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호흡이 있냐고 물으면 솔찌 나도 딱 이거라고 답은 못하겠음. 단순하게 생각하면 다들 핑을 들을 줄 알고, 쓸 줄 알고, 그래서 호응이 된다는 건데

이건 단순히 맵 리딩 실력이 좋은 거잖아. 그런 거 말고. 뭐라 말하기 힘든 호흡이 있음ㅇㅇ



음... 10시 이후 아재들은 다들 스타하던 사람들이라 그게 좀더 빠른 건가. 근데 그거도 한 5년 전 얘기지. 지금 20대 초는 스타는 해본 적 없지 않냐



반대로 10시 이후는 너무 정직해서(그러니까 10시 이전보다 숨김수에 능숙하질 못해서) 겜이 더 잘 풀리는 건지도 모르겠음. 이게 뭐냐면 적팀이랑도 호흡을 느낄 수가 있어서 그럼.


뭔 개소리냐 하겠지만... 10시 이후에 주포 서면 맞라인이랑 기묘한 호흡을 느낄 때가 많음. 서로 말도 없고 도발도 없고 그냥 모니터 너머 스킬교환과 무빙만 볼 뿐인데도

"지금 한 대 먹였다고 좋아하고 있구나. 저 놈 들어올 놈인데?(챔이 아니라 성향이)"  하는 걸 아주 쉽게 느낌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내 파트너(원딜)도 느끼고, 내 문지기(미드)도 느끼고, 내 팀원들 다들 그걸 느낌

그리고 약 절반 가량은 적팀도 그걸 느낀다. 열 명이 다같이 기류를 공유하고 있음. 상대팀도 "이제 내가 들어갈 건데. 쟤도 그걸 눈치챘구나." 하는 식으로.

그래서인지 겜 도중에도 그렇고, 겜 끝난 뒤에도 그렇고 윗짤같은 개지랄은 안 한다

오히려 끝난 다음에 승리팀이 이런저런 자축하거나, 상대팀 누구는 잘했는데 많이 아쉽다며, 왜 졌는지도 서로 피드백함. 로비에서까지 그러는 경우는 물론 되게 드물긴 한데

이러면 적팀도 그냥 웃으면서 "아쉽네요.", "맞아, 거기서 그게..." 하면서 가볍게 얘기할 때도 있음.




그리고 겜 도중에 쓸데없는 핑을 절대 안 찍는다. 이것도 요샌 더러 있긴 한데, 대부분 판이 ?핑 안 찍음

팀원끼리 놀려봤자 이길 게 아니라는 걸 아는 거임. 오히려 "저 새끼를 어떻게 도와야 할까.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 어떻게든 1인분은 시켜야 겜이 굴러가는데... 뭘 시키지?" 하는 데 골몰해 있다.



다들 사회에서는 어떨지 몰라도, 이게 '팀'게임이라는 건 분명히 이해하고 있음.

그런 호흡이 있다 ㄹ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