직업 추가와 발전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을 보여줄 것


Q. 캐릭터뿐 아니라 게임 속의 배경들까지 빠져들게 만들 정도로 아름답다. 참고하고 있는 자료가 혹시 있는가?

중세 시대 컨셉인 만큼 배경은 유럽에 있는 도시를 많이 참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CBT에서 만나본 가장 큰 도시 하이델은 프랑스에 있는 어느 도시와 느낌이 비슷하다. 실제 사진을 참고하여 건물 위치, 구도 등을 배치하고 있고 피드백을 받아 계속해서 개발, 보수 중이다.

지금의 하이델 성의 큰 구조는 바뀌지 않겠지만, 건물이나 NPC, 기능성 NPC들의 위치는 개발 중에도 시시각각으로 다듬어 가고 있다.


Q. 검은 사막은 로딩이 없는 심리스 방식이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다 구현해야 하는데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다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표현해야 하다보니, 초기에는 검은 사막의 특수한 액션인 담을 타거나 넘는 등 다양한 상황을 표현해주는 부분들이 힘들었고 신경도 많이 쓰였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제 담 높이, 창 넓이 등이 정형화되고 프로세스가 정리되어 작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어졌다. 오히려 수월하게 만드는 부분도 생겼다.

이제는 이런 요소 때문에 퀘스트에서 게임 적으로 재밌는 요소를 넣을 수 있고 실제 있을 법한 동네를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타 게임에선 동선 때문에 구현하기 힘든 부분도 우리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보이는 모든 곳을 무리없이 아름답게 구현해낸 그래픽


Q. 첫 CBT라서 인지 몰라도 착용 아이템이 투박하고 간소화된 느낌도 든다.

지금은 CBT용이라 임시적인 데이터고 실제로는 다 바뀔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드랍되는 복장 아이템 같은 경우는 너무 화려하게 만들려고 하진 않는다. 고레벨에서도 그 느낌이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며 세계관을 안 해칠 정도로 만들 것이다.

여담으로 중세시대의 배경때문에 유저들이 많이 찾는 수영복 같은 비현실적인 의복 구현은 힘들 듯 싶다. 하지만 정말 유저들이 원한다면 시대에 맞춰 스타일을 재탄생하는 걸 고려해보겠다.


Q. 상상했던 것을 구현하는 원화 작업을 끝내고 3D작업이 들어가는 데 있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우리 그래픽 팀의 캐릭터 파트 같은 경우 원화가가 없다. 모델링을 하는 분이 직접 원화도 그리고 작업을 한다. 힘들 것 같아 보이지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직접 표현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굉장히 좋아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조율만 해줄 뿐이다.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게임 아티스트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을 게임에 직접 넣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다. 그리고 이것이 게임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원화가가 그리고 넘겨받아 그래픽 작업을 하는 공장식 작업보다는 자기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을 만들도록 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현재 중점적으로 개발 중인 부분이 있다면?

1차 CBT 지역은 세렌디아를 넘어 중립지역에서 끝이 났는데 더 나아가면 여러분이 기대하는 큰 평원과 도시가 존재하고 있다. 아마 만 레벨쯤 되면 도달할 수 있을 텐데 탈 것인 말이 정말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 지역은 중간중간 보면 대농장 같은 것도 있고 조그만 캠프, 광산, 동굴도 있다. 심지어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나무가 빽빽한 숲지도 구현 되어 있다. 추후 공개될 다음 지역을 많이 기대해달라.

1차 CBT 때의 모습은 검은사막의 광활한 세계에서 굉장히 작은 부분일 뿐이다. 앞으로 공개될 곳은 정말 기대했던 것 이상일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다.

▲현재까지 구현된 것은 아주 일부분일 뿐 보여줄 것이 정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