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LCK에서 젠지 e스포츠가 3연승으로 공동 1위를 달리며 순항 중이다. 요즘 젠지는 게임마다 위기 상황이 찾아오더라도 자신들의 손으로 승리로 향하는 법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작년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한화생명과 농심에서 핵심 캐리를 담당한 '쵸비' 정지훈과 '피넛' 한왕호가 올해는 특별히 활약하지 않아도 승리를 이어가곤 했다. 누군가의 어깨가 무거울 필요가 없었다. 올해 젠지는 어떤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할지만 고민하고, 본인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되는 팀으로 거듭났다.

현 젠지와 쉽지만은 않았던 20일 프레딧 브리온전에 관해 '피넛' 한왕호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스코어는 2:0이지만, 상대가 만만치 않았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은?

1세트는 불리한 라인전과 함께 시작한 매치업이라 힘들었다. 2세트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플레이를 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다.


Q. 1세트에서 라인전이 약한 픽을 뽑았다. 카밀-갈리오-자르반 4세 조합적인 힘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조합적인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팀원들이 이니시에이팅을 잘하더라. 징크스도 있어서 한타 파괴력이 있었다. 그래도 조금만 실수하면 패배로 이어질 수 있기에 조심하긴 했다.


Q. 라인전이 밀릴 때마다 몰래 협곡의 전령이나 드래곤을 가져가는 장면이 나왔다.

근거가 많지 않아도 상대가 잠깐 다른 행동을 할 때를 노릴 수 있다. 만약 상대가 발견했다면, 도망쳤을 것이다. LPL에 다녀와서는 이런 도박수를 항상 한 번씩 두고 있다.


Q. 이전 인터뷰에서 라이너들이 라인전에서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는 말을 했는데, 어느 정도 지킨 것 같은가.

어느 정도 지킨 것 같다. 라이너들이 라인전을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라인전은 밀리더라도 게임만 이기면 된다.


Q. 2세트에서 정글러 간 CS 격차를 50개까지 벌리기도 했다. 어떻게 격차를 벌릴 생각이었나.

'엄티' 엄성현 선수의 신 짜오가 미드 3레벨 갱킹을 시도했을 때, '쵸비' (정)지훈이와 콜을 주고받았다. 미드에 시간을 쓴 순간부터 CS 격차는 이미 확정된 상태였고, "정글은 끝났다"고 말할 정도였다.


Q. 중반에 탈론이 두 번 연속으로 끊기면서 격차가 좁혀지기도 했다.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내가 부족했다. 원래 탓을 안 하는데, 오늘 새벽 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공사를 해서 컨디션 관리가 잘 안 됐다(웃음). 그렇게 생각하는 게 나한테도 좋을 것 같다. 탈론으로 킬 각을 보는 연습은 충분히 해뒀다.


Q. 지난 담원 기아전에서 끝날 때 팀원들이 엄청 소리를 지르더라. 마지막까지 본인은 침착하던데, 어떤 생각을 했나.

나도 좋았다. 경기 내용 자체가 서로 실수도 있었고, 역전에 재역전까지 나온 상황이어서 더 격하게 좋았던 것 같다. 상대가 담원 기아라는 이름 있는 팀이라 좋기도 했다. 물론, 담원 기아가 아직 새로운 멤버들과 합을 맞춘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자신 있긴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상대 한 명이 살아있기에 끝까지 방심하면 안 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오더를 했던 것 같다.


Q. 락스 타이거즈 시절에는 본인도 승리에 가까워졌을 때 흥분하는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이제는 승리에 관한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나.

지금도 똑같이 좋아한다. 다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1승이 짜릿했다. 프로게이머를 오래하다 보면 지기 싫어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지금은 그런 단계를 넘어서 게임을 온전히 끝내고 좋아하려고 한다. 예전에 그렇게 좋아하다가 역전패를 당한 적도 있었다. 확실하게 마무리를 짓고 승리의 기쁨을 누리겠다.


Q. 작년과 다르게 '쵸비-피넛'이 굳이 캐리하지 않아도 이기는 팀이 됐다. 어떻게 생각하나

지금은 캐리에 관한 생각 자체를 잘 안 한다. 각자 챔피언에 맞는 역할만 잘 수행하면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올해 젠지에서 더 다양한 조합을 쓸 수 있는 점은 좋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렇게 3연승을 해서 좋다. 한화생명과 대결을 할 예정인데, 잘 준비해서 2주차까지 전승을 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