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 상리동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이승엽(33)씨는 오전부터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손님들이 몰려와 저마다 생수를 쓸어담는 통에 금방 동이나고 말았다. 이씨는 "사정을 알고 보니 간밤에 대구 수돗물에서 정수도 안 되는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하더라"며 "생수를 많이 팔아서 당장은 좋지만 앞으로 수돗물 먹기가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구지역 낙동강수계에서 유해물질인 과불화화합물이 다량 검출됐다는 소식에 지역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이 신종 유해물질이 끓여도 잘 분해되지 않고 고도정수처리시설에서도 거의 걸러지지 않는다고 알려지면서다.

이준수(29·남구 대명동)씨는 "끓여도 위험하고 정수기도 안 된다고 하니 불안하다. 여름에 더운데 이제 물도 못 마시는 거냐. 주변에서도 벌써 콜라 같은 음료수를 사다 먹고 있다"고 전했다. 주부 최모(59·달서구 송현동)씨는 "집 앞 수퍼마켓에 생수를 사러 갔더니 매진이었다. 앞으로 가족들 식사는 어찌 챙겨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