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지고 싶지 않아요!

4강으로 가는 세 번째 티켓을 거머쥔 SKT T1. 진에어 팰컨스를 상대로 3:0이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SKT T1은 이번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입증하는 듯 했습니다.

인터뷰 내내 '다시는 챔피언스 리그 무대에서 지고 싶지 않다'며 '다음 상대로 누가 오든 상관 없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 오늘의 MVP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피글렛' 채광진 선수는 '천적인 MVP 오존이 오더라도 이번엔 이겨주겠다'는 강력한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제 다시는 챔피언스 무대에서 지고 싶지 않다' SKT T1 채광진, 이상혁 인터뷰


3:0으로 4강에 진출한 소감은.

'피글렛' 채광진 : 저번 시즌처럼 똑같이 4강에 올라왔는데, 이번 시즌에는 탈락 안하고 꼭 결승까지 가고 싶다.

'페이커' 이상혁 : 2연속으로 4강에 오른 것 만으로도 기쁘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을 위해서 결승에 올라가도록 하겠다.


오늘 이렇게 압도적으로 이길 것이라 예상했나.

이상혁 : 사실 진에어 쪽 경기력이 평소보다 좀 안 나왔다. 이렇게 압도적으로 질 팀은 아닌데, 평소보다 컨디션이 안좋으셨던 것 같다.

채광진 : 바텀 싸움에서는 자신 있었는데, 다같이 이렇게 압도할 줄은 몰랐다. 바텀의 경우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이 있어 괜찮았다.


오늘 두 선수 말고 숨은 MVP가 있다면.

채광진 : '벵기' 배성웅 선수를 꼽고 싶다. 성웅이가 초반부터 잘한 게 많았는데, 롤 MVP는 킬을 많이 먹어야 받는 것 같아서 성웅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 다음엔 제드 정글을 시켜야겠다(웃음).

이상혁 : 맨날 0데스인데 MVP를 못 받는다(웃음).

채광진 : 하지만 제드 정글을 시킬 일은 없을 것이다. 정글러는 누누를 하고 AD챔프를 해서 '지크의 전령' 아이템을 가야 한다. 그래서 내게 도움이 돼야 한다(웃음). 그러면 베인을 해서 잘 굴러주겠다. 그런데 이제는 누누가 너프되다보니 누누를 볼 수 없을 것 같아 아쉽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채광진 : 연습이 원동력인 것 같다. 하루에 5시간 밖에 자지 않는다. 스크림할 때는 스크림하고, 밥 먹는 3시간 동안 솔로 랭크 게임을 하고 그 뒤에 스크림을 또 한다. 아침밥도 못 먹을 때가 많다.

이상혁 : 내가 더 안 자는 것 같은데.(웃음)

채광진 : 다들 늦게 일어나잖아. 1시까지 자는 시간인데 내가 12시에 일어난 후 밥을 먹으러 내려가면 아무도 내려오지 않는다. 다들 늦잠을 잔다.(웃음)


이상혁 선수는 MVP 포인트가 팀원에게 밀린 것이 아쉽지 않나.

이상혁 : 오늘은 별로 잘하지 않아서 MVP 욕심이 별로 없었다. 결승 때 최종적으로 받으면 된다.


상대 팀이 1세트 때 블리츠크랭크를 선택한 것이나 2연속 이블린 정글을 픽한 것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나.

이상혁 : 인베이드를 와서 게임을 끝내겠다는 생각인 줄 알았다. 이블린 정글은 예상했는데, 막상 나오니 상대하기 껄끄럽고 미드 라이너 입장에서는 불편했다. 그래서 좀 견제를 못했던 것 같다.

채광진 : 난 블리츠 우울증이 있다. 라인전 할 때 무섭다. 하지만 오늘은 다행히 베인을 골라서 안 끌렸던 것 같다. 블리츠는 정말 사기 캐릭터다.

이상혁 : 맞다. 내가 블리츠를 하면 무조건 이긴다.(웃음)

채광진 : 아니다. 얘 정말 블리츠 못 한다. 랭크에서 봇 듀오를 했는데 내가 고통을 너무 많이 받았다. 한 번도 상대 챔피언을 못 끌어오고 로밍만 다닌다. 그래서 2:1로 싸우면서 고통만 받았다.

이상혁 : 음... 어쨌든 블리츠크랭크는 OP 챔프다.


4강에 오존이 올라오면 베인, 케이틀린 외에 다른게 나오는 건가.

채광진 : 케이틀린하고 베인이 지겹다. 다른 걸 보여드리겠다. 새롭고 신선한 챔프를 보여줄 예정이다.

이상혁 : 뭔진 모르겠지만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할 예정이다. 나는 재미없는 오리아나랑 재미없는 다이애나를 할 것이다.

채광진 : 아니다. 얘 다이애나 정말 좋아한다.

이상혁 : 오늘 다이애나 재미가 없었다.

채광진 : 6레벨부터 재미있잖아.

이상혁 : 킬을 못 먹었잖아.

채광진 : 다이애나가 라인전에서 말리면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상혁이가 잘 안 하는 편이다. 그런데 오늘 하고 싶다고 하길래 하라고 한 것이다. 평소에 절대 재미없어하지 않는다.(웃음)


오늘 이상혁 선수의 패기 넘치는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는데.

이상혁 : 솔직하게 얘기한 것 밖에 없다(웃음).

채광진 : 나도 거기에 동의한다.


두 시즌 연속 4강에 갔는데 이번엔 기분이 좀 다르지 않나.

이상혁 : 저번엔 4강에 가서 목표를 이뤘다고 생각하면서 기뻤는데, 이번엔 야망이 생겨서 더 높은 곳까지 가고 싶은 욕심이 크다.

채광진 : 이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지기가 싫다. 지면 상당히 힘들어서, 다시는 안 지려고 하는 것 같다.

이상혁 : 저번 스프링 시즌 결승 때 일산에 가서 3위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이 너무 속상했다.

채광진 : 무대도 좋고, 사람들도 엄청 많고, 너무 부러웠다. 그 때부터 훨씬 결승전 가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4강 상대는 어디를 예상하나.

채광진 : MVP 오존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껄끄러운 상대긴 하지만 이번에는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상혁 : MVP 오존이랑 만나서 되갚아줬으면 좋겠다. 그때는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우리가 못했던 게 많이 보이더라.


결승에 올라간다는 가정 하에, 어느 팀이 올라왔으면 좋겠나.

채광진 : 어느 팀이 올라오든 우승을 할 것 같다.

이상혁 : KT 불리츠나 CJ 프로스트 어떤 팀이 올라와도 좋을 것 같다.

채광진 : 아, 나는 KT 불리츠가 올라왔으면 좋겠다. CJ 프로스트가 준우승하면 롤드컵 포인트가 위험하다.

이상혁 : KT 불리츠가 올라오면 통신사 매치라 재밌을 것 같고, CJ 프로스트는 계속 4강 이상 올라왔던 강팀을 꺾는 거라 재밌을 것 같다. 어느 쪽이든 좋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채광진 :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하고, 사무국에도 감사드린다. 코치님들께도 감사드린다. 스크림 도와준 나진 화이트 실드와 블랙 소드에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다.

이상혁 : 이하 동문이다. 그리고 오늘 아빠가 오셨는데 3:0으로 이겨서 좋다. 같이 집에 가진 못하지만 광복절이니까 집에서 잘 쉬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