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m.media.daum.net/m/media/economic/newsview/20160601045947865?mf_z=0601101251&forme=true


# ‘SVIP(small VIP)께서 오늘 9층에서 근무할 예정입니다. 9층에 계신 임직원 여러분은 업무 태도에 각별히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국내 굴지의 카드사에 근무 중인 오현웅(38·가명) 과장은 사내 메신저를 보고 눈을 의심했다. 오 과장은 “얼마 전 고위 임원의 자제가 인턴으로 채용됐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이렇게 황당한 메시지를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청년 실업의 늪이 깊어지는 가운데 ‘금수저’ 부모 덕택에 좋은 직장을 쉽게 잡는 취업 불평등이 만연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계법인과 자산운용사의 경우 ‘절대 갑’인 고객들을 계속 붙잡기 위해 자녀의 취업을 은밀히 권유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서울경제 취재 결과 확인됐다. 금융·회계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대기업에서도 고위 임원이나 고위공직자 자녀가 입사할 때 특혜를 주는 관행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입사원 공채에 비해 ‘지켜 보는 눈’이 적은 경력 사원과 인턴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그들만의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태는 채용 시즌마다 100여개의 입사지원서를 쓰고 평균 2년 이상 구직 활동을 통해 취업에 성공한 신입 사원은 물론 여전히 취업난에 허덕이고 있는 구직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