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한대로 하면 승리할 수 있다"

드디어 한화생명e스포츠라는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모든 주전 선수들이 LoL 월드 챔피언십 상위 라운드에 가봤고, 우승자만 세 명이 주전으로 활동하고 있는 팀이다. 그럼에도 한동안 3연패를 하면서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아쉬운 분위기를 한 방에 깰 만한 승리를 거뒀다. 전승 1위를 달리던 T1을 꺾으면서 그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그것도 다양한 카드를 자랑하는 T1의 막강한 봇 라인을 무너뜨리면서 거둔 승리이기에 값졌다. '댄디' 최인규 감독이 가장 핵심 라인으로 지목한 봇 라인, 그리고 '바이퍼' 박도현은 막중한 임무를 잘 소화해냈다.




팬들이 스토브 리그에서 기대했던 한화생명의 경기력이 드디어 나왔다. 팀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

그동안 스크림과 대회에서 우리가 어떻게 다른지 피드백하는데 집중했다. 스크림보다 대회에서 조심하거나 긴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소통 과정이나 픽밴과 관련해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 대회에서는 스크림보다 콜이 잘 안 나왔다.


젠지-KT-리브 샌드박스에게 패배했는데, 전승이었던 T1을 꺾었다. 무엇을 반증한다고 보는가.

우리가 준비한대로 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날이 오늘이었다. T1이 전승을 이어가지만, 충분히 약점이 있었다. 우리가 충분히 준비해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팀 지원이 확실해지자 '바이퍼'가 살아난 느낌이다. 본인의 기량을 발휘할 만한 조건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가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게임하는 게 중요하다. 게임 내에서는 우리가 자원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서 다르다. 요즘은 봇 라인 주도권이 핵심이라서 많은 투자를 받는다. 그리고 제리-루시안 같은 캐리형 챔피언을 제외하고 라인전이 강한 픽들이 오히려 많이 나오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그런 픽들은 열심히 키워줘도 후반 기대값이 높지 않다. 대신 초반 영향력을 많은 곳에 행사해야 한다.


이번주부터 제이스를 비롯한 포킹 챔피언이 자주 등장하더라. 어떤 변화의 영향이 컸다고 보는가.

제이스-직스-진은 주도권을 위해서 뽑는 픽이다. 라인전 승리가 먼저고, 포킹은 그다음이다.


1세트와 2세트가 양상이 크게 달랐다. 어떤 점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다고 보는가.

1세트는 이전과 비슷하게 우리의 소통이 통일된 느낌은 아니었다. 2세트부터 합심해서 이길 수 있었다.


루시안을 잡은 '바이퍼'는 다른 느낌이다.

루시안은 게임할 때 정말 편안한 챔피언이다. 나미랑 플레이할 때는 더 좋다. 그렇지만 T1과 대결에서는 그 구도를 깨려고 했다. 상대가 나미를 먼저 픽하자 우리가 루시안-유미를 가져왔다. 상대 드레이븐-나미는 플레이에 더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3세트에서 늦은 픽밴 단계에서 등장하는 드레이븐-카사딘이 먼저 나왔다. 일반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상대가 잡은 1-2픽을 보고 그 조합에 카사딘이 힘을 발휘할 것 같았다. 드레이븐은 라인전 주도권을 놓치기 싫어서 가져온 것이다. 남은 픽 중 그나마 가장 주도권을 잡기 좋다.


3세트에서 드레이븐이 죽지 않았다. 마음만 먹으면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나.

조합적으로 봤을 때, 3:3 전투에서 질 것 같지 않았다. 징크스-소라카가 정글까지 개입한 3:3 전투에서 그렇게 강하지 않다.


'라이프' 김정민과 합을 맞추고 있다. 많은 서포터들과 비교해봤을 때, 어떻게 평가하나.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봇 듀오가 함께 발전할 것이다.


요즘 LPL에서 눈여겨보는 팀이 있을까. 이전 팀인 EDG의 행보는 어떻게 보고 있나.

iG가 경기를 재미있게 하더라.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 EDG는 최근 패배했지만, 그래도 뛰어난 선수들이 있으니까 잘할 것이라고 믿는다.


여러 팀을 경험해봤다. 그동안 한화생명의 아쉬운 점을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 보이는가?

이번 T1전으로 아쉬운 점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증명했다. 정규 시즌은 정말 길고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다. 마지막에 가서 웃을 수 있는 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