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헌터. 저한테는 그저 넌지시 이야기만 들어본 게임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PSP, 혹은 NDS로 '몬헌'을 즐기는 패러디를 많이 보았을 정도로 일본에서의 몬스터 헌터의 인기는 상당합니다. 한국에서도 몬스터 헌터를 즐기는 사람들이 '몬스터 헌터: 월드' 이후로 급증하기도 했죠. 헌터가 되어서 수렵하고, 채집해 의뢰를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게임인 몬스터 헌터는 어떻게 해야 참신하게 몬스터를 사냥할 수 있을지, 무기부터 천천히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고수들은 어떤 무기를 들어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초보자들은 무기 선택부터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고수들의 멋진 영상을 본 초보자들이 참지 못하고 효율이 높지 않거나 사용이 까다로운 무기를 골라 처참하게 당했다는 이야기도 얼핏 들었죠. 근데 그 무기가 '남자의 로망'이라지 뭡니까. 바로 '건랜스'였습니다. 찌르는 랜스와 발사하는 대포가 하나로 합쳐져 있어 남자 안에 숨겨져 있는 그 무언가를 자극하는 무기였습니다.

이야기를 듣자마자 "건랜스 들고 해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럴 수가...... 최신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에서는 건랜스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저는 과감하게 약한 무기 들고 시작하려고 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찾은 무기는 바로 '조충곤'입니다. 사냥벌레를 조종해서 사냥감의 진액을 빨아들이고 무기를 강화해 공격하는 조충곤. 별명으로는 'XX스틱'이란 별명이 있습니다...... 아니, 제 말은 등산스틱이란 말이었습니다.

보아하니 랜스 다음으로 사용되지 않는 무기 군이었는데요. 조충곤의 시그니처였던 강룡의 효율이 매우 낮아진 점과 사냥벌레의 실사용 제한 등이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만 저는 아무것도 모르니 뭐든 좋습니다. 저는 저 자신에게 큰 제약을 거는 것이 목적이였으니깐요. 그럼 조충곤 들어보고 한 번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세계로 빠져들어 보겠습니다.

"좋았어! 조충곤 쓰는 슈퍼 뉴비 간다!"

▲ 뉴비... 일어나...... 사냥 가야지.......

▲ 커마 수준 참... 아, 내가 했구나

▲ 좋았어, 슈퍼 뉴비... 간다!

▲ (캉!) 어라? (캉! 캉!) 아, 아니??



나쁘지 않은데요? - 조충곤 써보고 느낀 점



일단 '몬스터 헌터' 자체가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키 외우는데도 바빴습니다. 그래서 저는 키를 어떻게 외우고 어떤 방식으로 익숙해질까만 생각했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추천받은 바로는 패드로 하는 것이 좋다고 들어 닌텐도 스위치 프로 패드를 잡아 플레이했습니다만, 콘솔 UI가, 특히 X, Y 버튼이 자주 헷갈려 UI를 PS로 변경하고 진행했습니다. 그랬더니 괜찮아졌더라고요. 이후는 조작 방법에 대해서 익숙해지는 것만 생각했습니다.

※ 아래 문단부터는 PS 듀얼쇼크 4의 UI를 기준으로 설명합니다.

일단 조충곤을 써보면서 알게 된 점은 '사냥벌레'라고 불리는 벌레를 사냥감에 보내 진액을 채취하고, 그 진액으로 버프를 얻어 싸워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냥벌레를 보내려면 R2로 먼저 조준해야 하고 버튼을 눌러야 하는데, 여기서 L2를 누르면 사냥감에게 마킹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이 마킹이 어떤 부위에 묻었느냐에 따라서 사냥벌레의 채취가 달라진다는 점은 상당히 신기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머리 부근에 마킹하면 빨간색이 뜨는데, 이때, △버튼을 눌러 사냥벌레를 보내 채취시키면 '공격력 버프'가 들어오게 되죠.

▲ 맵도 못 여는 몬린이

▲ 뭐야, 왜 안 맞아?

우선 저는 대형 몬스터를 발견하면 마킹을 지정하고, 사냥벌레를 보내 채취시킨 후, 급할 땐 O버튼을 통해 불러서 버프를 빠르게 습득하고, 급하지 않다면 천천히 채취시킨 후에 버프를 얻어 사냥을 꾀했습니다. 몬스터 헌터에 폭발물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저는 폭발물 설치를 모르는 초보자니 일단 버프를 얻어 있는 힘껏 때렸습니다. 처음에는 느린 움직임에 익숙지가 않았는데, 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버튼을 조심스레 눌러 적의 공격을 확인해 회피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 외, 유튜브에서 배웠던 퀵 메뉴 사용법이나, 전력으로 회피하는 방법 등을 배우고 이후, 밧줄벌레를 이용한 액션 등을 활용해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네요. 콤보란 개념 없이 그냥 때리고 봤지만 집중하는 동안 재밌었으니 그걸로 OK입니다.

▲ 처음에는 이 색 탄을 명중시켜야 하는 줄 알았는데, 색 탄은 단순히 유도용이더라고요

▲ 이... 이 녀석! 벽을 공격하고 있어!!

▲ 수레 라이딩이 무엇인지 몸으로 깨달아가는 뉴비

▲ 뭔가 알기 전까진 일단 토벌 퀘스트를 했습니다



좋아, 콤보를 익혀보면 어떨까?



하지만 고수분들의 영상을 보면 분명 하늘을 날아다닌단 말이죠? 저도 그런 식으로 한번 해보고 싶었었는데, 마침 몬스터 헌터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와서 제 게임 영상을 보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완전 1타 강사 수준으로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줬는데요. 덕분에 알게 된 것이 있습니다.

우선 조충곤은 모든 버프를 얻으면 강화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냥벌레를 보내 머리 부근의 '공격력 버프', 몸통 부근의 '이동속도 버프', 팔다리 부근의 '방어력 버프 및 슈퍼 아머'를 전부 채취해 모든 버프를 얻으면 지속시간이 더해지고 조충곤은 그제야 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죠. 이렇게 모든 버프를 손에 넣은 조충곤은 기존의 둔했던 공격을 벗어나 좀 더 화려한 공격을 먹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공력력 버프만 먹어도 평타가 강화되긴 합니다.

▲ 기술을 처음 배웠을 때의 그 기분!

그리고 공중에 띄워 콤보를 먹일 방법도 찾았습니다. 바로 '점프 돌진베기'죠. 사람들은 이걸 '붕붕이', '붕붕콥터'라고도 부르더라고요. 공격력 버프를 얻은 뒤에, R2 + X를 눌러 공중으로 점프. 그 뒤에 알맞은 타이밍에 몬스터의 방향으로 O버튼을 눌러 강공격을 치면 나오는 스킬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통해 점프 돌진베기를 배워 다양한 방법으로 써먹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게 몬헌이군요.

그 외에 아직 벌레철사를 이용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바로바로 행동에 임하는 친구와 달리 한 템포 뭔가 입력이 느리거나, 점프 돌진베기도 제대로 명중시키지 못하는 안습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만...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오랜만에 뭔가에 몰두하면서 연구하는 재미가 있군요. 아 참, 마지막으로 배운 건 '적에게 비원베기를 최대한 많이 먹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 공중에서 붕붕콥터를 연습 중

▲ 고마워, 내 파트너!

▲ 이젠 점프해서 피한다!

▲ 으아앙아! 붕붕콥터 맛 좀 봐라!! (2번밖에 못썼다)



'배우는 재미', 그게 몬스터 헌터가 아닐까



몬스터 헌터 라이즈를 플레이하고 느낀 첫인상은 불친절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튜토리얼이 있고,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지만 저는 조충곤을 단순히 벌레를 보내서 채취하고 그냥 싸운다는 정도밖에 몰랐거든요. 다만, 친구의 설명으로 인해 이건 기본적인 메커니즘에 불과하고, 사실은 더욱 다양하게 싸울 수 있는 커맨드, 그리고 콤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몬스터 헌터의 재미는 제가 보기엔 '찾아서 배우는 재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 조충곤을 다뤘을 때는 그냥 휘두르기만 해도 재밌었지만, 이제는 붕붕콥터를 사용하지 않으면 재미없습니다. 라이즈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가르쳐주고 시작하지도 않고 입력키 또한 복잡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결국 배워야 몬스터 헌터만의 재미를 알게 됩니다. 차근차근 배워나가면서 안착시키는 그 재미. 공부도 그렇듯 배우는 재미를 일깨워줘야 뉴비가 자라나는 환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친구가 들었던 무기가 분명 태도, 슬래시액스, 헤비보우건이었는데... 그게 더 재밌어 보이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조충곤 특유의 벌레를 조종해 버프를 얻고 붕붕콥터를 띄워 화려한 공중 콤보를 먹이는 느낌이 재밌었습니다. 단, 어떤 무기를 들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이기에... 우선, 이 붕붕콥터를 제대로 띄우지 못하거나, 지상 콤보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이 허접한 실력부터 길러야겠습니다. 어디 좋은 퀘스트 없나...

▲ 강력한 물대포를 발사하는 요츠미와두

▲ 좋았어! 한 대!

▲ 뉴비, 화려하게 등장!

▲ 아, 어디 좋은 몬스터 또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