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MSI가 JDG와 BLG의 LPL 결승 내전 끝에 JDG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결승전까지 진행된 브래킷 스테이지는 상대적 약팀으로 평가 받는 팀들이 다수 참가한 플레이-인 스테이지와는 또 다른 밴픽 양상을 보여주었다. 특히 시드를 획득해 이미 브래킷 스테이지에 진출해 있던 팀들이 경기를 펼친 브래킷 스테이지는 어떤 밴픽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을까.

먼저 크산테는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밴픽률 100%를 달성한 유일한 챔피언이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도 높은 밴픽률(5밴 12픽, 68%)을 기록했던 크산테는 브래킷 스테이지에서는 30밴 21픽으로 밴픽률 100%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57.1%(12승 9패)로 승률 또한 높았다.

플레이-인에서도 종종 사용되었지만 브래킷 스테이지에선 크산테의 미드 사용 비중이 높아졌다. 크산테는 탑-미드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챔피언으로, 밴픽에 유연함을 더해줄 수 있었다. 승률 또한 탑-미드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괜찮은 수준이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크산테는 비교적 많은 밴 카드를 뽑았고(밴 비율 58.8%), 밴 되지 않을 경우 반드시 출전한 챔피언이 되었다.


▲ 탑-미드 여러 포지션을 수행하며 등장한 크산테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자주 등장하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다소 의심스러운 평가를 받았던 노틸러스는 브래킷 스테이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미드-서포터 양쪽을 오갈 수 있는 노틸러스는 크산테와 마찬가지로 폭넓은 밴픽 전략을 수행할 수 있었다.

특히 JDG와 BLG의 결승전 대결에서는 JDG가 1세트, 정글 노틸러스를 사용한 점이 놀랍다. 미드 노틸러스의 경우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자주 등장해 예상할 수 있는 픽이었다면, 정글 노틸러스는 이번 MSI에서 등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랭크 게임에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는 픽이었기 때문이다.


▲ 예상하기 어려웠던 정글 노틸러스 등장! JDG의 1세트 승리에 기여했다


징크스는 플레이-인과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성적 차이가 크게 갈린 챔피언이다. 플레이-인 징크스는 밴픽률 자체는 높았지만(6밴 11픽, 68%) 승률은(4승 7패, 36.4%) 낮은 챔피언이었다면, 브래킷 스테이지에서 징크스는 21승 11패, 65.6%의 높은 승률로 강력한 하이버 캐리 원딜로 활약했다.

특히 JDG와 BLG의 결승전과 전날 치러진 BLG와 T1과의 결승 진출전에선 징크스가 출전한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5연승을 기록,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대회 후반부 확실한 승리 카드로 떠올랐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와 달리 아군의 캐어와 성장을 바탕으로 날뛰는 징크스의 '신나는' 공격력은 대회를 관람하는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역시 하이퍼 캐리는 징크스? 대회 후반 연승을 적립했다


마지막으로 전체적인 밴픽률은 낮았지만, 대회 우승을 만들어낸 승리의 카드 제이스를 짚고 넘어갈만 하다. 제이스는 플레이-인에서는 그렇게 주목받지 않는 픽이었지만, 브래킷 스테이지에서는 대회 우승까지 만들어낸 픽이 되었다.

특히 대회 종반 LPL 팀들이 제이스를 활발히 사용했다. 제이스의 6승 4패의 성적 중, 무려 4승이 결승전에서 나왔다. JDG와 BLG의 LPL 내전으로 치러진 결승전에서는 모든 세트에서 제이스가 등장, 제이스를 뽑은 팀이 게임을 승리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결국 JDG의 '나이트'가 1, 3, 4세트 제이스를 뽑아 파괴적인 활약을 펼치며 파이널 MVP를 수상했다.


▲ 결승전 전승 픽 제이스! 제이스로 활약한 '나이트'는 파이널 MVP까지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