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갓짬뽕 모델 배우 황정민. 사진=오뚜기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주최하는 재계 간담회에 14대 기업인들과 함께 초청받은 중견기업 오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69년 풍림상사로 시작해 1996년 지금의 상호로 법인명을 변경한 오뚜기는 조미식품류와 소스류, 면류, 유지류 등을 제조 판매하는 종합 식품업체다. 2007년 매출 1조 원을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2조원을 넘어선 중견기업이다. 지난해 별세한 창업주 함태호 명예회장에 이어 현재 아들 함영준 회장이 기업을 이끌고 있다.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은 식품 업계에서 오뚜기는 2008년 100원 인상 이후 10년째 라면 가격을 유지하며 서민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로 정부가 물가 정책에 대해 손을 놓은 사이에 라면 등 식품 가격 인상이 줄을 이었지만 오뚜기는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라면값을 평균 5.5% 인상했고, 삼양식품은 지난 5월1일부터 라면값을 평균 5.4% 올렸다. 두 기업 모두 2011년, 2012년 가격을 인상한지 약 5년만에 가격을 다시 인상했다.

당시 오뚜기 역시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오뚜기는 유일하게 라면 가격을 동결시켰다. 오뚜기는 지난 2008년 2월 100원 인상 이후 10년째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오뚜기는 올해에도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재료값 부담 등을 다른 비용 절감을 통해 상쇄시킬 계획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이 치킨, 소주와 함께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격 동결 정책은 서민의 부담을 덜어주자는 회사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장바구니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오뚜기는 라면 이외에 많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에 라면만큼은 가격 인상을 하지 말자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의 이같은 정책에 경쟁사 농심과의 격차도 조금씩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전문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농심의 지난 5월 시장 점유율(판매수량 기준)은 49.4%를 기록해 1988년 이후 30년 만에 40%대로 떨어졌다. 

농심의 점유율은 최근 몇 년 간 꾸준히 하락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국내 라면시장에서 62.1%를 점유했던 농심은 2015년 61.4%, 지난해에는 53.8%까지 내려왔다.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20.3%에서 2016년 23.2%, 올해 1분기 25.1%로 상승했다. 

한편 오뚜기는 이달 27~28일에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에 초청됐다. 중견기업으로서는 오뚜기가 유일하다. 일부 대기업은 중견기업으로서 유일하게 참석 이름을 올린 오뚜기와 같은 날에 참석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가 전날 간담회 일정을 발표하면서 오뚜기를 '모범기업 사례'로 거론하자 일부 기업에서 '오뚜기는 며칠에 참석하느냐' '우리는 오뚜기와 같은 날이냐'는 문의가 나오고 있다. 이는 오뚜기와 같은 명단에 포함될 경우 '모범 그룹'으로 분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