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해 LCS를 제패한 '버서커' 김민철이 국제 대회에 도전장을 내민다.

03년생 원거리딜러(AD) '버서커'는 T1에서 루키즈(연습생)을 거쳐 아카데미(2군)까지 소화한 유망주였다. 관계자 평가가 워낙 좋아 LCK 데뷔 수순을 밟을 거라 예상되었으나, 2022 시즌을 앞두고 C9으로의 이적을 깜짝 발표했다. LCS를 데뷔 무대로 삼은 것이다.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된 '버서커'의 데뷔 시즌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가끔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신인 선수의 흔한 기복 정도였고, 서머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LCS의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파이널 MVP는 덤.

이제 '버서커'는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그룹 스테이지 개막을 앞두고, 간단한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근황과 LCS에서의 이야기, 그리고 롤드컵 각오까지 들어봤다.



Q. 먼저, 한국 팬분들께 인사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C9에서 AD로 활동하고 있는 '버서커' 김민철입니다. 제가 LCS 미국에서 뛰고 있지만 항상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우승 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아는 분들 만나고 그냥 숙소에서 쉬면서 지냈던 거 같습니다. 팀 콘텐츠도 찍고 저희 리그가 결승을 되게 늦게 해서 한 일주일 정도 쉰 거 같습니다.


Q. 우승 소식을 듣고 정말 반가웠어요. 늦게나마 소감 들어볼게요.

LCS 데뷔하고 첫 해 우승이라 실감이 당장은 크게 나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부모님부터 많은 감사했던 분들이 떠오르긴 했지만, 결승이 조금 허무하게 끝난 느낌이라서 눈물은 안 났습니다. 마지막에 '블래버'가 살짝 눈물을 흘렸는데, 그땐 좀 감정이 북받친 거 같습니다.


Q. 사실 북미에 가서, 우승의 자리에 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잖아요. 당시 북미 이적을 택한 이유를 먼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일단 지금은 제 옆에 없지만, 북미 팀인데도 한국인 3명과 함께 리그를 뛸 수 있다는 게 엄청 매력적이었습니다. 또한, 타지 생활을 하며 인생의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팀과 에이전시가 제시한 조건도 좋았기 때문에 진출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Q. 스프링에서는 정규 시즌 2위, 최종 4위라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어떤 부분이 아쉬웠나요?

아무래도 한국인 3명, 미국인 2명으로 이뤄진 팀이라 하나의 언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던 게 컸던 것 같습니다. 또, 제 폼도 스스로 생각했을 때 불안정했다고 생각됩니다.



Q. 서머를 위해서 어떤 점을 보완하고자 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일단 게임 내적으로 개인적인 실수를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했고, 게임 외적으로 의사소통 부분에 있어서 영어 공부를 많이 보강했습니다.


Q. 서머를 앞두고는 여권과 비자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어요. 당초 4주 이상 경기에 뛰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는데, 다행히 1주 차 막바지에 합류하셨습니다. 당시 상황을 직접 들어보고 싶어요.

일단 저 대신에 아카데미(2군) 친구들이 경기를 대신 뛰었습니다. 저 때문에 시작이 좋지 않아서 팀원들한테 되게 미안했습니다. 정말 다행히 팀에서 일처리를 확실하게 해주셔서 1주 만에 합류할 수 있었어서 되게 감사하 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서머는 확실히 스프링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이었는데, 이유가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무래도 서머 들어와선 소통 문제가 거의 해결되다 보니 게임 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생각이 듭니다. 게임 중에 팀원이 말한 걸 바로바로 못 알아들으면 에너지가 소통에 집중하는데 다 써진다고 생각해서 이 부분이 확실히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소통이 좋아지면서 게임 집중력도 좋아진 거 같습니다.


Q. 파이널 MVP까지 수상할 정도로 폼이 좋았어요. 롤드컵도 기대해봐도 좋을까요?

롤드컵은 패치 버전이 달라서 메타도 바뀔 거라 생각하는데, 아직은 우승의 여파로 자신감이 넘치는 상황입니다. 이 기세를 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사실 냉정하게 LCS의 국제 대회 경쟁력은 여전히 의문 부호가 붙어있습니다. 때문에 LCS의 1시드로서 각오가 남다를 것 같아요.

확실히 LCK와 LPL과 비교했을 땐 리그 차원에선 확실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각 지역에서 최고의 팀이 모인 게 롤드컵이라 항상 변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보기 전엔 모르는 거고, 확실한 건 저에게 많은 배움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Q. C9은 T1, EDG와 함께 그룹 스테이지 A조로 편성이 되었어요.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는 평이 많은데, 어떨 것 같으세요?

개인적으로 양 팀 다 바텀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팀이랑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기대됩니다. 이번 롤드컵에서 배워갈 게 많을 거 같습니다.



Q. T1에는 전 동료들이 많잖아요. 특히 맞라인을 서게 된 '구마유시' 선수와의 대결이 기대됩니다. 따로 이야기 나눈 적 있으신가요?

예전에 아카데미 팀에서 한솥밥 먹던 친구, 형들이랑 높은 곳에서 이렇게 경기 할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 '구마유시' 형이랑은 작년 서머 때 사옥에서 같이 밥 먹은 게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둘 다 상황이 안 좋아서 제가 한탄하고 그랬었던 거 같은데 이렇게 만나는 게 참... 사람 일 모른다는 걸 새삼 느낍니다. 저도 '구마유시' 형과의 대결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첫 국제 대회이기도 합니다. 긴장감이나 부담감이 생길 법한데, 어떠세요?

사실 경기 할 때 항상 어느 정도의 긴장을 했습니다. 이번 LCS 결승하기 전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긴장 안 할 수 있을까' 걱정을 살짝 했었는데 그냥 하던 대로 하니까 잘돼서 우승까지 한 거 같습니다. 이번에도 부담감과 긴장감보다는 하던 대로 하면서 이겨낼 생각입니다.


Q. 이번 롤드컵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팀 성적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도 듣고 싶습니다.

마음만큼은 롤드컵 우승이지만 현실적으로 일단 8강에 들고 싶다는 마음이 제일 큽니다. 개인적으론 이번 롤드컵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더 확실히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롤드컵 기간에 각성해서 달라진다면 더욱더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롤드컵에 임하는 각오 전하면서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데뷔 첫 롤드컵인데 이렇게 바텀이 강한 조로 잡혔다는 게 발전할 기회를 얻은 거 같아서 좋기도 하면서 설레기도 합니다. 연습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높은 곳에서 마무리하겠습니다. 한국 팬분들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