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기사에서는 프로토키아를 개방한 것이 로크스 마하 데키아 본인이라는 걸 확인했다. 더불어 그가 두 번의 삶을 살아가는 에다나라는 존재인 것도 밝혀졌다. 4부에서는 요루가 검은 침탈자의 침공에 출전하지 않은 이유와 프로토키아 도난 이후 데키마들의 상황에 대해 알게 된다.

원활한 이해를 위해서 이전 아토락시온인 바아마키아와 시카라키아의 스토리를 읽어보는 것이 좋다. 아쉽게도 스토리 기사 목록에는 시카라키아의 후반부 스토리가 빠져있지만 이참에 직접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세한 건 본 기사 하단의 링크를 참고하자.

※ 본 기사는 메인 의뢰와 지식을 참고하여 작성되었습니다.


요루나키아 스토리

다음 장소에는 움직이지 않는 고대 병기들이 한가득 있었다. 저 병기들이 한꺼번에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지 살짝 소름이 돋았다. 행여나 고대 병기들이 깨어날까 조심하며 비밀 수호단과 함께 구석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걸 봐. 요루의 최종 병기 이야기야!"

그날 밤 이후 바아는 하루가 멀다고 날 찾아왔다.
내가 누군가의 빛이 된다는 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가끔 오르를 만난다며 오지 않는 날도 있었지만..
바아는 대장이니까, 모두를 챙기는 것뿐이야.

그래도 우중충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데..
그런 날은 문득 시카가 떠오르곤 했다.
시카.. 그가 날 바라보는 눈빛이 애절한 까닭은,
나도 오르만큼이나 매력있는 여자란 거겠지.

..갑자기 최종 병기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그래. 그동안 너무 오래 외면해왔어.
아름다우면서도 날카롭고 의연한, 날 닮아 온 세상을 휘젓는 병기를 만들자!

-요루의 기록

"앗, 뭐야! 기록이 끊겼잖아? 이다음이 중요한데.. '거인 나무 아래 기념비를 세우다'..?"

야즈는 기념비 아래에 다음 기록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길을 막고 있는 고대 병기를 처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천히 고대 병기에 접근하니 갑자기 경계 시스템이 발령됐다. 엄청난 수의 고대 병기들이 한꺼번에 깨어났지만, 다행히 바아의 병기에 탑승한 나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사히 기념비에 도착한 우리는 다음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루나키아 땅에서 보았던 그것이 떠오른다.
그것은 달콤한 냄새를 풍기며 노래를 불렀다.
올룬족은 그것이 꽃을 먹어서 그렇다고 한다. 꽃의 이름은 '아마릴리스'.

고운 뿔, 잘록한 허리, 조그마한 입에 꽃을 물고 다니는,
어찌 저리 여리여리한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하지만 올룬족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한다.
그것은 긴 낮이 지나고 짧은 밤이 찾아오면 변한다고 한다.



낮에는 순종적이지만 밤에는 누구보다 강한 매력적인 존재.
갖고 싶었다, 내 손에 넣고 싶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감히 쫓을 수 없을 만큼 재빨랐다.

가끔은 눈물을 흘려 샘을 만들더니 빠져버렸다.
마치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샘에 가까이 가보면 내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올룬족은 그것을 '론의 거울'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그것이 대지의 신, 툰타의 현신이라지만..
난 신 따위는 모르니까, 내 멋대로 부를 거야.
아마릴리스 향.. 그리고 론의 거울..
그래, 내 최종 병기의 이름은 아마릴로스다!

-요루의 기록

기록에는 요루의 최종 병기인 아마릴로스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졌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었다. 솔직히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최종 병기를 열심히 만든 요루가 왜 검은 침탈자의 침공을 방어하지 않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 자신의 최종 병기를 만들기로 한 요루


▲ 요루나키아에 있는 꽃과 현상에서 영감을 얻어 아마릴로스라 이름 짓는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라피 베드마운틴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다시 돌아가 보니 라피 베드만운틴은 그 자리에 서서 망원경으로 뭔가를 골똘히 관찰하고 있었다.

"나야, 오르제카와 뿌리가 깊으니.. 올룬족 이야기를 좀 알고 싶어서 그래.
생각이 잠든 묘에서는 크자카에게 바치는 인신공양의 제물로 썼다는 거 외에는 기록이 없거든.
그런데 한때 올룬족도 두려움에 떨지 않고 행복하게 살던 시절이 있었다니..!"

"그것도 무시무시한 거상들이 잠들어 있는 땅에서.. 나무뿌리를 매개체로 사이가 좋았던 것 같아.
그러니 올룬족이 모두 죽었을 때 거상들이 반응해 깨어난 게 아닐까?"

야즈와 나는 올룬족 이야기에 푹 빠진 라피 베드마운틴은 내버려 두고 다음 장소로 가기로 했다. 언제 이동한 것인지 마르타 키옌이 다른 기록을 먼저 조사하고 있었다.

"항상 밝은 기록만 남겼던 요루였는데.. 이건 좀 다르네요. 석판의 이름이 '악어의 눈물'이에요."

어느 날 갑자기 아토락시온은 몰락했다.
검은 침탈자가 아닌, 우리가 지켜주고자 했던 사람들의 손에.
그것은 목표를 향해 꾸준히 조금씩 써나가던 우리들의 일기장에 갑자기 찍혀버린 마침표였다.

정체 모를 한 외지인을 필두로 사람들이 몰려와
개미 떼처럼 남김없이 프로토키아의 자원들을 쓸어갔다.

몇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 다시 정적이 찾아왔고 온몸이 피로 범벅된 바아가 돌아왔다.
그는, 이제 더는, 내가 우상했던 태양이 아니다.
그는 바깥에 요새의 존재를 알린 시카를 탓했다.

바아에게 추궁당한 시카는 오르를 추궁했다.
신을 멀리하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어겼으니까.

하지만 바아는 필사적으로 오르를 변호했다.
검은 여신에게 아토르 군단을 바쳐야 하니까.

정작 오르는 요새의 몰락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아토르 군단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었지?

결국 시카는 대장인 바아에게 대들기 시작했다.
바아는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오르를 선택했다.
뭐지. 그러면 나는 시카의 편을 들어줘야 하나? 그러기는 싫은데.

지루한 말싸움이 이어져 가는 와중에도 바아는 나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다.
조금 황당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어쩜 알고 있었을지도 몰라.

나는 늘 그를 품에 안고는 있었지만,
정작 내 공허함은 다른 것으로 채워왔으니까.

오르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흐느끼고만 있다.
손 아래에선 활짝 미소 짓고 있겠지. 가증스러운 계집..!

-요루의 기록

"잠깐, 그러고 보니 아까 에단이 찾은 수문장 병기 설계도에 악어 그림이 있었는데..?"

오르의 본심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요루는 오르를 악어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 올룬족 이야기에 푹 빠져버린 라피 베드마운틴


▲ 이 녀석 인성이 심상치 않다


▲ 프로토키아가 털린 이후 서로를 비난하기 시작한 데키마들


▲ 오르를 감싸는 바아를 보며 요루는 점점 오르를 증오하게 된다


▲ 오르에게 악어의 눈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요루, 근데 병기 설계도에 악어가 있다?


마르타 키옌을 뒤로하고 에단에게 가보니 흥미로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일레즈라의 표식을 보시오. 프로토키아에서 설계자들을 빼돌렸으면 더 지나갈 이유가 없는데.."

분명 목표는 다 달성했을 텐데 일레즈라는 왜 이곳을 지나간 것일까. 여기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실타래를 풀어야만 했다. 손쉽게 실타래를 해결하고 나니 또 다른 기록이 나타났다.

결전의 날. 내 발걸음은 왜 바아마키아로 이끌렸을까?
바아마키아는 텅 비어있었다. 역시.. 가장 먼저 달려 나간 거구나!

그때, 뒤돌아 나가려던 찰나 거대한 병기 하나가 내 눈에 들어왔다.
그곳에 있던 건 '루크레시아'.. 여신이 부르는 오르의 이름.
바아는 나 몰래 오르를 조각해 왔던 것이다. 대체.. 언제부터?

..어쩌면 이 정도는 용서해줄 수 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너는 내 마음을 아프게 한 대가를 치러야 해.

나는 출전하지 않을 거야.
바아, 내가 없는 네가 얼마나 무능한지 깨닫기를.



바아가 홀로 출전한 결전의 날, 다시 나의 요새로 돌아와
세베카루크(올룬족의 천적을 본딴 악어 모양의 병기)를 한곳에 몰아넣었다.

눈물이 미친 듯이 쏟아져서 뭐라도 손에 잡아야 했으니까.
결국 승자는 우두머리를 가진 오르였다는 게..

올룬족이 세베카루크의 습성에 대해 말한 게 생각났다.
개체수 조절이 필요하면 우두머리에게 목숨을 바친다고.

동족을 포식한 우두머리는 그렇게 눈물을 뚝뚝 흘린단다.
그 모습은 얼핏 그 희생을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물을 삼킨 우두머리는 더욱 포악해진단다.

한곳에 몰아넣은 녀석들이 서로를 부숴버리도록 회로를 수정했다.
싸워라. 찢어라. 밟아라.
나는 오늘 너희의 우두머리를 선발하겠다.

-요루의 기록

바아가 오르를 모방한 병기를 만들고 있었다는 사실을 안 요루는 아무래도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모습을 본땄을 뿐인 세베카루크 병기끼리 서로 맞붙게 만들다니! 하지만 살아남은 병기가 그중 가장 강력할 것임은 분명했다.

"아까 요루가 요루나키아를 다녀온 기념으로 만든 올룬족 돌집들을 관찰하다 하나 발견한 게 있네."

망원경으로 세베카루크 둥지를 살펴보던 와중에 라피 베드마운틴이 말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바아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해 줄 오르를 지목했으나
그녀가 눈물만 떨굴 뿐 말이 없자 칼을 빼 들었다.

바아의 칼이 공기를 가르고 꽂힌 곳은 오르가 아닌, 바깥세상과 연결된 타리브레의 문이었다.
그렇게 언쟁은 바아가 타리브레의 문을 박살 내면서 끝나버렸다.

우리는 말없이 각자의 요새로 돌아갔고, 적막이 찾아왔다.
더디게 흘러가는 마하의 장막 속에서..
어떻게 죽으면 덜 아플까 그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다..
배가 쪼그라들어 아파져 오자 생각이 정리됐다.
아! 한 두 계절 뒤.. 식량이 바닥나면, 나는 굶어 죽겠구나.

-요루의 기록

단순히 화가 났던 것인지 무슨 생각이 있었는지 바아는 타리브레의 문을 파괴했다. 그 결과 데키마들은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식량까지 걱정하게 된 것이다.

다음 장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요루의 병기인 세베카루크를 처치해야만 했다. 동족과의 전투에서 살아남은 최후의 세베카루크인 만큼 강력한 힘을 뽐냈지만 바아의 병기에 탑승하여 가까스로 저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기록이 나타났다.

다가오지 않을 내일을 기다리며 온몸을 불살랐으나 남은 건 공허뿐이었다.
생각보다 굶어 죽어가는 건 고통스러웠다.
다들 아무렇지 않은 걸까? 요새는 조용했다.

홀로 프로토키아의 부서진 타리브레의 문으로 갔다.
검은돌이 있다면 복구할 수 있을 텐데..
아니지, 혹시 광명석으로 잠깐 동력을..?
그래, 나갈 수 있어. 얘들아..!

우리 나갈 수.. 없어.
프로토키아를 턴 인간들은 검은돌만 가져간 게 아니었다.

-요루의 기록


▲ 에단은 이미 목표를 이룬 일레즈라가 굳이 요새 깊숙이 들어간 것이 의문이라고 한다


▲ 요루는 바아가 오르를 조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침공을 방어하러 나가지 않았다


▲ 침공 날 요루는 세베카루크의 특성대로 병기끼리 전투를 시키며 슬픔을 달랬다


▲ 프로토키아가 털린 이후 바아가 타리브레의 문을 파괴, 데키마들은 식량 걱정까지 하게 됐다


▲ 길을 막고 있는 수문장, 모든 세베카루크를 처치하고 살아남은 최강의 세베카루크


▲ 요루는 광명석으로 타리브레의 문을 고쳐보려 했으나 이미 광명석도 털린 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