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희오스요... 희오스 자리 있는지..


23살의 여자 알바는 그런 게임 이름은 처음 들어본다는 듯 되물었다

희오스... 그런 게임이 있어요??


아... 아니면 혹시 배틀넷 런쳐 깔린 자리만 알려주세요.. 설치는 제가 할 줄 알아요..



혼자 구석진 자리로 가서 익숙하게 희오스를 설치했다

그녀는 이런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올해 나이 서른하나. 삼 년 정도 구급 공무원 시험을 쳤지만 낙방한 나의 현재 직업은 월 실수령 백 칠십 이만원의 일용직 노동자.

하지만 나는 다르다. 피싀방에서 게임이나 하는 인생들과 나는 명백히 다르단 말이다.

나라고 희오스를 아무 자리나 가서 설치하면 되는 걸 몰랐을 것 같냐?? 이건 노림수다. 그녀에게 나는 희오스를 하는 전도유망한 사람이라는 것을 어필한 것이다.



마치 공무원들이 알바들에게 실수인 척 공무원 증을 보여주듯이, 나 역시 어리숙한 척 하면서 희오스 유저란 것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다.



저으기 롤이나 하는 패배자들. 그래. 너희는 십 년이 지나도 그 자리겠지. 두고봐라. 희오스는 반듯이 세계를 지배한다. 몇 년 뒤면 희오스 경력순대로 공무원이 되고 대기업 사원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 때 쯤이면 그녀도 나에게 먼저 음료수를 가져다 주며 번호를 물어보겠지........



아직은 그런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자리에서 커피를 원격으로 주문해야 하지만, 나는 선구안을 갖춘 남자다. 희오스로 그녀의 마음을 반듯이 뺏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