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토요일, 진에어 그린윙스 스텔스의 롤 챔스 섬머 2013 마지막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진에어 스텔스는 이미 16강 조별 리그에서 탈락이 결정된 상황. 상대는 승점 3점이 간절한 나진 소드였습니다.

진에어 스텔스는 CJ엔투스 블레이즈, CTU와 경기에서 보여줬던 무기력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경기들에서 '훈둥지둥'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2승을 거둬야만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나진 소드에 '훈춧가루'를 제대로 뿌렸습니다.

이 팀의 신비로운 강력함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그것을 조금이나마 알아보기 위해 진에어 그린윙스의 숙소가 있는 일산으로 찾아갔습니다.



"팀원 간에 신뢰를 쌓다 보면 성적은 자연스럽게" 진에어 그린윙스 스텔스 인터뷰


반갑습니다. 우선 진에어 그린윙스 입단을 축하합니다. 소감이 어때요?

"Hoon" 김남훈 - ahq korea에 있다가 스폰서가 없어지고 아마추어 팀인 HGD(훈수좋은날)으로 활동했었어요. 그러다가 이번에 제대로 된 후원을 받아서 감사하고, 이제 팀멤버가 숙소에 모여서 연습하게 되니까 기분이 정말 좋아요.

"ActScene" 연형모 - 숙소가 부천이 아니라 일산에 있어서 더 좋아요. 제 집이랑 더 가까워서요. 후원을 해주신 진에어에 감사드려요.

"TrAce" 여창동 - 따로 떨어져서 연습하는 것보다 모여서 연습할 수 있어서 기분이 너무 좋아요.

"LOAD" 채승엽 - 예전 템페스트 팀에 있을 때는 창단식 그런것도 없었거든요. 근데 이번 진에어에서는 창단식을 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기분이 새로웠고 열심히 해야 할 것 같아요. 근데 벌써 챔피언스에서 탈락해버렸네요(웃음). 기분이 좀 그래요.

"IceBear" 권지민 -저는 입단을 세 번 해봤는데요.

김남훈 - 지민이는 1세대 게이머예요, 팀 파괴자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어요(웃음).

권지민 - 이번에는 좀 새로운 마음으로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후원을 받았는데 탈락해서 너무 아쉬워요.

김남훈 - 구차한 변명처럼 들리시겠지만, 연습할 시간이 정말 너무 없었어요. 입단하고 나서 촬영을 너무 많이 했고, 연습실과 숙소를 옮기면서 청소도 하루 종일 했어요(웃음).


[ ▲ 팀 파괴자(?) "IceBear" 권지민 선수 ]


AHQ에서 지난 시즌 후원을 받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그때 심경은 어떠셨는지?

김남훈 - 지난 시즌 12강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스폰서가 끊겼습니다. 환경에 적응을 하지도 못하고 대회 도중에 이렇게 스폰도 끊어져서 연습에 집중을 못 했어요.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깝게 떨어졌죠. 그때 연습을 하고 제대로 경기를 하고 졌으면 덜 억울했을 텐데 너무 아쉽게 떨어져서 안타까웠어요.

그 일이 있고 나서 다른 곳의 스폰을 받기도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후원을 받았잖아요. 그런데 또 탈락해서 너무 아쉬워요. 하지만 NLB에서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지 후원해주는 진에어에게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지금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생활하는 것은 만족스러운가요?

김남훈 - 저는 세 번째 팀이에요. 이번에는 연습실과 숙소가 따로 있어요.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연습실과 숙소를 이동할 때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건 좋아요.

그리고 연습실이 깔끔해서 마음에 들어요. 여기는 사무실 같으니까 일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감독님도 연습실이라 생각하지 말고 사무실이라 생각하라고 해요.

채승엽 - 연습하러 가는 게 아니고 출근하러 간다고 해요.

여창동 - 식사, 잠자리, 연습환경 같은 나머지 부분은 다 만족해요.

연형모 - 1층에 커피가 맛있어서 좋아요(웃음).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빨라서 좋고요.

채승엽 - 저는 잠자는 시간이 불규칙적이라 숙소 생활이 안 맞긴 하는 것 같아요.

[ ▲ 렝가의 아버지 "TrAce" 여창동 선수 ]


지금 팀원끼리 게임 내, 외적으로 잘 맞는 편인가요?

권지민 - 실력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어요. 지금 숙소에 같이 있는 스타크래프트2 게이머들과도 잘 지내고 있어요.

연형모 - 팰컨스팀에 (복)한규, (한)진희가 저랑 동갑이에요. 서로 얘기를 많이 하고 전략에 대한 교류를 많이 하고 있어요. 팰컨스가 저번 경기에서 갱플랭크 정글을 한 적이 있잖아요?

그것도 저희 팀과 스크림을 할 때 제가 갱플랭크를 골라서 정글만 돌면서 궁극기 지원만 했는데 의외로 세서 연습에서 이겼던 기억이 있어요. 팰컨스가 그게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웃음).

김남훈 - 게임 외적인 부분도 문제없고 2팀이랑도 잘 지내요.


김남훈 선수는 지난 시즌부터 인기가 수직 상승했는데, 팀원 분들은 훈 선수의 인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창동 - 저는 그저 (김)남훈이 형의 인기에 탑승할 생각밖에 없는데요(웃음).

연형모 - 5'듣보(듣도 보지도 못한)' 보다는 '4듣보 1유명'이 낫지 않겠어요(웃음)?

권지민 - 팀에는 대표하는 사람이 한 명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주목받는 게 싫어요. 그래서 저보다 여덟 살 많은 형이 주목받는 게 좋아요(웃음).


[ ▲ 훈수대통! "Hoon" 김남훈 선수 ]


(김남훈 선수에게) 별명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떤 별명인지?

김남훈 - '훈둥지둥'이 마음에 들어요. 좋은 뜻은 아닌데 '훈둥지둥' 상황 자체가 대회에서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이번 시즌 8강 진출에 실패했어요. 부족했던 부분은 뭐라고 생각하는지?

김남훈 - HGD팀이 연습을 온라인에서 하고 있었긴 했지만, 아무래도 서로 모여서 연습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많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었어요. 섬머 시즌 들어가기 전에 많이 맞춰나갔으면 시즌에서 좋은 모습 보여 드렸을 텐데, 조금 급하게 준비한 감이 있었죠.

챔피언 같은 것도 다른 팀들이 사용하는 것을 따라가려고 하다 보니 우리 팀 색깔이 나오지 않고 이도 저도 아니게 돼버렸죠. 그리고 창단하고 나서 게임 외적으로 하는 일이 많았어요.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연형모 - AMD 대회 이후로 이기는 법을 까먹은 것 같아요. 운영적인 문제가 컸다고 생각해요.

여창동 -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조금 있었긴 해요. 팀적으로는 연습 시간이 부족했어요. 그리고 팀 문제를 해결할 시간도 없었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가 쌓이면서 조금 안좋은 경기력을 보여 드린 것 같아요.

채승엽 - AMD 대회까지는 잘했어요. 정글러가 탑, 미드 중심으로 다니고, 봇 듀오는 어떠한 상황이 와도 지지는 않도록 최대한 버티는 스타일이었죠. 그런데 그렇게 하면 저희의 전략이 너무 뻔하고,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봇 듀오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죠. 게다가 시즌 중이라서 더 안좋은 모습을 보여 드렸어요.

권지민 - 지금까지 제가 너무 못했던 것 같아요. 요즘 반성을 많이 하고 있고 많이 배우는 중이예요. (채)승엽이 형이 온 게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피미르(천민기) 형이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많이 들어요.

여창동 - 피미르에게 너무 미안해요. 피미르가 못하는 줄 알았는데 지민이가 못한 거였네요(웃음).

[ ▲ "LOAD" 채승엽 선수, 독특한 자세로 게임을 하는게 특이점! ]


새로운 원거리 딜러 채승엽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근데 원래는 탑 라이너라고요?

채승엽 - 저도 처음에는 원거리 딜러로 게임을 시작했어요. 북미 서버에서 팀 게임을 할 때 CJ엔투스 프로스트의 "Space" 선호산 선수가 같은 팀에 있어서 그저 니달리를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탑 라이너로 갔죠(웃음).

연형모 - 예전에 정말 잘했기 때문에 추천했습니다. 다른 팀원들은 어떤 선수인지 몰랐을 거예요.

여창동 -(연)형모랑 같은 팀이었는 데 그때 굉장히 잘했다고 들었어요. 전략을 잘 짜는 팀의 브레인이에요.


봇 듀오의 호흡은 어떤가요?

권지민 - 완전하진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느낌이 조금씩 오는 중이에요.

채승엽 - 지금은 잘 되고 있어요. 예전에 (권)지민이는 타워를 못 치게 하기 위해서 자기가 포션을 먹으면서 스킬을 맞아줬어요. 물론 그것도 필요하지만, 빼야 하는 타이밍에 뒤돌아서 스킬을 쓰는 게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요.

권지민 - 예전에 피미르 형이랑 같이 게임을 할 때 타워가 상대방보다 항상 빨리 깨져서 조금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채승엽 - 서포터가 체력이 많이 떨어지게 되면, 우리가 공격할 수 있는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요. 봇 타워가 깨지면 팀원들 멘탈도 깨지는 것 같아요.

권지민 - 1차 타워는 자존심이니까요(웃음).

연형모 - 점점 발전하는 게 보여요. 근데 이유 없이 죽는 경우가 있어요. 의아하죠(웃음).

김남훈 - 호흡을 맞추고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이라서 실수가 있는 게 당연하고, 상대방 봇 듀오에 밀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팀원들의 신뢰감은 떨어지겠지만, 좋아지는 게 보이고 스타일도 좋은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요.


그럼 탑-정글과 호흡은 어떤가요? 전 시즌부터 탑-정글의 호흡은 좋다고 평가받았는데요?

여창동 - 요즘 듀오 랭크를 안 해서 조금 안 좋아졌어요.

연형모 - 자신감이 서로 떨어져서 갱 호응이 잘 안 맞아요.

권지민 - 솔로 랭크를 잘 해야 해요 요즘 게임은.

연형모 - 솔로 랭크를 잘하면 팀 게임을 잘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솔로 랭크를 잘한다고 팀 게임을 잘하는 건 아니지만요(웃음).

권지민 - 요즘 연습 방법은 솔로 랭크를 중점으로 하고, 팀 게임은 개인 기량을 바탕으로 한 운영을 중시하고 있어요.

채승엽 - 스크림 빈도 수가 너무 적다면 문제지만, 너무 스크림만 하다 보면 장난처럼 하는 경우가 있으니까요.


[ ▲ "ActScene" 연형모 선수! 새로운 마음가짐로 경기에 임한다고 합니다 ]


팀원들의 첫인상은 어땠는지?

김남훈 - 여창동 선수는 첫인상을 봤을 때 강해 보이고 성격도 남자다울 것 같은데, 실제론 조금 답답한 성격이에요(웃음). 일반인들과 조금 다르다고 할까요?

연형모 - 제가 지금까지 (여)창동이 형에게 너무 많이 뭐라고 한다고 코치님께 꾸중을 들었어요. 게임 도중에 의사소통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근데 웃긴 건 한타 때는 너무 잘해요(웃음).


진에어 그린윙스 스텔스의 향후 목표는?

김남훈 - NLB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윈터 시즌에 가서 팀이 성장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이제는 성적에 압박받으면서 '무조건 우승해야지' 같은 생각은 안 해요. 성적에 집착하기보다는 팀원을 서로 이해하고 신뢰를 쌓아가면 저절로 성적은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연형모 - 인터뷰를 하면서 제가 왜 슬럼프라고 생각하는지 깨달았어요. 지는 걸 너무 싫어했어요. 그러면서 팀원들에게 안 좋은 소리도 하고 그랬어요. 왜냐하면, 저는 이기려고 이렇게 노력하는데 팀원들은 의욕이 없어 보인 것 같았거든요. 그때부터 마음가짐을 잘못 가진 것 같아요. 이제는 팀원을 서로 이해하면서 같이 노력하려고요.

여창동 - 본선은 항상 올라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팀 이미지가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채승엽 - NLB를 실력 향상의 기회로 삼고 싶어요.

권지민 - 처음 프로가 됐을 땐, 바로 정상급 플레이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처음엔 개인기를 많이 보여 드리고 잘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자신감도 떨어지고 제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채)승엽이 형이 들어와서 문제점을 많이 고치고 있어요. 예전과 다르게 발전하는 느낌이 들고, 감을 찾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다음 시즌에는 정말 좋은 모습을 꼭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