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9', '아크로드', '검은사막' 등 온라인 RPG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이 모인 '오올블루'는 지난 해 10월 11일, 액션 모바일 RPG '헌터스리그'를 출시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모바일 시장에 내민 도전의 결과는 예상보다 좋지 못했고, 결국 서비스 중단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잊힌 게임 중 하나가 될 것 같았던 '헌터스리그'는 지난 21일, 다시 출시됐습니다. 이번에는 원스토어 단독 서비스가 아닌,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동시 출시를 통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지요.

'오올블루'는 이전 헌터스리그 출시 전후에도 그랬듯, 연예인을 동원하거나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기보다는 더 좋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조용히 제작을 해왔습니다. 저번에 실패했던 점을 개선하고, 유저에게 들었던 피드백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각오까지 덧붙여서 말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명멸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게임을 개발했던 회사들도 모바일 시장에서 실패를 겪고 물러서기도 했죠. 간혹 다른 모바일 게임을 출시해서 시장에 돌아오는 경우는 많지만, 한 번 시장에서 내린 게임으로 다시 돌아오는 경우는 드물죠. C9, 아크로드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굵직한 게임 제작에 참여했지만, 모바일 시장에서 한 번 실패를 겪고 다시 한 번 같은 게임으로 도전장을 내민 김남석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오올블루'의 김남석 대표

'헌터스리그'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남석 대표(이하 김남석) : '헌터스리그'는 헌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게임입니다. 게임을 처음 기획할 때 헌터하면 '무기'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죠. 우선 헌터들이 무기를 여러 가지 갖고 있고, 그에 따라 역할이 바뀌는 양상으로 짰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 게임에 덩치가 큰 친구 한 명이 있거든요. 그 친구가 그냥 천편일률적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무기를 대포를 들면 원거리 딜러, 방패를 들면 탱커가 되는 그런 역할변경이 있도록 설계한 거죠.

그 안에서도 좀 더 세분화가 되어있습니다. 예를 들어 방패도, 단순히 탱커용이 아니라 공격 특화의 방패도 있거든요. 그걸 장착하면 딜도 하고 탱도 하는 이른바 '딜탱'이 되는 그런 식이죠. 그렇게 캐릭터들이 장착한 무기에 따라서 공략이 바뀌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요.

또 캐릭터 한 명을 조작하는 액션 게임보다는, 세 명의 캐릭터를 그룹으로 지어서 하는 액션 게임으로 설계했습니다. 그룹 멤버들이 어떤 무기를 장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전략, 조합이 나올 수 있도록 말이죠. 이 게임에선 다양한 몬스터들이 나오는데, 그 다양한 몬스터들에게 저항하기 위해서 여러 수단을 짤 수 있는 요소를 캐릭터와 무기의 조합을 통해서 만들어갈 수 있는 거죠.



오올블루라는 회사명이 참 인상 깊습니다. 제가 아는 그 오올블루 맞나요? 만화에 나오는......

김남석 : '원피스'에 나오는 그 오올블루 맞습니다. 멤버들은 처음에 이 회사명을 엄청 싫어했어요. 장난치는 것 같다고 말이죠. 하지만 동서남북 진미가 다 모이는 게 오올블루 아닙니까? 그런 느낌으로, 여러 가지를 유저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해서 지은 겁니다. 엄청난 목표를 갖고 만든 건 아니고, 저희가 기획한 다양한 것들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붙인 이름인 셈이죠.

▲ 스펠링에는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C9, 아크로드 등 굵직한 게임을 담당하셨었는데, 이렇게 창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남석 : 자유를 찾아서 나왔다고 해야 하나요? 뭔가 더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제 주변에 같이 해줄 좋은 사람들도 많았고, '이때 아니면 어떻게 하나'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돌이켜보니 살짝 무식한 결정이었던 것 같긴 하네요.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도 후회는 없습니다.

사실 전 무언가 반항기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뻔한 것에 대해서 반항하고, 뒤트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헌터스리그' 인트로 영상에 이런 장면이 있어요. "세상을 구하려고?" 라고 묻는 말에 "아니 돈 벌려고!" 라는 장면이죠. 보통은 세상을 구하려고, 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그걸 뒤튼 거라고 해야 할까요? 그 장면처럼 기존의 클리셰와 다른 것을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고, 그 때문에 창업하게 된 것입니다.

▲ 원스토어 독점 출시 당시 헌터스리그 인트로 영상


'헌터스리그' 외에도 다른 작품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남석 : 미니막스라고 하는 또 다른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게임은 걸리버에서 모티프를 따온 게임인데, 소인국에 있는 영웅과 유닛을 유저가 조작하고 다른 유저의 소인국과 싸우는 그런 게임이라고 할까요? 각 유저는 자기 성을 갖고 있고, 그 성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이 나와서 필드 위에서 실시간 전투를 벌이는 그런 부류의 게임이죠.

헌터스리그가 추구하는 것이 액션과 공략의 절묘한 조화라면, 미니막스는 공략이라는 요소는 같지만 '전략'을 좀 더 치중했습니다. 물론 거기에도 어느 정도 액션이 들어가긴 하죠. 저희가 중시하는 부분은 공략, 액션성, 이 두 가지거든요.

또 저희는 기본적으로 룰은 단순하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게임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룰이 단순해야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깊이가 느껴져야 유저들이 금새 질려하지 않고 쭉 플레이하니까요.


사실 접근이 쉽지만 파고들 수 있는 게임이 가장 어려운 것 아닌가요?

김남석 : 정말 내공이 필요한 것 같아요. 아닌 건 과감하게 쳐내고, 그렇다 싶은 건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그런 센스가 필요하거든요. 근데 그런 감각은 계속 시도하지 않으면 쌓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연습 같은 것들이 꾸준히 필요한 그런 거라고 할까요. 그래서 지금도 핵심을 파악하고, 그쪽에 집중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다시 한 번 도전하신 계기와, 그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김남석 : 사실 첫 출시 전에 불도 났었습니다. (사무실에서요?) 아뇨, 옆 건물에서 화재가 난 게 좀 옮겨붙은 거죠.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그을음이 번져서 사무실 전체가 까맣게 되기도 했었어요. 정리하는데 좀 시간이 걸렸죠.

또 일부 '헌터'라고 하나요? 기업들을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쓰는지, 안 쓰는지 여부에 대해서 신고를 하는 분들요. 그분들이 저희에게 '라이센스판 제대로 쓰고 있는 것 맞느냐'라는 식으로 공격을 해오더라고요. 헌터 게임 제작사를 헌터들이 노린 거죠(웃음)

또 출시 전에 퍼블리싱 계약도 깨지기도 해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러다가 넵튠과 만나서 기사회생하기도 했고 출시도 하긴 했는데........사실 자기가 만든 게임이 어떤지 알려면 서비스를 해봐야 안다고 하잖아요? 서비스한 이후에 그걸 여실히 느꼈습니다.

개발자들이면 다들 '이렇게 설계하면 유저들이 알아주겠지?'라고 생각하고 가정하고 설계하잖아요, 그런데 서비스하고 나서 보니까 저희가 가정한 것들과는 완전히 어긋난 경우가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사실 저희는 유저들이 튜토리얼 한 번 해보면 헌터스리그의 시스템을 완벽히 이해하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들 어지간한 게임 내공들이 있다고 봤거든요. 그런데 꼭 그렇진 않더라고요. 각 캐릭터별로 이동한다거나, 혹은 그룹으로 한꺼번에 이동한다거나 하는 부분을 모르시고 쭉 플레이한 분도 있습니다.

심지어 무기를 각 스테이지에 맞게 변경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포인트인데 그걸 레벨 30까지 모르셨던 분도 계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저희가 잘못 만든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좀 지나고 나니까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 도전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유저에게 저희가 만든 모든 것을 좀 더 잘 알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자는 생각이 든 거죠. 이번에는 저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컨트롤을 연습할 수 있는 곳을 따로 마련해두고, 튜토리얼 같은 부분도 일부 보강했습니다.

▲ 플레이하면서 많이 쓰게된다는 회피 조작

▲ 핵심인 무기 변경 시스템에 대한 설명도 추가


사실 기존 게임과는 다르면서도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엄청 어렵지 않은가요?

김남석 : 그걸 느꼈죠. 다르면서도,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게 엄청 어렵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사실 다르다는 것을 다르게 이야기하면 학습이 필요한 거잖아요?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새로 익혀야 하는 거죠. 그래서 유저들이 학습할 때 필요한 걸 저희가 제공해줘야 하는데 그 분량을 적당히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렵죠. 분량이 적으면 유저들이 쉽게 이해를 못하고, 또 분량이 많으면 유저들에게 스트레스가 되니까요.


하긴 현실에서도 공부해야 하는 게 많은데 게임에서 또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하면 좀 그런 점이 있죠.

김남석 : 그래서 일종의 '공부'를 적당히 제공하면서, 다른 점을 내세울 수 있게끔 조절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유저 피드백을 받아보면서 그걸 더 절실히 느꼈죠. 그런 것들을 조정했고, 그 결과물을 다시 한 번 유저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생각해왔습니다.


캐릭터가 아닌 무기에 따른 역할 변화라는 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보통 모바일 RPG에선 캐릭터별로 포지션이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인지, 또 이런 시스템을 내세우게 된 계기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김남석 : 저희는 헌터를 소재로 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헌터'라는 직업에 대해 한 번 생각해봤죠. 그러다보니 헌터라는 직업이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헌터들은 사냥감이나 몬스터를 상대할 때, 실제로는 한 가지 무기로만 싸우지 않고 몬스터를 상대할 때 최적화된 무기를 골라서 사용하지 않을까? 또 그러기 위해서 각종 무기를 다 다룰 줄 알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도 들더라고요.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게임을 설계했습니다.

▲ 플레이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무기들이 게임의 키포인트입니다


무기는 몇 종류나 선보이실 계획인가요?

김남석 : 오픈할 때는 26종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리고 일단은 4명의 캐릭터에 각각 9개, 총 36종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픈 이후에도 무기를 더 늘려나가실 생각인가요?

김남석 : 일단 캐릭터를 늘려나갈 생각입니다. 다섯 번째 캐릭터, 여섯 번째 헌터, 이런 식으로 추가가 되고 그 캐릭터들에게 또 9종의 다른 무기를 주는 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이죠. 따라서 캐릭터별로 장착 가능한 무기 종류를 9종에서 더 늘리진 않을 생각입니다.


사실 이렇게 시스템이 다양한 게임들은 함정에 빠지기 쉽잖아요. 특히 밸런스의 함정에 빠지기 쉽죠. 무기 종류가 그만큼 많아지면 효율성의 차이 같은 게 발생할 수 있잖아요?

김남석 : 그렇죠.


예를 들면 칼이 올라운드가 되서 이쪽저쪽에도 다 고루 쓰일 수 있다고 치죠. 그렇게 되면 유저들이 칼만 선택하거나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잖아요? 그러면서 흔히 말하는 '국민트리' 같은 것이 생길 수 있고 획일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떤 대책을 갖고 계신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김남석 : 이 부분이 저희가 제일 어렵다고 여기는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이전에 서비스를 하면서 어느 정도 대처법에 대해서 감을 잡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를 시도했습니다. 예를 들면 현상금 경쟁, 이게 주요 콘텐츠인데 주마다 핵심 테마나 몬스터 구성이 바뀌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 테마나, 몬스터에 잘 통하는 무기가 매 주 바뀌게 되는 거죠. 이렇게 되면 그때그때 맞는 무기를 장비할 수 있도록 고루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해지게 됩니다. 또 PVP콘텐츠인 아레나도 주마다 어느 한 무기에 맞춰 테마를 정할 겁니다. 그 주에는 그 테마의 무기를 육성한 사람이 유리하도록, 그런 식으로 설계하는 거죠.

흔히 말하는 국민트리라는 것을 잘 살펴보면, 가장 효율 좋은 것 하나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다양하게 키우는 게 더 효율이 있으니까 그런다고 봐요. 저희는 그러지 않도록 매 주 유리한 무기가 바뀌도록 설정할 겁니다. 다양한 무기를 키울 때 겪는 어려움 등은 이벤트나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서 유저들에게 도움을 드릴 거고요. 그런 식으로 유저가 하나의 무기만을 키우지 않고 다양한 무기를 육성하도록 유도할 생각입니다.


캐릭터 수집이 아닌 무기 수집이 중심이 되는데, 수집 방법에서 어떤 차별화를 둔 요소가 있나요? 흔히 모바일 게임에서 나오는 수집 던전이라던가, 재료를 요일 던전에서 모아서 제작한다거나, '뽑기' 외에 다른 방식으로 나온다던가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김남석 : 그 부분은 딱히 색다르게 준비하진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정직하게,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테마로 준비했습니다. 일례로 뽑기에서 대박이 터진다던가, 그런 부분은 배제했습니다. 사실 뽑기에서 대박이 터질 때의 쾌감이 있지만, 대박이 안 터지면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있잖아요? 그게 반복되면 유저 입장에서 별로 좋은 느낌이 안 들고요.

저희는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시간에 따라서, 정확히 그에 맞춰서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강화에서도 실패는 아예 배제했습니다. 재료를 알맞게 준비하면 무조건 강화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유저가 자신이 어떤 무기를 얻고 강화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겠다고 설계하는 부분에서 확실성을 부여했습니다.

▲ 재료를 알맞게 준비하면

▲무기는 확실하게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유저가 캐릭터의 이동과 배치, 스킬 등을 좀 더 다양하게 조작할 수 있던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냥 오토를 눌러놓고 캐릭터끼리 치고 받는 것을 보는 것과는 달랐거든요. 횡스크롤 액션 RPG와 수집형 RPG의 요소가 섞인 듯한 느낌이랄까요? 그 부분에 대해서 유저들에게 더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김남석 : 이 부분을 저희는 '액티브 오토 컨트롤'이라고 부릅니다. 각 캐릭터를 움직이는 기반은 오토인데, 또 여기에 유저가 액티브하게 컨트롤할 수 있도록 한 거죠.

▲ 헌터스리그 런칭 트레일러

사실 게임을 처음 설계했을 때 턴제의 경우, 세 명을 조작할 순 있는데 유저가 개입할 여지가 적다보니 배제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시간으로 세 명을 동시에 조작하긴 어려워서 한 명의 캐릭터를 다른 캐릭터가 따라다니도록 설계했었습니다. 그렇게 설계를 해봤는데, 한 캐릭터만 조작하는 느낌이 들어서 재미가 덜했습니다.

그래서 세 명이 AI 기반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를 해봤습니다. 그렇게 해보니까 셋이 각자 잘 싸우긴 하는데, 여기에서 유저가 콘트롤할 여지를 부여해야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AI 베이스에, 유저의 명령에 따라서 캐릭터를 각각 따로 움직일 수도 있고, 그룹 전체를 동시에 움직일 수도 있게끔 설계했습니다.


이전에 서비스하셨을 때는 PVP에서 자동 전투로만 진행된다는 점에서 유저들의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에도 동일하게 진행되는지?

김남석 : 저희가 제일 아쉽게 여기는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지금 와서 말씀드리는 것이지만, 사실 저희가 한국시장만 노렸다면 실시간 전투를 넣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상태가 좋아서 네트워크 동기화를 통한 실시간 전투가 어렵지 않거든요.

하지만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다보니, 이 부분에서 타협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네트워크가 안 좋은 나라에서는 실시간으로 대전을 하긴 어렵거든요. 그래서 비동기식으로 설계를 했죠.

▲ UI에 보이는 "AUTO"가 일견 아쉽게 느껴집니다


컨트롤의 묘미나, 실시간 전투의 재미가 배제되는 것 같아서 아쉽네요.

김남석 : 저 또한 실시간 전투에 대한 재미는 C9을 통해서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시간 대전을 넣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 어느 정도 포기한 감이 있죠. 한 게임에 모든 것을 담을 순 없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서머너즈워'도 처음엔 비동기식으로 아레나 서버를 설계했다가, 나중에 실시간 대전인 월드 아레나를 업데이트했잖아요? 저희도 아마 좀 더 성과가 나온다면, 그렇게 될 수 있겠죠. 다만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현재 상태로는 비동기식 서버 기반이라 PVP는 일단 오토 기반으로 진행됩니다. 다만 입장하기 전 무기 조합을 설정할 수 있고, PVP 내에서 스킬을 언제 쓸지 조작할 수 있는 여지는 있습니다.

또 저희가 모바일 외에도 페이스북 게임룸도 지원하게 설계했어요. 그런데 글로벌 유저들이 우리나라처럼 좋은 컴퓨터를 쓰진 않을 것 같거든요. 네트워크 상태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점까지 고려했을 때 이런 모델이 아직까진 맞는 것 같아요. 다만 차기작에선 달라질 순 있다고 봅니다.


이전 서비스에서 유저 반응은 어떻다고 생각하셨나요? 또 이전에 서비스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김남석 : 재미있다는 반응은 많았습니다. 또 다운로드 수는 많았고, 과금 없이 즐길 수 있다 그런 식으로 평해주셨더라고요. 그런데 그러다보니 수익이 좋진 않았죠(웃음). 그래서 수익 모델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일단 해외 게임의 수익 모델 위주로 해서 둘러봤는데, 외국 게임은 인앱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얻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저희는 그 모델을 채용했습니다. 그래서 게임 내 동영상 광고도 있습니다. 글로벌 출시 버전에서 그렇긴 하지만요.


원스토어에서는 그럼 아예 철수하신 거죠?

김남석 : 이미 서비스 종료하고 내렸죠. 그리고 새롭게 개편해서 다시 낸 겁니다. 무기나 스킨 같은 콘텐츠도 많이 추가하고, 게임 구조도 변경해서 말이죠. 기존에 하셨던 분들도 이번에 해보시면 이전과는 다른 게임이라고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아트, 캐릭터 색감 같은 게 기존의 RPG와는 확연히 차이가 느껴지네요. 서구적인 느낌, 개성적인 캐릭터라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이라던가......또 아기자기한 느낌도 있고요. 이런 디자인을 채용한 배경은 어떻게 되시나요?

김남석 : 유저들에게 흔히 보지 못한 스타일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또 글로벌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을 원했고요.

▲ 그 중에서도 가장 개성적인 캐릭터인 '더글라스'


다른 이유도 있지 않으신가요?

김남석 : 사실 저희 멤버 중에 아트를 담당하시는 분이 어느 날 '도타2'를 언급하셨어요. 그 분이 "도타2 같은 느낌이 글로벌적으로 거부감이 없고 자연스럽고 요란하지 않고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느낌을 바탕으로 작업해왔습니다. 또 저희 멤버 중 핸드 드로잉을 잘하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작업하니까 그런 느낌이 나면서도, 용량이 작게 나왔어요.

계속 말씀드리는 부분인데 저희는 글로벌 서비스를 하고 싶어서, 게임 사양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그래서 저사양에 최적화된 그래픽을 찾아왔고 그러다 보니 이런 스타일이 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또 처음부터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주로 쓰는 그래픽 스타일로는 다른 업체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것과는 다른 스타일을 찾다보니 나온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 아기자기하면서도 서구적 느낌도 섞인 캐릭터

▲ 카툰풍으로 살려낸 모델링


내부적으로 정해두셨다는 용량은 얼마나 되시나요?

김남석 : 용량으로 치면 300MB~ 500MB 정도? 일단 500MB 아래는 확실하고요. 또 램은 1GB 이하로 잡아놨습니다.


램이 1GB 이하면.......한 5세대 전 아닌가요?

김남석 : 그렇죠. 저희가 내부적으로 정한 건 권장디바이스가 넥서스7 정도? 그 정도에서 30프레임으로 돌아가고, 그 이상 기종에선 40프레임 이상 돌아가도록 한 거죠. 그걸 고수하고 있습니다.


동남아권도 염두에 두신 거라고 봐야겠네요.

김남석 : 그렇죠. 여기선 별 것 아니겠지만, 또 어떤 나라에선 이 게임이 최초의 액션RPG일 수도 있으니까요(웃음). '헌터스리그'에 대해서 저희끼린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액션 RPG'라고요. 어떤 기종에서든 구동이 가능하고, 즐길 수 있도록 가볍게 만드는 것이 목표거든요.

다만 안드로이드는 파편화가 심해서 기종별로 최적화하는 것이 어렵긴 합니다. 기종마다 프레임이 다르게 나오기도 했거든요. 어쨌든 다른 모든 앱이 꺼져있을 때를 기준으로 구형 기종에서도 최소 30프레임 이상은 확보될 수 있도록 최적화를 하고 있습니다.


해외부터 소프트런칭을 하신 이유가 궁금했는데, 글로벌 출시가 목표라서 그러셨던 거군요.

김남석 : 예, 맞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개발할 때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죠.


호주, 싱가폴, 캐나다에 먼저 소프트런칭을 하셨는데 그 세 곳을 고른 별다른 이유가 있으신가요?

김남석 : 별 생각 없었고요, 사실은 슈퍼셀을 따라한 겁니다. 슈퍼셀이 그렇게 하니까 저게 답일 거야, 라고 생각한 거죠(웃음).


확실히 슈퍼셀이면 그럴만하네요(웃음). 해외에 출시하시면서 느끼신 점은 무엇인가요?

김남석 : 출시하면서 정말 놀랐습니다. 세상이 넓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망망대해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감이 안 잡히더라고요.

그때 데이터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데이터가 나침반 같은 거라는 걸 새삼 깨달은 거죠. 그래서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하는 과정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저희 게임에 어느 연령층의 유저가 더 많이 접속하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 유저가 이 게임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걸 알아야만 유저를 더 영입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어필을 할 수 있다는 걸 새삼 다시 느꼈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수익모델에 대해서도 더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습니다. 해외에선 게임 내 광고를 통한 수익이 생각보다 컸어요. 그걸 보면서 신용카드 결제 등이 어려운 곳에서는 광고 등으로 얻는 수익이 주요 수입원이 되겠구나, 또 결제 방식이나 수익모델이 제가 아는 것보다 다양할 수 있겠구나, 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고요. 여러 모로 많은 걸 알게 됐습니다.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모바일 외에도 페이스북 게임룸 기반으로도 설계를 했거든요. 글로벌 서비스할 때 이 점이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수집 면이나, 유저에게 어필하는 측면에서 말이죠.

▲ 게임룸으로도 플레이가 가능한 헌터스리그


우리나라에선 페이스북 게임룸이 지원되지 않잖아요. 플랫폼의 다각화 측면에서 보면 HTML5로 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았는데요.

김남석 : 우리나라에선 게임룸이 지원 안 되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 하지만 게임룸 쪽으로 고려한 이유는, 아무래도 글로벌적으로 유저 풀이 확보된 곳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더 안정적이고 유저를 확보하기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원스토어 독점 출시 때 아쉬웠던 부분이거든요. 좀 더 많은 유저 풀이 있는 곳에도 선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 말이죠.

▲ 국내에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룸에서 플레이할 수 없습니다

또 글로벌 서비스를 고려하고 해외 시장을 보니까, 페이스북의 위력이 정말 상상 이상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결정한 것도 있어요. 저희의 해외 수입원 중 하나가 페이스북 관련된 부분이기도 하고요.

HTML5 같은 웹쉘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닙니다. 다만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우선순위가 아니었던 거죠.


요즘 모바일 게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과금 요소'에 대한 부분은 어떤 차별점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전에 헌터스리그에 도입한 플레이타임 기반의 vip 제도는 인상 깊었는데, 이것은 그대로 유지되나요?

김남석 : 전처럼 '클래스'라는 이름으로 들어가있습니다. 이 '클래스'는 플레이타임과 과금에 비례해서 올라갑니다. 상위 클래스로 올라가기 위한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과금이 필요하긴 한 셈이죠. 그렇지만 과금하지 않고도 상위 클래스까지, 오래 플레이하면 누구나 다 갈 수 있도록 설계를 했습니다. 과금을 안 한다고 해서 특정 클래스 이상까지 못 올라가거나 그런 제한은 없습니다.

▲ 플레이타임에 따라 클래스가 높아지고 혜택이 주어집니다


부활한 '헌터스리그'에 대해서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김남석 : 요즘 나온 게임들과 달리, 가볍게 할 수 있는 헌팅 RPG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구하는 무거운 테마 같은 것 없이 그냥 현상금 사냥으로 먹고 살아가는 헌터들의 이야기죠. 또 저용량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기도 하고요.

유저 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심도 있는 묵직한 피드백은 환영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표님이 꼭 말씀하시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남석 : 우선 저희 멤버들에게 정말, 제일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사실 개발하면서 힘에 부치는 부분도 많았고, 예상치도 못한 결과도 많이 나와서 당황했거든요. 그런데도 한 명도 이탈하지 않고, 저희가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 같이 해주는 멤버들이 정말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개발팀은 몇 명인가요?)

22명입니다. 아무쪼록 저희의 노력이 빛을 발하면 좋겠습니다. 꼭 그렇지 않더라도, 정말 멤버들이 고맙고 앞으로도 함께 꾸준히 게임을 같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다시 부활한 '헌터스리그',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