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올림픽 신기록과 함께 얻어낸 도쿄 올림픽 2020 금메달. 그 뒤에는 위쳐 메달의 가호가 있었을까?

25일 도쿄에서 진행 중인 하계 올림픽 여자 사격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게임 팬들이라면 반길만한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이날 경기 중 최고의 실력을 선보인 비탈리나 바차라시키나(Vitalina Batsarashkina)의 목에는 게임 위쳐3로 익숙한 메달이 목에 걸려있었다.


위쳐에 대한 바차라시키나의 애정은 지난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에서 드러났다. 당시 10m 공기권총 부문 은메달을 목에 건 바차라시키나는 3위를 기록한 아나 코라카키와 함께 20살을 갓 넘긴 신예 사수의 등장으로 큰 화제가 됐지만, 게임 팬들에게는 그녀의 사격 도구가 실력만큼이나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바차라시키나는 위쳐의 주인공 게롤트가 속한 늑대 교단 문양이 그려진 사격용 눈가리개와 위쳐 메달을 들고 경기에 임해 게임 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평소 위쳐 등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바차라시키나는 자신의 SNS에 게임 위쳐가 프린팅 된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게시했고 게임 드래곤볼 파이터즈 속 캐릭터 완전체 셀의 인게임 영상을 공유하기도 했다.


평소 늑대 교단의 메달을 착용했던 바차라시키나는 이번 대회에서는 살쾡이 교단의 메달을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살쾡이 교단의 메달은 작품에서 시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시리는 늑대 교단의 훈련을 받았지만, 늑대 교단, 살쾡이 교단, 그리핀 교단의 위쳐를 제거하고 그들의 메달을 가지고 있던 사냥꾼 본하트와의 결투에서 승리한 후 살쾡이 교단의 메달을 가지고 다닌다.

메달은 위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선 메달은 시험을 통과한 젊은 위쳐에게 수여되는 만큼 그들의 직업을 상징하는 휘장이다. 또한, 저주나 부적, 주문, 환상 따위에 반응해 진동하는 등 훌륭한 마법 감지 도구로도 쓰인다. 위험한 상황을 자주 맞는 위쳐에게는 중요한 물품인 셈이다.

바차라시키나 실제 위쳐가 그렇듯 일부 상황을 제외하면 경기나 인터뷰 중 메달을 착용하고 등장해 카메라에 그 모습이 담겼다. CD프로젝트 레드의 PR 매니저 라데크 그라보브스키는 바차라시키나의 이런 모습을 공유하며 그녀의 업적을 축하해주기도 했다.

바차라시키나의 위쳐에 대한 애정에 메달이 힘을 준 것일까? 바차라시키나는 25일 여자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 240.3점으로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수상 단상 가장 위에 올랐고 이틀 후인 27일에는 10m 공기권총 혼성 종목 2위에 오르며 두 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 2018 창원세계사격선수권대회 당시 위쳐 메달을 착용했던 바차라시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