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도 다르고 캐릭터마다 모션이 다르니 전투의 생김새도 다를 수밖에 없다. 

서로 다른 인간으로서의 경험, 다른 캐릭터, 다른 모션. 
그런데도 유독 화려한 영상미를 내뿜고 클리어가 빠른 재주꾼들이 있다.

그것들을 참고하니
상대적으로 높은 시간당 평균 공격력을 내게 해주는 공통적인 컨빨이 있었다. 

이를 종합해서 나눠보면 강한 딜을 내는 기반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1. 위치조절

더욱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를 위한 이동전술 전반.

2. 공격방식조절

매 순간마다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 공격법을 이용해 딜공백 줄이기. 

3. 시점처리

카메라가 정확하고 신속하게 몹의 이동을 추적하며, 공격을 조준함.

4. 응용과 창의성

모든 특성이 고려되어 나타난 독창적인 시도 



딜량 구현에서 중요도가 높았던 순은 
1순위 위치조절
2순위 공격방식조절
3순위 시점처리=응용과 창의성이었으며

영상을 참고로 직접 연습하면서 숙련되는 과정에선, 
자기 캐릭과 환경 관찰을 바탕으로 실전에서
공격방식조절→시점처리→위치조절→응용과 창의성 발휘의 순서로 이뤄지고 있었다. 

즉 타인의 영상을 관찰하면서 얻은 결과와
연습과정에서 느껴지는 체감중요도와는 차이가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글을 쓰던 본인도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신하게 됐다. 

또한 무엇 하나만이 중요하지 않으며, 4개로 구분했지만 그 기반들이 유기적으로 공존함을 인정한다.



예시로써, 창시타의 3960 허리케인 뺑이돌기로 블랙해머를 농락하는 움짤을 들고자 한다.
움짤과 영상으로 보면 그저 허리케인으로 돌려 깎는 게 전부.

그런데 이것도 풀어서 쓰면 생각보다 많다.


블랙해머 바보 패턴을 유도할 목적으로 허리케인을 쓴다
(공격방식조절)

창날이 빗나가지 않고 발에 걸려 제지당하지 않게 시점을 조절한다
(시점처리)

허리케인의 이동속도를 고려해, 횡추적속도<허리케인 이속이 되는 경로를 고수한다
(위치조절)

사실 이마저도 아쉽지만 가독성 문제로 많은 지적을 당해
일단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말만 남겼다.



다음 예시는 허크의 봉처봉신패턴으로 젝칼리온을 때리는 움짤이다.
마찬가지로 움짤만 보면 봉처봉신으로 때리는 게 전부.

물론 이거도 풀면 은근히 나온다.
해당 파일럿의 의도가 어떻게 기반컨을 바탕으로 나오고 구현되는지 보고자 했다.

1. (캐릭터 특성 관찰)

허크는 피격을 가드로 받아내어 순간적으로 스매시 대미지 강화기회를 얻는다.
대신 배면을 가드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다.
또한 처형을 제외한 기반 스매시의 역경직이 커서 이로 인한 부담이 따르게 된다.

2. (파일럿의 의도 파악)

파일럿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해 평균 시간당 딜량을 올리려고 한다.

3. (몹 관찰)

해당 움짤에 등장한 패턴에서, 피격위협이 되는 주 히트박스는 도끼의 날부분에 몰렸다. 
몸통 근처에도 이동에 따른 피격판정이 있는데, 도끼날에 의한 피격이 더욱 위협적이다.

4. (시점조절, 위치조절 포함)

파일럿은 봉쇄로 붙은 이후 캐릭터가 파일럿 자신을 향하게 하여 신월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신월은 첫 땅 긁기에서 정확하게 젝칼리온을 히트시킨다. 
힛박스가 비교적 두꺼운 칼끝이 젝칼리온의 정강이 부분에서 잘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칼끝베기는 역경직에 걸리는 부담을 줄여줘 다음 패턴에 대응하기 좋게 해준다.

5. (시점조절, 공격방식조절)

그리고 이어지는 젝칼리온의 도끼베기를 그대로 받아낸다.
젝칼리온에 다시 부딪히는 방법으로 봉쇄를 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자칫 도끼날의 힛박이 배면을 타격해 대미지를 입을 수 있었고
파일럿은 이를 타개하고자 시점을 유지한 채로 봉쇄를 써서 막아낸다

6. (공격방식과 위치조절)

그렇게 마지막으로 처형을 통해 젝칼리온의 뒤를 잡아 후속타를 준비한다.
신월의 역경직이 커도 갑작스런 백어택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해진 것은 덤.


이처럼 짧은 순간에도 유저의 의도, 캐릭터가 있는 장소, 
주어진 시간, 다른 상황을 보고 
파일럿은 다양한 인지적 사고를 하며 캐릭터를 조종한다.


오히려 정말 당연한 이야기라 구구절절 이야기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 있다.
그래도 짧게나마 전투골조의 근본이 되는 점을 소개하면 좋겠다고 생각되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