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모태솔로)탈출보다 어려운 인터랙티브 게임 개발
  • 강연자 : 이름 - '고도리' 고성진 PD, '오카피' 이웅희 감독 / 인디카바 인터랙티브
  • 발표 분야 : 게임 개발
  • 강연시간 : 2021.11.19(금) 15:00 ~ 15:50
  • 강연 요약: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제작부터 출시까지 과연 호감일까? 비호감일까?

  • 인디카바 인터랙티브의 고성진 PD와 이웅희 감독은 Full Motion Video(FMV) 게임 장르에 관심을 가지고 3년 동안의 개발 끝에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 ' '모태솔로: 누구나 태어날 땐 솔로다'를 출시했다. 500페이지가 넘는 시나리오 분량, 여섯 시간 이상의 영상, 히든 엔딩을 포함한 8개의 엔딩, 다양한 미니 게임과 인터랙션 요소들을 포함한 이 게임은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인디 게임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적은 수의 인원으로 시나리오 작성부터, 촬영, 편집, 게임 개발까지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완성한 고성진 PD와 이웅희 감독은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을 남긴 듯하다. 마치 추억 보정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을 만드는 데는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고성진 PD와 이웅희 감독은 제작부터 출시까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신들이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모태솔로 컨셉을 선택한 이유는?- 짧은 시간 실내서 일어나는 가장 흥미로운 일상


    처음 아이디어를 얻은 건, 2018년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였다. 평소 즐겨 봤던 풍월량의 방송에서 '더 벙커'라는 실사 영상 기반의 게임을 보게 됐다. 그게 처음 알게 된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희귀한 장르였기에, 이 게임이 흥행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개발에 착수했다.

    처음엔 공포부터 타임 루프까지 다양한 장르를 고민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장르를 선택해야 했다. 그리고 기억에 남은 작품은 좋은 스토리가 있을 때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 생각에 맞춰서 게임의 컨셉을 잡아갔다.

    인터랙티브 게임을 준비하면서 게임 안에 있어야 하는 요소와 없어야 하는 요소를 분리했다. 있어야 하는 요소에는 게임적으로 흥미롭길 바랐고, 현대인이 공감하길 바랐고, 괜찮은 작품성이 있기를 바랐고, 유튜버 등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 되기를 바랐다. 반대로 없어야 하는 요소에는 지나치게 긴 분량, 야외 촬영, 많은 인원 출연, 그리고 1회 성 게임으로 끝나버리는 게임성 등이었다.

    두 가지를 종합했을 때 결론은 '짧은 시간 동안 실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일상'이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그게 무엇일지 고민을 해보니, '카페에서 이뤄지는 이성 간의 소개팅이 가장 긴장되고 흥미로운 일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주인공이 모태솔로라는 컨셉을 추가했다. 모태솔로가 소개팅에 나갔을 때 생기는 긴장감이 더욱 클 거라고 생각했고, 경험이 있기에 스토리를 더 잘 쓸 수 있다고 믿었다. 제작 과정에서 유머적인 부분이나 과장을 조금 보탰지만 전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고 싶었다.



    ■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 선택은 항상 의미가 있을 수 있게


    가장 먼저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모태솔로의 특징을 알아보기 위해 갖가지 소개팅 프로그램과 관련 정보들을 찾았고, 1년간의 노력 끝에 모태솔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1년이라는 긴 시간이 들었던 건,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의 특성 때문이었다. 각각의 선택이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어야 하기에 그에 맞는 설정과 결과를 고민하느라 1년이 걸렸다.

    두 번째로 촬영, 인터랙티브 게임을 만들어 보니 콘티가 굉장히 중요했다. 콘티를 제대로 짜둬야만 시나리오 상의 오류를 잡을 수 있었고, 촬영의 완성도도 올라갔다. 그리고 촬영에 걸리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인디게임은 적은 비용으로 제작이 진행되기에 불필요한 촬영을 줄이고, 시간을 단축시킨 건 매우 큰 도움이 됐다.

    적은 제작비 때문에 작업을 하면서 많은 일화들도 생겼다. 오디션 장소가 없어서 친구의 사무실을 빌리거나 엑스트라 역할이 필요해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촬영 전에 연락을 끊고 사라진 배우도 있었고, 짐이 많아 택시 승차를 거부당하고, 촬영을 방해하는 까마귀를 쫓아내기도 했다.

    우리는 게임을 제작하면서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위주로 개발했다. 첫 번째는 스토리다. 장르 특성상 대부분의 유저 평가는 스토리에 집중된다. 그래서 스토리가 재밌어야 했다.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답게 상황과 선택에 따라 효과적이고 흥미로운 인터랙션이 이어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유저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계속 유도했다.

    마지막으로 선택에는 항상 의미가 있어야 했다. 무엇을 선택해도 결과에 영향이 없다면, 게임의 흥미가 떨어진다. 의미 없는 선택이 반복되지 않게 하고, 선택마다 새로운 경험을 넣고, 때로는 복선을 깔아두어 반복적으로 플레이를 하더라도 최대한 지루하지 않고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뿌듯했지만, 아쉬웠던 결과- 차기작은 좀 더 게임에 가깝게


    모태솔로는 출시된 이후, 각종 인터넷 방송에서 스트리밍 되며 스팀에서 인기 게임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매출은 제작자의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고성진 PD는 그 이유를 플랫폼의 한계와 스트리밍을 통한 홍보 두 가지로 분석했다.

    고성진 PD는 스팀 플랫폼은 시스템화된 게임을 좋아하는 유절이 많기 때문에 영화 형식에 가까운 사용자가 적은 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인터넷 방송을 통한 홍보는 게임의 스토리를 직접 노출하기에 양날의 검이라는 의견도 전했다.

    고성진 PD와 이웅희 감독은 차기작은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가 아닐 듯하다고 전했다. 그리고 차기작에서는 좀 더 게임과 좀 더 융화된 작품을 만들겠다고 했다. 플랫폼 다변화도 고민 중이라고 했다. 특히, 모바일을 통해 인터랙티브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 어땠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