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그동안 어떤 게임이었던 거야?"


그 질문부터 시작됐다. 마침 열심히 즐기던 다른 게임에서 매우 지쳐있던 찰나였다. 매일 6캐릭 숙제만해도 세 시간이 훌쩍 가고, 거기에 레이드가 월화수목금토일 중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정이 있을 정도니까 숨이 막히더라. 어떻게 좀 조율하고 일정을 줄였는데도 사람의 목이 바짝바짝 마르는 기분. 이렇게 스스로를 쥐어 짜내면서 즐기는 게임을 하고 싶을 때도 있긴 하지만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게 몇 주 전이었을 터다.

그래서 과감히 '장기 이탈'을 결심한 순간부터 일상이 매우 여유로워졌다. 그리고 서두에 말한 질문을 던졌다.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 이후로 뭔가 엄청 '퍼준다'라고 하더라. 그리고 새롭게 개편될 예정인 시스템에 대해서도 평가가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입문하는데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 입문을 해야, 개편되는 110레벨 최대레벨 시즌의 던전앤파이터가 변화한 모습이 무엇이 나쁘고 좋은지 와닿을테니까. 마침 십수년간 던파를 거의 장기이탈없이 즐기며 본인을 "쉰내기"라고 한 친구가 존재했기에 멘토도 적당했다.

그 친구는 내가 무엇을 키운다고 하면 그 캐릭터의 클론 레어 아바타 풀 세트를 주고 접을거면 돌려주고 궁금한 건 물어봐라고 쿨하게 이야기하던 친구였다. 수 년전만해도 레어 아바타 세트는 꽤 비싼걸로 알고 있는데… 그정도로 '고인물'이라면 거짓없이 답변하겠지 하고 물어봤다. 몇 년 전에도 물어보긴 했었는데 대부분 다 "너는 적응 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절레절레했던 시절과 다르게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왔다?

"마, 짐 든파 할만하나?"
"적응 준비하긴 좋긴 해. 근데 왜 하…"

▲ 할만하다잖아? 바로 간다ㅋㅋ

※ 본 기사에 사용된 이모티콘형식의 작은 이미지는 던전앤파이터 공식 레바콘을 사용하였습니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맨땅으로 시작하는거야!

▲ 일단 무지성 레벨업부터 하는거다. 많은 상담을 받고 버퍼로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던전앤파이터. 캐릭터 생성 후에 일단 100레벨부터, 최대 레벨부터 찍으라는 친구의 말을 듣고 무지성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기 시작했다. 나름 과거에 조금이나마 즐겼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복귀 모험가로 분류되어 몇 가지 장비와 아바타를 받고 시작했다. 마을에서는 느려터졌지만 괜찮다. 어차피 천천히 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레벨업 과정은 예전과는 달랐다. 레벨업이 곧 컨텐츠이던 클래식 던전앤파이터는 이제 내 기억에 없다. 나름대로 스토리가 다시 정립되어 있고, 인 게임 속에서 그걸 큰 틀은 풀어내더라. 그냥 아무 고민 없이, 스토리를 밀면서 주는 장비를 착용하고, 시나리오 던전을 밀면서 진행을 하면 큰 문제는 없었다. 그냥 피로도라는 게 있어서 1일당 레벨업을 할 수 있는, 플레이 시간이 한정적인 정도? 가볍게 즐기기엔 오히려 이런 게 좋지.

그런데 70레벨을 너머 90레벨을 향해 달려가던 중반 즈음부터인가, 뭔가 이상했다. 솔직히 엊그제 루크 할아범이 어쩌고저쩌고하고 힐더의 계획이 어쩌고저쩌고 했는데 버튼 몇 번 누르니까 다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네? 그렇다고 이 '지나간 퀘스트 클리어'를 누르지 않으면 경험치 손해가 있다니 안 누를 수도 없고... 아마 조금이나마 더 레벨업 하려고 PC방은 가서 얻은 보너스 경험치 때문인 것 같다.

여기서부터 '뉴비'라면 느낄 수 있는 불만이 서서히 차오르기 시작하는데 일단은 참자. 아직 제대로 찍먹도 안해봤잖나? 솔직히 이런 불만은 내가 분석병에 걸려서 그렇다. 그냥 게임은 즐겨야 하는데 일단 분석해 보는, 기자 생활을 하며 얻은 습관에 의해 이렇게 느낄 수도 있다.

▲ 얘가 그렇게 좋다고...? 던파 지인 모두가 블레이드를 이구동성으로 추천할 정도였다.

자, 그렇게 대충 일주일 만에 최대 레벨을 달성했다. 사실 복귀자 장비를 얻고 아바타도 있어서 레벨 업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렇지만 친구들은 여기서 딜러 하나 정도를 더 키우기를 추천했다. 그래서 뭘 키우냐고 하니 "모르면 일단 블레이드 키워"라는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얘 꽤 시끄러웠던 그 캐릭터 아닌가? 그래도 좋긴 한가보다.

개인적으로 격투게임에서 잡기 캐릭터를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잡기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친구가 "넌 맨날 골라도 덩내음 나는 캐릭만 고르냐?"며 핀잔을 줬다. 그렇게 구린 거 아니라 했는데? 이 친구, 잡기캐에 대한 감성이 부족하구먼. 알고 보니 그 잡기라는 '딜링 방식'이 격투게임하고 다르게 매우 불쾌하게 느껴질 수 있단다. 아무튼 내 기억에 영물급 유저의 조언을 무시하면 나중에 후회한다. 그래서 일단 블레이드를 키웠고, 세라핌이 100레벨이 될 때쯤에 블레이드는 92레벨 정도 달성했다. 그리고 캐릭터 두 개를 더 생성했다. 어어?

▲ 그나마 이때는 장비 대여라는 이벤트가 있었어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

솔직히 좀 놀랐다. 현재 뉴비를 위한 '성장 지원' 이벤트는 없는 수준이었으니까. 그럼에도 꽤 부담 없이 레벨링이 가능할 정도라니? 그만큼 이 게임이 오랜 세월에서 레벨링 구간만큼은 어느 정도 손을 봐두었다는 의미가 와닿았다. 물론 부작용이 있는 구간도 있었지만 대충 넘어가자. 이 정도면 괜찮은 진입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렇게 한 던전앤파이터를 시작한 지 한 열흘쯤 됐을까? 어느새 나는 100레벨 크루세이더(여), 블레이드와 함께 몇 개의 캐릭터의 레벨 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천천히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게임 하나에 집중하면 계속 파고드는 이놈의 성격 문제다. 그리고 전 동료가 전에 해줬던 조언이 너무 깊게 박혔던 탓인 것 같다.

"삶에 게임을 맞추지 말고, 게임에 삶을 맞추세요."

▲ 던린이가 이정도면 열심히...한 거겠죠, 선생님?



일단 사라고? 야, 그게 뭔데!!

▲ 뭔가 파는거 같은데 아바타 아녀?

정신 차리니 캐릭터 세 개가 100 레벨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목요일, 그런데 뭔가 이벤트가 나왔다고 한다. 거기서 종결 뭐시기를 주고 아바타도 주는 거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구매를 권유하는데 살짝 두통이 온다. 뭔소리냐, 난 크리쳐 있고 아바타 있는데? 오라는 뭐 전에 던페 2부 서버 터져서 주는 거 끼면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 그래서 쉰내기 C씨에게 물어봤다.

"L모 게임 할 때 보석 있고 카드 있고 뭐 그런 거 있잖아? 던파도 이게 그런 거야. 대신 이건 한 번 사면 몇 년은 안 사. 지금 나도 쓰고 있는 칭호, 오라, 크리쳐 이런 거 다 몇 년 전에 산 거다. 이거 이상 좋은 게 나오는 주기가 엄청 느리고 교체도 잘 안돼서 종결인 거야. 일 년에 한두 번밖에 안 팔기도 하고."

아하, 그러니까 이게 대충 캐릭터의 스펙을 맞추기 위한 도구라는 거다. 사실 크리처는 밥 안 주면 다른 모 게임처럼 작동 안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그런 거는 아니란다. 그냥 캐릭터 뒤에 따라다니는 뭐가 붙는 장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근데 이거 3만 원 넘잖아. 내가 얼마나 할지도 모르는데 이걸 사야 해? 문득 고인물이 N사의 첩자가 아닐까는 불순한 생각도 들기 시작한다.

▲ 이거 두개가 그 뭐시기 종결? 오라란다.

"경매장에 '한여름 밤의 꿈'이라고 검색해 봐. 그게 종결 칭호인데 엄청 비싸지? 그게 전에 팔았던 거고, 아마 이번에 다시 다른 칭호로 스펙 같은 거 팔 꺼야. 그게 한 번 나오면 한동안 안 나와서 그렇게 가격이 올라가는 거라 계속할 생각이 있으면 사는 게 차라리 돈이 더 안 들어."

"아니… 그러니까, 이게 그런 가성비가…"

"야, 너 내가 L모 게임 시작할 때 뭐라고 했냐? 이거 혜자다, 저거 혜자다. 이 패키지 한 달에 한 번 밖에 안 판다. 근데 가성비는 압도적이다. 오래 할 거면 사라고 했지? 그거 얼마였는지 기억하냐? 5.5만 원이야. 그거 몇 개를 샀는데 버튼 몇 번 누르니까 기운으로 다 사라졌지? 근데 저건 3만 원대고 사면 겜 접을 때까지 쓰는 거라고."

아앗, 가성비 이야기는 잘못 꺼낸 것 같다. 아무튼 그는 구매를 적극 권장했고 나는 막상 게임에 제대로 적응한 것 같지도 않은데 이걸 사야 되냐 싶은 의심 반 걱정 반으로 구매를 했다. 그래도 아마 후회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왜냐? 나는 소위 말하는 '세팅병' 환자다. 만족스러운 캐릭터의 스펙이 될 때까지 수십 차례 세팅을 갈아엎으면서 효율적인 세팅을 찾는 걸 즐긴다.

사실 L모 게임에서도 이 지독한 고질병 때문에 괜히 부캐들까지 전부 예쁘게 세팅 다 해주고 그랬다. 레벨이 낮은 것도, 스킬 포인트가 모자라는 것도, 현재 장비에서 납득할 고효율 세팅이 아닌 것 역시 절대 참지 못한다. 아무튼 이것도 있으면 세팅이 좀 편해진다고 했지? 그럼 이제 아이템을 맞춰야 하는 건가?

"일단 핌이면 잘 모르지만 븝퍼 기준 3332가 버프력은 제일 좋고 심광나집이 아마 제일 좋을거다. 핌도 얼마 안다를거야. 거기에 상하어벨 이중 세팅까지하면 최고이긴 한데 이제 곧 리셋이니 그렇게까지는 할 필요 없고, 심광나집말고 심흑나집으로 3332해도 괜찮은데 거기에 시로코픽 넥스로 하고 잔향 바르고 오즈마픽 좀 얹고 버프력 14만 정도면 초보상태에선 어디가도 괜찮을 스펙이라고 보면 됨. 스위칭 장비는 버퍼는 맞출 필요 없고, 아까 오라랑 크리쳐 샀는데 크리쳐 그건 버퍼는 종결 아니지만 괜찮다. 533세팅할꺼면 무먼군, 무먼싱, 대먼군하는 게 괜찮을텐데 먼동은 강화가 필요해서 초보한테는 좀 부담될거라 3332를 추천. 근데 나도 버퍼 세팅은 적당히 대충해놔서 최신 트렌드는 이게 아닐수도 있어. 그리고 너 문제가 핌이라서 지능마부 써야되는데러니까 그전에 그냥 대충 가성비마부해서 쓰고 버프력 올려야할 때 바꿔. 버프력 제대로 올릴거면 이중세팅말고도 증폭작 해야하는데 그건 현금 오지게 깨지는거니까 그냥 대충해. 좀 이해됐냐?"

▲ 아하, 대충 한국어로 말하는 건 알겠다" (출처 : 팝팀에픽)

뉴비한테는 너무 가혹한 공식이다. 메모장을 켰다. 하나하나 일목 요연하게 설명해준 걸 정리한다. 글을 쓰는 동안 혹시나 이 파일이 남아있나 찾아봤는데 있다. 참 이런게 추억이지....라고 하기에는 이게임 쉽지가 않다.

▲ 지금은 대충 봐도 다 이해하지만 당시는 뭔 소린지 이해조차 못했다.

어떻게 나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고 들었는데 슬슬 버퍼와 딜러를 같이 세팅을 해줘야 할 것 같은데 분명히 방금 전과 같은 설명이 나와서 또 내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것이 뻔했다. 아니나다를까 초반 10초만 들어도 뭔소린지 못 알아듣겠어서 "멈춰!!"라고 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이 게임은 뉴비들이 단박에 이해하기에는 너무 오랜 세월 서비스를 해왔다. 이런것도 하나의 진입장벽인데, 그건 뭐 어쩔 수 없는 것이고...다른 뉴비들도 나와 비슷한 심정이 아닐까. 나는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이 게임의 특징과 구조를 이해하면서 올라가고 싶다'고 말하니 한숨을 푸욱 내쉰다.

"그러면 너는 나생문에 들어가야된다"

▲ ...그, 나루토 나생문 그거요? (출처 : 나루토 애니메이션 캡쳐)




괜히 나생문이 아니야

이게 대체 무슨 소린가? 일단 나생문인지 뭔지 전에 페스티벌에서도 들었는데 그게 뭐 대체 얼마나 힘들길래? 몇 년이라도 걸리는 콘텐츠라도 되나 해서 물어보니 몇 년이 지나도 졸업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지금이야 개선되긴 했지만 여전히 엄청 걸린단다. 한참 동안 소식을 들었는데 워낙에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이게 맞나 싶을 정도라서 차근차근 설명해 준 친구가 너무 대단해 보였다.

그러면 그동안의 던전앤파이터. 95제부터 100제까지 이어지는 파밍 루트와 동선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이걸 어정쩡하게 대화식으로 풀었다가는 읽지도 않고 스크롤을 내릴 것 같아서 이미지와 함께 좀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봤다. 이게 괜히 나생문이 아니다.

■ 1. 유니크~레전더리 파밍
- '겐트 황궁'에서 유니크 아이템을 파밍한다.
- 유니크 장비가 완료되었다면 체스트 타운-바닥없는 갱도, 기억의 땅에서 레전더리 장비를 파밍한다.
- 이로 인해 우선 "올 레전더리 장비"를 확정적으로 정가 할 수 있다. 예상 기간은 12월 기준 1달?
- 기갱(기억의 땅, 바닥없는 갱도), 신지(검은 신전, 고통의 지하실)를 돌면서 재화를 모으면 좋다.
- 향후 개선사항으로 기갱부터 에픽이 등장한다.
- 현재는 그나마 개편으로 2주~3주 정도면 레전더리 졸업이 가능할...듯? 이 구간은 복잡할 게 없다.

■ 2. 스위칭 장비, 탈리스만
- 어느정도 유니크 파밍이 완료되면 할렘 - 폐쇄구역 '오퍼레이션: 호프'에서 '스위칭 장비'를 파밍한다.
- "랜덤"이다. 정가는 꽤 시간이 필요하다. 스위칭 장비는 버프 스킬의 레벨을 올리므로 중요.
- '마계대전' 채널로 이동해 '탈리스만'과 '룬'을을 파밍한다. 주 1회(4인or1인 선택) 가능.
- "랜덤"이다. 3주짜리 확정 획득 퀘스트가 있으나 정가는 없는 매운 맛이 시작된다.
- 탈리스만은 향후 '추방자의 산맥'에서 정가할 수 있다. 여기는 맛보기로 지나가도 된다.

※ 에픽 장비와 이후 파밍은 모두 병행이 된다.

■ 3. 에픽 장비 파밍 - 나생문으로 가는 길
- 레전더리 장비가 파밍되었으면 각종 콘텐츠를 통해 '에픽' 장비를 파밍하면된다.
- 기갱, 지옥파티를 비롯한 각종 콘텐츠에서 얻을 수 있다.
- "랜덤"이다. '부활의 성전'에서 딱 한 개부위만 선택하여 획득할 수 있다. 캐릭터당 단 한 번.
- 물론 에픽아이템은 세트효과가 있다. 아무거나 입어봐야 무기를 제외하곤 별로 좋지 못하다.
- 무기, 방어구, 악세사리, 특수 장비 모두 랜덤이다. 드랍 테이블이 정해지지 않고 모두 다같이 묶였다.
- 레전더리 장비를 에픽 장비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에픽 아이템이 있긴 하다.
- 이 아이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료가 신지를 비롯한 등 몇 개의 콘텐츠에서 나온다.
- 1부위당 2000/1850개 정도 든다. 참고로 한 캐릭이 하루에 160개 정도 번다. 이것도 최근 두 배로 상향된 것.

■ 4. 신화 장비 파밍 - 제 1 나생문
- 낮은 확률로 특수한 '신화'라는 상위 아이템이 드랍된다. 한 차례 확률 상승이 있었지만 극악이다.
- 이 '신화 아이템'의 유무에 따라서 네가 할 '주력 캐릭터'와 아이템 세팅이 정해진다.
- "랜덤"이다. 언제 나올지도 모른다. 기약없는 블라인드 치킨런이다.
- 신화 장비는 에픽 장비의 상위 버전이라 볼 수 있으며, 추가적인 옵션이 부여되어 있다.
- 이 옵션은 '칼레이도 박스'로 조절할 수 있는데 이 또한 전부 '랜덤'이다.
- 신화 전용 칼레이도 박스도 있다. 결국 랜덤을 돌리고 돌리고 하면서 옵션 조절이다.
- 이 모든건 '신화'가 있었을 때의 이야기다. 개선되기 전에는 이로 인해 꼬접하는 유저가 적지 않았다.


■ 5. 많이 매운 제 2 나생문 - "탈리스만"
- 마계대전에서 얻은 탈리스만을 '추방자의 산맥'에서 업그레이드 하던가, 새로 얻던가 할 수 있다.
- 딜러 기준 탈리스만의 색은 노랑색만 없으면 그나마 쓸만하다.
- 진짜배기는 룬 세팅이다. DPS를 위해서 한 스킬로 맞추는 성향이 강하다. 물론 "랜덤"이다.
- 대략 2~3주 정도로(1캐릭 기준) 한 번의 탈리스만 정가가 가능할 듯 말듯한 재화를 제공한다.
- 탈리스만은 스킬을 밸런스 패치 수준으로 캐릭터를 격변시키기도 한다. 필수지만 주 1회밖에 안된다.
- 경매장과 던전 보상을 통해 특수한 재화를 얻어 탈리스만 재조율이 가능하긴 하다.

■ 6. 제 3 나생문 - 시로코 레이드
- 기적같이 에픽 장비와 신화 장비가 모두 맞춰졌다면 레이드를 통해 '시로코 에픽'을 얻을 수 있다.
- 레이드는 나름대로 적정한 아이템 레벨(명성)과 세팅이 필요하다. 마법 부여는 필수.
- 시로코 장비는 4종(장비 3세트+잔향)로 이루어져있으며, '융합'을 하여 추가 옵션을 부여하는 특징을 갖는다.
- 뭐가 나올지는 "랜덤"이었다. 2021년 패치를 통해 정가 1부위가 가능하게 되도록 완화.
- 아이템 3개로 확정 '세트'를 지정할 수 있다. 부위는 랜덤, 전용 재화가 든다. 이게 크게 개선된 것.
- 잔향 유무에 따라서 본 캐릭터가 결정되기도 한다. 개선 패치로 그나마 잔향 정가가 가능하다.
- 잔향은 무기에 옵션을 부여하는데, 여기도 "랜덤"으로 옵션이 붙는다.

■ 7. 제 4 나생문 - 연옥
- 무기, 하의, 보조장비, 반지까지 4개의 장비는 '옵션' 변환을 통해 능력치 커스텀이 가능하다.
- 이를 통해 본인에게 최적화한 옵션을 부여할 수 있으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콘텐츠가 '연옥'이다.
-- '일 연옥'은 체스트타운-검은 연옥의 4개 던전을 칭한다. 옵션 변환 재료를 얻을 수 있다.
- 그래서 매일 연옥 4회 도는 일이 '일반적인 숙제'다. 이는 에픽 세트 풀 유저라면 무난히 돌 수 있다.
- 주간 연옥은 전용 채널에서 주 1회를 돌 수 있으며 공략이 필요한 편으로 난이도가 좀 있다.
- 변환을 통한 옵션의 폭, 그리고 옵션의 종류는 "랜덤"이다.
- '공포의 눈동자'라는 특수 재화를 통해 어느정도 정가가 가능하다. 현재가 큰 '개선'을 받은 형태다.

※ 해당 콘텐츠들은 어떠한 이벤트도 없다는 전제다.

■ 번외. 아이템 옵션 세팅?
- 던파는 개선을 예고하기 했지만 보통 6개 옵션을 기준으로 변환을 시작한다.
- ▲증댐, ▲크증댐, ▲추댐, ▲모든 공격력, ▲물리/마법/독립공격력, ▲힘/지능 증가다.
- 추가로 스킬 공격력, 그리고 속성 공격력 개념도 있다.
- 특정 옵션으로 일원화는 실 효율이 감소하여 기대값이 낮다. 균형적으로 맞춰야 한다.
- 균형을 맞추기 위한 행위가 앞서 소개한 '옵션 변환'이다. API가 공개되어 여러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 일반적인 유저들은 어느정도 선에서 타협하고 정가 시스템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세팅한다.
- 버퍼 역시 해당 옵션들이 버퍼 전용 옵션으로 부여되므로, 옵션 변환은 누구도 피할 수 없다.

보면 알겠지만...랜덤인 잔향도 최적화가 어느정도 필요하다.

■ End!
- 어느정도 나생문에서 머무르면 스펙이 상향되어 최종 콘텐츠인 '오즈마 레이드'에 진입 할 수 있을 것.
- 탈리스만, 시로코 레이드, 에픽, 신화, 옵션 변환까지 어느정도 궤에 올랐을 때의 이야기다.
- 오즈마 레이드는 시로코 레이드와 비슷한 장비를 5부위를 준다.
- 단일 아이템의 효과가 좋으나 패널티가 있다. 세트효과를 이를 완화시키는 역할 위주다.
- 예상했겠지만 1개 정가, 나머지는 올 랜덤에 의존해야 하며 주 2회 갈 수 있다.
- 랜덤 지옥을 뚫고 올라온 엔드도 랜덤식이다. 정가는 짜다.


대충 핵심적인 부분만 요약해도 이 정도인데, 누가 쉽게 이걸 이해하겠나? 쓰고, 쓰고, 또 지우고 쓰고, 또 해도 요약이 잘 안된다. 본인이 이 시스템을 깊게 이해하려면 꽤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단순히 읽고 쓰고 외우는 것뿐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되나'를 고민하고 경험이 쌓이는 과정이다.

물론 이 과정은 지난 몇 년간, 100레벨이 최대 레벨로 확장된 이후 수많은 콘텐츠들이 쌓여온 결과다. 자세히 보면 '랜덤'이 정말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정가'라는 시스템, 파밍 완화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추가된 시스템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조건에 앞서 '신화 장비'를 파밍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것도 '상위' 신화. 군마갈, 자침, 트로피카, 나락, 광란, 흑마술 같은 상위 티어로 분류되는 신화 아이템들이 최고의 효율을 뽑아낸다. 괜히 디렉터가 '아린'만 네 번 나왔다는 말을 좋지 않은 의미로 쓴 게 아니다. 신화가 없어도 어느 정도 가능하긴 한 편이지만...신화를 얻게 되면 세팅을 싹 갈아 엎어야 할 수도 있다.

'정가'는 대부분 해당 콘텐츠를 수행하면서 획득하는 재화에 따르는데, 가장 최근 패치로 수량이 다소 상향된 편이라서 좀 할만한 편. 3월 최대 레벨 확장을 몇 달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도 만약 이벤트가 없었다면, 이러한 '나생문'을 겪고 캐릭터는 성장시켜야 한다. 계정 귀속 재료의 등장으로 많은 캐릭터를 돌리면 더 빨라진다. 그게 완화된 것이다. 오래된 쉰내기 던파 유저들은 이 나생문을 보고 "이야, 진짜 많이 할 만해졌네~"라고 하는 편이다. 솔직히 해당 내용 자체는 못할 수준은 아니다.

거기에 시너지용 '에테르나' 장비라던가, 추가적인 여러 콘텐츠들에서 얻고 세팅하는 심화 과정이 몇 차례 더 있다. 마법부여 역시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필수로 잡게 되는 만큼 이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물리/마법/독립 공격력에 따른 강화나 재련 시스템도 이해해야 한다. 독립 공격력을 쓰는 캐릭터는 재련이라 그나마 접근이 쉽지만, 물리/마법 공격력 캐릭터의 경우는 무기의 +11강 이상이 일반적으로 요구된다. 그리고 귀걸이에는 +10강화(버퍼는 증폭)를 하는 것이 어느 정도 기준으로 잡힌 상태다. 이는 초보에겐 부담이 심한데, 다른 스펙업 장비들의 '정가' 시스템이 모두 삭제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나마 다행인 건, 110레벨의 확장으로 이러한 생태계가 대부분 변화할 거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파밍 시스템의 변화, 개선이라는 소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을 만큼 이 나생문은 던전앤파이터가 스스로 유저들을 내칠 정도로 높은 진입장벽을 친다는 점에 동의하는 유저들이 많았다.

또 하나 다행인 건 '새김'이라는 시스템이다. 새김을 통해서 현재 장비에 세팅한 노력을 다음 단계의 장비 세팅에도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다. 일종의 가치 보존, 노력으로 인한 결과물의 보존이 된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현재 파밍하고 세팅해야 할 부분이 매우 높은 건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아무 이벤트 없는 시점에 진입을 해보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완화가 된 이 과정 중에서, 에픽 장비 파밍부터 머리가 지끈 아파질 정도였다. 비슷한 시기에 최고 레벨을 달성한 블레이드는 그렇게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을 변변한 레전더리 장비조차 파밍하지 못했고, 스위칭 장비 파밍을 위해 1~2주를 '오퍼레이션: 호프'에서 썩을 운명이었다. 그나마 몹시 화가 나서, 현실 재화의 힘으로 아바타와 패키지를 경매소에 팔고 쌓인 골드 및 쌓인 마일리지와 PC방 출퇴근으로 그나마 금방 끝냈다. 호기롭게 시작한 나머지 캐릭터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 그렇게 게임에 금방 지쳐서 나가 떨어지나 했는데...



"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냐…그동안 던파 유저들은 어떻게 이 게임을 해 온 거야? 정가도 없었다고? 이건 존경스러울 정도인데... 기약 없는 미래를 보고 그저 운빨에 기댄 파밍만 보고 있었어? 이거 완전 운빨겜 아니냐?"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이 게임이 '시즌'제 겜이 된 거다. 이벤트에서는 니가 겪은 그 부당함의 80% 정도가 사라지고 퍼주니까. 약간 돈이 들긴 하지만 거의 1년 가까이해도 안될 거를 그냥 다 줘. 내 버퍼는 무기 안 나와서 9개월인가 레전더리 무기로 다녔어. 이벤트로 12강 8재련 무기를 주거든? 거기에 마부랑 에픽 이벤트로 뿌리는 거, 진짜 엄청 큰 거야. 그래서 그때 와~하고 다 들어오고 이벤트 끝나면 와~하고 다 나가고. 어? 잠깐만. 야, 신화떴는데?

어...?

갓겜이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선한 맛, 매운 맛도 어느정도 본 것 같다.

▲ 여기서 정말 많은 것들이 바뀐다고 한다.

던전앤파이터는 3월, 최대 레벨 확장과 함께 큰 개편들을 예고했다. 개편을 하면서 앞서 이야기했던 '매운맛'들의 콘텐츠들이 대부분 맛보지 않아도 될 콘텐츠가 되는 걸 의미한다. 이후로의 변화는 이미 던전앤파이터 페스티벌을 통해 공개가 되었고 꾸준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필자가 맛본 '던전앤파이터'는 사실상 날 것 그대로의 모습에 가깝다. 아마 던파를 오래 즐겨온 유저들에게는 "이 정도 가지고 뭘…"이라고 우스갯소리로 들리며 설득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운에 의존하여 졸업 여부가 갈리는 게임에 대해 남다른 혐오감이 높은 편이라서 거부감이 더 심하게 느껴진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던전앤파이터 유저들과 디렉터가 나생문이라고 언급할 정도의 파밍 구간은 한 걸음 물러서서 봐도 개편이 없었다면 정말 많이 매웠을 것 같다. 그 시기를 겪었어도 던전앤파이터를 이탈하지 않은 유저들은, 정말로 존경과 존중을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애정'을 갖고 있는 게임일 테니까. 지금도 던전앤파이터를 좋아하고, 즐기면서 계속해서 게임의 개선을 요구하고 향후 콘텐츠의 방향성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은 열정적인 유저들이 있었기에 던전앤파이터가 힘든 시간을 딛고 지금까지 잘 이어온 것이 아닐까?

▲ 이 이벤트가 시작하니까 세상이 달라졌다. 어느 정도로?

▲ 어?!

그런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이벤트' 시즌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지는 점은 매우 신기하다. 대부분의 나생문의 굴레는 그대로였지만 최소한 나생문의 몇 가지 문들은 박살이 나버려서 꽤 할 만해진다. 실제로 필자도 '어썰트' 업데이트와 함께 진행된 이벤트를 통해 어느새 다섯 캐릭터의 신화 아이템 세팅을 적정선에서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을 준비할 수준이 될 정도였다. 심지어 첫 캐릭으로 삼았던 세라핌의 경우는 거의 단 한 부위만 빼놓고 대부분 똥을… 아니, 증폭을 준비할 환경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놀라운 성과라고 생각한다.

괄목상대할 정도로, 이벤트 시즌에는 순식간에 대부분의 장벽이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플레이 타임은 스스로 유동적으로 조절해도 될 정도니까. 숙제를 안 하면 손해라는 개념이 다소 희미해진 세기말인 점도 무시할 수 없겠다.

이후로도 몇 가지 생태계와 게임의 특징, 그리고 던전앤파이터가 예고한 미래까지 언급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많다. 그렇지만 그 이야기를 모두 담기에는 이 글의 길이가, 정말 보자마자 뒤로 가기를 누르고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길어지는 만큼 여기서 던린이 생존기 보고서 1편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기사만 쓰고 안할 것 아니냐고? 아니, 기사 올리고 나서 오늘 던요일이니까 추방자, 연옥, 오큘러스 같은 숙제를 싹 하러 가야된다. 전에 던요일에는 다른거 안하고 숙제부터 하는 거라고 교육 단단히 받아서 이미 피로 회복 물약도 종류별로 준비를 해뒀다!



"야, 근데 이거 TP 1포인트 모자라는데?"
"그거 풍운투극 하면 되는데 안 해도 된다."
"TP 1포인트 있으면 더 찍어서 스킬 하나 공격력 10% 상승하는데 이걸 포기해? 절대 못 참지, 바로 간다"
"어…엏. 그래랗ㅎ"


번외 fin. "풍운투극" 소감 요약

▲ 출처 : SBS 드라마 '대물'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