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전선의 또다른 신작, '소녀전선: 뉴럴 클라우드'가 13일부터 약 2주간 OBT를 진행한다. 작년 5월 첫 공개된 이후 1차, 2차, 2.5차 CBT를 거쳤던 뉴럴 클라우드가 본격적으로 출시 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셈이다.

이미 그간의 CBT 및 빌리빌리 생방송을 통해서 로그라이크 덱빌딩과 오토배틀러가 섞인 게임플레이가 공개됐지만, 페이백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결제까지 열어버린 OBT와는 아무래도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아울러 지난 CBT에서 볼 수 없던 콘텐츠들이 추가된 만큼, 그 퀄리티가 어떤지 출시에 앞서 미리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할까.

▲ 결제도 열렸으니, 이제 출시가 얼마 안 남았다는 신호일지도?



■ 4년 전 이야기를 다룬 '뉴럴 클라우드', 무엇이 달라졌나?


그간 소녀전선 신작들이 소녀전선의 이후 이야기를 다룬 것과 달리, '뉴럴 클라우드'는 그 4년 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소녀전선의 전술 인형이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는 '마인드맵'을 개발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그려냈으며, 유저는 작중 주요 인물 중 하나인 페르시카와 함께 마인드맵 프로젝트를 주도한 교수가 되어 연구중인 인형들을 수집해 일련의 사태에 대처해나가야 한다.

민수형 인형에게 전투용 코어와 총기를 지급한 뒤 철혈 및 다양한 적들과 맞붙는다는 전작의 설정과 달리, 뉴럴 클라우드는 다양한 인형들을 테스트하면서 연구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그에 따라서 인형들의 컨셉도 이전보다 다양해졌으며, 제조사 및 역할군에 따른 분류도 이전과는 달라졌다.

▲ HG, MG 등 병종 구분이 아니라 탱커, 서포터 등 역할군 분류 체계를 선택했다

전작에서는 총기의 종류에 따라 구분을 했다면, 뉴럴 클라우드에서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와 유사하게 탱커, 전사, 의료, 사수, 서포터 다섯 역할군에 따라 나뉘어졌다. 역할군뿐만 아니라 캐릭터 수집 방식도 확률형 아이템 기반으로 변경됐다. 또한 코어를 소모해서 더미 링크와 최대 레벨을 올리고, 개조로 등급을 올리던 기존 방식이 아닌 레벨 제한은 재료 던전에서 파밍으로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소모하고, 등급은 조각을 모아서 조각을 모아서 등급을 올리는 일반적인 수집형 RPG로 탈바꿈한 모습을 보였다.

콘텐츠도 코레류에서 일반적인 수집형 RPG로 변화를 꾀한 모습이 보였다. 자원소모가 아닌 행동력에 기반한 스테이지, 각종 재료를 파밍할 수 있는 던전 및 캐릭터 조각을 모을 수 있는 던전, 가면 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무한의 탑 계열의 '무진탐사'까지. 그간 수집형 RPG를 즐겼던 유저라면 언어의 장벽이 있어도 당장 문제 없이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 캐릭터를 뽑고 조각을 모아서 성급을 올리는 것이나


▲ 콘텐츠의 종류를 살펴보면 전작과 달리 일반적인 수집형 RPG로 선회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걸 단순히 넣은 것만은 아니었다. 무진탐사는 따로 던전을 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별로 보통-하드-무진탐사 이 세 가지를 즐길 수 있도록 해뒀다. 아울러 한 층 한 층 올라가는 기존의 무한의 탑과 달리, 한 층을 클리어하면 그 다음에 여러 층을 한꺼번에 해금하는 방식이었다. 그 여러 층을 다 플레이할 것 없이, 제일 난이도가 높은 층 하나만 클리어하면 나머지 층의 보상을 전부 다 획득하는 식으로 번거로움을 줄이는 등 여러 가지 시도가 엿보였다. 아울러 캐릭터를 육성하는 방식은 따로 경험치책을 모으거나 스테이지 클리어로 얻는 것이 아닌, 공유한 경험치를 유저가 직접 캐릭터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이라는 것이 좀 달랐다.

▲ 경험치책을 파밍하는 것이 아니라, 클리어해서 얻은 경험치를 캐릭터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 전작의 SD를 3D로 계승, 전투는 로그라이크 덱빌딩+오토배틀러로 변화

▲ IDW...아니 베티다냐!

소녀전선의 일러스트에 걸맞게 3D 모델링을 입힌 것이 소녀전선2였다면, 뉴럴 클라우드는 소녀전선의 SD를 3D로 재해석한 모습에 가까웠다. 이들을 더욱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는 숙소는 아직 OBT 초반에는 개방되지 않았지만, 적어도 전투 전에 캐릭터를 드래그해서 옮길 때는 전작의 느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숙소에서 캐릭터를 옮길 때 아둥바둥하는 그 모습을 3D로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다고 할까. 캐릭터마다 그 모션이 각기 차이가 있는 것도 또다른 볼거리였다.

가장 핵심인 '전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로그라이크 덱빌딩과 오토배틀러 방식을 채택했다. 스테이지 진행 방식은 로그라이크 덱빌딩처럼 전투 후 매번 다른 분기를 지나면서 캐릭터의 능력치를 키워주는 '함수 카드'를 얻어 덱을 꾸준히 강화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더 강력한 적을 물리치고, 최종 국면에 있는 보스까지 클리어하면 하나의 스테이지가 완료되며, 각 전투는 오토배틀러처럼 캐릭터를 판 위에 두고 알아서 싸우는 걸 지켜보는 형태로 진행됐다.

▲ 기믹을 확인하고 알맞게 캐릭터를 배치하자

다만 다른 오토배틀러처럼 판 위에서 싸울 말을 매 판마다 따로 모으는 것은 아니고, 기존에 키워둔 캐릭터들을 오토배틀러 같은 판에다가 최대 5명까지만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이 달랐다. 또한 완전히 자동으로 방치하는 오토배틀러와는 달리, 유저가 스킬게이지가 찰 때 일부 궁극기가 해금된 캐릭터들의 궁극기를 쓰거나, 혹은 코스트가 찰 때 유저 스킬을 써서 지원하는 건 가능했다.

오토배틀러에서 볼 수 있는 '시너지'는 판 위에 캐릭터들의 조합이 아닌, 함수 카드의 조합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었다. 함수 카드는 각 역할군마다 혹은 전체 캐릭터에 추가 효과를 주거나 능력치를 올려주는 것 외에도, 특정 세트 2개 혹은 4개를 모으면 해당 카드의 효과를 보는 모든 캐릭터의 능력치를 추가로 올려주는 세트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자신이 갖고 있는 주 역할군에 따라 카드를 수집하는 것뿐만 아니라, 카드의 세트 효과가 있나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 판이 끝나면 보통 카드가 몇 장씩 주어지고, 이를 구입해서 덱을 완성해나가는 방식이다

기존 로그라이크 덱빌딩이나 오토 배틀러와 또다른 점은, 스테이지의 지형에 따라서 캐릭터들의 전투 양상이 꽤 크게 바뀐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장애물이 있는 구역은 배치에 따라 근접 전투 유닛에게 매우 불리할 수도 있었다. 좁은 길목에서 탱커가 막고 뒤에서 사수가 쏴대면, 벽을 넘을 수 있는 유닛이 없는 한 매우 유리하게 전황을 이끌어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러한 전략성을 가미하고자 스테이지 곳곳에는 파괴 가능한 지형지물이나, 각종 버프 혹은 특수 효과 발판이 있었다. 중국어라 일일이 번역해야 하지만, 일단 파악된 것만으로도 특정 지역으로 순간이동하는 발판, 원거리 공격력이 높아지는 저격 발판, 상대방 어그로를 끄는 도발 발판 등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러한 발판을 활용해서 캐릭터들을 배치하는 것도 노하우였다.

▲ 저 돌을 파괴할 수도 있지만 내버려두고 텔레포트 발판으로 뒤쪽 사수를 노리는 전법

▲ 넌 못 지나간...엥 우리편도 못 지나가네

▲ 여차하면 궁극기로 도륙까진 아니더라도 전세를 바꿀 수도 있다

그래서 편대는 실제 전투에 투입되는 5명뿐만 아니라, 예비로 3명을 추가해 최대 8명까지 편성할 수 있었다. 전장뿐만 아니라 대기하는 발판에도 종종 전장에 있는 아군들에게 추가 버프를 주거나 전투가 끝난 뒤 체력을 회복할 수 있으니, 이를 확인해서 예비 인형들의 포지션을 고르거나 때로는 교대해줘서 주력 인형을 회복시키는 등 다양한 전술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전투 배치 외에도 함수 카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요령도 필요했다. 함수 카드는 최대 보유 한도가 각 스테이지마다 정해져있고, 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매번 추가로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이었다. 마치 오토배틀러 게임에서 나오는 카드를 업그레이드하려면 매번 코스트를 소모하듯이 말이다. 아울러 카드를 얻을 때도 무작위로 카드 획득하는 이상구역 외에는 여러 장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도록 했는데, 이때 일정 비용을 추가 지불하면 다른 카드로 교체해서 고를 수 있게끔 했다.


▲ 쭉 가면서 선택의 연속이다. 한 판 한 판 신중하게 고르자

▲ 그리고 마지막 보스를 잡으면 클리어

지금 당장 구매할 수 없어서 다음 턴에 사고 싶으면 하단의 자물쇠로 잠근 뒤, 다음 턴에 구매할 수 있는 등 이 부분에서는 로그라이크 덱빌딩보다는 오토배틀러의 문법을 따른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함수 카드의 등급은 파랑->보라->노랑의 3단계로 구성되어있으며, 동일한 카드 한 장을 사용해서 등급이 올라가는 형태였다.

중간중간 초급, 중급, 고급 적과 랜덤 이벤트가 발발하는 이상 구역, 함수 카드를 얻을 수 있는 함수 창고 돈을 지불해서 카드를 승급시키거나 새로 구매할 수 있는 상점 등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의 문법에 충실한 구성이었다. 보스 직전에는 체력을 회복하거나 카드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구간이 거의 100% 등장하고, 전투에서 지면 스테이지를 아예 처음부터 다시하는 선택지 외에도 그 구역만 다시 재도전할 수 있게끔 하는 등 다소 편의성을 가미한 것이 특징이었다. 그렇게 해도 클리어 못할 것 같은 경우에는 행동력을 일부 써서 보상을 일부 받아가거나, 혹은 보상을 다 포기하고 행동력은 소모하지 않은 채 다시 처음부터 도전 가능했다.



■ 익숙한 요소들을 재조합해 새로 빚은 '뉴럴 클라우드'


'소녀전선'이 출시된지 5년만에, 출시를 눈앞에 두고 마지막 검증을 진행하는 신작 '소녀전선: 뉴럴 클라우드'는 완전히 새롭진 않았다. 소녀전선에서 눈에 익은 캐릭터들이 나온 것뿐만 아니라, 플레이방식 자체는 수집형 RPG에 로그라이크 덱빌딩과 오토배틀러의 기존 문법을 뒤섞은 형태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존의 각 장르의 장점과 특징을 자신들에게 맞춰서 새로 빚어낸 모습이 눈에 띄었다.

육성에 필요한 재화를 구하는 곳은 따로 육성 던전으로 분리, 딱 한 구역만 클리어하면 바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해서 육성에 소요되는 시간과 스트레스는 최소한으로 줄였다. 한편으로는 원거리 유닛이 배치되는 구간만 전기가 흐르게 하거나, 적 근처에 라이트닝 실드를 걸어서 근접 유닛은 지속 피해를 입는 등 각 구역마다 기믹을 다르게 한 것이 눈에 띄었다. 단판으로 끝나더라도 그런 기믹을 이해하고 전략적인 배치를 해보도록 유도한 셈이랄까.

▲ 육성 던전은 스토리와 달리 한 구역만으로 구성되어있어 금방 끝난다

그런 간단한 기믹부터 스테이지를 넘어가면 각 웨이브에 해당하는 '층'마다 적의 구성과 기믹이 달라지고, 그에 맞춰서 자신의 조합을 짜고 최고 효율을 낼 수 있는 카드를 선택하는 능력이 요구됐다. 로그라이크 덱빌딩에 비교하자면 스테이지당 클리어 시간이 10분에서 20분 사이로 짧은 편에 수집형 RPG 요소가 들어가서 조금 불만족스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번 OBT에서 공개된 일종의 도전 모드 '고장협의'는 한 30분 정도 소요되는 볼륨에, 제공되는 캐릭터만으로 조합을 짜야 하는 등 코어한 유저도 만족할 만한 구성을 선보였다.

전략성만 강조된 탓에 거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뉴럴 클라우드에서는 그에 대한 보완책을 내놓은 것도 눈에 띄었다. 어떤 카드를 조합해야 할지 빠르게 파악하지 못하는 초보 유저를 위해서 카드 하단에는 작전 효율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수치로 표현해둔 것이다. 물론 이 수치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다. 세트 시너지는 반영되지 않다보니 작전 효율 수치만 보고 선택했다가 전투력이 다소 낮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다만 스토리 모드는 어지간하면 그 카드만 골라도 어느 정도 육성만 진행되어있다면 무난히 클리어가 가능할 정도로 레벨 디자인이 짜여져 있었다.

▲ 모르겠다 싶으면 하단 숫자보고 고르면 대충 무난하다


▲ 단, 고장협의는 좀 더 조합과 카드 시너지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각 구역만 자동전투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전체를 자동으로 돌 수 있는 '집행계획' 모드도 지원했다. 물론 장르 특성상 처음부터 쓰기보다는 지형을 보고 미리 배치해서 한 구역 정도는 진행한 다음에 켜는 것이 더 나았다. 그렇지 않으면 각종 기믹을 고려하지 않고 비효율적으로 배치된 상태에서 전투를 쭉 진행하기 때문에 끝까지 못가고 중도 탈락할 가능성이 꽤 높았기 때문이다. 모드는 온오프가 가능하고, 언제든 중간개입이 가능해서 중간에 안 될 것 같으면 자신이 직접 집도하는 식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 지정된 루트를 AI가 알아서 도는 '집행계획', 시작 전에 진로 수정이나 중간에 개입도 가능하다

출시를 곧 앞둔 OBT 단계인 만큼, 소녀전선: 뉴럴 클라우드의 현재 완성도는 이처럼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다만 육성 던전에서 반복 전투 기능은 지원하지 않았고, 서버는 불안해서 종종 임시점검을 하곤 했다. 아울러 행동력이 상당히 부족한데다가 보상을 다 받는다는 걸 가정했을 때 한 스테이지에 소모되는 행동력도 높은 편이었다. 그래서 진도를 빠르게 나가기는 현 단계에선 상당히 어려웠다.

그리고 3D로 구현한 SD는 아기자기하고 깔끔하긴 하지만, 스타일 자체가 호불호가 갈리다보니 접근성이 높을지는 다소 의문이긴 했다. 보통 캐주얼 게임, 특히 저연령층을 노린 그런 게임에서 주로 채택한다는 선입견이 은연중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서브컬쳐 게임에서 3D SD 캐릭터를 점차 채택한 작품이 늘어나면서 유저들도 익숙해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보편적인 스타일은 아니니 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금은 그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숙소도 아직 안 열렸으니, 판단하긴 좀 이를지 모르겠다.

▲ 실제 시간대에 맞춰 배경이 바뀌는 '오아시스', 그러나 아직 숙소는 안 열렸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현 단계에서 중국어라는 언어 장벽이 있긴 해도 꽤나 재미난 작품이란 점이다. 귀여운 캐릭터를 수집하고 키우는 재미, 기믹과 스테이지를 이해하고 매판 다르게 나오는 카드를 조합해 덱을 짜고 완성해나가는 전략성까지. 각기 다른 세 장르의 기본기를 이해하고 자신들에 맞게 접목시킨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전투는 눈요깃거리를 좋아하는 유저라면 성이 안 찰 수도 있겠다. 궁극기 연출로 애니메이션 컷신을 넣긴 했지만, 원체 빠르게 지나가는데다가 일부 캐릭터들은 아직 궁극기가 구현이 안 되어있는 등, 개발중인 티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 출시가 8월로 예정되어있고, OBT를 시작한지 아직 이틀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아직 시간이 있지 않던가. 더군다나 해외로 출시되려면 더 시간이 남은 만큼, 과연 그 이후에 뉴럴 클라우드가 이 가능성을 얼마나 꽃피운 상태에서 한국 유저들을 만나게 될지 기대된다.

▲ 숙소랑 G36...아니 어쨌든 궁극기 안 추가된 애들 좀 손보고 해외에도 좀 빨리 출시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