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간해선 무너질 것 같지 않아 보였던 RNG의 성벽은 PSG 탈론이라는 거대한 태풍에 산산이 박살났다. MSI에서의 첫 패배라는 결과도 이변이었지만, 경기 내용이 더 충격적이었다. 경기 내내 RNG를 압박한 PSG 탈론은 일말의 역전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닉네임을 가리고 보면 체급 차가 나는 팀들이 벌인 경기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룹 스테이지부터 럼블 스테이지까지, PSG 탈론을 세 번이나 잡은 매드 라이온즈도 이번엔 무너졌다. 그다지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았던 봇 듀오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PSG 탈론은 RNG를 꺾은 것이 요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고, 남은 이틀간의 럼블 스테이지에서 선보일 경기력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PSG 탈론은 LCK의 담원 기아처럼 PCS의 '어나더 레벨' 팀이었다. 그렇다해도 PCS의 평균 수준이 다른 메이저 리그보다 떨어지기에 국제 무대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봇 라이너 '유니파이드'의 불참이라는 악재도 겹쳤다. 이에 많은 팬들의 시선은 담원 기아와 RNG의 맞대결에 쏠렸고, PSG 탈론은 안중에 없었다.

그룹 스테이지까지만 해도 PSG 탈론의 경기력은 예상과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팀 호흡이나 운영은 꽤 좋으나 라인전이 약해 한타에서도 밀리는 것. 그런데 럼블 스테이지 3일 차 경기에서 나온 PSG 탈론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다. 인베이드와 라인전부터 강하게 치고 나가며 적극적으로 움직이자 상대는 대처할 틈이 없었다. 스노우볼 속도는 어마어마했고, '리버' 김동우의 드래곤 사랑은 경기를 빨리 끝내는 원동력이 됐다.

현재 PSG 탈론은 강팀의 첫 번째 조건인 모든 라인에서의 캐리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임대 선수 '독고'의 합류로 인해 약점이 될 것 같았던 봇마저 하이퍼 캐리를 해냈으니 말이다. 럼블 스테이지 4일 차 일정에서 PSG 탈론은 RNG와 하루 만에 또다시 대결하고, 후엔 담원 기아와도 두 번째 만남을 갖는다. 과연 그들은 절정의 기량을 유지하여 1위에 등극하는 대이변을 만들 수 있을까.


■ 2021 MSI 럼블 스테이지 4일 차 일정

1경기 PSG 탈론 vs RNG - 17일 오후 10시 (한국 시간 기준)
2경기 매드 라이온즈 vs 담원 기아
3경기 C9 vs RNG
4경기 펜타넷.GG vs 매드 라이온즈
5경기 담원 기아 vs PSG 탈론
6경기 펜타넷.GG vs C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