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포터의 로밍에 관해...

 

 논란의 중심이죠. 서포터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로밍을 가야 하는가.
 많은 덧글들이 예상됩니다만 그냥 제 생각을 끄적여봅니다.

 

 

 언제부턴가 서포터의 로밍이라는 개념이 들려오기 시작하더군요. 제 기억으론
 시즌3 시절의 서폿은 항상 원딜 옆, 봇 라인에 붙박이장처럼 붙어있었습니다만
 (롤을 시작하던 시점이라 제가 몰랐을 수도 있구요. ㅎㅎ),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포터도 필요할 때에는 로밍을 갈 줄 알아야 한다.' 라는 말들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개인적으로 롤챔스나 롤드컵 같은 프로게이머 경기들을 즐겨 시청하는데요.
 서포터가 저렇게 게임을 만들어갈 수 있구나! 라고 처음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프로게이머 '마타'의 플레이를 접한 순간이었죠.
 예상치도 못한 순간에 미드로 올라와 1:1을 2:1 혹은 3:1 상황으로 만들어버리는
 기가막힌 로밍에 입이 절로 벌어지더군요.

 

 서포터의 로밍 타이밍에 관해선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라인을 밀어놓고 가야한다고 하시고, 또 어떤 분은 당기고 가야한다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각자 자신들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서포터의 로밍에 관한 저의 생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로밍을 가기 전에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 원딜이 혼자 있어도 안전한가
   - 로밍을 가는 것이 이득인가(그럴만한 가치가 있는가)
   - 미드의 대치상황은 어떠한가
   - 우리편 정글러와 상대 정글러의 위치는 파악 되었는가
   - 팀원들 간의 의사소통은 원활한가

 

 등등 로밍 한 번을 가려고 해도 생각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 서포터의 가장 기본중의 기본은 원딜의 보호입니다. 우리 원딜을 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미드로 로밍을 가버린다면, 버려진 원딜은 소외감과 배신감에 미쳐버릴 지도 모릅니다.
     적절한 로밍을 가기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할 전제조건은 바로 원딜의 안전입니다.
     라인이 밀려있든 당겨져있든 원딜의 안전이 확보되었다는 확신이 없다면 로밍은 불가능
     합니다.
   
     예를 들어, 딜교에 성공하고 라인을 적 타워 바로 앞까지 밀어넣었다고 합시다. 상대는
     베인, 블츠 조합이고 우리는 루시안, 브라움 조합이라고 하죠. 이런 경우 라인이 밀려
     있으니 로밍을 가도 될까요?
     아닙니다. 브라움이 라인에 없다는 것을 눈치 챈 순간 블리츠와 베인이 루시안에게 달려들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블츠를 집으로 귀환시켰고, 브라움의 피와 마나가 충분하고, 원딜이 1:1에서 밀리지
     않을 상황이라면 조용히 뒤로 빠져 로밍을 생각해 보아도 좋겠죠.

 

 

  
   - 서포터가 로밍을 갈 가치가 있는가. 정글러가 갱킹을 갈 라인을 고르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되네요. 봇에 서식하는 서포터의 특성상 게임 초반 탑까지 로밍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천상계에는 온 맵을 휘저으며 게임을 터트리는 서포터도 보이더군요..)

     그렇다면 서포터가 고려해야 할 부분은 미드의 상황과 정글러의 상황입니다.

     우선 미드를 생각해보자면, 적과 아군의 미드라이너가 어떤 챔피언을 플레이하고 있는가를
     기본적으로 파악해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카사딘, 우리편이 오리아나일 경우라면 로밍을 갈 경우 실패로 끝날
     확률이 크겠죠. 라인 경험치를 먹지 못한 서포터는 상대에 비해 레벨이 밀리고, 상대가 먼저
     6렙이 되었을 때 공격을 받게 되거나, 혹은 그 전에, 혼자있던 우리편 원딜이 CS파밍도 못하고
     더 나아가 킬을 따여버리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우리편 미드라이너가 호응이 좋은 트페나 리산드라 같은 챔피언일 경우는 성공확률이
     높겠죠. 요점은 무턱대고 미드로 가는 것이 아닌, 조합을 고려한 후 로밍을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트페같이 로밍력이 뛰어난 챔프는 초반에 풀어주면 게임이 전체적으로 쉽게 풀려버리기도
     합니다. 잘 큰 트페가 미쳐날뛰면 상대방 입장에선 답도 없죠.


     다음으로, 상대방 정글러의 위치가 파악되어 있는가, 우리 정글러와 함께할 수 있는가 같은
     부분들도 생각할 수 있다면 보다 안전하고 확실하게 로밍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 우리편 원딜러보다 조금 빠른 타이밍에 귀환하게 된다면 바로 봇으로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미드쪽으로 살짝 경유해서 봇으로 내려가곤 하는 편입니다. 미드에 살짝 들르는 김에
 미드 아래쪽 1자부쉬에 와드를 해주고 오곤 하죠. 상황이 좋아 바로 2:1로 싸워 킬을 따거나,
 상대방의 점멸을 빼거나, 반피를 만들어버린다면 우리편 미드의 플레이가 한결 수월해지겠죠.
 
 봇에서 2:2 대치중의 로밍이 아닌, 귀환 후 라인 복귀 과정에서의 미드로밍의 장점은 상대적인
 예측 불가능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글러도 아닌 서포터가 갑자기 미드에서 나타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으로 짬짬이 변수를 만들어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는
 게임판을 흔들어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죠.

 

 

 

 

 

 
 마지막으로 상대방 서폿이 로밍을 간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상대방 서폿이 로밍을 갔는지, 집으로 갔는지, 어디로 가버렸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적절한 시야장악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본인이 레드팀인 경우, 3거리부쉬나 용언덕 위쪽에 와드를 박아놓는다면 서폿의 로밍을
 파악하기 용이하겠죠. 반대로 블루팀인 경우라면 용앞이나 그 바로 아래 부쉬, 적블루 앞쪽
 등에 와딩을 해놓으면 좋습니다.

 

 적 봇듀오가 생각이 있는 플레이어들이라면 서폿이 로밍을 출발한 상황에는 이미 원딜러의
 안전이 확보되어 있는 상황일 겁니다. 적 원딜러는 조금씩 사리며 CS파밍을 하려고 할테고,
 파밍이 안되는 상황이라면 경험치만 먹으며 사리는 모습을 보이겠죠. 이렇게 대놓고
 사리기 시작하면 아무리 2:1 상황이라도 이득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 서포터의 로밍이 파악되었다면 가능한 빨리 미드로 따라가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우리 원딜러가 혼자 죽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이 확보된 상황이어야겠죠.
 생각이 있는 원딜러라면 서포터가 빠질 경우 알아서 대처할 것입니다.
 유리하다면 1:1 싸움을 걸 것이고, 불리하다면 조금 사리며 파밍을 하겠죠.
 (그래줘야만 합니다...ㅠㅠ 봇듀오 간의 무언의 약속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상대 서폿의 로밍을 파악하기 위해선 자주 미니맵을 체크하고, 시야장악을 잘 해놓는 등
 서포터의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면 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미드로
 합류할 수 있다면 아군 미드라이너가 따이는 것을 막고, 운이 좋다면 역으로 킬을 따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