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게임이든 '최초'라는 수식어는 특별한 의미와 함께, 같은 게임을 즐기는 많은 유저들의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아키에이지 역시 1월 2일 오전 8시에 OBT를 시작했지만, 이틀이 채 되지 않은 3일 오후에 최고 레벨을 달성한 유저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키프로사 서버 ghost 원정대의 정예대원인 길리두라는 닉네임을 쓰는 유저로, 실제 플레이 시간으로는 30여 시간 만에 최고 레벨인 40을 찍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럼 아키에이지 역사상 OBT 최초 만랩이라는 영예를 거머쥔 동대륙의 완소 엘프녀, 길리두님과의 짧고 굵은 인터뷰 내용을 공개한다.







늦었지만 오픈베타 최초의 만랩 달성을 추카드립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최초인지는 모르겠으나 키프로사 서버에서 순찰자를 키우고 있는 40레벨 길리두입니다. 1월 2일 8시부터 플레이해서 3일 오후 3시경 만랩을 찍었습니다.



▲ 길리두라는 닉네임의 유래는 '테라'의 초반 몬스터 이름이라고 한다!


하루 반나절 만에 40레벨을 달성했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신 건가요?

정확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대략 게임 시간으로는 26시간 정도고, 점검 시간까지 포함하면 30시간 가까이 접속해 있었습니다. 물론 핫식스 3병의 힘을 빌려 잠의 유혹을 물리치면서 정신없이 플레이 한 듯합니다.(웃음)



수면 없이 달리셨다면 아무래도 중간에 고비가 있었을 듯한데요?

대략 20시간 가까이 플레이했을 때, 고비가 있었습니다. 자야 한다는 본능이 스멀스멀 몰려오고, 약(?) 드링킹의 효험인지는 몰라도 눈은 말짱한데 쥐도 새도 모르게 정신줄을 잠깐 놓은 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마우스와 키보드를 무의식중에 누르고, 몹이 죽고, 이동하는 패턴만 반복한 듯합니다.



과거 CBT를 경험해 보셨나요? 있다면 어떤 직업으로 플레이하셨는지 궁금합니다.

네, CBT 경험은 있습니다. 4차와 5차 CBT에 격투, 야성, 의지 능력을 조합한 사냥꾼(당시 지략가)으로 플레이했습니다. 4차 때는 사냥꾼 직업 자체가 좋았다기보다는 희귀해서 선택했고, 5차 때는 테스트 기간이 길지 않아서 그냥 익숙한 사냥꾼으로 플레이했습니다.



그런데 OBT에서는 격투, 철벽, 야성 세 가지 능력을 조합한 순찰자를 선택하셨는데,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지난 CBT 때 경험으로 격투와 야성은 사냥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많이 된 능력이지만, 의지는 사실 큰 장점 없이 '덤'의 느낌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OBT 때는 격투와 야성을 기본으로 의지 대신에 철벽이 좋을듯하여 선택했습니다. 물론 생각만큼 엄청나게 좋지는 않네요.(웃음)

그래도 추가된 3단 베기가 쿨이 없어서 계속 쓸 수 있고, 넘어짐 연계가 많아서 이 점을 이용하여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사냥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 같은 경우에는 원거리 공격과 무빙으로 사냥하기보다는 충격 화살과 출혈을 넣은 후 격투에 있는 돌격 스킬을 사용해 바로 몬스터와의 근접전을 주로 사용합니다.

이 경우 사냥 속도는 확실히 전자보다 빠르지만, 물약 소모(특히 활력 회복 물약)가 심해서 퀘스트와 사냥을 통해 번 돈 대부분을 회복 아이템 구입에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만랩을 달성하니 주머니에는 달랑 3골 정도 남아 있더군요.




▲ 길리두님이 사용하신 스킬 트리

앞으로도 아마 지금의 직업을 계속 유지할 듯하며, 노동력을 쓸 때만 다른 특성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CBT를 플레이해 본 분들이라면 대부분 아시겠지만, 아키에이지는 노동력을 소모하면 경험치가 오르기 때문에 스킬레벨이 꽉 찬 능력을 빼고 다른 능력을 선택하면 효율적으로 경험치를 쌓을 수 있습니다.

아마 마법, 죽음은 제 취향이 아니므로 환술, 사명, 의지 정도의 능력을 선택해서 키울 것 같습니다.



레벨업은 어떤 방식으로 하신 건가요?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해할 부분인데 비결이 있다면 소개 부탁 합니다.

사실 경험치 추가 획득이 가능한 PC방도 있었지만, 돈도 아깝고 접속이나 튕기는 문제 때문에 그냥 집에서 플레이했습니다. 물론 집 컴퓨터가 PC방보다 좋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 경우 초반 지역, 즉 저 레벨 구간에는 파티나 공격대 구성을 활용해 퀘스트를 빠르게 완료한 후 하얀 숲부터는 오로지 솔플을 통해 진행했습니다. 또한 다들 아시겠지만, 초과 달성이 가능한 퀘스트는 빠짐없이 해당 조건을 충족시켰고, 정예나 던전 관련 퀘스트는 쿨하게 넘겼습니다. 추가로 퀘스트 진행속도가 빠르다 보니 채집퀘를 정말 쉽게 했습니다. 차후에 들어보니 많게는 1시간 가까이 수집퀘스트 아이템을 먹기 위해 시간을 소모한 분도 있던데, 저는 경쟁자가 없어서 1분도 채 안 걸린 듯합니다.



▲ 파티나 공격대를 이용해 같이 퀘스트를 수행하자!

여기에 어떤 이유에서 인지는 모르지만, 주변에 있는 비슷한 레벨의 다른 분들은 잦은 튕김으로 점점 레벨업이 늦춰지는데, 전 아무 이상 없이 계속 플레이가 가능하더군요. 운이라는 요소도 무시하지 못할 광랩의 또 다른 변수가 되겠네요.



그럼 퀘스트 만으로 만랩을 달성하신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어도 제 경험으로는 오로지 퀘스트만으로는 만랩이 불가능합니다.

39레벨 경험치 바의 반 정도를 채우니 더이상 퀘스트를 찾기 어려워서, 35%는 노동력, 15%는 닥사를 통해 만랩을 달성했습니다. 이 때문에 저희 원정대원들에게 철광석을 모두 뺏어서 철주괴 제작으로 노동력을 활용했습니다. 당연히 제작된 재료아이템은 정중하게 꼬박꼬박 돌려 드렸습니다…(웃음)





만랩을 앞두고 닥사도 하셨는데, 어디 효율 좋은 사냥터라도 있나요?

닥사를 위해서는 첫째로 몹 패턴이 단순해야 하고, 개체수가 많은 몬스터가 넓지 않은 지역에 몰려 있어야 합니다. 혹시나 퀘스트가 부족해 레벨업에 차질이 생길까 봐, 미리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틈틈이 이런 부분을 체크했습니다. 살짝 힌트만 드린다면 긴 모래톱, 녹색 늑대 마을 근처니 나머진 찾아 보시길바랍니다!




혹시 레벨업 중에 만난 경쟁자라던가 재밌는 에피소드 같은 건 없었나요?

있습니다. 제가 레벨업하는 과정에서 바사라님과 지종님과 자주 마주쳤고, 묘한 경쟁심도 있었습니다. 두 분 모두 4차와 5차 CBT 때 유명하신 분들이고, 바사라님은 5차 CBT 최초의 만랩을 달성하신 분입니다. 제가 만랩이 얼마 남지 않으니 바사라님이 저를 죽이려고 하더군요.(웃음)



▲ 5차 CBT 최초로 만랩을 달성하신 바사라님!

그래서 보스몹을 잡고 계실 때 뒤치기해서 그걸 가로챈 적이 있습니다. 뭐 그다음에 응징을 당하긴 했지만요…

하지만 두 분은 파티 사냥을 통해 육성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38쯤에 퀘스트가 다 떨어 지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발 빨리 만랩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저 다음으로 만랩을 달성하신 분은 가나다 원정대에 오버마인드라는 분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BJ 우레님이 운영하시는 원정대에 계신 분인데, 원정대 풀 네임이 '가나다라마바사아자이거읽는순간넌죽는다'였던 걸로 기억하네요.



실제 친구분 중에서도 함께 게임을 즐기는 분이나 특이한 플레이를 즐기는 유저도 혹시 주변에 있나요?

지인중에서 OBT 첫날에 나룻배와 수영을 통해 4번 이상 죽어가며 자유도를 가려고 한 분이 있습니다. 듣기에는 근처에는 도달했다고 하는데 자세히는 모르겠군요.

이 밖에도 저희 원정대에 등산광 한 분이 있는데, 레벨업은 안하고 산만 열심히 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특정 절벽이나 정상에 오르면 누이의 눈물을 지급하는 시스템은 아마 이 분을 위해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함께 게임을 하는 친구는 있지만, 아직 10레벨 초반입니다. 다 제가 적극 추천해서 플레이하게 된 케이스인데, 만족스러운지 열심히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40레벨 찍었다고 하니 폐인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면서 욕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웃음) 뭐, 앞으로 게임에 좀 더 익숙해지면 그 친구들도 같은 원정대에서 생활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상에 오르면 누이의 눈물을 획득할 수도 있다!


그럼 현재 원정대에 속해 있는 것 같은데, 간단하게 원정대 소개도 해 주세요.

저희 원정대는 4차와 5차 CBT 경험자들이 뭉쳐서 만든 'ghost' 원정대로 키프로사 서버의 최고가 되기 위해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과거 CBT 기간에는 BJ 길드와 연합으로 크라켄 레이드를 성공도 했고, 토끼 원정대와 함께 최초의 공성전 승리를 맛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저희 원정대에는 풍부한 경험자분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PVP 위주의 컨텐츠를 사랑하는 성인 분들이라면 언제나 환영이니 문을 두들겨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본래 Ghost 라는 원정대 이름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소문자로 밖에 지원되지 않아서 이 점이 아쉽습니다. 패치를 통해 개선되었으면 하네요.






당분간은 레벨업에 신경 쓸 일이 없어졌는데, 이제 마음 놓고 즐겨보고 싶은 컨텐츠나 목표가 있다면?

일단 제작을 통해 현재 수습 시리즈의 장비 아이템을 전부 명인급으로 업그레이드하고, 농작물 등도 키워서 무역을 하려고 합니다.

레벨업 하면서 집터를 봐둔 곳이 있는데, 주택 건설을 위한 도안을 사려면 무역이 필요할 것 같더군요. 물론 당장 집을 짓는 게 목표는 아닙니다. 굳이 가장 기대하는 컨텐츠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PVP 전투라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즐겨보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플레이해 본 아키에이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CBT부터 플레이했는데, 컨텐츠나 사소한 동작 하나마다 세심하게 표현되어 개인적으로는 이런 게 아키에이지의 묘미가 아닌가 합니다. 예를 들면 날틀을 타고 미끄러지면 흙 소리가 나면서 끌리는 소리 하나만 봐도, 사실적인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전투 부분 역시 타격감 부분이 많이 보완되어 만족스럽습니다.

또한 몇몇 분들은 전투가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말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몬스터 사냥보다는 PVP 전투를 좋아하기 때문에 대규모 전쟁이나 대인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저 죽이지 마시고요, 저 직업 있습니다. 단지 OBT를 즐기기 위해 2일 정도 쉬었을 뿐입니다."

사실 최초 만랩 찍을 생각은 없었는데, 주변에 함께 플레이하던 분들이 자주 튕기더군요. 여기에 저는 계속 퀘스트를 진행 하다 보니 어느샌가 주변에 사람 찾아보기가 어려웠고, 선두권에 위치한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왕 해보는 거 노려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달렸을 뿐입니다.

다음에는 서버 내 최고의 원정대라는 명예스러운 수식어와 함께 인터뷰할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겠습니다. 모두 즐거운 아키에이지 생활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