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1430에 머물던 배럭을 1460까지 올리게 된 계기가 있다. 유독 로스트아크의 군단장 레이드 노말 공개 파티에서 자주 만났던 '숙코' 때문이었다. '숙코'란 숙련 코스프레의 준말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로, 일정 수준 이상의 숙련도를 필요로하는 콘텐츠에서 숙련되지 않은 인원이 자신의 숙련도를 속이고 파티에 참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사실 숙련 파티 기준으로 꼭 인원이 필요한 몇 가지 기믹을 제외하면 한두 명의 사상자가 발생해도 클리어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원 부족에 따른 기믹 수행 실패 등의 변수를 안고 있기에 반기지 않는 모험가가 대다수일 것이다.


▲ 숙코는 생각보다 금방 탄로 나고, 파티나 공대 분위기는 안 좋아질 수밖에 없다


숙련 코스프레란 말 그대로 겉모습을 따라하는 수준에 그치기에, 실력적인 부분에선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일정 수준의 숙련도를 갖춘 인원이라면, 이러한 숙코를 찾아내는 데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숙코가 탄로 나게 되면, 파티원들의 질타를 피해갈 수 없다. 그 때문에 간혹 언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꽤나 뻔뻔한 유저가 있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잘 몰랐다"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다. 이도 저도 아닌 경우, 자신의 기준에선 숙련이 맞다고 이야기하는 유저를 보기도 했다.

이처럼 콘텐츠 진행에 필요한 숙련도의 기준 자체가 애매한 경우가 있기도 하다. 이는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일부 단어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트라이부터 빡숙이나 숙제 등 때에 따라 다양한 단어를 사용하고 있고, 일부 단어의 경우 정확한 뜻을 모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 숙련, 빡숙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 중인 콘텐츠 숙련도 단계



■ 오히려 죽으러 가는 게 맞는 표현. 가장 첫 번째는 단계는 트라이!

신규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거나 신규 모험가가 처음으로 콘텐츠를 접하게 됐을 땐 '트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곤 한다. 사전 정보가 아예 없는 경우도 '트라이' 단계로 볼 수 있으며, 만약 해당 콘텐츠의 가이드가 나온 경우라면 가이드를 보며 기본적인 정보를 습득하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등의 준비 과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신규 콘텐츠일 경우 일명 선발대가 이러한 트라이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패턴과 기믹을 파훼하는 방법을 몸으로 직접 습득하곤 한다. 그 때문에 이 단계에선 '죽으러 간다'는 표현이 어느 정도 일치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법은 기본적인 가이드나 공략이 나왔을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눈으로 보고 머리로 이해한 것과 달리, 실전은 다르게 흘러가기 때문이다. 다양한 패턴과 기믹에 대한 파훼법을 숙지했지만, 실제로 실행하기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도 대부분 "일단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패턴과 기믹을 몸으로 맞아가며 파악하곤 한다.


▲ 말 그대로 '시도'인 만큼, 재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다


이러한 특징 덕에 죽거나 기믹 파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또한, 대부분 '배운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파티나 공대의 분위기가 무겁지 않고 좋은 편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도 진행도의 진척이 부족할 경우, 공대원들의 멘탈에 따라 분위기가 바뀔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실패, 성공 여부를 떠나 숙련도 혹은 해당 콘텐츠의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 일부 기믹이나 패턴 실수가 잦은 단계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배우는 단계로 볼 수 있다



■ 클경과 반숙은 비슷한 의미? 분류하자면 반숙이 조금 더 윗 단계

우여곡절 끝에 트라이 단계를 넘으면 뜻이 애매하게 사용되는 두 가지 용어를 앞두게 된다. 바로 클경과 반숙이다. 클경이란 클리어 경험이 있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반숙의 경우 숙련은 아니지만, 절반 정도 숙련 단계에 있다는 말로 받아들여진다. 용어 자체의 순서를 정한다면, 클경은 트라이 단계와 가깝고 반숙은 숙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 때문에 클경보다는 반숙이 더 높은 단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로 클경의 경우, 어떻게든 '관문 완료'라는 화면만 보면 되기에, 죽어 있는 경우까지 포함하게 된다. 따라서 클경 해당하는 인원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숙련도가 낮아 다양한 패턴에 대한 대비가 잘 안 되고, 실수도 잦은 편이다. 그 때문에 물약이 부족하거나 즉사급 패턴이 아니지만, 죽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된다.


▲ 클리어는 되지만, 아직 모든 패턴에 완벽하게 대처가 되지 않을 때를 반숙이란 표현이 어울린다


그렇다면 반숙은 어떤 단계일까? 트라이와 클경의 윗 단계로 보는 만큼, 다양한 패턴에 어느 정도 대비가 되고, 기믹 수행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왔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부분 몇 번 이상의 클리어 경험이 있어, 실수가 발생하는 빈도가 낮으며, 일반 패턴에서 죽는 등 사고가 발생할 확률로 크게 줄어든다.

물론, 아직 완숙 혹은 숙련이라고 표현하기 애매한 단계이기에 실수와 사고의 위험성이 남아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구간부터 소위 숙코라고 불리는 일부 모험가를 만날 수 있는데, 이 경우 관문을 클리어하지 못한 트라이 혹은 클경 단계의 유저가 숙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숙코가 있을 경우 잦은 사고로 재시도가 거듭되고 피로도가 가중되기에, 일종의 안전장치로 파티 모집 제목에 3트쫑 등의 제한을 걸어두기 시작하는 단계다.


▲ 다소 부족한 숙련도로 합동 기믹에 실패하는 상황을 종종 볼 수도 있다



■ 비슷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 완숙, 빡숙, 숙련 등 다양한 용어

반숙을 거쳐 숙련 단계에 오르게 되면,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는 여러 용어를 접할 수 있게 된다. 쉽게 볼 수 있는 숙련이나 빡숙, 완숙은 모두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물론, 해당 용어를 사용한 당사자에의 의도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용어를 사용할 경우, 해당 콘텐츠에서 자신할만한 숙련도를 가지고 있을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거의 모든 패턴에는 대응이 가능하며, 실수하거나 사망한 모험가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수준의 숙련도를 갖춘 인원이 대부분이다.

앞선 반숙 단계에서는 숙코가 한 명이라도 있을 경우 원활한 레이드 진행에 매우 치명적이었다면, 숙련부터는 이러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게 되는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 '숙련'부터는 험난한 상황에서도 관문을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의 숙련도가 요구된다


이 단계에서는 많은 양의 콘텐츠 경험치가 쌓인 만큼, 패턴을 피하고 딜을 넣는 과정이 매끄러우며, 다양한 잡기술을 이용하기도 한다. 숙련도가 가장 높은 단계이니만큼, 서포터가 없어도 해당 콘텐츠를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상황에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를테면 쿠크세이튼 3관문에서 미리 정해둔 마리오 타이밍에 광기 게이지를 미처 채우지 못한 인원이 있을 경우, 기분나빠 등의 패턴에서 장판을 달고 게이지를 채워주는 등의 센스 플레이 등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는 것처럼 말이다.

물론, 기계가 아닌 사람이 플레이하는 만큼, 숙련 파티일지라도 실수로 죽거나 기믹 수행에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비교적 낮은 단계인 트라이, 반숙 등의 파티에 비해 이러한 빈도수는 적다. 이러한 숙련 파티에서도 실수하거나 장난을 치다가 죽기도 하는데, 숙련 파티 구성이라면 온갖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 다양한 상황에서 센스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까지 숙련도가 올라가는 단계다

▲ 공개 파티에선 금물! 장난을 치다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로스트아크에선 숙련도에 따른 단계를 여러 단어로 구분하고 있는데, 사실 명확하게 숙련도의 단계를 정의하긴 어려울 것이다. 숙련도 자체를 시스템적으로 계산해서 보여주는 식의 가시적인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숙코'는 각종 콘텐츠 진행 시 항상 꽤 민감한 문제로 제시되곤 한다. 숙코가 있을 경우 목표했던 것과 달리, 클리어를 하지 못하거나 원활한 콘텐츠 진행에 방해를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공감을 얻을만한 가이드라인을 여러 모험가들이 정해주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 싶다.


▲ 어느 정도 통용되고 있지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기엔 부족할 수도 있다.


※ 여러분이 생각하는 숙련도 단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자유롭게 댓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