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좆같이 일한 사람들 ---------

-1. 사장 - 60대 영감. 3주차 까지는 사이 좋았는데 4주차 부터 사이 험악해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서로 말 한마디 안하고 지냄(전부 믿을 순 없지만) 들려준 말에 따르면 어렸을 적에 금수저 물고 태어나서 그 시절 가기 힘들다는 대학 나와서 대기업에 취직까지 했다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PC 70대 규모의 영세한 PC방 운영하며 세월을 보내는 중영감이 퇴근할 때가 내가 출근하는 시간인데 나는 항상 정시 10분 일찍 왔었는데 영감이 기분 좋을때는 뭐이리 빨리 오냐고 반겨주고기분 별로일 때는 일찍일찍 다니라고 지랄했다.특이한 건 매일 막걸리 2병씩 마심. 막걸리를 마시지 않으면 잠이 안 온다고 한다.+ 새벽에 자다 깨면 핸드폰 앱을 통해 CCTV로 나를 감시한다. 이 때 게임하고 있으면 전화로 지랄함.(면접 볼 때 새벽에 한가하면 게임해도 된다고 했었음. 손님 한 명도 없었는데 게임했다고 지랄함)

2. 사장 부인 - 50대. 그나마 말이 통하는 사람. 이 아줌마 덕분에 안 짤릴수 있었음. 아침 일찍 와서 나랑 같이 피방 청소하면서 영감 흉을 본다.

3. 사장 딸 - 고등학교 2학년. 피씨방 건물 위층에 살고 있어서 가끔 학교가는 길에 피방에 들리거나 학교 끝나고 피방에 와서 게임하는 경우가 있다.영감의 딸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착하다. 1주일에 3번꼴로 PC방에 와서 과자나 빵+우유를 사준다...가끔 급전이 필요할 때 와서는 돈 빌려달라고 한다. 물론 내 돈을 주는 건 아니고 카운터에 있는 돈을 꺼내주면 되는데 이걸 영감한테 보고하면 존나 욕먹는 반면 사장 부인한테 말하면 별말 없다.

4. 주말 도와주는 알바 형 - 이 피시방은 평일에는 사람이 없는데 희안하게 주말만 되면 헬게이트가 열린다. 때문에 주말은 2명에서 근무한다. 나이는 나보다 5살 많았고 지방대 컴공과를 졸업했다고 하는데 취직이 안 되어 지금은.. PC방 알바랑 트럭 몰고 농산물 장사를 한다. 가을에는 과일. 그 외에 계절에는 채소를 주로 다룬다. 상태가 좋은 과일을 입수해서 좋은 가격에 팔았을 때는 신이 나서 떠들지만 손해를 볼 때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말없이 일하는 귀여운 형.. 가끔 같이 과일팔러 다니지 않겠냐고 권유하기도 한다. 이 형은 오후 4시 ~ 12시 사이만 일하는데 12시에 퇴근할 때는 꼭나한테 무언가 하나를 사주고 갔다. 

5. 평일 오후 알바 여학생 A -영감이랑 같이 일하는 여자애. 나랑 동갑이라고 한다.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나보다 3살 정도 많아 보여서 존댓말을 썼다.나중에 친해지고 나서 첫 인상 얘기를 했는데. 솔직히 "20대 중반인줄 알았다."라고 했다가 1주일 간 서로 쌩까고 지냈던 적이 있다. 유아교육학과를 다니며 유치원 교사가 꿈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엄청 착한 녀석. 손님이 많으면 퇴근 시간이 되도 퇴근하지 않고 나를 도와준다

.-------- 손놈 -------------

1. 리니지 아저씨 : PC방에서 나가기나 하는지 의문인 남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후미진 구석 자리에서 항상 모자를 눌러쓰고 있어서 얼굴 파악이 힘들다. 항상 같은 옷을 입고 있다. 1주일 단위로 옷이 바뀐다. 게임 시간을 충전할 때 한번에 5만원씩 쓴다. 엄청난 쿨가이로 진열대에 있는 물건을 마구 가져가서 바코드도 찍지 않고 그냥 먹는다 .. 이런 건 달아뒀다가 나갈 때 한꺼번에 계산한다.  PC방이 아무리 붐벼도 웬일인지 이 아저씨 옆 자리에는 아무도 앉으려고 하지 않는다..


2. 던파 청년 : 정말 특이한 인간. 새벽 3시 - 4시 사이에 출몰한다. 도대체 뭐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질 지경으로. 던파 접속해서 던전 한두판 돌고그대로 책상에 엎드려서 누워있다가 커피하나 뽑아먹고 나간다. (새벽 인력시장 나가는 사람으로 추정)

3. 바둑(?)두는 청년 : 이쪽도 불가사의 하기는 마찬가지. 넷마블? 바둑? 같은 걸 하는 모양인데. 항상 컴퓨터를 2대 켜서 무슨 매크로를 돌린다.실제 플레이 시간은 30분도 채 되지 않는데. 카운터에서 무슨 쿠폰을 왕창 가져다 쓴다. 나갈 때 항상 "수고하세요-"라는 인삿말을 건넨다.

4. 아이온 오타쿠 : 머리를 화려한 금발로 물들였는데 생긴게 전형적인 오타쿠인 그런 사람. 오후 10시 ~ 새벽3시 사이에 출몰. 카운터에서 자신의 화면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앉는다. 거기를 자신의 지정석으로 여기며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앉으면 불쾌감을 대놓고 드러낸다. 이 사람의 특징은내가 좀 한가해 보이면 카운터에 와서 자기 자랑을 늘여놓는다. 대부분 아이온에 관한 것으로. 난 아이온을 해보지 않아서 알아듣지도 못하는데뭐가 몇 강이니 자기가 랭킹 몇이니 이번에 나온 신 캐릭터 전망이 어떠니 같은 이야기를 떠들어댄다.가끔 아이온이 질리면 애니메이션을 보기도 한다. 웃긴 건. 자기도 창피한 건 아는지 헤드셋을 끼고 보는데 에니매이션 대사를 따라하면서 본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을 감명깊게 보면 카운터에 와서 나한테 애니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건 덤. 어째서인지 나를 친한 친구로 여겼다..나중에 나이를 물어봤더니 28살이라고 했다. 나보다 8살 많은 형.. 친한 친구끼리 왜이러냐며 서비스를 강요한다.

5. 서든하는 누나 : 오후 11시에 와서 정확히 2시간만 하고 나가는 여자다. 너무 어려 보여서 처음에는 민증 검사까지 헀는데 알고보니 나보다 3살 많은 누나였다. 정말 조용조용히 게임하는 스타일. 아무런 접점도 없었는데 뜬금없이 음료수를 사줘서 놀라기도 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음료수 2개 사더니하나 건네면서 마셔요. 감기에 걸리면 휴지를 엄청나게 많이 소모한다. ..거의 캐릭터 죽을 때마다 코를 품.

6. 어깨형님 4인방 : 헬스를 다니는지 덩치가 엄청 좋은 남자 4명이 1주일에 4일 꼴로 온다. 밤 9시쯤에 와서 새벽 늦게까지 게임하다 간다...솔직히 제일 민폐손님. 과자를 엄청 많이 사는데 그중 절반을 주변에 흘린다... 이들이 다녀간 자리는 개판이 된다. 그래도 심성은 착한 사람들인지언제 한번 어떤 아제가 이들에게 시끄럽다고 지랄한 적이 있는데 고개를 꾸벅 숙이며 죄송합니다. 하고 입닥쳤던 게 기억에 남아있다.

7. TV보는 모녀...집에 컴퓨터도 TV도.. 스마트폰도 없는지 20대/ 40대로 보이는 모녀가 오전 7시 ~ 9시 사이에 와서 컴퓨터 하나로 드라마를 본다.이들을 지켜보면서 웬지 모르게 가슴이 짠했었다. 돈을 지갑에서 꺼내는 게 아니라. 주머니에서 꾸깃해진 천원짜리를 건네거나 가끔 500원 100원 짜리를 그러모아 주기도 한다.

8. TV보는 아제 : 40대 초반. 일용직 전전하시는 아재. 하루종일 일하고 PC방에서 지난 드라마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보는 게 삶의 낙이라고 말하셨다. 컴퓨터 조작이 상당히 미숙하여 나를 부르는 일이 자주있다. 가끔 재미난 드라마를 볼 때면 감탄사나 적절한 욕설을 내뱉으신다. 재밌게 보고나면 웃음 꽃이 활짝 피우시며 PC방 문을 나선다

.그 외에도 존나 많은데 헐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졌다.새벽에 할게 없으니까 별걸 다 쓰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