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수의 달은 역대 시즌 중 '무언가 바뀌었다'라는 느낌이 가장 크게 와닿는다. 단순히 명예 점수가 초기화되고 마나 각성 노드가 바뀌는 것에 더해 캐릭터 밸런스 조정, 신규 콘텐츠 추가 등 대규모 업데이트가 동시에 진행됐기 때문이다.

여러 변경점 중 주목할 만한 것 중 하나는 차원 포탈의 파밍 구조 변화다. 사수의 달 이전에는 차원 포탈마다 고유한 토큰이 존재했고, 사냥으로 토큰을 모아 정해진 보상을 바꾸는 방식으로 성장 재료 파밍이 진행됐다. 매주 교환할 수 있는 아이템 수량은 제한돼 있었기 때문에 목표로 설정한 아이템을 교환할 때까지 주간 차원 포탈에서 수많은 몬스터를 처치해야 했다.

매주 정해진 양의 토큰을 모아야 하는 파밍 방식은 캐릭터의 능력치가 오를수록 파밍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이는 차원 포탈마다 효율적인 사냥 동선 설계나 캐릭터 성장에 대한 강한 동기가 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마나 각성 레벨이 올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캐릭터가 차츰 강해지는 것은 덤이었다.

그러나 플레이 타임이 상대적으로 짧거나 한창 성장 중인 캐릭터를 보유한 유저는 시간 당 마나 경험치나 토큰 획득 효율이 낮아 몬스터 처치 속도가 중요한 파밍 구조가 괴로울 수밖에 없었다. 퀘스트 추천서를 소모하는 일일 퀘스트와 던전 4회 클리어에 더해진 '숙제'와 같은 인상이 강했기 때문에, 유저들 사이에서도 토큰을 모으는 파밍 구조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 사수의 달 이전에는 주간 차원 포탈마다 몬스터가 드롭하는 토큰이 존재했다

▲ 매주 아이템을 교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일까, 주간 차원 포탈은 '숙제'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러했던 차원 포탈 파밍 구조는 사수의 달을 기점으로 하스 대륙과 비슷한 방식으로 바뀌었다. 토큰이 사라진 대신, 기존에 교환으로 얻던 아이템을 몬스터 처치 시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뀐 파밍 방식은 극단적으로 운이 좋다면 몬스터 몇 마리를 처치해 몇십초 만에 파밍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아무리 사냥을 해도 얻는 것이 없어 허탈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파밍 구조를 바꾼 이유는 아마도 마나 각성 구조 변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전 시즌은 마나 각성 레벨 40을 달성하면 노드 활성에 필요한 포인트 800을 모두 얻을 수 있어 콘텐츠를 즐기는 데 지장이 없었다. 시즌이 바뀌어도 마나 각성 레벨 40까지는 그 동안 쌓은 마나 경험치를 시즌 종료 보상으로 받을 수 있었기에, 40 이후 마나 각성 레벨을 올리는 것은 다양한 추가 시즌 보상을 얻기 위한 부가 수단 정도의 인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마나 각성은 트리 구조가 사라진 대신 여러 가지 각인을 활성화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마나 각성 최대 포인트도 800에서 1,200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마나 각성 포인트를 획득 가능한 레벨이 최대 40에서 70으로 오르면서, 마나 각성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기존보다 차원 포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마나 각성의 변화는 아이템 파밍 방식 변화와 함께 차원 포탈에 오래 머물러야 할 동기를 부여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또한, 바뀐 차원 포탈 파밍 방식은 인벤토리 관리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과거 여러 차원 포탈에 입장해 파밍을 진행하던 유저는 애매하게 남아 있는 여러 토큰이 항상 인벤토리나 창고를 차지해 불편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이템을 낮은 확률로 직접 획득해야 하는 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이런 부분은 확실히 잘 개선된 점 중 하나다.

▲ 마나 각성 실질적 만렙이 40→70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이전보다 차원 포탈에 오래 머물러야 한다

▲ 토큰이 사라지면서 인벤토리에 여유가 생긴 것은 확실히 좋은 개선점이다


여러 업데이트를 거쳐 차원 포탈에서 얻는 보상이 점점 풍부해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각 클래스의 특정 스킬을 강화하는 소울스톤에 이어 최근에는 혼돈의 요새와 신목의 사원에서 새로운 허리띠 합성에 필요한 조각을 드롭한다. 재련 장비가 사라지면서 소외됐던 얼어붙은 도시는 추가 마법부여 재료를 모으기 위한 장소로 재탄생하는 등, 주간 차원 포탈마다 매력적인 보상은 확실히 존재한다. 만약 주간 차원 포탈 참여가 어려운 유저라면, '올가미의 숲'에서 모은 골드로 여러 성장 재료를 구매해도 좋다.

일반 몬스터만이 아니라 보스가 주는 보상도 개선되는 분위기다. 주간 차원 포탈에 등장하는 보스는 처치 기여 시 명예 점수, 돈주머니 등을 확정 제공하고, 초월 장비 관련 재료인 지배자의 흔적이나 전설 등급 돌파 장비 등을 무작위 인원에게 추가로 지급한다.

이번 주에도 용의 정원 보스 처치 보상에 소울스톤 슬롯 개방석이 추가되는 등 보상 추가 및 개선은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일반 몬스터보다 비교적 좋은 보상을 얻기 쉬운 보스를 둘러싸고 진영 간 전투를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공개된 개발노트에서 엘리온은 파밍하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실제로 이번 주 진행된 업데이트에서는 심판의 거인과 망령 수도원 보스 처치 획득 보상 제한이 사라졌고, 이후 업데이트에서도 파밍의 재미를 높이려는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시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해 진영 간 전투를 거쳐 보스를 처치했을 때 얻는 성취감과 대박 보상을 얻는 순간 짜릿함을 동반한다면, 주간 차원 포탈은 유저들이 엘리온 본연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 시즌 변경 이후 주간 차원 포탈에 다양한 파밍 요소가 추가됐다

▲ 보스 처치 보상도 계속해서 개선되는 중, 주간 차원 포탈에 참여해야 할 이유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