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6일, 검은사막에 신규 클래스 드라카니아가 출시됐다. 더불어 캐릭터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는 시즌 서버까지 시작된다는 소식에 할 만한 RPG를 찾고 있었던 기자는 검은사막을 다시 한번 플레이해보기로 했다.

게임을 설치하고 흑정령 일러스트를 보자 2014년 오픈베타에 참여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당시 레인저로 검은사막을 시작했었는데, 다음 해에 바로 입대를 하는 바람에 얼마 즐기지 못했다. 기억나는 건 족제비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녔던 사람들과 벨리아 마을의 풍경 정도.

이런 애매모호한 기억을 가진 상태에서 때마침 발레노스 메인 의뢰가 리뉴얼되었고, 새로워진 여정의 시작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 무려 8년 만에 복귀한 검은사막


이번 리뉴얼로 연출이 강화된 프롤로그에서는 일레즈라라는 처음 보는 NPC가 등장했다. 프롤로그를 마치고 나니 흑정령이 날 반겨주었고, 내가 어떤 상태인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었기에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에단과 함께 아토르의 심장이라는 유물을 발굴하고 있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기억을 잃었다는 것을 말이다.

에단과 대화를 나눈 후 또 한 명의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초반에 만날 수 있는 메인 NPC 중 한 명인 자렛 도몬가트였다. 정확히 어떤 배경을 가진 NPC인지는 기억이 안 났지만, 척 봐도 모습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은 그래픽 리마스터 이전인데다가, 자렛은 발레노스 리뉴얼에서 외형 개선을 받은 주요 NPC 중 한 명이었기에 그 차이는 더 극심하게 느껴졌다.

NPC들과 몇 마디 대화를 나눠보고 알아챈 것은 모든 NPC가 풀더빙이 되어있다는 점. 예전에는 컷신이 아닌 이상 생생한 더빙을 듣기 힘들었는데, 발레노스 리뉴얼로 메인 의뢰에 풀더빙이 적용되어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주요 NPC뿐만 아니라 이름 없는 NPC까지 더빙이 되어있어 '신경을 많이 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리뉴얼로 연출이 수정된 프롤로그, 근데 죄송하지만.. 초면입니다


▲ 이 녀석.. 원래 이렇게 친절했었나?


▲ 발레노스 리뉴얼에서 외형 개선을 받은 자렛, 내가 기억하는 모습과 몰라보게 변했다


▲ 이름 없는 NPC들까지 풀더빙! ..이지만 여전히 이름은 없다..



NPC들과 대화를 하고 나니 어느새 고대 유적에 돌입, 바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족제비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였던 추억이 아련하게 떠올라 어쩐지 아쉽기도 했지만, 쓸데없는 퀘스트 대신 스토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에단의 만류에도 유물을 만진 나는 일레즈라에 관한 기억을 엿보게 되었고, 일레즈마는 누구이며 나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고대 유적에서 일레즈마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이렇게 컷신으로 계속 궁금증을 심어주니 빨리 다음 이야기를 보고 싶어졌다.

이후 임프들에게서 자렛 일행을 구해주고 서부 경비캠프로 이동하니 처음으로 스토리 분기를 선택할 수 있었다. 자렛을 위해 일할 것인지 말지를 고르는 선택지였다. '나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계속 나를 쏘아붙이는 자렛이 마음에 들지 않아 제안을 거절하는 선택지를 골랐다.

선택지에 따라 전체적인 스토리가 크게 바뀌지는 않지만, 분기별로 얻을 수 있는 칭호가 다르기 때문에 차후에 다른 캐릭터를 키운다면 안 해본 루트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


▲ 하얀 마녀 일레즈라와 내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 마음 가는 대로 선택지를 골라보아요


▲ 선택지에 따라 다른 칭호를 획득



그 후 빨간코를 물리치고 벨리아 마을에 도착해 에일린을 만났다. 에일린에게 친한 언니 엠마가 흑정령에 잠식되는 것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다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스와 전투를 벌였다.

엠마의 증상은 크론성의 첨탑과 관련이 있다는 기아스의 말에 크론성으로 향했으며, 첨탑을 지키는 원령기사를 처치하고 카프라스의 유물을 해방했다. 이렇게 원혼의 사슬을 끊은 벨리아 마을에는 평화가 찾아왔고, 시종장 조르다인의 눈에 든 내가 하이델로 초대받으며 발레노스 메인 의뢰가 끝이 난다.

이렇듯 풀더빙과 주요 NPC 외형 개선, 컷신 연출 강화 등이 이루어진 발레노스 리뉴얼. 명확해진 인물과 단체 간의 관계를 바탕으로 원하는 분기를 선택하며,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가 자연스럽게 세계관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업데이트였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검은 돌이 가진 힘과 수상한 흑정령의 정체에 대해 의문을 품을 수 있었고, 향후 전개될 스토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끝없는 겨울의 산에서 시작해 레벨을 높인 후 발레노스를 진행하는 게 난도 면에서 편하긴 하지만, 겨울의 산은 지난 화 예고편처럼 순식간에 스토리를 요약해주기 때문에 신규 유저가 검은사막에 녹아들기는 어려웠다. 세계관을 천천히 익히면서 적당한 난도로 스토리를 플레이하고 싶다면, 고대인의 석실로 게임을 시작해 발레노스 스토리를 즐겨보자.


▲ 처음 만나는 우두머리 빨간코


▲ 너희들도 외모가 많이 바뀌었구나..


▲ 원령기사를 처치하고 유물을 해방하면


▲ 조르다인의 눈에 들어 하이델로 초대받고 발레노스 의뢰 완료!


▲ 세계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싶다면 고대인의 석실로 시작, 발레노스 의뢰를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