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본인은 아직 알바로 먹고사는 20대임을 밝힙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알바하고 와서 오이갤을 둘러보다가 시급 인상에 관련된 글의 의견들을 봐서입니다.

(따지고보면 저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에 대해서 반대입장입니다.)



이에 대해선 오이갤에 글이 꽤 올라왔던 것 같지만, 대부분 의견은 '1만원도 부족하다' 였습니다.

거기에 여러 사람들이 근거를 대고 의견을 어필해주셨는데, 그에 대해 잘못된 점이 많더군요.



대표적으로, 왜 베스트 코멘트가 되었는지 이해가 안되었던 댓글입니다.

(해당 댓글의 작성자분을 까는게 아닙니다. 잘못된 예시를 들었을 뿐이에요.)





먼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의 사례로 2차 대전 당시 미국의 예를 든 점입니다.

이 때 당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결과를 놓고 볼까요?

요약하자면, 시장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산업이 퇴출되고 건전성이 뛰어난 산업이 남은게 맞습니다.

근데 요약이 너무 심합니다.

이 때 미국 정부의 정책으로, 퇴출되고 남은 산업은 전부 '대기업'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JP모건은 당시 몰락하는 사업체들을 전부 흡수하며, 전체 시장의 40% 가까이를 독점했습니다.

우리나라라면, 몇 년 뒤에는 거리가 휑해지고 몇몇 큰 업체들만 살아남을겁니다. 이게 건전한 시장이라고 느껴지나요?





또한 효율적이지 못한 시장 참가자라면, 다른 직종에 종사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오이갤의 많은 사람들이 내는 의견으로, '이정도 인건비도 못줄 사람이 무슨 자영업을 하냐?' 라는 소리지요.

전체적으로는 맞는 이야기입니다만, 이도 잘못된 점이 많습니다.


먼저 주목할 점은, 임금 인상이 '장사 안되는 집'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장사 안되는 집은 알바 고용을 안합니다. 손님이 안오는데 뭐하러 알바를 쓰나요? 주인만 일해도 충분한데요.

문제는 장사가 적당히 되어서 주인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한데, 알바의 임금이 인상되면 타격을 받는 업체들입니다.

이를 경제에 비유하자면, 부유층과 빈곤층을 빼고 중산층에 타격을 입히는 셈입니다.

이로서 몰락하는 자영업은 결국 아주 장사가 잘되는 부유층에 속하는 자영업들을 제외한 전부입니다.

중산층에 속하는 자영업은 임금 인상에 대한 타격으로, 빈곤층에 속하는 자영업은 경쟁력 부족으로.


위에서 말했듯이, 시장 건전성을 위해선 효율성이 나쁜 업체들은 퇴출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임금 인상으로 인해 초래되는건 효율이 나쁜 업체의 몰락이 아닌, 효율 적당한 업체들과의 공멸입니다.

결과는 위에서 말했듯이, 일부 업체들의 독과점 형태입니다.

절대로 국가적으로 볼때 몇 년 뒤 좋은 시장경제가 될 수가 없습니다.





이 글의 목적은 정보글이므로, 너무 까는 이야기만 나오면 또 안되겠지요.

말했듯이 위 댓글같은 대부분 오이갤러들의 의견은 너무 편중되고, 비타협적입니다.

그래서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고자 임금 인상에 관한 좋은 예시 하나를 설명드리죠.


볼사 파밀리아(Bolsa Familia) 제도를 아시나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이 시행한, 21세기 가장 성공적인 지원 정책이라고 봐도 무방할 제도입니다.

브라질이 현재 경제 10위권 안에 드는 대국으로 성장한 발판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이 제도로 브라질의 빈곤층 비율은 전체의 35%에서 20%로, 15%가량이나 감소했습니다.

또한 중산층이 2천만명가량 증가했으며, 내수 경제 활성은 물론 경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셈이죠.


자, 이 제도가 무엇이냐? 요약하자면 '최저임금 2배 인상, 극빈층 지원' 이렇게 2가지입니다.

그리고 이 글의 제목을 보셨듯이, 제가 이야기드릴건 볼사 파밀리아중 최저임금 2배 인상에 관련해서입니다.


뭔가 현재 우리나라랑 상황이 비슷하지 않나요? 최저임금 2배 인상이라니!

그래서 이 볼사 파밀리아 제도를 임금 1만원 인상 찬성의 근거로 내세우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엄청난 착각을 하셨죠. 브라질과 우리나라의 너무나도 큰 차이 한가지를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정부'가 직접 투자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을 지원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볼사 파밀리아를 실시하며, 전 정부가 남긴 거대한 재정 적자에도 불구하고

총 사회 지원 예산을 50% 가까이 인상시켰습니다. 말 그대로 빚내서 지원한거죠.

그리고 그 결과는? 내수 시장의 거대한 확대, 경제의 활성으로 이어지고 그 빚은 10년도 안되어 모두 청산!


지금 우리나라 상황은, 그냥 정부는 법만 만들고 소상공인들과 알바생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 뿐입니다.

브라질처럼 정부의 직접적이고, 거대한 투자가 없지요.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이 이겁니다.

알바생 입장에서 시급만 올릴게 아니고,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요구해야 한다는거죠.

단언컨데, 시급을 이렇게 급격하게 올리는건 정부의 막대한 재정지원이 없다면 경제의 활성을 가져올수가 없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받게 되면 그들은 그대로 실업자가 되기 때문이죠.

알바생들이야 돈 더 받긴 합니다만, 필연적으로 따라오는건 알바 숫자의 감소입니다.

이 상황에서 소득이 늘어나니 지출도 늘어난다? 말도안됩니다. 소비 시장이 증가하긴 커녕 감소합니다.


현재 미국이 6년간 최저임금을 동결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지속적으로 최저임금을 45%가량 인상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국민들의 반발과 함께 계속 반대표를 받아왔죠.

그 이유는 저임금 일자리의 고용 감소 때문입니다.

미 경제 기관의 추산으로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한 최저임금 7달러에서 10달러로의 인상안이 가결될 경우

총 저임금 일자리가 50만개 가량 감소하고, 내수 시장이 15%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었다고 합니다.


요즘 미국에서 최저임금 인상 열풍이 불고 있다고 기사가 많습니다.

이거때문에 또 시급 1만원으로 인상해야한다고 말하시는 분들 있어요.

근데 그거 아세요? 지금 미국에서 추진중인 최저임금 인상안은 향후 10년동안 진행됩니다.

최종 15달러까지 증가할 예정이라는데, 우리나라처럼 2배정도 인상됩니다. 근데 진행 기간이 10년이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결국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반증입니다.






긴 글 읽으셨네요.

다시 말하지만, 본 글의 목적은 이거가지고 싸우자는게 아닙니다.

최저임금 인상안에 찬성하고싶다면, 그래서 몇가지 근거를 찾아 내세운다면!

최소한 이정도는 알고 주장하자! 라는 의미에서 적게 된 글입니다.

오이갤에는 틀린 내용이 너무 많았거든요......


아무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