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다시 울타리 안으로 게이머 들인 지스타. 나흘간 진행되는 유저 행사 첫날에는 많은 게임 팬이 대형 게임사 부스를 돌며 신작을 플레이하고 굿즈를 챙겼다. 양손 가득 찬 선물들에 흐뭇한 이도 있고 원하던 신작을 직접 플레이하지 못해 돌아가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묻어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리는 지스타는 분명 누군가에겐 희망의 공간이다.


컨퍼런스에서 수십 개의 부스를 차지하고 TV를 통해 광고로 자신들의 게임을 알리는 대형 게임사와 달리 작은 규모의 게임사들은 자신의 게임을 출시 전까지 평가받기 쉽지 않다.

게임이 제대로 된 재미를 전달하는지, 혹은 치명적인 오류는 없는지 확인할만큼 충분한 QA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 섣불리 테스트를 진행했다가는 피드백이 아니라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 그런 인디 개발사들에게 게임쇼는 유저들을 직접 만나 피드백을 받고 게임의 무엇이 부족한지 들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수년 전 독일 게임스컴에서 만난 한 인디 개발자는 인터뷰, 보도자료 수십 개보다 게임 행사에 첫 출품한 작품을 즐긴 유저들의 표정과 말이 더 가치있다고 전한 적도 있을 정도.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국내외 게임쇼가 문을 닫자 인디 개발자들은 게임을 되돌아 볼 창구 하나를 잃게 됐다. 거리두기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며 역대 손꼽을 성과를 낸 대형 게임사와 달리 인디 개발자들은 게임을 유저들에게 알리기 더 어려워졌다. 온라인 게임쇼가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게임을 깔고 테스트한 후 댓글로 이루어지는 소통은 충분한 피드백을 얻기 어려웠다.

지스타 전시관 옆 컨벤션 홀에서 진행된 인벤 게임 컨퍼런스(IGC)에서도 비슷한 말이 나왔다. 콘솔 게임 '울트라 에이지'를 개발한 넥스트스테이지 강현우 대표는 게임 포스트모템에서 오프라인 게임 행사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멀리서 지스타를 바라보는 이들의 목소리는 매년 대개 비슷하다. 플랫폼은 달라졌을지언정 너무나 확고하게 자리 잡은 모바일 문법. 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작품들이 지스타를 가득 채우고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충분히 그렇게 말할 법한 모습이 첫 눈에 담기기도 한다.

하지만 거대한 파도에 가려진 인디라는 작은 배는 지스타라는 바다위에서 2년 만에 돌아온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뱃고동을 울리고 있다. 그리고 그 배를 더 많은 이들의 눈에 닿도록 성공적 출시로 이끄는 것은 한 유저의 플레이, 그리고 직접 느낀 피드백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스타는 그 누가 뭐래도, 분명히 누군가의 간절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