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8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규모의 블록체인 행사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2'에서 눈에 띄는 신작 RPG 전시를 마주했다. 링 게임즈에서 개발 중인 P2E 게임, '스텔라 판타지'의 부스였다.

미소녀 캐릭터가 그려진 등신대 판넬과 실제 게임 빌드를 전시한 부스 구성은 전문 블록체인 강연들과 관계자, 기업 부스로 가득 찬 현장 분위기와 차별되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미소녀 캐릭터와 P2E라는 다소 생소한 키워드 조합도 흥미로웠고, 이번 부스 전시가 게임 시연 빌드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최초의 자리라는 관계자의 소개를 듣고 더욱 눈길이 갔다.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언제 테스트 빌드를 경험해볼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바로 시연에 참가하게 됐다.

스텔라 판타지는 PC 기반의 액션 RPG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하는 팀 단위의 캐릭터 조작이 특징인 작품이다. WASD 키를 이용한 캐릭터 이동과 마우스를 활용한 시점 조작이 기본이 되며, 캐릭터별로 두 개의 스킬과 필살기 개념의 '스텔라 스트라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조작 체계는 액션 RPG 장르의 게임을 플레이해본 유저라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익숙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시연 빌드는 기본적으로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 콘텐츠 중심으로 구성됐다. 네 명의 캐릭터로 파티를 이루어 전투에 진입하는 구성과 캐릭터 비주얼을 통한 첫인상은 언뜻 '원신'을 연상케 했지만, 전투 경험은 원신의 그것과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 네 명의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하여 전투를 치르게 된다

차별화되는 포인트는 네 명의 캐릭터가 동시에 전장에서 움직이고, 각각의 캐릭터를 실시간으로 조작하며 전투를 풀어나갈 수 있다는 점에 있었다. 시연 버전 플레이에서는 탱커와 근접 딜러, 힐러, 원거리 딜러로 조합을 꾸렸고, 캐릭터 교체는 1234 숫자 키를 활용하여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가장 돋보였던 매력은 캐릭터 클래스에 따라 서로 다른 매력의 전투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탱커 캐릭터는 큰 방패를 앞세워 적과 붙고 어그로를 받아내는 플레이가 가능했고, 원거리 딜러는 적의 장판 공격을 피하며 마치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듯 원거리 대미지를 누적할 수 있었다. 하나의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빠르게 캐릭터를 스왑하며 각각의 스킬 쿨타임을 확인하고, 딜로스를 최소화하는 효율적인 전략을 짜는 것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게 캐릭터를 바꾸며 조작하지 않아도, AI 동료들이 능동적으로 전투에 참여하는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AI가 조작하는 힐러 캐릭터는 탱커의 체력이 바닥나지 않도록 항상 전투가 벌어지는 위치 가까이에 힐 장판을 깔아주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매번 직접 눌러주지 않아도 쿨타임에 맞춰 스킬을 발동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네 명의 캐릭터를 한 번에 조작하는 전투는 빠르고, 전략적인 인상을 주었다

네 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하는 팀 단위 전투 콘텐츠는 전체적으로 인상적이었다. 기존의 P2E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게임의 재미'를 갖추기 위해 독자적인 전투 시스템을 만든 개발사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전투 콘텐츠 시연이었으나, 아쉬운 점도 동시에 드러났다. PC 기반의 온라인 RPG로 개발되고 있지만, 모바일 RPG의 문법이 녹아있는 솔로 중심의 게임 플레이와 스테이지 방식의 전투가 다소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연 빌드에 포함된 화염 꽃 형태의 보스 토벌전은 팀 단위 전투의 재미를 경험하기에 좋았으나, 보스전이 포함되지 않은 일반 몬스터 스테이지의 경우 전체적인 구성이 밋밋하게 느껴졌다. '계속 이어지니 어쩔 수 없이 플레이하는 1-3 전투' 같은 단조로운 경험을 피하고, 전투의 재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추후 일반 스테이지 내에도 더 다양한 구성과 전투 기믹을 보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였다.

▲ 시연 빌드에 포함된 화염 꽃 보스전. 보스 디자인도 인상적이다

▲ 커다란 보스 형태의 적을 토벌할 때 스텔라 판타지의 팀 단위 전투는 더 빛을 발한다

전투 이외에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연출에 있다. 스킬, 혹은 필살기 개념의 '스텔라 스트라이크'를 사용할 때 캐릭터마다 다른 전용 컷씬이 등장하는데, 화면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연출로 보는 맛을 더했다. 전투를 마치고 출력되는 결과 화면도 캐릭터마다 다른 연출이 등장하여 매 스테이지마다 다른 캐릭터로 '막타'를 치고 싶어지게 하는 특유의 매력이 있었다.

미소녀 캐릭터를 중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스토리에서는 저마다 다른 캐릭터의 성격이 그대로 묻어나는 생동감 있는 스토리 연출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우 연기가 적용되지 않아 효과음으로 출력되는 스토리 스크립트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으나, 연출 방식에 따라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였다.

▲ 캐릭터의 서로 다른 성격이 드러나는 스토리 연출이 인상적이다

▲ 결과 화면에서의 캐릭터 연출도 보는 재미가 있다

시연 빌드에서 P2E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생산, 채집, 판매 콘텐츠를 경험해볼 수 없었으나, 장비와 캐릭터가 모두 NFT로 구분되어 플레이어끼리 사고팔 수 있는 재화가 된다는 것은 단편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링 게임즈는 스텔라 판타지를 소개하며, '다음 세대의 P2E 게임, 프리미엄 NFT RPG'가 되고자 한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스텔라 판타지는 기존의 P2E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언리얼 엔진 기반의 독보적인 비주얼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P2E 게임이라는 수식어를 떼더라도 일반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미소녀 캐릭터와 비주얼, 그리고 전투의 재미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스텔라 판타지가 그간 Earn에 집중하느라 정작 중요한 재미를 두고 간 이전 세대의 시행착오를 넘어 '다음 세대의 P2E'를 증명할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 게임 내에 거버넌스 토큰인 '스텔라 판타지 토큰' 상점이 포함되어 있다

▲ '스텔라 판타지'에서는 플레이어가 성장시킨 '캐릭터' 자체도 NFT화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