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 게임과 NFT, 이상과 현실 그 언저리에서 - 블록체인 게임에서 추구해야할 가치
  • 강연자 : 류기혁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 분야 : 블록체인 , NFT , P2E
  • 권장 대상 : P2E, NFT, 블록체인에 관심있는 누구나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강연 주제] 이번 발표에서는 어떤 이유로 블록체인이 유저에게 소유권을 전달 할 수 있게 되는지. 또, 무엇 때문에 유저에게 더 많은 보상을 줄 수 있는 구조가 나오는지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이상적인 블록체인 게임과 현실적인 블록체인 게임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내고 블록체인, NFT 게임을 만들 때, 잊지 말아야 할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서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 블록체인 게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P2E 게임을 떠올리곤 한다. 블록체인, 그리고 거기서 파생된 NFT와 게임이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P2E 게임을 둘러싼 세간의 시선은 복잡하기만 하다. 게임사는 이를 새로운 BM으로 삼는 한편, 게임 업계의 새로운 미래이자 게임사가 가지고 있던 권리를 게이머에게 준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게임사의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고 여긴다.

    그렇다면 도대체 P2E 게임을 둘러싼 게임사와 게이머들의 시선은 엇갈린 걸까. 가장 큰 원인은 지금까지 게임사가 P2E 게임을 가지고 해온 마케팅에 있다. 게이머에게 있어서 제일 중요한 건 게임 그 자체의 재미건만, 대부분의 게임사는 기존의 모바일 게임 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게임에 NFT를 접목한 P2E 게임을 마치 전에 없던 새로운 게임인양 홍보하니 되려 거부반응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의 본질은 과연 무엇일까? 게임사는 물론이고 게이머조차도 대부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는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번 NDC에 넥슨코리아 류기혁 개발자가 강연에 나섰다. 게임과 NFT, 그 이상과 현실의 어딘가에서 블록체인 게임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PART#1 새로운 지각 변동, P2E 게임


    블록체인과 게임의 결합이라고 하면 대부분 P2E(Play to Earn) 게임을 떠올릴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P2E 게임을 정의하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P2E 게임을 포함한 블록체인 게임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게임 재화를 토큰 형태로 유저에게 지급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지급한 게임 재화는 단순히 DB에 기록되는 숫자가 아니라 이더리움에서 정의한 ERC20 표준을 따랐기 때문에 블록체인 상에서 다른 토큰들과 쉽게 상호 교환을 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으로는 게임 아이템을 토큰 형태로 지급한다는 점이다. 흔히 말하는 NFT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역시 이더리움에서 정의한 표준을 따라서 블록체인 상에서 다른 토큰들과 쉽게 상호 교환을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는 아이템을 거래하는 데 있어서 기존 게임과 큰 차이를 가져온다. 기존의 시스템에서 게이머가 A 게임의 재화를 B 게임의 재화로 교환하려면 A 게임 재화를 판매한 후 B 게임의 재화를 구입해야 했다. 최소 2번의 과정이 필요하고 거래소 정책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한다. 또한, 돈이 조금 부족하거나 남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게임에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된다.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시스템을 이용하면 A 게임에서 B 게임의 재화로 단 한 번의 교환만 거치면 된다. 여기에 현재는 오토 마켓 메이커(AMM) 시스템으로 인해 잔액을 남기지 않고 모든 재화를 한 번에 교환할 수도 있다.


    두 번째 특징인 게임 아이템의 NFT화는 기존의 시스템에 어떤 변화를 안겨줄까. 기존 시스템에선 아이템의 정보가 게임사의 서버에 저장되는 형태다. 그렇기에 게임이 서비스를 종료하면 언제든 아이템이 사라질 위험이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경우는 다르다. 기존 시스템과 유사하지만, 소유권을 관리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게임사가 단독으로 운영하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 시스템상 많은 검증자들에 의해 운영되기에 게임사의 상황에 따라 아이템이 사라질 위험을 겪지 않아도 된다.

    물론, 그렇다고 그 아이템을 쓸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이 경우는 아이템이 사라지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러모로 기존의 시스템에 큰 변화를 안겨줄 블록체인 기술이건만, 2017년 한 차례를 주목을 받은 후 4년이 지난 2021년 하반기가 돼서야 게임사들이 관심을 보인 걸까. 류기혁 개발자는 크게 두 가지를 그 이유로 들었다. 첫 번째는 디파이 서비스의 등장으로 인해 블록체인 액티브 유저가 증가한 걸 들 수 있다. 2017년 당시 가상화폐가 한창 인기를 끌었을 때까지만 해도 일부만이 가상화폐를 이용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블록체인 서비스인 디파이를 이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솔루션의 확장으로 블록체인의 성능이 향상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솔루션 레이어2(Layer2)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17년과 2021년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두 가지의 변화로 인해 지금에 이르러서야 다양한 기업들이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 PART#2 블록체인? NFT? Trustless 시스템!

    본격적인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설명에 앞서 류기혁 개발자는 블록체인과 NFT, 그리고 Trustless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블록체인에 대해 알려면 먼저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의 탄생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나카모토 사토시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순수한 P2P 온라인 결제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서 비트코인을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기본적으로 P2P 거래는 신뢰의 문제로 인해 보통 제3의 신뢰자, 이른바 중개 사이트 등을 통해 거래가 이뤄진다. 이 경우 거래에 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지만, 그 대신 중개 사이트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그가 만든 게 블록체인이다. 모두가 장부의 내역을 직접 기록하고 판단함으로써 제3의 신뢰자 없이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그 결과 절약되는 신뢰 비용을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보상이라는 형태로 나눠주는 걸 골자로 하고 있다.

    오늘날 NFT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 번째인 PFP NFT(Profile Picture NFT)는 가장 익숙한 NFT라고 할 수 있다. 프로필로 NFT를 활용하고 강력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게 주된 특징인 NFT다. 두 번째는 채권 NFT로 디파이 서비스를 통해 자산을 예치하면 그에 따른 증표로 발급되는 형태의 NFT다. 세 번째는 현재 P2E 게임에 쓰이는 게임 관련 NFT로 치장, 장비 아이템, 캐릭터 등에 쓰이는 형태다.


    Trustless 시스템은 신뢰에 대한 것으로 블록체인 시스템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중앙화된 시스템에서는 신뢰와 관련해 지금까지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확률 문제를 들 수 있다. 확률표나 코드가 공개돼도 실제로 동작하는지 유저들에게는 보이지 않기에 신뢰에 대한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제대로 동작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무너진 신뢰는 쉽게 회복할 수 없기에 서비스 제공자인 게임사가 신뢰는 회복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비용이 든다.

    반면, 블록체인에서는 합의 알고리즘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수만 개의 노드가 코드 실행의 정당성을 검증하고, 코드 실행의 결과가 블록체인에 기록되어 모두에게 공개되기 때문에 더이상 이런 신뢰 문제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전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ART#3 이상과 현실의 충돌


    그렇다면 블록체인 게임은 과연 게임을 어떻게 바꿔줄까. 그 이상적인 형태는 어떤 모습일까. 첫 번째는 게임 간 아이템의 공유다. 넥슨 게임을 예로 들자면 어떤 게임의 캐릭터나 아이템을 비롯한 유저의 데이터는 전부 그 게임의 넥슨 서버에 기록된다. 이때 주식회사 류기혁 게임이라는 곳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해당 게임을 즐긴 유저들에게 상응하는 아이템을 나눠주고 싶어서 넥슨에게 유저 아이템 정보를 요청한다고 해보자. 넥슨이 데이터를 줄까. 당연히 줄리가 없다. 그렇기에 보통 프로모션을 해도 기존에 플레이했던 노력과 비례하는 것이 아닌 특정 조건을 달성하는 식의 이벤트를 진행하게 된다.

    블록체인 게임이었다면 어떨까. 블록체인에서도 기존의 게임과 비슷한 구조로 유저 데이터가 저장되는데,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넥슨 서버가 아닌 많은 참여자들이 운영하는 블록체인에 데이터가 저장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주식회사 류기혁 게임에서 마찬가지로 유저 아이템 정보를 원한다고 할 때 기존의 시스템과 다르게 별도의 제한 없이 자유롭게 정보를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블록체인 게임에서는 그 소유권을 유저에게 이전됐다고 말하곤 한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 제공자와 유저 모두 새로운 형태의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신규 게임은 큰 마케팅 없이 기존의 타 게임 유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기존의 넥슨 게임 유저는 새로운 방식으로 넥슨 게임에 소비한 돈과 시간을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시스템은 블록체인을 사용해 아이템의 생성과 소유권 이전에 관한 과정을 전부 블록체인에 직접 기록하고 이를 블록체인에서 공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형태일 뿐이다. 현실에는 많은 장벽이 존재한다. 첫 번째 장벽은 아이템의 생성과 소유권 이전에 대한 과정을 기록하는 데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블록체인에서는 기록의 주체가 회사가 아니라 유저인데 여기서 엄청나게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비용 문제는 다시 세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블록체인에 지불하는 비용에 대한 것이다. 블록체인에서는 아이템을 생성하고 소유권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서버를 이용하는 비용으로 가스비(GAS)라는 형태로 블록체인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더리움을 기준으로 아이템을 생성하는데 약 20만 GAS(약 56,000원), 전송하는데 10만 GAS(약 28,000원), 거래하는데 25만 GAS(약 70,000원)가 든다. 신뢰가 중요하다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유저는 거의 없을 것이다.

    64자리에 달하는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해야 한다는 점 역시 문제다. 블록체인에 뭔가를 기록하기 위해선 유저마다 고유한 64자리의 개인 키를 직접 관리하고 필요에 따라 입력할 필요가 있다. 개인용 PC에서 쓴다면 해당 서명을 자동화하는 방식을 쓸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컴퓨터가 아니라면 이 방법은 쓸 수 없다. 결국, 매번 로그인할 때마다, 거래할 때마다 매번 저 길고 긴 개인 키를 입력해야 하는 건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템 저작권에 대한 문제 역시 블록체인 게임의 이상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PFP NFT를 예로 들자면 시장에서 저작권을 소유자에게 모두 위임하는 게 대세가 되어 가고 있긴 하지만 상위권에 등재된 프로젝트들을 보면 여전히 많은 PFP NFT가 저작권 활용에 제한을 건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이 보유한 NFT를 활용해 콜라보 NFT를 발행한다고 해보자. 자신이 원본 NFT를 계속 갖고 있다면 문제 없겠지만, 원본 NFT를 판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원본 NFT의 주인이 바뀌게 되니 콜라보 NFT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넥슨 게임의 유저에게 특정 아이템을 에어드랍하거나 게임 재화를 에어드랍하는 식으로는 쓸 수 있지만, 사용하는 아이템을 그대로 다른 게임에서 쓰는 이상적인 게임 아이템 공유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여러모로 블록체인은 기존의 게임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게임 간 아이템 공유 외에도 오래도록 게임사와 게이머를 반목하게 한 확률 문제와 그로 인한 신뢰 문제 역시 블록체인에서는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많은 게임사가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유저는 극소수다. 확률이 진짜인지도 알 수 없을 뿐더러, 제대로 작동하는지는 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다르다. 블록체인 상에서는 한 번 기록하게 되면 수정하기도 힘들고 수정한다고 해도 기록이 남는 만큼, 확률에 대한 신뢰는 물론이고 제대로 작동하는 지에 대한 신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큰 문제가 있다. 온체인과 오프체인에 대한 문제다. 온체인은 블록체인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코인 전송이나 블록체인 서비스를 이용하는 트랜잭션 등이 해당하며, 오프체인은 블록체인 세상 밖에서 이루어지는 행위를 의미한다. 일반적으로는 AWS나 구글 클라우드 프랫폼 등이 오프체인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즉, 아이템 메타 데이터의 온체인화라는 건 블록체인에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기록한다는 걸 의미한다. 문제는 모든 데이터를 온체인화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이다. 그래서 실제로 블록체인에서는 일부만 온체인에 기록한다.

    예를 들자면 류기혁이 3607번 아이템을 소유했다고 했을 때 그 소유 정보는 온체인에 기록하되 아이템 정보는 오프체인인 기존 서버에 기록하는 식이다. 이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해당 아이템을 강화한다고 하면 먼저 온체인에서 스마트 컨트랙트에 강화 요청을 보내는데, 그러면 스마트 컨트랙트는 오프체인의 데이터를 조회하는 과정을 거친다. 문제는 이때 오라클 문제라는 게 발생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니다. 다시 강화 성공 여부를 오프체인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조작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즉, 확률 문제를 처음부터 철저하게 방지하려면 아이템의 모든 정보가 온체인에 존재해야 하는데 이는 사실상 비용 문제로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자유로운 유저간 거래는 어떨까. 많은 블록체인 게임들이 이에 대한 얘기를 한다. 그리고 블록체인 게임의 이상적인 형태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새로 진입하는 유저와 빠져나오는 유저 사이의 간극이다. 간단히 말해서 P2E 게임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 처음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한다고 할 때 가상화페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유저는 무려 37번의 클릭, 8번의 입력, 2번의 OTP 인증을 해야 한다.


    국내 거래소에서 해당 코인의 출금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는 더 심하다. 엑시 인피니티의 경우 브릿지라는 시스템을 타고 엑시 인피니티를 지원하는 로닌 네트워크로 넘어가야 하기에 또 새로운 절차를 익힐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어떤 루트를 거쳐야 저렴한지 유저가 일일이 다 파악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이러니 유저는 감소하고 보상을 출금하려는 유저만 많아지니 가치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다.

    네 번째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이하 DAO)을 들 수 있다. 만약 유저들이 어떤 게임의 밸런스 패치를 원한다고 해보자. 단순히 캐릭터 능력치를 올려달라는 게 아닌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밸런스 패치를 해달라는 상황에서 유저들이 계속 목소리를 낸들 게임사가 들어주지 않는다면 유저가 할 수 있는 일은 더이상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에서는 다르다. DAO 시스템을 활용해 투표를 진행하면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 게임사를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유저의 아이템 정보다 블록체인에 전부 기록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제는 이건 너무나도 이상적인 형태라는 점이다. 처음부터 커뮤니티가 직접 만들어 나간 게임이라면 몰라도 기존의 MMORPG의 경우 수년의 노력이 들어갔는데 그런 개발 코드를 모두에게 공개하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당연히 득보다 실이 더 많다. 그렇기에 게임에서는 이상적인 DAO는 성립될 수 없다.

    IP 역시 마찬가지다. 애초에 저작권을 푸는 것으로 기획되고 생성된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게임사가 처음부터 모든 저작권을 해지할 리가 없다. 그렇기에 DAO로 개발사를 바꾼다는 건 처음부터 DAO를 통해 만들어진 신규 게임은 가능할지 몰라도 기존 게임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 PART#4 이상과 현실 그 언저리

    원대한 이상만큼은 두터운 문제들이 산재한 블록체인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이에 대해 류기혁 개발자는 조금씩이나마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합리화가 아닌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먼저 그는 게임 아이템 공유에 대한 그의 생각을 밝혔다. 현재의 방식에서는 아이템을 공유할 때 트랜잭션에 서명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그 행위를 굳이 유저가 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아이템을 발행하고 강화하는 등의 행위에서 중요한 건 해당 규칙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이지 누가 트랜잭션에 서명했는지는 그다음이기 때문이다.

    저작권 문제의 경우 새로운 아이템을 발행해서 준다는 데에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는 건 반대로 새로운 아이템을 주지 않고 기존의 아이템을 게임에서 재해석하는 식으로 해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A 게임, B 게임 각각 NFT를 발행하는 게 아닌 해당 유저가 NFT 소유자인지 확인하면 인게임에서 이를 재해석한 아이템을 분배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는 PFP NFT를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NFT가 아니라 실제 소유주를 확인하여 플레이할 수 있기에 저작권 이슈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확률 문제와 관련한 데이터 투명성의 핵심은 확률이 제대로 동작했는지에 대한 여부다. 그렇기에 트랜잭션을 확인해 증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류기혁 개발자는 메타 데이터를 오프체인에서 수정시키는 방법을 예시로 들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강화 확률의 정당성으 확인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유로운 유저간 거래와 관련해서는 명확한 해결책보다는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는 UX 측면에서도 여러모로 신규 유저가 진입하기 어려운 형태지만, 이러한 허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블록체인이라는 시장 자체에 신규 유저 진입이 더이상 이뤄지지 않을 것이니만큼, 거래소가 출금을 지원하는 코인을 늘리는 등 UX 측면에서 쾌적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DAO의 경우 앞선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로 그 핵심은 소통에 있다. 이와 관련해 류기혁 개발자는 "지금까지 게임사와 유저 사이의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은 만큼, 여러 블록체인 프로젝트에서의 DAO 사례를 참고하면서 게임사가 소통에 쓰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게임의 변화, 그리고 그 이상과 현실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끝마친 류기혁 개발자는 블록체인에 대해 "블록체인은 악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악할 수 없게 만드는 시스템"이라며, "기존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도입은 쉽지만은 않을 거다. 기존에 취하던 이익을 버려야 할 수도 있고 기존에는 불필요했던 비용을 지불해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차세대 서비스가 되기 위해 많은 개선이 필요하듯 게임들이 블록체인을 도입함으로써 '신뢰'가 필요 없는 온라인 세상이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강연을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