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발할라 라이징의 큰 매력 중 하나는 바탕이 되는 북유럽 신화를 성실히 재현해 놓았다는 점이다. 세계관의 기초는 물론 다양한 몬스터와 인물까지 신화를 기준으로 등장하는데, 이름에 나오는 오딘은 신화 속 주신, 발할라는 신들의 세계에 있는 전사들의 천국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이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신화 속 이야기가 게임에 어떻게 구현되어 있는지 비교해 보면 재밌는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다. 그 시작으로 신화의 바탕이 되는 세계수 위그드라실과 함께 9개 세상 중 게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세계의 바탕이 되는 신화 속 이야기를 살펴봤다.


[신화 이야기, 화염과 멸망의 '무스펠하임', 라그나로크의 '수르트'] ◀ 바로가기

▲ 게임과 신화는 얼마나 닮아 있을까?




■ 최초의 거인의 시체 위에 이뤄진 천지 창조

북유럽 신화의 가장 오래전 이야기인 천지 창조 당시로 돌아가면 위그드라실과 9개의 세상이 등장하기 전에는 허무와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의 구덩이인 '긴눙가가프'와 불의 땅 '무스펠하임', 얼음의 땅 '니플하임'이 존재했다. 여기서 '무스펠하임'의 열기와 '니플하임'의 강줄기가 만나 수증기, 안개를 만들면서 그 속에서 태초의 존재인 '아우둠라', '이미르'가 탄생한다.

거인 '이미르'는 암소 '아우둠라'의 젖을 마시며 끊임없이 서리 거인들을 만들어냈고, '아우둠라'가 핥은 얼음에서는 최초의 신 '부리'가 탄생한다. 이후 '부리'의 손자인 '오딘'과 '빌리', '베' 형제는 '이미르'를 죽인 후 그 시체로 '긴눙가가프'의 구멍을 막은 후 천지 장조의 재료로 삼았다.

이를 통해 북유럽 신화의 9개의 세상이 만들어졌으며, 각 세계에서 다양한 종족이 번식하여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이 탄생하게 된다.


▲ 게임에도 등장하는 신 오딘이 세계를 창조했다.




■ 우주의 시작과 끝! 위그드라실과 아홉 세계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바탕이 되는 북유럽 신화에는 다양한 종족이 살고 있는 9개의 대표적인 세계가 존재하고, 이 세계들은 모두 위그드라실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세계수로 연결되어 있다. 주신 오딘이 천지창조 당시 심은 나무가 9개의 세계를 연결하고 우주를 지탱할 정도로 거대하게 성장했다고 여겨진다.

한 마디로 위그드라실은 북유럽 신화의 모든 세계를 연결하는 중심의 역할을 한다. 게임 내 미드가르드에서도 위그드라실의 거대한 일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이처럼 9개의 세계는 각각 위그드라실의 상, 중, 하의 위치에 분배된 채 나무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위그드라실의 가지가 펼쳐진 상층에는 신들의 땅 '아스가르드'와 '바나하임', 요정 세계인 '알브하임'이 위치하고, 줄기가 있는 중층에는 인간 세계인 '미드가르드', 서리 거인의 땅 '요툰하임', 드워프의 '니다벨리르'가 있다. 그리고 나무뿌리가 있는 하층은 고대부터 존재해온 불의 땅 '무스펠하임'과 얼음의 땅 '니플하임', 망자의 세계인 '헬'이 위치한다.

현재 게임 내에는 9개 세계 중 '미드가르드', '요툰하임', '니다벨리르', '알브하임', '무스펠하임'까지 5개가 구현되어 있으므로 추후 새로운 세계의 등장도 기대할 수 있다.


▲ 현재 게임에는 아스가르드를 제외, 5개 세계가 구현되어 있다.



위드그라실에는 9세계가 걸쳐있는 것 외에도 특별한 산양, 사슴 같은 존재들이 있다. 그중 가장 특별한 존재로 뿌리에서 나무를 갉아먹는 용 '니드호그'와 가지 위에는 용에 대적하는 거대한 매가 있다. 그리고 뿌리와 가지의 중간 줄기에 사는 '라타토스크'가 '니드호그'와 매가 대립하도록 둘 사이를 오가며 싸움을 부추긴다고 전해지는데, '니드호그', '라타토스크'는 게임 안에서도 보스 몬스터로 발견된다.

'니드호그'는 게임 내 요툰하임의 악룡의 안식처, '라타토스크'는 니다벨리르의 후반부인 니다벨리르 고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원래 신화 속에서 '니드호그'는 니플하임의 질투의 샘에 서식한다고 전해지지만, 오딘:발할라 라이징에서는 요툰하임에서 등장! '라타토스크' 역시 청솔모나 다람쥐로 알려져 있는데, 게임에서는 훨씬 사나운 맹수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또한, 천지 창조부터 라그나르크까지 파괴와 재생을 말하는 신화 속에서 위그드라실의 '니드호그'와 매의 다툼 역시 이를 상징한다고 여겨진다. 게다가 라그나로크로 모든 세상이 불타서 멸망할 때 마지막 인간 남녀가 바로 위그드라실의 줄기 속에 몸을 숨겨서 생존할 수 있었기에 위그드라실은 파괴, 재생, 정화의 상징성을 모두 품고 있는 나무로 볼 수 있다.


▲ '니드호그'와 '라타토스크'는 필드 보스로 출현한다.

▲ 게임 내 세계 곳곳에서 위그드라실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 오딘:발할라 라이징 속 각 세계와 도시

◎ 번창한 인간들의 땅, 미드가르드와 마나하임

인간 세계를 나타내는 '미드가르드'는 위그드라실의 중간 줄기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들의 세계인 '아스가르드'와는 무지개다리로 불리는 '비프로스트'가 연결되어 있다. 오딘과 신들이 최초로 인간의 선조가 되는 남자와 여자를 만들어 '미드가르드'에 살도록 허락했고, 그 후 인간들은 '미드가르드'에서 세력을 넓혀간다.

게임 내 '미드가르드'의 마을인 '마나하임'은 인간의 집이라는 독일어로 '미드가르드'를 지칭하는 또 다른 명칭으로 여겨진다. 이곳에서 마지막 보스로 로키의 자식 중 하나인 '요르문간드'가 등장하는 이유는 이 뱀이 바다에 버려진 후 거대하게 성장하여 '미드가르드'를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 서리 거인의 서식지, 요툰하임과 베르겔미르

'요툰하임'은 태초의 거인 '이미르'의 자손들인 서리 거인들이 살고 있는 땅이다. 원래 끝없이 번창하던 서리 거인들은 오딘과 형제들이 천지 창조의 재료로 쓰기 위해 '이미르'를 죽였을 때 그 피의 홍수에 잠겨 대부분 사망했다고 전해진다. 이를 계기로 거인들과 신들의 사이가 나빠졌다고 전해지는데, 신화 속에서 거인과 신들이 대립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여기서 '베르겔미르'는 게임에서 '요툰하임' 속 마을의 명칭으로 나타내지만 신화에서는 피의 홍수에서 살아남은 서리 거인의 이름이다. '베르겔미르'와 그의 아내는 이미르의 죽음 이후 살아남아 모든 서리 거인의 선조가 됐다.


▲ 게임 속 인간들의 도시 '마나하임'(좌)과 거인의 마을 '베르겔미르'(우).



◎ 드워프 또는 어둠 요정? 니다벨리르와 다르칼프하임

'니다벨리르'는 드워프들의 세상으로 어둠의 요정들이 사는 '스바프트알파하임'과 동일한 땅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분류되기도 한다. 그로 인해 어둠의 요정과 드워프를 동일 시 여기는 경향도 있으며, 어둠의 엘프, 드워프 모두 뛰어난 손재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표현되는 공통점을 보인다.

오딘:발할라 라이징의 마을 중 하나인 '다르칼프하임'은 집을 뜻하는 하임과 노르웨이어나 아이슬란드어로 표현된 다크 엘프가 결합되어 검은 요정의 집 정도로 볼 수 있다. 검은 엘프 또는 드워프가 지닌 대장장이의 재능은 신화 속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데 사용되었고, 그 유명한 신들의 무기 묠니르, 궁니르 등의 장비 역시 이들의 손에서 탄생하게 된다.


◎ 빛나는 요정의 세계, 알브하임과 기믈레

요정을 뜻하는 엘프의 기원인 '알브', 즉, 9개 세계 중 '알브하임'은 요정의 집을 뜻한다. 검은 요정들이 사는 '니다벨리르'나 '스바프트알파하임'과는 반대되는 세상으로 빛의 요정들이 살고 있고, 신들의 세계와 함께 위그드라실의 상층에 자리 잡고 있는 세계다.

게임 속 '알브하임'은 요정의 땅에 어울리게 울창한 숲과 아름다운 햇빛이 쏟아지고 있다. 여기 위치한 마을 '기믈레'는 신화에서 라그나로크 이후에 살아남은 이들의 터전이 될 장소로 여겨진다. 또한, '기믈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신들은 물론 정의로운 망자가 함께하는 이상적인 낙원처럼 표현되고 있다.


▲ '다르칼프하임'(좌)과 '기믈레'(우)는 분위기도 정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