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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회의 비판 언론학자인 아사노 겐이치 일본 도시샤대학 미디어학 교수 인터뷰

 

 

 


 

Q.일본 정치인들의 역사 왜곡 발언이 반복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자민당에서 어떤 파벌이 주도권을 잡는지 달라지는 문제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같은 도발 행위는 자민당 정권에서도 특정 파벌이 정권을 잡았을 때만 반복된다.

 

 

 


Q.아베 신조 총리는 어떤 파벌인가?


자민당의 파벌은 크게 3가지로 미야자와 파벌, 다나카 파벌, 후쿠다 파벌로 나누어진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건 후쿠다 파벌로 전범을 찬양하는 극우 인사들이 많다. 

이들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한국과 대만에 대한 침략을 모두 긍정한다. 

이들이 일본 전체의 생각을 대변할 수 없음에도 정치권력을 잡는다.

전체 표수의 17%에 불과한데 국회 과반수를 넘기는 부조리한 선거 제도 때문이다. 

이전 총선이 그런 상황이었는데 법원은 그런 선거는 위법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일본은 아직 민주국가가 아니다. 자민당 독재 체제는 중국이나 북한과 다름없다.

 

 

 

 

Q.자민당 체제는 오래된 문제이며, 파벌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왜 지금인가?


지금의 문제는 아베가 정권을 잡아서 생긴 탓이 크다.

원래 아베는 일반 당원 투표에선 이시바 시게루에게 밀렸는데 국회의원 투표에서 이걸 뒤집어 아베가 된 것이다. 

그가 단순히 전범의 손자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의 조부인 키시 노부스케같은 A급 전범을 찬양하는 세계관을 가진 것이 문제.


 

 

 

Q.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침략에 대한 정의를 부정하는 아베의 역사 인식에 대한 논쟁은 어느 정도인가?

 

아베의 인식은 다수파는 아니지만 ‘잘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일본 사회에 많다는 점이 문제. 

여기에는 언론의 책임이 크다. 

과거사 문제를 말끔히 청산 해야한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언론이 전달하지 않는다. 

권력을 갖고 있는 아베 같은 정치인과 비슷한 문제의식만 전달할 뿐이다. 

 


 

 

Q.일본 주류 언론의 보도가 전부 그러한가?

 

일본의 주류 언론들은 아베의 발언을 전달만 할 뿐, 분석이나 심층적 접근을 하지 않는다. 받아쓰기만 한다. 

‘지구는 회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 ‘미쳤다’라고 비판해야 당연한데 일본 언론들은 ‘그는 지구가 회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쓴다.

망언에 대한 비판 없이 망언을 그대로 전달하기만 한다.

 

 

 

 

Q.일본 언론의 그런 행태는 무엇 때문에 발생하는가?


기본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기자단이다. 일본의 출입 기자 제도는 담합의 카르텔이고 여론을 독점하는 뿌리이다. 

일본의 기자는 저널리스트가 아닌 회사원이다. 회사가 권력과 협의해서 만든 방에 출입한다. 

등록된 언론만 출입할 수 있는 시스템에서 언론은 필연적으로 권력과 가깝게 된다. 

기자들이 정치인과 밥 먹고 술 마시고 함께 뒹구는 상황이 만성화된다.

 

 

 

 

Q.비판적 언론이나 좌파적인 언론도 있지 않은가?

 

기자단에 등록된 언론은 기본적으로 모두 같다.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아사히는 독도 문제나 야스쿠니 문제에 대해 국익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할 뿐이다.

하지만 그게 본질이 아니다. 일본의 우경화는 국제적 문제만 아니라 국내 헌법 위반 문제이기도 한데 절대 그렇게 쓰지 않는다.  

 

 

 

 

Q.일본 사회에서 NHK의 위상이나 역할은?


신뢰로는 NHK가 제일 높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극우로 평가받는 산케이와 똑같이 최악이다. 

그나마 한국은 비판적 기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본에는 그런 기자들조차 없다.

기자들의 의식을 바꿀 필요도 없고 보수적인 사람들만 모여들기 때문에 조작 없이 스스로 알아서 잘 해낸다.(웃음) 

일본 언론 상황은 평양과 같다. 

 

 


 

Q.그렇다면 이러한 언론 상황에 반발하는 기자들은 없나?

 

그런 사람들은 전부 그만둔다. 아니면 정신병을 얻게 된다. 

어떤 조사를 보면 아사히에 입사한 사람 중 4분의 1이 그만두었다고 한다.

상식과 합리성을 주장하면 배제된다. 


 

 


Q.일본 언론 상황이 이렇게 된 근본적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일본은 민주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웃음) 

일본은 시민사회가 아니라 여전히 천황 이하의 신민사회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은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쟁취한 민주화의 경험이 있지만 일본에는 없다. 

일본에는 민주주의를 쟁취한 집단적 경험이 없는 ‘페이퍼 민주주의’다. 

 

 


 

Q.일본의 시민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일본 시민들도 문제가 많은데 일본 사회의 구조와 연관이 있다. 

사람의 의식은 기본적으로 학교, 가정, 언론의 영향을 받고 형성되는데, 일본은 최소 2가지가 기능을 못하는 구조.

아베와 같은 위험한 인물을 선거 제도가 있는 국가에서 수용하는 것은 일종의 집단적 무지에서 오는 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