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오딘:발할라 라이징은 신화를 알면 알수록 더욱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일부에서 신화와 다르게 재구성되기도 했지만, 스토리 라인부터 세계관, 등장 몬스터와 NPC 등 많은 영역이 신화를 기준으로 구성된 모습을 보인다.

게임 내 첫 번째 세계인 미드가르드는 인간들의 땅으로 이곳에서 출현하는 거점 지배자 중 일부는 신화에서도 이름이 발견된다. 심지어 하피같이 친숙한 몬스터도 그리스 신화나 이집트 신화에 출현하는 존재가 몬스터로 표현된 것인데, 미드가르드의 레라드, 탕그뇨스트, 그로아는 세계관의 기초가 되는 북유럽 신화에 출현하는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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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가르드에서 신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 미드가르드에서 만나볼 수 있는 북유럽 신화

◎ 발할라 지붕에서 자라는 나무 '레라드'

광신도들을 이끄는 거점 지배자 '레라드'는 게임 내 인간형 보스로 표현되지만, 신화 속에서는 나무의 일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세계수인 위그드라실과 같은 나무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발할라(발홀)의 지붕 위에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발할라는 아스가르드에 위치한 거대 전당으로 발키리들이 전쟁터에서 싸우다 죽은 용맹한 전사들의 영혼을 이끌고 오는 장소다. 라그나로크가 발생하면 오딘을 도와 전쟁에 나서기 위해 영웅과 왕, 용맹한 망자들을 발할라로 인도하여 준비시키는 것. 여기에 속한 망자들은 매일 치열하게 싸우고, 밤마다 풍족한 연회를 즐기며 보낸다고 한다.

발할라에 들지 못하면 일반적인 망자들처럼 니플헤임에 있는 저승으로 향한다고 믿었기에 전사들은 발할라에 들어갈 수 있도록 싸우다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겼다.

일종의 명예의 전당과 같은데, 그 찬란한 용맹을 찬양하듯 발할라 앞에는 아름다운 황금 나무가 자리 잡고 있고, 그 지붕은 황금 방패로 만들어져 있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레라드는 발할라의 황금 방패 지붕 위에 위치한 특별한 나무인 셈. 지붕 위에 사는 염소 헤이드룬과 수사슴 에이크쉬르니르이 바로 레라드의 잎을 먹고 산다고 전해진다.


▲ 레라드의 잎을 먹고 사는 염소 헤이드룬은 탈것으로 구현되어 있다.



◎ 토르의 마차를 이끄는 염소 '탕그뇨스트'

광신도의 본거지 남부에서 찾아볼 수 있는 탕그뇨스트는 토르의 마차를 끄는 염소 중 하나다. 원래 천둥신 토르의 마차는 탕그뇨스트와 탕그리스니르 두 마리의 염소가 이끌고 있는데, 아스가르드를 향하는 신들의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를 건널 수 없는 토르는 항상 자신의 염소들이 이끄는 마차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녔다고 한다.

신들 중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강력했던 토르는 걸음마다 번개가 뿜어져 나올 정도였고, 그로 인해 비프로스트를 이용할 수 없었던 것. 이런 토르를 태우고 종횡무진 하늘을 내달릴 정도면 마차를 이끄는 두 염소는 강력한 힘과 빠른 속도를 지니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재밌는 점으로 마차를 끄는 것 외에 두 염소에게는 토르의 비상식량이라는 역할까지 부여되어 있었다. 배가 고픈 토르는 마차를 이끌던 탕그뇨스트와 탕그리스니르를 잡아먹기도 했기 때문. 잡아먹은 두 염소의 뼈를 모아서 묠니르로 내려치면 다시 부활했기에 절대 떨어지지 않는 무한한 식량이었던 셈이다.


▲ 탕그뇨스트와 함께 마차를 끄는 탕그리스니르로 보이는 탈것도 발견된다.

▲ 탕그뇨스트는 프리스트(좌)와 워리어(우)의 아바타로도 출현한다.



◎ 치유의 노래를 부르던 마녀 '그로아'

미드가르드에 거점 지배자로 출현하는 기괴한 모습의 마녀 그로아는 북유럽 신화에서 비중 있는 인물은 아니다. 유명한 일화는 거인 학살자였던 토르와 그의 라이벌로 표현되는 바위 거인 흐룽그니르의 대결에서 상처 입은 토르를 치유하려다가 실패한 인물로 등장한다.

오딘은 흐룽그니르가 지닌 명마 굴팍시가 탐내고 있었고, 자신의 말 슬레이프니르와 경주를 해보자며 그를 아스가르드로 초대했다. 이때 흐룽그니르는 연회에서 술을 마시며 아스가르드와 신들을 비하하면서 안하무인과 같은 태도를 보였다. 화가 난 토르는 흐룽그니르를 죽이려 하지만, 손님으로 온 그를 죽일 수 없었고 대신 결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결투에서 흐룽그니르의 숫돌과 토르의 묠니르가 부딪히며 숫돌이 파괴됐고, 그 파편이 토르의 이마에 박혔다. 흐룽그니르는 묠니르에 두개골이 부서지면서 사망했고, 토르는 그 시체에 깔리면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아무도 흐룽그니르의 시체를 들어 올리지 못했는데, 여기서 토르의 아들 마그니가 그 시체를 치우고 토르를 구한다. 이에 대한 포상으로 토르는 오딘이 탐내던 흐룽그니르의 굴팍시를 아들 마그니에게 준다.

거인의 시체에서 탈출하면서 한시름 놓았지만, 이마에 박힌 숫돌은 계속 토르에게 고통을 안겨줬기에 이를 치료할 필요가 있었다. 그때 불러온 이가 바로 그로아였고, 그녀가 행한 마법의 노래를 통해 토르 이마에 박혀있던 숫돌 파편이 서서히 빠져나오고 시작했다. 그러나 치료를 받던 토르가 그로아에게 남편이 죽지 않고 돌아올 거라는 소식을 전하자 감정에 복받친 그로아의 정신이 흐트러졌고, 치료는 실패로 돌아간다.


▲ 오딘이 탐냈던 명마 굴팍시, 신화에서는 황금 갈기를 지녔다고 표현된다.

▲ 굴팍시의 이름으로 프리스트(좌), 워리어(우) 아바타도 찾아볼 수 있다.

▲ 토르의 아들 마그니의 이름을 빌린 프리스트(좌)와 워리어(우) 아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