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디자이너가 보유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스킬은 무엇인가? 이는 디자이너 포럼에서 여러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자주 거론되는 주제다. 수많은 여러 가지 기술들이 제시되곤 하지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팀 구성원들에게 아이디어 및 개념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능력에 관한 기술이다.

James Cook University의 로버트 딜런(Robert Dillon)교수는 비판적 분석 기술을 실현하는 기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보다 일반적으로 여러 팀원에게 게임이 작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아이디어 전달 기술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아트와 테크 담당자에게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기획자의 가장 중요한 기술(技術)이다. 어떡하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느냐?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기본적으로 디자이너가 설명하는 개념은 '주관적(Subjective)'이기 때문에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 가장 실용적인(pragmatic)방법은 게임을 분석해 기술(記述)하는 것이다."

게임 디자이너들이 비디오 게임을 세밀하게 설계하고 어떤 부분이 효과가 있는지를 각 부문에 대해 논의하여, 효과적이고 직설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 그는 이를 창달하는 방법으로 'A.G.E 프레임 워크'를 추천했다. 'A.G.E 프레임 워크(Framework)'란 액션(Action), 게임플레이(Gameplay), 경험(Experience)의 구성 요소로 게임을 설명하는 기술이다.




액션이란 플레이어가 게임내에서 행하는 행동을 뜻한다. 움직이고 뛰고, 총을 쏘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게임 플레이란 액션을 취했을 때 게임 내에 생기는 결과를 뜻한다. 총을 쏘면 싸움이 벌어지는 현상이 포함된다. 경험은 감정의 경험이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며 얻는 감정을 뜻한다.

'A.G.E 프레임 워크'에 따르면 액션은 룰에 의해 게임플레이와 상호작용을 하고 감정의 경험은 게임플레이와 목표 부여의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액션 - 게임플레이 - 경험이 엮여있는 상호작용은 곧 재미라는 결과물을 산출한다.

하지만 감정의 경험을 표현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각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도 다를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들이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지, 플레이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부분이 재미라는 감정을 촉발하는지 매우 광범위한 범위에서 정량화할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로버트 딜런 교수는 이 방법을 해결할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6-11 프레임워크'를 해결 방안으로 제시했다. 이 프레임워크는 재미를 이끌어내는 요소로 여섯 가지의 '감정'과 열 한가지의 '본능'으로 가정하고 플레이어의 감정적 반응을 겨냥한 방법론이다.

Six emotions

- 이미 많은 게임에서 공포를 이용하고 있다. 인간의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훌륭한 촉매제다.
- 분노. 분노를 느끼게 함으로써 게임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 플레이어에게 보상을 줌으로써 자부심을 가지게 해야한다. 자부심은 게임플레이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다.
- 재미와 가장 멀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슬픔은 게임과 플레이어의 감정선을 연결해준다. 슬픔은 굉장히 강렬한 게임경험을 이끌어 낼 수 있다.
- 흥분즐거움을 거부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Eleven instincts

- 생존 본능은 공포와 함께하는 본능이다. 공포를 심어주고 생존하는 법을 유도할 수 있다.

- 복수. 인간 내면의 가장 큰 에너지 근원이자 굉장한 만족감을 주는 감정이다. '팩맨'에서 도망만 다니다가 복수의 기회가 찾아올 때를 생각해보라!

- 모르는 것을 알아내고자 하는 호기심은 대부분의 어드벤처 게임에서 사용되고 있다. '미스트'처럼 미지의 상황에 던져놓고 호기심을 자극해 플레이어의 본능을 자극하는 기재(器財)다.

- 정체성은 게임 내 기재(機材)와 플레이어가 서로를 동일하게 여기게 하여 몰입하게 하는 본능이다.

- 적극성. 인간의 저돌적인 공격능력이 가장 크게 발현되는 부분이다. 이는 경쟁심과도 연관이 있다.

- 무엇을 지키고자 혹은 무엇을 도와주고자 하는 보호 본능은 게임 소재로서 자주 사용되어왔다. 공주를 구하는 게임들이 이에 속한다.

- 탐욕수집. 인간은 모으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본능을 가지고 태어난다.

- 의사소통 본능은 인간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자랑을 하고 싶어하는 기믹(gimmick)에 기인한다.

- 화려하고 다양한 색상에 시선을 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 해상도나 폴리곤 수 같은 기술적인 영역이 아니라 예술적인 영역에 가깝다. 색을 잘 사용하면 캐주얼한 게임이라도 화려하고 멋지게 만들 수 있다.


"재미를 느끼는 감정은 개인마다 다르므로 서로 다른 감정과 본능을 파악해서 심리학적으로 유의미한 것들을 파악해서 게임에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게임은 인생과 비슷한 사이클을 지닌다. 인생에서 감정을 통해서 잠재된 본능이 발현되는 것처럼 게임도 플레이어의 감정과 본능을 자극해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예를 들어 공포를 자극하면 살고 싶어하는 생존 본능을 자극해서 도망치거나 싸우게 하는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 처럼 말이다.




이 순환구조가 게임플레이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1981년에 출시된 '개구리(Frogger)'는 이러한 법칙에 충실하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행복하고 자부심이 든다. 개구리를 한 마리 살렸다는 보호 본능에 기인한 감정인 것이다. 게임을 하는 과정도 짜릿하다. 왜냐하면, 자동차가 만드는 공포로 생존하고자 하는 본능이 발동되어 나와 개구리를 동질화시켰기 때문이다.

이어 로버트 딜런 교수는 복잡한 설명 없이 한 장으로 직관적인 설명이 가능한 One Page GDD 모델을 소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좋은 디자이너가 되려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할 줄 알아야 한다.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모두에게 동의를 구하는 방법으로 경험을 공유해야 하며 협의(狹義)로 게임을 설명해서 서로 다른 계층에서 어떤 경험과 행동이 도출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