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트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의 수집을 목적으로 한다. 출시할 게임 혹은 새로운 콘텐츠, 변경 사항 등에 대해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리 파생될 문제들을 예방하고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개선의 '개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보니, 요즘의 테스트 서버는 정말로 테스트를 할 생각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출시를 코앞에 둔 모바일 게임의 테스트(CBT, OBT) 등은 프로모션의 성향이 짙은 부분도 있고.

오늘 이야기해 볼 주제는 '온라인 게임'의 테스트 서버다. 최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모두 이슈를 갖고 있는 두 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로스트아크의 테스트 서버다.

세세한 설명을 위해선 게임 특성을 길게 소개해야 하지만,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테스트의 환경 자체가 본 서버와 동일하다"라는 점으로 설명을 끝낼 수 있다. 특수성을 띤 '테스트 서버'라는 곳에서 기존 환경 플레이를 강요하게 된다고 할까? 당연히 임시로 운영되고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데다가 향후 플레이의 결과물이 남지 않는 테스트 서버는 이용자가 본 서버에 비해 떨어진다.

그만큼 유통되는 아이템이나 재화, 환경 자체가 본 서버와는 다르기에 기존 환경과 같은 오랜 파밍 기간이나 세팅 기간, 재화의 요구는 적합하지 않다. 그렇기에 사용자들에게서 최대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뽑기 위해 본 서버와 달리 편의적인 기능을 지원해야 한다. 개발자 명령어 만큼은 아니라도 번거롭지 않도록 초월적인 권한을 부여하거나 초월적인 스피드로 파밍을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이 기능이 완벽하지 않을 수 있거나 의도대로 동작하지 않아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다듬기도 한다. 매일 점검하고, 매일 바꾸고, 매일 데이터를 새롭게 뽑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목표는 '개발'을 위해서였으니까.

▲ 지난주(4월 15일) 처음으로 문을 연 로스트아크의 테스트 서버.

그런데 던전앤파이터의 테스트 목적 서버인 '퍼스트 서버'나, 최근 오픈한 로스트아크의 테스트 서버는 사용자 지원에 있어서 미흡함을 넘어서 '테스트를 할 의도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나 최대 레벨 상승과 신규 아이템의 버그들을 검증하기에는 환경 자체가 미흡했다. 마치 거의 밥 먹고 게임만 해야 하는 수준으로 각종 노가다들을 해서도, 의미 있게 아이템을 '세팅'을 해보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결국 테스트 서버부터 우려됐던 요소들이 그대로 본 서버에 넘어와서 예방할 수 있던 부정적 경험들에 대해 질타를 받는 결과가 나왔다.

로스트아크는 거대한 밸런스 패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그만큼 더욱 많은 데이터를 테스트 서버 내에서 뽑아 본 서버 업데이트에 반영을 해야 할 상황인데, 테스트 환경에 대한 지원이 매우 미흡했다. 특히나 '조율의 서'라는 본 서버의 좋은 조절 시스템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부랴부랴 이용자 테스트의 편의성을 늘리는 패치를 금일(19일)에 하긴 했지만 이미 수개월 전부터 예고한 사항이었으니 유저들의 실망도 컸다. 거기다 여전히 바뀐 트포를 파밍할 수 없거나 세팅 및 플레이를 직접 해야 하는 요소들(9/7돌, 군단장 초기화 이후 진도 맞추기)의 미흡함이 남았다. 이미 던전앤파이터의 퍼스트 서버라는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발주자인 로스트아크의 테스트 서버가 같은 전철을 밟고 있다는 점에 유저들을 조롱을 남겼다. "아, 원래 그런 거라고."

이 모든 건 결국 테스트 서버의 환경이라는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케어하지 못한 실책이다. 근본적으로 테스트를 하는 환경에 대한 무지가 드러나버렸고, 이를 이용할 플레이어들의 환경에도 이해와 공감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런 환경에서 뽑힌 데이터는 과연 의미 있게 쓰일까? 결국 제대로 된 데이터를 뽑지 못했기에 테스트의 변경 사항은 바꿀 생각이 없고, 그저 치명적인 버그나 찾고 맛보기 형식으로 먼저 경험해봐라 라는 뜻으로 유저들에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테스트할 생각이 없는 테스트'를 떠올리게 됐다.

최근 모바일 게임들의 프로모션 성향이 강한 테스트가 많았기에 이런 성향이 짙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돌아보면, 많은 이용자들이 이용하고 장기간 성장해야 하는 MMORPG, RPG들에 대한 테스트는 극 소수였다는 점도 부정하기 힘들다. 그렇지만 최소한 FGT의 환경도 따르지 못한 공개 테스트의 환경은 좀 아니지 않은가? 부디 개발자들도 의미 있는 데이터를 통해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면, 테스트 서버의 환경에 대해서도 좀 면밀히 살펴보고 개선을 해주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